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시즌 3 (11) reproduce past
소드쉽 2018-06-02 1
“애쉬, 그 녀석… 어땠어?”
“거짓말하는 기색은 보이진 않았어. 다만… 자기는 잘 감췄다고 생각은 하지만 눈에 불안이 보이긴 해.”
“그나저나… 여왕 녀석 왜 하필 저런 널리고 널린 인간한테 자기 딸을 준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야?”
“그때랑 똑같지 않아, 누나?”
“아, 맞네. 생각해보면… 지금 생각하면 할수록 그때 진짜 아쉬웠단 말이야.”
--------------------------------
애쉬와 더스트가 아직 한 몸이자 사납게 불어 닥치는 열풍 시절.
이때는 정말 누구도 막을 존재가 없었다.
상관인 아자젤조차 이 열풍의 머리에 놀아난 게 한 둘이 아니었는데, 다른 차원종들은 언제나 속을 끓어야 했었다.
이렇듯 천방지축으로 날뛰어도 아무도 말릴 존재도 없고, 반항할 존재도 없는 열풍에게 어느 날 엉뚱한 사건이 닥쳤다.
스캐빈저 무리 중 일부가 은밀히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정보를 포착한 것이다.
문제는 열풍조차도 규모가 상당해지기 전까지는 눈치를 못 챘을 정도로 커져있었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은빛의 스캐빈저는 조금만 더 시간을 줬었더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군단장들과 머리를 맞댈 정도로 성장할 여지가 보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은빛의 스캐빈저의 몸을 조사해 봤더니 누군가가 몸을 개조하고 힘을 부여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때 당시 비서로 남아 있는 슈브에게 반란인자들을 심문한 결과…
“실버 스캐빈저는 원래 다른 스캐빈저들보다 육체적으로는 나약했었다고 합니다. 죽은 본인의 말에 따르면 물이라고 생각한 웅덩이가 나타나 몇 마디 대화를 한 후, 그 생명체와 융합한 결과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슨 대화를 했었는데?”
“실버 스캐빈저 본인의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만약 자신에게 힘이 있다면 스캐빈저를 포함한 종종들만의 자유로운 나라를 건설하고 싶다고요.”
“그런 애들 장난 같은 꿈을 가진 녀석에게 힘을 줬다고?”
잠깐 헛웃음을 지은 열풍에게 슈브는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갔다.
“비록 몸은 약하긴 했지만, 전에도 지적인 면에서는 괜찮은 부분이 있는데다가 융합한 뒤의 행적들을 전부 알아낸 결과 스캐빈저들 사이에선 영웅이자 상징이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약소 종족들까지 찾아 온 걸로 보면 포장된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쯤 되자 열풍은 오랜만에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떤 녀석들이 이런 널리고 널린 존재에게 이 정도의 힘을 왜 부여한 걸까?
적어도 자기가 아는 군단장들은 결단코 아니었다.
쓸데없이 자신의 신경을 이런 식으로 긁을 리가 없고, 설령 무슨 **가 있다고 해도 이런 방법을 쓸 리가 만무했다.
즉, 아자젤을 비롯해서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자들이 아닌 군단에 대해서 한 치도 모르는 어떤 멍청이가 이놈들에게 힘을 부여해준 것이다.
그런데 이 멍청이가 흔적이라고는 은빛의 스캐빈저를 개조할 때 남긴 힘의 흔적뿐이어서 이쪽도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열풍은 일부러 은빛의 스캐빈저의 동료들 중 일부를 도망치게 한 뒤, 행적을 몰래 추적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그들은 은빛의 스캐빈저에게 힘을 준 멍청이를 찾기 시작했고, 다소 은밀히 움직였지만 그래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었다.
그래도 인내심을 상당히 요구한 시간이 지나서, 마침내 그들은 그 멍청이한테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냈고 도착하기 직전 길 안내자가 되어버린 불쌍한 스캐빈저들을 죽이고 들어갔다.
순간 열풍은 자기안의 멍청이란 이미지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곳은 따뜻하고, 아늑하며, 빛나는 물줄기들이 흐르고 있었고 강렬하게 빛나나 눈이 아프지 않은 빛들이 공간을 매웠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제일 경악스러웠다.
그 생명력은 결단코 한 존재에게서만 뿜어지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조금씩 모이면서 형성되어 마침내 거대한 세상과도 같은 웅장함이 느껴질 정도로 큰 존재들이 하나 둘 눈에 보였다.
이런 존재들이 어째서 여태껏 눈에 띄지 않았는지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던 와중에, 그들의 우두머리로 보였던 여왕이 다가왔다.
“설마 첫 번째 실험부터 이런 사태로 이어질 줄이야.”
모든 것이 자기 생각대로 인건 둘째 치고, 열풍은 이들의 능력이 매우 탐났다.
요즘은 자신에게 대드는 존재가 없어서, 이런 상황이 재미있는 것도 있었지만 자신이 미물이라 여겼던 존재를 군단장급으로 가볍게 성장시킨 걸 보면 이들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육체 개조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당신의 예상대로 우리의 능력으로 그 스캐빈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오직 그 스캐빈저만이 잔혹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을 놓지 않으면서도 힘없는 약자를 도외시 하지 않은 자였기 때문이죠.”
생각을 읽혀서 다소 불쾌했지만 여왕의 말에…
“크하하하. 이거 정말이었나? 정말 그런 이유였어? 그렇게 유치찬란한 녀석에게……”
오랜만에 조롱이 잔뜩 섞인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여왕은 개의치 않았다.
“힘이란… 광범위한 파괴와 잔혹한 지략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대상을 더욱 극단적으로 이끌죠. 어느 세상이든, 어떤 사회이든, 모두 같았습니다.”
마치 자신을 콕 찍은듯한데다가 신경 쓰이는 뒷말에 파괴적으로 퍼져나가는 바람을 웃음과 동시에 거두었다.
“저흰 다른 세상들을 엿보고 그 세상의 생물체들과 몰래 융합한 다음 그들이 죽을 때 그들의 정수를 수집해 왔었습니다. 그렇기에 저흰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힘을 올바르게 쓸 것이란 것을요.”
“…… 그러니까 정수 수집과 은밀함에 있어서는 최상이지만 스스로는 못 싸운다는 말이군.”
그리고 열풍은 이제 볼일 다 끝났다는 듯 그들이 은밀히 살고 있던 공간을 모조리 파괴하기 시작했다.
“너흴 볼수록 정말 웃겨 죽을 따름이야. 너희들이 가진 정수의 절반만 썼어도 나와 대적할 녀석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
“저희들은 그렇게 맹세했을 뿐입니다. 저희들이 가진 힘을 다시는 함부로 쓰지 않겠다고… 도리어 우리가 가진 이 생명력을 올바르게 쓸 수 있는 존재를 키우겠다고… 가학적이고 잔혹함만을 가진 당신은 우릴 평생 이해하지 못 할 겁니다.”
말이 끝마치는 동시에 열풍이 다른 무언가의 힘에 크게 상쇄되었고 누군가 했더니 헤카톤케일을 포함한 다수의 군단장들이 아자젤과 함께 찾아왔다.
“우리가 먼저 실례를 저지른 것에 대해 사과하지.”
열풍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호기심에 앞서서 다른 군단장들을 생각하지 않은 실수를 깨달았다.
“이해해주게. 열풍의 군단이 그쪽의 실험에 다소 피해를 입어서 과민하게 반응 한 것이네.”
다른 군단장들은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늘어놓았다.
특히나 헤카톤케일은 마치 이렇게나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본 적이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제 아무리 열풍이라도 수많은 군단장들이 온데다가 아자젤 본인까지 강림한 이 스케일에 어찌 하지 못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린 당신이 제안하는 모든 거래를 거절합니다. 하지만 나타나 준 건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웬 생뚱맞은 말에 모두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을 때, 헤카톤케일이 주변의 빛이 전부 사라지고 있는 것을 먼저 목격했다.
그리고 이어서 여왕을 제외한 다른 슬라임들의 빛이 모두 여왕에게 옮겨져 버렸다.
“열풍이여, 당신의 오만함이 하늘을 찔렀군요. 말을 길게 한다는 건 시간을 끌기 위함이거늘…”
-----------------------------
“뭐, 그때는 자격이 있는 녀석이라 해도, 지금 저 녀석은 대체 뭐야?”
“이번 녀석은 적어도 정의로운가, 착한가에 대해서는 아닌 건 확실해. 뭐가 어쨌든 간에, 우린 그저 녀석의 애인을 강탈하는 게 목적이지만… 이게 들키면 이번엔 아자젤이 틀림없이 우릴 죽이려 들 거야.”
애쉬의 말은 사실이었다.
원래 이야기하고는 다르게 아자젤은 바로 애쉬와 더스트를 죽이려 하지 않았고 대신 철저한 감시를 붙여 두었다.
그리고 둘이 이끄는 이름없는 군단까지 장악하려는 등 손발을 앗아가 죽느니만 못한 상태로 만드려 하자 애쉬와 더스트는 결국 예정대로 둘 중 하나가 불사를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던 도중 바로 자신들이 한 때 멸종시키려 했던 슬라임 종족이 인간과 융합해서 깽판을 부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했다는 순간 애쉬와 더스트의 가슴은 흥분으로 폭발했다.
빼앗기만 한다면 한 쪽이 죽을 필요 없이 둘 다 불사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키지 않기 위해 본체가 아닌 본체에 가까운 분신을 보내야 했고 자기 둘은 자유로이 오 갈수 있지만 옮겨야 할 대산은 아니었기에 소형 포르네우스를 준비해야 하는 등 이래저래 귀찮은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대산에게도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분명 자신들을 처음 봤을 텐데 처음에 한 번 떨었을 뿐이지 대화를 너무 유창하게 이어나갔고 뭔가를 숨겼다는 기색이 있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긴 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아서 일단 지켜만 보기로 했다.
어차피 대산은 애쉬와 더스트에게 있어서 그때의 스캐빈저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
“너에게 추적기를 달라고 손짓을 했다고?”
하피가 이상하다고 의문이 느낀 점을 트레이너에게 말했다.
“분명히 애쉬와 더스트의 뒤에서 그랬어요. 그리고 추적장치를 삼킨 것도 열풍에 휩싸여서 사라지기 전에 봤고요.”
“뭐야, 그 자식? 우릴 따돌리려고 그렇게 죽도록 달아나더니… 이러면 우리가 그 녀석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것 같잖아?”
나타는 다소 빈정이 상해서 말하자…
“확실히 좀 이상하네요. 그 두 분이 우리들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한 걸까요?”
“위험하다고 생각 되어도 그런 상황에서 우리를 따라오게 만들다니… 이건 그저 직감으로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혹시 애쉬와 더스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조사한 기록에 따르면 그가 공식적으로 사망처리로 신고 된 건 차원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1년 뒤다. 일반적으로는 애쉬와 더스트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추적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는 바이올렛의 직감이 아직 틀렸다고 할 순 없다.”
이쯤 되자 트레이너는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묻기로 했다.
물론 임무만 주고 빨리 처리나 하라는 고위 간부가 늑대개 팀이 궁금해 하는 정보를 답해줄리 만무했으니 연락처는 정해져 있었다.
“김유정 임시지부장. 우리는 그저 독일에 숨은 위상 범죄자를 잡으라는 임무만 받았을 뿐, 자세한 정황을 듣지 못했소. 혹시 뭔가 아는 것이 있소?”
“그 위상 범죄자… 혹시 이름이 한대산인가요?”
트레이너는 역시나 했고 김유정은 자세히 말해주었다.
원래는 스몰디라 불리는 슬라임 형태의 차원종과 융합되었다가 이세현(펠롭스)에 의해 제압되어 독일로 강제수송되어 분리 작업을 거쳤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모든 답이 다 나왔다.
“이래서 우리에게 자세한 사정을 감췄군.”
“뭐… 충분히 납득 되잖아? 그 초딩 녀석이 빡쳐서 맞은 공격을 버티게 만들 정도니 유니온이 당연히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독점하고 싶겠지.”
“어… 어서 연락해야 되요!! 만약 그 슬라임 분이 넘어갔다간…”
“그런데, 스몰디라… 그 슬라임의 성별이 여성이라면…”
“음… 확실히 아가씨께서 읽으셨던 연애 소설 중에 소설가 본인이 창작한 차원종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있긴 합니다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하이드!!!”
하피의 의문에 답한 하이드의 대답에 바이올렛이 당황하며 말을 끊었다.
“트레이너, 유니온에 연락을 넣어 두었다. 곧 완전하게 긴급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트레이너가 제트기를 조종하는 조종사에게 전속력으로 내라고 명령하고 있을 때쯤…
-------------------------------
과학자들의 흰 옷들은 전부 붉은 피로 물들었다.
오로지 살아남은 단 한명만이 살고 싶다고 공포에 질린 채, 실험실의 장비를 사시나무를 떨 듯 하면서 조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클로저 한 명의 몸이 뒤틀리고 꿈틀거리고 있었다.
주먹을 쥔 손은 손톱이 박혀 색색 깔의 피를 분수처럼 뿜어댔고 살은 부풀어 오르다가도 뼈를 드러낼 듯 앙상해 졌다.
지금 이곳에…
괴물이 탄생하려 하고 있다.
-------------------------
새로운 신 던전에… 새로운 초월 리시버…
대체 나딕은 얼마나 유저를 정화하고 싶은 걸까요?
이번엔 이렇게 전개가 빠르게 될 줄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추적물인데 쫓기는 과정을 좀 생략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쫓기는 과정을 다 넣어 버리면 다소 지루해 질 것 같아서 또 그렇게 하지는 못하겠고요;;;
시즌 3가 다 끝마치면 Reinforcement 일상생활을 불규칙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자꾸 연재 했다가 안했다가를 반복하니 아무리 스토리 요약본을 올려놔도 독자 분들이 흥미가 식을 수밖에 없으니 일상생활을 연재해서 흥미 유지를 할 까 합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