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저스] 하이브리드 -혼성체- ] 11
칼질중독 2015-02-02 2
- 합 류 -
누군가에 의해 차원종 유인기가 멋대로 작동하고, 그것과 동시 강남 전역에서 수백마리의 차원종들이 나타나 몰려왔다. 게다가 차원종들이 그나들만한 루트가 아니었음에도 완전히 파괴되어버린 위상력 억제기까지 까지 보면, 이것은 절대로 유연이라고 말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위상력 억제기가 설치되어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출몰한 차원종들과 목에 구속구를 착용하여 위상력을 낮춘체 강남에 나타난 말렉.
그리고, 은하수의 오른팔에 위상력 방출기를 착용시켜 강제적으로 해방시킨 펜리르의 건까지 합쳐서 특정한 누군가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세한건 기억나지 않아. 하지만 나한테 이 방출기를 달아준 녀석이 얼굴에 검은붕대를 칭칭 감고있었다는건 기억해."
하수의 증언은 김유정과 검은양 일원들 전원을 놀래켰다. '검은 붕대의 남자' 그 존재는 이미 벌처스의 '한기남'으로 부터 한번 거론된 존재였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차원종을 불러내는 존재. 한기남의 이야기를 토대로 생각할 수 있는 검은 붕대의 남자는 그런 존재였으며, 그가 정말로 실존하는 인물일 경우- 지금 검은양은 매우 위험한 존재와 대면하고 있는 상태라는 말이된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아직 그 검은붕대의 남자라는 존재를 확정할 수 있는 단서가 부족했다. 존재의 여부 조차 불확실한 것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대비할 수 없는 것이다.
여하튼, 그날 강남 사거리에서 치루어진 전투는 강제적으로 벌어진 유인소탕작전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었다. 유인기기는 가열된 끝에 고장이 나 버릴때까지 작동을 멈추지 않았고, 검은양 일원들은 유인기가 작동을 멈출때까지 차원종을 처리했다. 그 덕분에 강남의 차원종 반응은 거의 사라진 것이다.
허나 아직 '검은 붕대의 남자'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으며, 강남에서 일어난 이현상의 원인은 도 전혀 규명되지 않은 상황.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는 상태였지만, 이대로 계속 강남을 봉쇄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바로 다음날 강남의 일부를 다시 개방하기로 하였으며, 파괴된 도로와 건물의 복구도 시작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동안 검은양 일원들은 신경을 회복한 세하 까지 합류하여 아직 폐쇄중인 강남을 구석구석 순찰하여 어딘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차원종들을 마저 소탕하는 일을 맡았다. 결국엔 아무것도 찾지 못했지만 말이다.
또 한가지. 은하수는 그날 유니온 신서울 지부로 소환되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정이라도 들었던 것이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유니온의 수송차량에 올라타는 하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들은 하수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 없었다.
"나로서도 유니온이 하수를 어떻게 처분할지는 짐작조차 가지 않아."
요원 휴식실에 돌아와 하수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제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분이라니요? 아무리 유니온이라고 해도 하수를 멋대로 다룰 권한이 어디있어요?"
세하가 따지듯이 뭇지만, 제이는 한숨을 내쉬며 사실을 대답할 뿐이었다.
"분명, 하수는 차원전쟁때 활약한 영웅이야. 하지만 동시, 차원전쟁때 많은 사람을 죽인 차원종과 하나이기도 해. …녀석은 자신의 힘으로 차원종을 컨트롤 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니온도 그렇게 생각할까? 차원종들의 스파이 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건 기본일 거야."
"하수는 인간이에요. …그리고 매우 강력한 위상능력자이기도 하죠. 그의 힘을 유니온의 아군으로 끌어들인다는 선택지도 있잖아요? 어느쪽이든 제멋대로라는건 똑같지만…. 쯧,"
대화에 끼어들어 덪붙혀 말한 슬비는 끝에가서 말을 흐리며 혀를 찼다. 노트북으로 사거리에서 있었던 전투의 내용을 정리하며, 특히 하수에 관한 내용에 관하여 가능한 자세하게 기입하여 문서를 작성한다.
"하수…. 대단했지? 위상력도 뛰어나고, 강하고, …게다가 위상변곡률까지 정화시킬 수 있고 말이야. …나라면 그런 은하수를 어떻게 해서든 우리편으로 만들거야. 너희들도 같은 생각이지 않아? 하수는 분명 괜찮을거야!"
가라앉은 분위기를 어떻게든 띄우고 싶었기에 서유리는 긍정적인 방향의 상황을 제시해 보았다. 그 말에 세하와 슬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라도 그럴거야. 하지만 또 더러운 어른들이 삽질을 시작할지도 모르지."
"나도 세하하고 같은 생각이야. 우리 검은양이 마음에 안든다고 강남까지 방치한 이들이니 말이지. 마음같아선 하수의 변호라도 해주고 싶은 기분이야. 우리가 변호한다고 별로 달라질건 없을거 같지만 말이야."
결국 유리의 노력에도 분위기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너희들 말이야. 하수 본인 스스로가 소환을 받아들였다는건 전혀 생각 안하고 있는거야?"
제이의 그 말대로, 신서울 지부로 부터 소환통보가 왔을때 은하수는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소환을 받아들였다.
"올것이 왔군! 유니온이라는게 어떤 조직인지 구경이나 하러 가볼까?"
그런 느긋한 소리나 하면서 스스로 수송차에 올라탄 하수였지만 그는 절대로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니다.
진짜로 팔속에다가 차원종을 키우는 주제에 중2병 드립을 시전한다던가, 세하의 PZP 게임기를 빌려다가 오른손에 힘을 잘못줘서 부숴버리던가 하는 그런 남자였지만…, 절대로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닐것이다. …그럴 것이라고 검은양 일원들은 애써 믿었다.
"와구 와구, 웁, 무 물…! 꿀꺽. …후아, 배부르다."
"이런곳에 와선 돈가스 덮밥이 먹고 싶다니, 별난건 아직까지도 여전하군."
"그러는 데이비드 형은 어째 늙지를 않네. 18년이나 지났으면 아저씨 처럼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말이야."
신서울 지부의 취조실 안은 돈가스덮밥의 냄세로 가득 차 있었다. 밥풀이 묻어있는 2개의 빈그릇을 탁자 옆에다가 밀어두고서, 하수는 턱을 괴고 앉아 느긋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취조실에 돈가스 덮밥은 기본이자 상식이라고? 비록 일본의 문화이긴 하지만 말이야. 취조실에 끌려온 범죄자에게 조차 상냥함을 배풀 수 있는 온정 넘치는 문화는 받아들여 마땅하지."
"구시대 적인 생각이로군. …그보다 하수군은 내가 아니었어도 똑같이 행동할 생각이었나? 아무리 그래도 '돈가스덮밥을 내놓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말할 생각이 없다'는건 지나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만,"
"그보다 펜리르가 배속까지 기어들어왔나? 데이비드형. 하나만 더 시켜줘."
"…정말 사람말 안듣는 것도 여전하군."
신서울 유니온 지부로 소환된 은하수를 취조하는 사람은 '데이비드 리' 국장. …바로 '검은양' 프로잭트를 시행시킨 장본인이었다. 은하수를 처음 발견한 것이 '검은양'팀 소속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과거 차원전쟁 시절의 하수와 안목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그가 은하수의 처분에 대한 결정권을 그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데이비드 국장은 개걸스럽게 돈가스덮밥을 먹고 있는 은하수에게 말했다.
"너와 펜리르의 등장으로 유니온 지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지. 너 하나 때문에 국장회의까지 몇번씩이나 이루어졌고, 아직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야."
"우웅, 웅웅. 꿀꺽. 그거 피곤했겠네. 결국 데이비드 형 한테 그런 복잡한 일이 전부 떠넘겨졌다는 거지? 힘내. 응원할게."
하수는 세그릇째 돈가스 덥밥을 전부 비우고서, 마치 남일 얘기하듯이 대답한다. 데이비드는 하수의 기행에 전혀 휘말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고 보면 넌 18년간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거의 모르는 상태겠지. 그런 너에게 묻고 싶은게 있다."
"응? 뭔데?"
데이비드는 흘러내려온 안경을 바로 잡으며 그에게 묻는다.
"클로저. …너와 같은 위상능력자들에겐 얼마만큼의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하수는 다시 턱을 괴고서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잠깐의 틈도 없이 바로 대답하였다.
"적으면 적을 수록 좋지. 위상능력자…, 클로저라고 하던가? 그런 애들한테 권한을 쥐어주면 쥐어줄수록 비능력자들이 피해를 입게 돼. 차원종들보다 위험한 녀석들을 풀어놓는건 그야말로 **짓이야."
하수의 대답을 듣고,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클로저들의 권한에 대한 문제는 현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논란이었다. 차원전쟁이 끝났을 무렵엔 클로저들의 힘이 인류를 구했고, 그만큼 클로저들은 우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다. 하지만 위상능력자들에 의한 범죄와 쿠데타. 나아가 능력자들로 구성된 범죄조직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는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문제이다. 차원종과의 악연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이 상황에 위상능력자들 마저 인류의 적이 되어버린다면 인류는 결국 괴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위상능력자들의 권한이 축소되고 또 등급에 따라 위상력 자체에 제한이 걸리게 된 이유가 바로 그때문이다. 위상능력를 가진 범죄자들을 줄이고 위상 능력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현제 유니온은 위상능력자들의 힘을 등급에 나누어 제한을 걸어벌이는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등급에 따른 권한 차별도 눈에 띄게 존재한다.
게다가…
"하는 말이지만, 하수군은 현제 위법자 상태야. 유니온의 능력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위상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클로저 팀 '검은양' 통해 자내가 위상력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는데, 사실인가?"
"사실이야. 게다가 사용한 위상력은 펜리르의 힘이지. 그 때문에 주변위 위상 변곡률까지 상승시켰어. 그걸 또 정화하려고 내 위상력까지 발휘했고 말이야.'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하수는 사실을 조금도 숨김없이 전부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 데이비드의 앞에서 하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미리 말해두지만 특례 취급이나 그런건 바라지도 않아. 펜리르는 내 힘으로 컨트롤하는게 가능하지만, 그보단 너희 유니온의 방식대로 처리하는 편이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펜리르를 연구하면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만약에 하는 말이지만, 데이비드 형. …현명하게 판단해줘."
그렇게 이야기 하는 와중에도 하수의 자세는 전혀 진지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 하수를 내려다보면서 결국 데이비드는 한숨을 내쉬고 만다.
"정말이지, 옛날부터 귀염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녀석이란 말이지. …넌 너 자신이 어떻게 돼도 상관 없다는거야?"
"…킥킥…, 하하핫,"
질문을 받은 하수는 돌연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우스운지 한동안 계속 웃음소리만 내뱉더니, 이내 눈물을 닦아내고선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뭐…. 이게 바로 산자의 여유 하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