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이야기 -84화- 진정한 의미의 영웅 (1)
rold 2018-06-03 0
다음 날.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은 아침일찍부터 지상을 탐사하는 중이다. 이곳은 과거, 상당한 양의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던 광산지대였지만 차원전쟁 이후로 기상상태 악화와, 불안정한 위상변곡률로 인해 결국 봉쇄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그 뒤로는 완전히 버려진 땅이 된 것이라고 밤 늦게까지 조사하여 오늘 아침에 정보를 공유한 김유정 부국장. 그러나 어째서인지 대규모의 공장이 새워 져 있고, 이족보행의 몸체는 가느다란 타원형 형태의 기계들과, 기계로 된 헬멧을 뒤집어 쓴 설인 처럼 생긴 차원종 무리가, 추격자들을 방해하고 있었다. 정찰을 마치고 돌아온 두 팀. 쇼그가 램스키퍼 장비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까지 공장이 가동되어 왔었다고 한다. 다만 무엇을 생산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아 맞다. 내가 재천이랑 함께 스노우 보드를 마개조 한 녀석에게서 뺏은 USB야. 이거면 뭐 알아 낼 수 있는 거 없어?”
“바이러스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일단, 분석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뻐꾸기를 통해 USB를 건내준 파라드. 분석과 바이러스 검사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잠시 쉬게 되었다.
“저... 파라드. 잠시 할 이야기가 있는데 괜찮을까?”
창밖을 보던 파라드에게 다가가서 말을 거는 김유정.
“무슨 일이지?”
김유정의 부름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창밖을 보는 파라드.
“... 오늘 새벽에 너와 미스틸이 대화한 걸 엿들었어...”
김유정의 말을 듣고 말 없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는 파라드.
“최근, 미스틸이 말이 없어지고 혼자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일이 잦아져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각이 많아진 것은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여전히 걱정돼. 그런 미스틸의 분위기에 용기가 나지 않아 쉽게 말을 걸지 못했어... 그러다가 오늘 새벽에 미스틸이 너에게 털어놓은 고민을 들어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매우 궁금해하는 거 같아. 공항에서 데이비드가 한 말이 원인으로 보여.”
“공항에서의 말...”
[조용히 해, 미스틸테인. 한낱 도구인 주제에 무례하게 사람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넌 어차피 독일의 늙은이들이 준비한 도구일 뿐이야. 뉴욕의 늙은이들을 견재할 목적으로 말이지. 그러니 도구는 도구답게 얌전히 찌그러져 있게나.]
데이비드가 미스틸에게 한 말을 다시 떠올리는 파라드.
“데이비드는... 왜 그 아이를 도구라고 말했을까? 게다가 무례하게 사람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니... 미스틸은 아직 애인데 말이야. 아무튼 공항에서 데이비드가 한 말 때문에 저렇게 생각이 많아진 거 같아.”
김유정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는 파라드.
“ ‘사춘기’... 아닐까?”
사춘기라는 말에 곰곰이 생각하는 김유정.
“사춘기라...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도저히 못 들어주겠군. 너희 둘, 그 꼬맹이의 엄마와 형이라도 되는 거야?”
둘의 대화에 끼어든 것은 푸른 머리카락의 남자인 ‘나타’. 나타의 말을 듣고 놀라는 두 사람.
“뭐, 나이 차로 따져보면 형이긴 하지.”
“어, 엄마라니... 그런 말씀 마세요, 나타씨...! 저, 전 그저 그 아이의 관리요원으로써... 그 아이를 걱정하고 있는 거에요.”
나타의 말을 듣고 그냥저냥 넘어가는 파라드와 당황하는 김유정.
“쳇. 어디까지나 관리요원이라 이거야? 그러니까 당신이 그 꼬맹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고! 듣자하니 그 녀석, 남색 머리가 당신네 팀에 들어오기 전 까지 신서울에 혼자 지냈다면서? 보호자 없이 혼자 지내게 놔두다니... 유니온 녀석들이 하는 짓이 다 그렇지. 힘이 있는 녀석을 도구로밖에 보/지 않아. 남색 머리, 너도 마찬가지야. 그 꼬맹이를 철저히 전투원으로 키웠고 말이야. 그래도 넌, 아줌마보다는 나아. 그 꼬맹이를 어느정도 신경을 써주니까 말이야.”
나타의 말을 듣고 할 말이 없어진 두 사람.
“... 의외인데? 너 한테 그런 섬세한 면이 있었다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 뼈 있는 말 고마워.”
“워낙에 어른스러운 성격이라 잊어버리지만... 제대로 된 보호자가 필요한 나이죠. 좋은 충고 고마워요, 나타씨.”
“그... 그런 오글거리는 소리는 하지 마..! 난 시끄럽게 설쳐대고 있는 고철덩어리에게 가겠어...! 남색 머리. 너도 빨랑 오라고!”
둘의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면서 뻐꾸기에게 다가간 나타.
“이곳에서의 작전이 끝나면 미스틸에게 나와 같이 살아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봐야겠어.”
“... 괜찮겠어? ‘애 엄마’ 취급 당할텐데?”
“애... 애 엄마...”
‘애 엄마’ 라는 단어를 울먹이면서 말하는 김유정...
“그... 그래도 그 아이에겐 제대로 된 보호자가 필요해. 하지만, 나 혼자 하기에는 좀 힘들지도 모르겠구나...”
“... 그럼 나도 도와줄게. 전투 훈련만 해서 걔의 고민을 제대로 못들어준 내 잘못도 있어. 그럼, 난 임무를 하러 가지.”
약간의 잡담을 끝내고 뻐꾸기에게 다가간 파라드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메모리스틱 분석 결과 바이러스는 1비트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장에서 무엇이 생산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크게 두 종류의 병기가 생산되어 왔다는 것을 확인되었다. 하나는 급조된 플랜트이긴 하지만, 국제공항에서 상대해 본적이 있는 대위상 안드로이드. 이 대위상 안드로이드는 위상능력자와 차원종을 상대하기 위해, 내부에 소형 위상력 억제기를 탑재하고 있고, 고성능의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부분에 쇼그가 자기보다 뒤떨어진다면서 자뻑을 했긴 했지만...) 대단히 위험한 병기이지만 그 제조법이 까다로워서, 마음대로 양산하기는 곤란한 병기.
그러나 데이비드는 공항에 있던 생산 플랜트에서 안드로이드의 제작법을 훔쳐냈고 그 제조법을 바탕으로, 이 공장에서 면밀하게 생산 플랜트를 구축했다. 다만 급하게 준비한 부분은 인공지능과 초소형 위상력 억제기에 관한 부분들뿐. 나머지 안드로이드 파츠 제작에 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면밀히 준비해온 것으로 보여지고, 그 남자가 공항을 습격한 이유 중 하나는, 이 대위상 안드로이드의 핵심기술을 얻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쇼그는 추측하였다.
한편, 이곳에서 생산된 또 다른 병기는, 바로 '안티 클로저'라고 하는 '대클로저용 병기'.
대위상 안드로이드에 비하면 구형인데다가 구조도 단순해서, 한 대만으로 비교하자면 위험성이 떨어지지만 제작단가가 압도적으로 낮고,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가져서 클로저들을 위협하는 공포의 병기로 군림해왔다고 한다.
문제는 과거 대테러부대에 의해 철저히 파괴당하고, 생산 플랜트에 관련된 기술까지 모조리 소거된 상태이지만... 이렇게 버젓이 생산플랜트가 가동되고 있었던 걸 보면, 데이비드는 그 기술을 완전히 독점하여 이 군수공장에서 은밀하게 대량생산을 해왔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반란의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군...!”
“... 마음이 끓어오른다...! 오래전부터 아주 철저히 준비해온거 같군. 역겨운 녀석 같으니...!”
송재천과 파라드의 말에 공감하는 검은양 팀 메인 요원과 늑대개 팀.
“그 녀석, 왜 그런 고철덩어리들을 만든 이유가 도데체 뭐야?”
“그 부분을 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나타 대원님. 다만 분명한 것은 대량의 안티클로저와 안드로이드는 이미 생산되었고... 그것이 공장의 물자 운반로를 통해 어디론가 옮겨졌다는 게 사실입니다. 운반로를 확보해서 병기들이 어디로 옳겨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운반로를 정찰해 주십시오. 단,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안티클로저 몇 십대가 운반로를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말입니다.”
물자 운반로로 향한 두 팀. 이번에도 2인 1조로 팀을 나뉘어 작전을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너와 같이 싸워야 하냐?”
쿠크리 끝에 연결된 줄을 돌리면서 말하는 나타.
“불만이야?”
중검의 날을 왼손바닥으로 한번 쓰고 왼손바닥을 보는 송재천. 그러던 중 안티클로저들 몇 대와 여단의 병사들이 나타난 것을 보고 전투 태세에 돌입한 두 사람.
“됐고, 내 페이스를 깨뜨리지 말라고...!”
“그럼, 서로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말자. 가자..!”
송재천은 제 2 위상력을 전개하고 나타도 위상력을 전개하여 적들에게 달려갔다.
“무리는 하지 말라고, 미스틸.”
도끼를 한번 훑어본 뒤 제 1 위상력을 전개하여 미스틸을 바라보는 파라드.
“걱정하지 마세요!”
자신의 이름과 완전히 똑같은 이름의 랜스를 들고 위상력을 전개하며 말하는 미스틸테인.
“이야앗!”
랜스를 수직으로 들어 그대로 안티클로저 라고 불리는 기계덩어리들에게 날리는 미스틸.
“마침 잘 됬군. 이런 녀석들은 내 전문이지...!”
도끼를 거두고 중력조작 능력을 발휘하여 수 많은 안티클로저들을 띄어 올린 파라드.
“여기에... 살아있는 생물체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 내 물질조작 능력을 더하면...!”
파라드의 중력조작 능력에 의해 공중에 띄워진 안티클로저들이 전부, 장검 형태로 바뀌어졌다.
“우와! 오랜만에 보는 거 같아요!”
“그런가?”
다시 몰려오는 안티클로저들을 보고 일이 쉬어지겠다면서 중얼거리면서 방금 만든 장검들을 안티클로저 들에게 날리는 파라드와 직접 다가가서 공격하는 미스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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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내부, 광산 심장부
광산 심장부의 깊숙한 곳에는 거대한 포탈이 열려져 있고, 그 포탈을 향해 생산된 안티클로저들과 안드로이드들이 옮겨지고 있었다.
“응?”
갈색머리의 남성은 화면을 모니터링을 하더니 매우 불쾌한 표정이 되었다.
“귀찮은 방해꾼들이로군... 저 녀석의 능력... 성가시군...!”
갈색머리의 남성은 모니터링을 통해 남색 머리, 금안, 오른손에 도끼를 든 남성을 보고 얼굴이 찌뿌러진채로 중얼거렸고, 금색 머리에 머리를 묶고 활을 든 여성이 갈색머리에 안경을 쓴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데이비드. 이제 몸은 괜찮으십니까?”
“이리나 인가? 아 물론, 이제 괜찮... 다고 하기 어렵군. 어서 ‘그것’을 장악해야 할 거 같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군.”
오른손으로 이마를 대고 말하는 ‘데이비드 리’. 그리고 거대한 포탈 안으로 들어가던 안티클로저와 안드로이드들이 전부 들어간 것을 본 데이비드는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 아이‘ 보고 쉬라고 하게. 충분히 쉬었다면 갱도를 지키라고 말하게.”
“알겠습니다.”
데이비드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이리나. 데이비드는 ’그 아이‘를 미리 확보하길 잘했다고 자기 자신에게 칭찬하였다. 전기가 끊긴 이곳에서 기계 병기 양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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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소.
이곳에는 광산 심장부에서 생산된 안티클로저들과 안드로이드들이 거대한 포탈을 타고 이동한 곳. 기술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무전기를 켰다.
“네, 대장님. ‘신형 이너포탈 생성장치’를 통해 운반되어온 기계 병기들이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이차원 분진으로 인해 오염되거나 망가진 곳만 손보면 되겠습니다. 그럼, 무사 귀한을 빌겠습니다.”
무전을 끈 남성. 그리고... 그는 뒤돌아서서 뒤에 있는 수 많은 여단들에게 힘차게 말하였다.
“지금부터, 이차원 분진으로 인해 오염되거나 망가진 곳을 고친다. 실시!!”
“실시! 위대한 대의를 위해!!!”
스패너, 드라이버 같은 각종 기계 정비 기구들과 부품들을 손에 쥐고 머리 위로 들면서 말하는 여단의 기술자들. 이들은 베리타 여단의 기술부 소속의 인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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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측은 파라드의 활약으로 운반로를 확보하였다. 파라드의 제 1 위상력의 능력은 중력 조작만 있는 게 아니다. 물질조작 능력도 있다. 물질조작은 말 그대로, 물질을 조작하여 원하는 형태로 변환시키지만 생물체에겐 효과가 없다. 그러나 상대는 기계. 티나처럼 인간의 두뇌가 없는 한 파라드의 능력을 벗어날 수 없기에 간단하게 돌파하였다. 쇼그는 안티클로저들이 하고있는 이족보행에 흥미가 생겨 그나마 덜 파괴된 안티클로저를 특경대의 도움을 통해 램스키퍼에 가져오고, 정도연의 수리로 가져온 안티클로저와 연결하여, 램스키퍼 내에서 제어하기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어렵군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에게 존경심을 느껴지는군요.”
“... 그 말은 지금까지 인간에게 존경심은 갖지 않았다는 뜻인데?”
파라드의 지적에 말을 하지 않는 쇼그.
“그럼 전, 훈련실에서 이족보행 연습을 하겠습니다.”
황급히 도망가는 안티클로저에 연결된 쇼그.
“정말 잘해줬어 파라드! 네 덕분에 적들도 무턱대고 기계 병기를 보내지 않을 거야. 이걸로 물자 운반로를 확보되었어.”
“뭐, 간단하다고.”
“네가 우리 편이라는 것이 정말 다행으로 여긴다.”
이제 공장에서 생산된 병기들이 운반된 장소를 확인할 수 있게 되고, 공장 가동에 사용된 전력의 비밀도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
“아 참, 기쁜 소식이 있어! 제이씨와 트레이너씨. 두 사람이 매우 기뻐하실 내용이에요!”
“ “ ? ” ”
김유정의 말에 의문을 표하는 제이와 트레이너.
“의무실에 있는 유하나양 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베로니카씨가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셨다고 해요!”
“뭐? 그게 정말이야!?”
“베로니카...!!”
김유정의 말에 표정이 밝아진 제이와 트레이너.
“네. 게다가 상태도 많이 안정되어 있다고 해요. 대화도 가능하다고 해요. 그런데...”
말하다가 중간에 송재천과 파라드를 한번 바라본 뒤, 제이와 트레이너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런데, 베로니카씨는 두 분보다 먼저 재천이와 파라드를 먼저 만나보고 싶어해요. 아무래도, 자신을 그곳에서 구해준 사람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려는 거 같아요.”
“그래?”
“뭐... 상관없겠군. 난 나중에 따로 찾아가봐야겠군.”
송재천과 파라드는 김유정의 말을 듣고 의무실에 있는 베로니카를 찾아갔다.
매우 길게 늘어져있는 붉은 머리카락. 검푸른 눈동자에, 잠을 너무 못 잤는지 매우 축 늘어진 다크 서클. 입고 있는 옷의 양어깨 쪽의 천은 험하게 다루었는지, 양 어깨의 맨살이 다 들어나 있었다. 양 팔은 구속구가 채워져 있었지만 송재천과 파라드를 보고는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아... 안녕? 만나서 반가워... 이렇게 인사하는 건 이상하겠지? 이미 한번 만난 적이 있으니까 말이야. 그다지... 좋은 형태의 만남은 아니였지만.”
“... 몸은 좀 어떠세요?”
“하나가 많이 돌봐준 덕분에 많이 나아졌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말을 하고 걸을 수 있게 된 거 같아. 그래도... 혹시라도 몰라서 이 구속복은 계속 입기로 했어. 내가 정말로 ‘그 힘‘ 으로부터 자유로워 졌는지... 그래서 내 의지로 입겠다고 한 거니까, 너무 신경 쓸 거 없어.”
베로니카의 말을 듣고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두 사람.
“그건 그렇고... 유니온은 어렸을 때의 너희 둘에게 매우 심한 짓을 했다면서? 유니온은, 예전보다 더 심해진 거 같아...”
베로니카는 쇼그에게서 유니온이 송재천과 파라드에게 저지른 짓을 들었다. 두 사람의 과거를 들은 그녀는 기분이 매우 착잡해지고, 씁슬해했다.
“..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추악해졌을걸? 유니온이 저지른 짓만 생각하면, 마음이 끓어오르니까 말이야.”
왼손의 주먹을 꽉 쥐고 말하는 파라드.
“유니온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해요. 그런데... 베로니카씨는 왜 거기에 갇혀있는 거에요? 유니온이 멋대로 한 거에요?”
“유니온이 멋대로 한 게 아니야. 거긴, 내 의지로 거기에 들어갔어. 이제부터 들려줄게. 내가 어떻게 살아있고 왜 거기에 갇혀있는지를...”
과거. 울프팩팀은 차원전쟁 때, 차원종을 지휘하는 총사력관급의 개체 ' 아자젤'을 처치하라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이전 작전에서 부상을 입은 베로니카를 제외한 다른 울프팩팀의 맴버들은, 마침내 아자젤을 물리쳤다.
.....정확히는 껍데기 뿐인 아자젤을 물리쳤다는 표현이 더 옳았다고 말하는 베로니카.
“껍데기?”
“... 자세히 이야기 해 줘.”
아자젤의 육신은 사멸했지만, 살아남은 아자젤의 의식은 베로니카의 정신에 침투했다. 그녀의 정신을 장악한 아자젤은, 그녀를 이용해 화이트팽을 조종해 어디론가 이동하려 했지만... 베로니카가 필사적으로 저항한 탓에, 결국 아자젤은 자신이 가고자 했던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자젤이 또 다른 누군가를 지배할 가능성이 있기에, 베로니카는 아자젤의 의식을 그대로 자기 안에 가둬두기로 결심. 그래서 뒤늦게 베로니카를 회수하러온 유니온의 관계자들을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비밀로 하고, 자신과 아자젤을 완전히 가둬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이에 그대로 특수격리구역에 가둬져, 베로니카는 20여년 동안 아자젤과 함께 하게 됬었다.
그렇게 아자젤과 함께 하는 동안, 아자젤의 영향으로 베로니카는 나이를 먹지 않게 되고, 차원종 기관이 몸에 돋아나게 되어 '제1위상력' 을 쓸 수 있게 되었던 것.
베로니카는 솔직히 보기 흉하긴 하지만, 더는 나이를 안 먹게 되지 않았냐며 농담을 던지지만........
“농담이 나와요?! 농담이 나오냐고요!! 20여년 동안 거기에 갇혀 살고 있었다니..! 게다가 혼자서 싸워 온 셈이잖아요!!”
“... 어떤 면에서는 당신은 미/쳤/다고 볼 수 있어. 왜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한 거야?!”
화를 내면서 베로니카를 보고 말하는 송재천과 파라드.
“난 그저, 클로저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후회는 없어.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거야. 그렇네... 어떻게 보면, 나 미/친 거 같아.”
웃으면서 말하는 베로니카와 그걸 보고 혀를 두르는 두 사람.
“... 당신은 정말 미/쳤/군...”
“내가 겪은 일은 애들 장난에 불과한 거 같아... 그런 일에 절망한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 정도야...”
“재천아, 그렇게 자학할 필요 없어. 나도, 너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이겨 낼 수 있을지 모르니까. 그러니 기운을 내렴.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자. 지금은, 내 안에 가둬놓았던 존재에 대해 생각할 때야.”
송재천을 달래 진정시키는 베로니카. 그녀는 화제를 아자젤 쪽으로 돌렸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데이비드는 나에게서 분리된 아자젤의 의식을 빼앗아갔어. 그 힘은 위험해. 그보다 더 위험한 건, 아자젤의 의식 그 자체야. 비록 너희 둘에 의해 많이 약해진 상태의 아자젤의 의식을 스스로 받아들였지만, 데이비드가 힘을 회복한 아자젤의 의식에 지배당할 위험이 있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도... 데이비드가 아자젤을 좋은 의도를 가지고 아자젤의 의식을 흡수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고. 어느 쪽이 되었던 간에, 데이비드를 막아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베로니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송재천과 파라드. 그녀는 도와주고 싶어도 지금의 몸 상태로는 위상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라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베로니카씨의 굳은 의지는, 우리가 이어가겠어요. 그러니까 지켜보고 있으세요. 데이비드를 막는 것에요.”
“푹 쉬고 있으라고. 전쟁이 끝나는 걸 당신 눈으로 보고 있어줘.”
베로니카는 송재천과 파라드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라면... 아자젤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 날 부축해줄레? 오랜만에 옛 전우를 만나보고 싶어. 이왕이면, 인상을 쓴 남자에게 대려다 줘.”
파라드는 중력조작 능력으로 편히 모셔갈려고 했지만, 그녀는 오랜만에 걸어보고 싶다면서 거부하였고, 두 사람은 그녀를 부축여서 천천히 트레이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베로니카...!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용무가 있다면 호출을 하면 됬잖아!”
인상을 쓰고 조금 평온한 목소리로 베로니카에게 말하는 트레이너.
“오랜만에, 걸어보고 싶었어. 게다가, 바쁜 사람을 오라가라 하기도 그렇고 말이야.”
“그런 소릴 할 때가 아니야. 어서 돌아가서 안정을 취해...!”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 지금은... 내 몸을 걱정할 때가 아니야. 내가 왜 이곳의 좌표를 말했는지, 지금 가르쳐줄게.”
베로니카의 말에 경청하기 시작한 송재천, 파라드, 트레이너.
“데이비드가 아자젤의 의식을 받아들인 그 순간, 아직 난 아자젤의 의식과 희미하지만 연결되어 있었어. 그 영향으로 난 데이비드의 머릿속에 있는 게 잠시 보였어. 그는 이곳에서 재앙의 씨앗을 만들었어. 그리고 그 씨앗은 전 세계에 퍼트릴 생각이야.”
“... 하지만 그래봤자, 이곳에서 만들어진 건 대위상 안드로이드와 안티클로저... 즉 대위상병기들 뿐이야. 물론 위협이 되긴 하겠지만 세계 전체의 안녕은 위협할 정도는...”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무언가가 남아있는 거 같아. 그는 좀 더 끔직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어. 일단은 동굴 깊숙한 곳을 조사해보는게 좋겠어. 그곳에서... 불길한 힘이 느껴져.”
트레이너는 그렇지 않아도 그 탄광을 정찰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뒷일은 우리에게 맏겨달라고 말하고, 베로니카는 믿겠다고 말하였다.
“아 참, 그리고 말이야.”
“... 왜 그러지? 또 무슨 할말이 남아있나?”
“많이... 와일드 해졌네? 예전과는 완전히 딴판이야.”
“... 마음에 안 드나?”
“아니. 지금이 예전보다 더 멋져보여.”
트레이너는 그녀의 엉뚱한 말은 여전하다고 말하며 피식 웃고 푹 쉬라고 말하였다. 충분히 오래 싸워왔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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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깨작깨작 써서 겨우... 겨우 다 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