[세하,슬비 유리 독백 제이세하] 미안 [조각글 모음]

유세원 2017-02-05 1




<이세하>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내 멘탈은 생각보다 약해서 이미 금이 가 있어서 조그마한 충격을 주어도 와장창 깨지기 직전이었나 보다.

"...네?"

그때 깨져 버리고 만것이다. 내 유리 멘탈이 지금까지 격어온 모든 일에도 깨지지 않았던 것이 아주, 막살이 나버렸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조금씩 서서이 깨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완전히 깨지고 만 것이다.


세하야, 안돼!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처절하게 외치는 소리가, 뒤돌아 볼만도 하건만, 내가 그것 보다도 더 처절해서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 따윈 없었다.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잡고 간신히 속삭였다.

"죄송해요, 더는 버틸 수가 없어요"




<이슬비>




늘 그 생각이었다.

차원종에게 복수해야 겠다. 신서울을 지켜야 겠다. 동료를 지켜야 겠다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걸, 그리고 그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싫다. 울었다.


"싫어, 으흐으...으아아아아!!!!"


절규 했다. 내 몸 역시 만신창이 였지만 찾아야 했다. 가족을, 검은 양의 동료들을.


불타 버린 시신 한구를 부등켜 안고, 뼈가 다 부셔져 버려서 팔과 다리가 돌아갈리 없는 곳으로 기괴하게 꺽긴 시신 한구을 흔들면서, 얼굴이 뭉게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 한구의 차가운 손을 잡고, 머리가 날아가 버린 시신 한구의 횅한 목을 보고 기겁하며 머리를 찾아해매고, 그렇게 울고 또 울고 울었다. 절규하고 소리치고.


그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난 후에야 겨우 울음을 멈출까 말까 하였다.


그리고, 다 쉬어 버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 또 다시 혼자 살아 남았어"





<서유리>





원래 밝은 성격은 아니었다. 긍적적으로 살아갈려고 찾은 방법이었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갑자기 급변한 내 인생에서도 살아볼려고


그날따라 모두 힘들어 하는 거 같아서 아자아자 힘내자며 나 먼저 출동해 있겠다면서

그뒤에 정신 차리고 보니 사람들이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아팠던 몸이 더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뭐 의미하는지 알았다.


그날 많은 사람이 날 보러 왔다. 위로해주었다. 보러와 줄 사람이 이렇게 많았 줄은 몰랐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털썩 주저 앉아 우는 슬비에게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는 세하에게 슬비에게 꼭 붙어서 불안해 하는 미스틸에게 마차 더 있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 버린 제이아저씨에게


듣지 못하겠지만 그러기에 더 큰소리로 외쳤다. 울고 있지만 내 인생 최대로 웃는 얼굴을 하고


"미안, 혼자 죽어버렸어-"




<제이>(제이세하)




보호자 자격으로 이곳에 있는거니까.

지켜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약속을 어겨버렸다.


역시 혼자 보내는게 아니었다. 그 아이를.


뒤늦게 쫒아가 봤지만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았다. 세하가 바닥에 쓸어져 빨간 액체를 흩뿌리고 있었다.

재빠르게 주변 차원종을 처리하고 세하에게 달려갔지만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아...ㅈ..."

"말하지마, 수명 단축 되잖아"


그래도 아직 살아 있으니까.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이미 치명상을 입어 어떻게, 되 살릴 수 있을만한 방법이 없어 보였다.


"아...ㅈ...씨... 괘ㄴ,ㅎ억.. ㅊㅏㄴ, 아...요...ㅇ,"

"켁, 울...ㅈㅣ ㅁ, ㅏ...요  읏, "


그제서야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걸 알아 차렸다. 세하가 피에 젖은 얼굴로 웃어 보였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한동안 그자리에서 세하를 안은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 세하의 뺨에 투둑 눈물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져 피와 썩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세하를 꼭 끌어 안으며 속삭였다.


"미안하다, 지켜주기 못해서"






아아... 미스틸은 어찌해야 되는 지 모르겠어서 안 적었다요

다음은 늑대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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