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소영파시는분 들어와주지 않으시겠습니까

warmonger 2015-08-10 2

그리고 아무도 읽으러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쓸쓸하게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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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삐쭉거리는 머리, 조금 사나워 보이는 눈매.


조금은 굳었지만 들뜬 표정.


주머니에 손을 깊게 박아넣고 걸음을 옮겼다.


그래, 2..아니 3년만 인가?


검은 목도리를 더 추슬러 입까지 올려 감쌌다.


아직 그 장소 그 거리에 그대로 있으리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부정할수 없었다.


목적지로 가는 마지막 코너를 돌기 전에 한번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제발, 제발 있어라!


속으로 바램을 중얼거리고는 코너를 휙 돌았다.


그가 코너 너머에서 본 것은 주홍빛의 포장마차였다.



“........”



아직 있었구나, 있었어.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입을 벌리고 뭐라 하려다 만다.


입가가 씰룩이며 작은 환호성의 신음을 뱉어냈다.


주머니에서 꽁꽁 얼은 손을 꺼내곤 달리듯 포장마차로 향한다.


목도리가 찬 겨울바람에 휘날린다.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밤이지만 남자는 아랑곳 않고 달린다.


붉게 물든 눈가는 뜨거웠다.


남자는 천천히 속도를 줄여 포장마차 앞으로 다가갔다.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는 내부는 바람막이 덮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잠시 가슴께를 부여잡고 거칠어진 숨을 진정시켰다.


긴장감과 반가움이 반씩 섞인 마음이 심장을 빠르게 뛰게 했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는 바람막이 덮개를 휙 들어올렸다.


밖과는 다르게 따뜻한 공기가 훅 밀려왔다.


그 공기에 얼었던 손이 이상야릇한 감각과 함께 살살 풀리기 시작하고 시렸던 코는 찡하고 물먹은 듯이 아파오며 녹는다.


그리고 모든 욱신거리고 먹먹한, 이상한 기분의 중심엔, 그녀가 있었다.



, 어서오세요!”



떡볶이를 주걱으로 휘적이다 인기척에 고개를 들어 인사를 한다.



여우네입니다.”



싱긋 웃으며 예의 인사를 건넨다.


아무말 못하고 그저 서있었다.


사실은 포장마차 앞에 와서도 혹시 주인이 바뀌어 있는 것은 아닌지 한심하게 걱정을 했다는 것이 모두 어이없게만 느껴졌다.


, 여기있잖아?


포장마차 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 들어왔다.


한걸음, 한걸음에 가슴이 부르르 떨렸다.


목도리 사이로 옅게 처음에 그렇게 맛있던 어묵과 떡볶이 냄새가 났다.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헤치고는 계속 걸어갔다.


눈으론 소영의 그리운 눈을 직시하면서.


여전히 미소는 예뻤고 눈 밑의 눈물점은 매력적이었다.


소영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서 찬찬히, 감상하듯이 살피고서야 그는 풀썩 웃었다.



....하하...”



진짜다.


꿈이 아니라 진짜.


망할 감시관 놈이 있는 것이 현실일까, 이 모든 게 꿈일까 걱정 되어 무의식적으로 손을 목에 가져가 문지른다.


진짜구나, 그래, 진짜였어.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어도 진짜라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저기...”



소영의 당혹감 담긴 말에 그는 잠시 비틀 거리며 뒤로 몇발자국 물러났다.


그는 연신 목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진짜...진짜? 진짜구나...그래..”



소영이 뭐지, 하는 표정으로 그를 본다.



하하...하하하.......”



그는 웃었다.


반가움, 기쁨, 동시에 그리움이 담긴 웃음이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따끔따끔하게 눈이 흐렸다.


그는 울었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 다행이야.


남자 자신만 들리게 중얼거리는 말이 주문과 같이 그에게 안도감을 가져다 주었다.


손등으로 쓱쓱 눈물을 대충 닦고는 특유의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하는 것처럼, 손을 내밀었다.



"나타라고 한다."



그때는 네가 먼저 다가와 줬지만 이번엔 내가 다가가 곁에 있어줄게.



소영, 오랜만이야.”


반가워.

 


 

만남, 그리고 시작-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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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쓰는 사람이 연애경험이 없어서 그냥 군대갔다 돌아온 남자 생각하면서 그렸습니다.. :3

그냥 뻘글이니 곁눈으로 보고 지나치셔도.....

2024-10-24 22:37: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