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2-19 2

매일같이 지겨운 하루하루다. 사이렌이 울리고, 차원종경보가 울리고...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하루는 약과였다. 내가 진짜로 지겹다고 생각한 것은 다름아닌...

퍼억!

신세한탄할 틈도 없이 조그마한 차원종이 나에게 달려든다. 이빨은 날카롭게 생긴 난쟁이 같은 녀석이 날 물어뜯으려고 달려든다. 가볍게 정권지르기 했을 뿐인데 한방에 터져버린다. 한숨이 나온다.

 

-안내방송 드립니다. 000건물 위에 B급 차원종이 출현했습니다. 건물안에 계신 시민여러분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호오? B급 차원종? 이번에야말로 재미있을 지도 모른다. 난 즉시 전력질주로 그 건물로 달려간다. 지나가는 사람이 날 이상한 눈으로 본다. 쏜살같은 스피드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가로막는 특경대가 있었지만 그대로 뚫고 들어간다. 오로지 강자를 상대하기 위해서!

기다려라 B급 차원종! 내가 간다!

 

옥상에 도착했더니 망치를 들고있는 차원종이 나를 맞이했다. 놈은 망치로 내몸을 내리찍으려고 했지만 난 그것을 살짝피하자 그대로 바닥에 쳐박힌 망치였다. 느렸다. 이놈의 공격은 너무나도 느려터졌다. 우연이 아닌가 싶어서 몇번 피해보았지만 슬로우모션으로 내려오는 게 느껴질 뿐이었다. 지루한 나머지 주먹을 한대 날렸더니 차원종은 그대로 몸에 구멍이 뚫린채 쓰러졌다. 순간 내 주먹을 보면서 내몸은 부들부들 떨렸다.

"또... 원펀치로 끝내버렸어... 제기라아아아알!!!!!"

이번에는 좀 기대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그렇다. 난 차원종을 펀치한방으로 다 소멸시킨 것이다. Union소속 클로저도 아닌 민간인 신분인 내가 말이다. 매일같이 힘든 나날이 아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난 지금도 취미로 클로저를 하는 사람이다. 차원종을 소탕하고 사람들을 지키려는 사명감 말이다. 하지만 왜일까? 만나는 차원종들을 다 한방에 내보내니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매일 차원종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손빨래를 하고 아무런 상처없이 목욕을 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TV를 본다. 더 강한 차원종 없나? 난 무엇때문에 이런 초인적인 파워를 얻었는지 모른다. 파워를 얻을때까지 한 지옥훈련을 생각하면 끔찍했지만 지금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18년동안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달리기, 뜀뛰기, 물구나무선채로 팔굽혀펴기, 발에 무거운 족쇄를 차고 달리기, 위상력없이 바윗돌깨는 연습을 반복했다. 하루에 최소 150회이상 달리기 10Km를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 한라산으로 뛰어서 정상까지 올라가고 나서 훈련일과는 시작되었다. 죽을만큼 해왔지만 그래도 참고 해왔다. 목적이 있었기에... 하지만 이제 그 목적이 뭔지 나도 모른다. 뭐랄까... 뭔가를 잊어버린 느낌이랄까...

 

지금의 나는 위상력은 거의 없다. 그리고 육체는 예전에 비해서 많이 건강해졌다. 이것도 훈련의 결과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평소에도 건강음료만을 마신다. 탄산음료는 사절이다. 육체를 조금이라도 망가뜨리려는 음료는 사양이었다. 오로지 건강차만을 마셨다. TV에서 건강음료 만드는 방법을 보고 그대로 따라서 했다. 처음에는 잘 안되었을지도 몰라도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다 만들었으니 어디 먹어볼까? 캬... 쓰다. 좋은약은 입에 쓴 법이다. 그래도 참고 마셨다. 이렇게 약을 하루에 한번 마시고 나고 취침한다. 그게바로 나의 일과의 끝이다.

"어? 내일은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날이네."

난 직업이 없다. 그저 현상수배범을 잡아 경찰에 넘긴 걸로 포상금을 받아 그걸로 생활유지하고 있었다. 경찰서에도 나를 인정해주었지만 다른 범죄자들이 보복이 있을까봐 신상노출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범죄자들을 잡아낸 건 나라는 걸 모르는 셈이다. 그냥 경찰이 잡은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도 상관없었다. 약자를 계속 상대하기는 싫으니까. 내일 백화점에서 세일하니 일찌감치 자두어야겠다.

 

다음 날, 강남 CGV앞에 모인 특경대들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고, 그곳에는 Union복장을 입은 인물들이 있었다. 신서울지부를 담당하는 미성년자들로 구성된 클로저들의 집단, 통칭 '검은양' 팀이 관리요원 김유정에게서 작전브리핑을 듣고있었다.

"백화점에 차원종이 출현했어. 사람들은 다 대피했지만 아직 대피하지 않는 사람이 한명 있는 거 같아. 생존자 구출도 해주었으면 해."

"네. 유정언니,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슬비가 거수경례로 답했고, 팀원들을 이끌고 출동하려고 했다. 단 한명만이 게임기를 조작하면서 딴짓하자 슬비가 그의 귀를 잡고 억지로 끌고간다. 세하는 아프다면서도 게임기를 재빨리 세이브하기 시작했고, 김유정 요원은 저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상부에서는 왜 지원이 없는거야?"

 

오늘은 백화점 세일이다. 70%파격세일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마음껏 쇼핑을 즐겨야겠다. 건강음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산다. 양파, 이것은 체내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성인병예방에 좋은 식품이지. 그리고 사과, 하루에 한번먹으면 의사가 필요없다고 말이 나올정도로 영양가가 들어있는 과일, 그리고 고등어, 등푸른생선이라고 불리는 DHA가 함유된 식품, 그 밖에 건강에 좋은 식품들을 싹쓸이할 기회가 생겨서 나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으히히히! 백화점이 휘청거리는 걸 보여주마!!"

포상금이 남아돈다. 그러니 마음껏 쇼핑하는 거다. 하하하하!

 

윗층으로 간다. 식료품은 다 샀으니 이제 가전제품코너로 간다. 새로 나온 노트북이 있다고 했다. 난 그것까지 살 생각이다. 이미 카트에는 식료품들로 가득했다. 우유와 시리얼도 포함, 애들이 먹는 식품이라지만 어른이 먹어도 영양가가 충분히 있다. 과자는 사지 않았다. 영양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두나 돈까스도 사양이다. 기름진 음식은 몸에 안좋으니까.

 

최신 노트북까지 산 나는 계산대에서 물건을 내려놓고 지갑을 꺼낸다. 1만원짜리 지폐가 가득이다.

 

-안내방송드립니다! 백화점 내에 차원종이 출현했습니다. 안에있으신 고객님들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전부 비상구를 통해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차원종이 출현했다는 말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계산하다 만 손님들이 물건을 내팽개치고 그대로 도망가고 있었고, 직원들은 도망가는 그들을 비상구로 안내하느라 바빴다. 상자를 만들고 오는 도중에 내 물건을 계산하던 직원까지 도중에 나가자 나는 그대로 상자를 든 채 멍하니 있었다. 아직 계산도 안끝냈는데... 할 수 없이 내가 직접 바코드를 찍고 총 금액을 직접 꺼내 계산대 위로 올려놓았다. 으음, 올려놓다가 떨어지려나? 하는수없이 현금이 보관된 문을 억지로 끄집어내 거기에 현금을 넣었다. CCTV화면이 다행이 이쪽을 보고 있으니 내가 정당하게 값을 지불했다고 증명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그대로 문을 닫고 카트를 끌면서 휘파람을 불면서 내려간다. 대피해야되어도 이 물건들만큼은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오늘을 기다리면서 산 건데 어떻게 그냥 두란 말인가? 말이 안된다. 이 기회는 자주오지않는다. 파격세일해서 산 것은 반드시 가져가야된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 움직이는 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정지되었기에 비상구계단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일단 비상구쪽으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차원문이 열리더니 뭔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형태의 차원종, 뭐랄까 원숭이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인간이... 있었구나..."

사람말을 하는 차원종이었다. 그리고 그 차원종은 다짜고짜 나에게 달려든다.

"죽어라!! 인간."

녀석이 빔을 나에게 발사하자 나는 살짝 옆으로 몸을 돌려 피했지만 옷이 조금 찢어졌고, 그것을 본 나는 핏줄이 거꾸로 솟는 느낌으로 비명을 질렀다.

"잘... 피하는... 구나... 인..."

"내 옷 물어내라."

그렇게 말했지만 난 곧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놈의 안면으로 주먹을 날리면서 말했기 때문이다. 놈은 한방에 죽었다. 이렇게 되면 옷값을 받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옷들이 있는 코너로 다시 돌아가야될 거 같았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2:59: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