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 나는 인공지능이야. (1)
주아이 2016-09-16 3
"나는.. 인공지능이야.. 그러니."
초여름에 꾸는 꿈은 언제나 기분나쁘다. 이번에는 어떤 여자 꼬맹이가 무기를 들며 무슨 말을 한 꿈을 꿨다. 요즘 매일 같은 꿈만 꿔서 답답하다. 그 여자 아이는 누구일까.. 하얀 머리에 생기가 없어보이는 눈동자. 고독해 보이는 말투와 아름다운 머릿결까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삐- 삐- 삐-
"아차!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구나.."
휴대폰에 알람이 울린다. 반쯤 감긴 눈으로 교복을 입고 가방을 한 손에다 급하게 들고서 씻지도 못하고 나왔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무겁게 들고 있던 가방을 천천히 메고 손으로 눈을 비볐다.
학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었다. 지각을 한 벌로 반에다 벌금 500원을 냈고 한숨을 쉬며 자리에 돌아갔다. 손을 턱에 궤고 창 밖을 바라봤다. 하늘이 그녀의 하얀 머릿결처럼 차랑거렸다. 그녀의 대한 생각은 머릿 속에 잊혀지지가 않고 오히려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졌다.
"하긴 어떻게 보겠어. 그년.. 내 꿈 속에만 존재할텐데.."
꿈 속에 인물의 90퍼는 가짜다. 그래서인지 잠시나마 그녀와 같은 눈을 했다.
가방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그녀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빨간눈, 외국인처럼 생긴 머리 색깔과 구름을 닮은 머릿결, 하늘과 같이 푸르고 고독한 목소리와 이상한 제복 그리고 의문의 총.
"좋아 다 그렸다. 내가 그린 것 치곤 잘 그렸잖아!"
하지만 이 그림을 누가 보면 이상한 취급을 받기에 주변을 경계하고 난 뒤 조심스레 가방에 스케치북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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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됐나?"
"네."
"에이. 너는 안드로이드. 감정도 못 느끼고. 전투로만 사용된 너를 가족으로 만들어준 건 나야. 인공지능이라는 인간도 아닌 기계라는 이름을 안드로이드로 바꿔준 것도 나고. 진짜 이름 에이라고 지어준 건 나야. 명심해!"
"네."
"좋아. 그럼 임무를 주지."
딱딱한 공기 속에 낡은 원형 탁자 위에 사람 얼굴로 보이는 서류 몇 개를 꺼냈다. 며칠이 걸리든 잡아오라는 쪽지도 있었다. 에이는 자신의 주인님을 천천히 올려다 보았다.
"왜? 못 하겠어?"
"아니요. 며칠이 걸리든 주인님 앞에 데리고 오겠습니다."
"아니 그건 사양할게. 난 시체를 원해! 죽어있는 시체의 냄새와 차가운 채온을 말이야! 아.. 딱 너와 비슷한 상태군. 그래도 너는 피부가 탱탱하니까. 그럼 부탁할게."
"네!"
에이는 서류를 뇌에 입력시키고 어두운 방을 나갔다. 강한 햇살에 눈을 찌뿌렸다. 잠시 어리러운 듯 멈춰섰고 도시로 달리기 시작했다.
"클로저스. 이세하.. 방해되는 인물 모두 처리한다. 신강고등학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