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 감정따윈 존재하지 않아. (2)
주아이 2016-09-17 2
유난히 더운 날이었다. 그래도 그 녀석에게 물어보러 가는 길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세하. 2학년을 게임으로 정복했고 싸움으로도 1등이다. 내가 어째서 이세하랑 아는 사이가 됐을까.
"이게 다 그림때문이야!"
1년전 그림으로 상을 탄 적이 있다. 그땐 싸움도 게임도 인기도 많은 이세하가 부러워서 이세하의 초상화를 그렸다. 여자애들에게 인기는 좋았고 결국 1등 상을 받았다. 그 뒤로 나에게 친한 척을 했다. 매일. 매일. 매일! 여자애들은 나를 부러워하며 BL이 아니냐며 오해도 받았다. 그 그림이 뭐길래. 나에게 이렇게나 잘해주는 건지..흑역사 중 이런 흑역사는 없을 것이다.
"2학년 C반에 도착했다."
표지를 보고 한숨을 푹 쉬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옆으로 밀었다. 열리는 문 틈이 넓어질 수록 창가 쪽에 위치한 이세하가 점점 크게 보였다. 눈을 질끔 감았다. 두려워서다. 여자들에 시선이..
"어? 진! 여긴 어쩐 일이야?"
이세하가 내 앞으로 빠르게 오고 있다. 긴장은 하고 있지만 '친구'라는 단어 때문인지 눈을 똑바로 마주칠 수가 있었다.
"따라와 잠시 할 얘기가 있어."
"뭔데? "
"그냥 따라와 어차피 점심시간이잖아. "
"흐음.. 알았어"
웃으며 알았다고 말을 헀다. 역시 부러울 정도로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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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지금 어디까지 왔지?"
"네 주인님. 지금 고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그래. 수고가 많았다. 눈에 띄지 않게 찾아서 죽여라."
"네. 주인님."
에이는 이 더운날에 땀 한방울도 안 흘리고 체육관부터 뒤뜰까지 샅샅이 뒤졌는 데도 이세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어디있는 거지? 혹시 우리의 계획을 알고.."
삐- 삐- 삐
에이는 손을 귀에다 갖다 댔다. 다른 한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조용히 말했다.
"찾았나?'
"아니요. 못 찾았습니다. 주인님."
"빨리 찾으라고 했잖아!!"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를."
"하.. 용서고 자시고..좋아 너에게 아주 큰 용서를 해주지."
"감사합니다. 주인님."
"일주일 주겠다. 그 안에 못 죽이면 알지?"
"네. 주인님. 폐기처분.."
"알면 됐어. 너는 감정이 없으니까 눈을 감지 말고 밤을 세워서.. 알았어!"
"네!"
전화는 끊어졌고 에이에게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에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감정따윈 존재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