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4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6-01 1
식사 분위기는 무겁게 끝났다. 그리고 나서 나는 방에 와서 생각에 잠겼다. 늑대개 팀은 우리의 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는 모르지만 아군이 될 수도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다는 얘기로 인해 우리 중에 누군가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기 위해 반드시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 지금 이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있을까?
그건 그렇고 유리가 걱정된다. 식사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서 나는 유리의 방 앞으로 가서 노크를 했다.
"저기 유리야. 세하인데, 지금 괜찮아?"
문 안열어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문을 열어주었다.
"응, 어서와."
"그럼, 실례할게."
유리의 집으로 간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여기 방으로 온 건 처음이었다. 서랍 안에 분명히 제봉세트가 있다고 했었다. 그걸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으려나? 별 거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건 그렇고 여기 방 내부도 내 방과 별 다른 게 없었다. 슬비가 말한 대로다.
그리고 샤워실 내부도 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열리지 않고 있었다. 왜지? 이상하네.
"저기, 저 샤워실이 잠겨져 있는 거야?"
"응? 아... 내가 일부러 잠궈놨어. 내가 문단속을 하는 습관이 있어서 말이야."
유리가 방 열쇠로 샤워실을 연다. 내부는 내 방에 있던 거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유리는 그러고보니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동생들을 돌보느라 혼자서 돌보는 때가 많았었다. 부모가 집에 안 돌아오실 떄 그녀가 집안일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문단속하는 습관이 나보다 더 많은 건 당연한 일이다.
방 열쇠로 샤워실을 잠그거나 열 수도 있구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당연히 해야겠지. 유리는 방금 전보다 기분이 나아진 모양이다. 잠시 충격을 받아서 그런 거지 원래 그녀는 정신력이 강한 여자다.
검도활동을 하면서 동생들을 돌봐주고, 위상력으로 각성해서 검도대회에서 실격 처리가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이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녀석이었다. 이러한 점이 유리의 가장 점이었다.
"동생들이 걱정되는 거야?"
"으응.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생각이 들어. 그 녀석들, 집에서 사고치는 게 보통이 아니니까 말이야. 여기서 나가서 가족들을 보고 싶어. 아까 사람이 죽은 걸 봤지만 그래도... 세하 네 말대로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거 맞지?"
"물론이야. 여기서 나가는 게 검정이니 뭐니 이상한 소리하는 녀석의 말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분명히 탈출할 방법이 있을거야. 다같이 힘을 합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어."
"응. 세하 네가 있어줘서 다행이야."
유리가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내가 뭘 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일단 유리가 기운을 차린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일단 검은양 팀끼리 모여서 회의를 가져야될 거 같은데 말이다. 지금 이 상황이라도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겠지.
슬비에게 가서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게 요청하기로 할까? 그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말이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궁금한게 생겼다. 슬비에게 가기 전에 제이 아저씨에게 먼저 가봐야될 거 같았다.
"유리야. 잠깐 가볼 데가 있어서 말이야. 조금 있다가 보자."
"으응."
유리가 손을 흔들면서 침대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안심하면서 방문을 나왔다. 그리고 나서 제이 아저씨 방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내 이름을 밝혔고, 아저씨는 문을 열어주었다.
"오오, 동생 어서와."
제이 아저씨는 속옷차림이었다. 벌써 주무실 작정이었던 건가? 아무튼 간에 나는 제이 아저씨의 방 안으로 들어가서 아저씨의 방을 둘러보았다. 내 방과 별로 다를 게 없네.
"동생이 무슨 일로 왔어? 형님에게 상담하고 싶은 게 있는거야?"
"그게... 궁금한 게 있어서요. 트레이너라고 불린 그 아저씨, 알고 계시죠?"
"어... 형 말이구나. 옛날 나를 가르쳤던 교관이었어. 단지 그것뿐이야."
뭔가 안 좋은 관계였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 사람이 죽은 게 슬퍼한 건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몸에 흉터가 많이 보이기도 했었다. 그 흉터로 보아 수많은 전장터를 누비고 다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만한 인물이 검은코트의 사내에 의해서 처참하게 당했다. 트레이너씨도 막강한 클로저였겠지만 목에 달린 초커로 인해 위상력을 쓰지 못해서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거겠지.
"가능하면 그 형에 대해서 묻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네.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샤워실은 잠글 수 있어요?"
"어, 물론이지. 그거야 당연한 상식 아니야?"
"아, 네... 그럼요. 그건 그렇고, 아저씨."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형이라고 불럿!"
"아... 네. 형... 그건 그렇고, 벌쳐스 처리부대의 아가씨와 아는 사이였던 거 같은데요."
"아아... 하피 말이구나. 나와 같은 코드네임이지만 그 아가씨는 춤을 추듯이 무서운 발차기를 날리던 사람이었지."
전에 여자에게 차였다고 말한 게 바로 그 이야기였나? 하지만 제이 아저씨의 예전 힘이었다면 그 아가씨도 순식간에 제압했을 수도 있겠지. 원래 한 때는 베테랑 클로저였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예전의 힘으로 쓰지 못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애쉬와 더스트와도 악연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그러고 보니 동생은 그 푸른색 뾰족 머리더러 나타라고 했었나? 그 녀석과 만나서 어땠어?"
"아, 쿠크리라는 무기로 마치 닌자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암살을 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걸로 던지기로 해서 표적을 맞추고, 무엇보다 반응속도가 유리와 비슷해요."
"그래? 벌쳐스 처리부대도 괴물들을 만들어 낸 거 같군."
우리 검은양 팀도 강하긴 하지만 벌쳐스 처리부대인 늑대개 팀도 얕볼 상대가 아니었다. 시환아저씨는 그들이 늑대개 팀이라고 소개했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시환아저씨도 목에 초커를 달린 채로 있었다. 그 아저씨는 위상력을 쓸 수 없는 몸이된지 오래였는데도 말이다.
"동생, 그건 그렇고, 유리는 괜찮은 거야?"
"서유리요? 네. 괜찮아요."
"나는 동생이 해낼 줄 알았어. 실은 연하인 여동생 같은 녀석을 어떻게 위로해야될 지 전혀 몰라서 쩔쩔 매고 있었거든."
으음, 제이 아저씨도 유리의 기분을 보고 위로하려고 했지만 뭐라고 말해야될 지 몰랐었구나. 하긴 뭐, 아저씨는 어렸을 때부터 전쟁터에 끌려가서 또래애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으니 그러실 만도 하다.
"테인이는요?"
"레비아라는 차원종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차원종 여자라고요?"
"그래. 아이러니하게도 벌쳐스 처리부대에는 차원종이 존재하더군. 그것도 인간의 편에 서서 싸우는 차원종 말이야."
신기하게 느껴졌다. 인간을 위해서 싸우는 차원종이라니 말이다. 하긴 차원종들 중에는 내 지식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도 있는 법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인간을 위해서 싸우는 차원종이라... 그러고 보니 벌쳐스도 유니온 서울시 지부장도 헤카톤 케일의 웨폰을 이용해서 전쟁병기로 쓰려고 했었지.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서 말이다.
"뭐, 테인이와 레비아는 벌써 친하게 잘 지내는 모양이야. 동생도 가서 이야기좀 나눠** 그래? 아마 그 둘은 식당에 있을거야."
"네. 그렇게 할게요. 아저씨."
"아저씨 아니라니까!!"
"아... 넵! 형!"
나는 곧바로 차렷! 자세로 굳어버린 채로 말했다. 누가 봐도 아저씨인데 아저씨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니, 좀 더 젊어지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제이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 테인이와 레비아가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 * *
제이 아저씨가 말한 대로 식당으로 왔다. 그러자 테인이와 레비아가 즐겁게 이야기하는 게 보인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 그런 이야기가 잘도 나오는 모양이다. 하긴 뭐, 안 좋게 생각해봤자 달라질 건 없었으니 말이다.
"어, 세하형!"
"아... 안녕하세요."
레비아라는 차원종 여자가 내게 인사를 한다. 정말로 차원종인가? 너무 예의바르고 순진하게 생겼다. 나도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받아주었다.
"테인아.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었니?"
"네에. 세하형. 세하형도 같이 레비아와 이야기하는 게 어때요?"
"어, 그러지."
일단 레비아에 대해서 알 필요도 있을 거 같았다. 이곳을 탈출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동료가 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런 곳에 평생 지낼 수는 없지. 나는 바깥에 나가서 하고싶은 일이 잔뜩 있으니까 말이다. 레비아는 뭐랄까... 테인이와 같이 여동생같은 이미지로 보였다.
"이세하님. 테인이에게서 많이 들었어요. 게임을 잘하시는 분이시라면서요?"
"아아... 그래."
내가 게임 폐인이라는 건 맞는 말이니 반박하지는 못했다. 확실히 내가 게임 폐인이긴 하지. 나는 웃으면서 맞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내가 게임만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건 사실이니 말이다. 검은양 팀 작전 때도 게임하는 모습들을 보였으니 나를 그렇게 말해도 내가 할 말이 없다.
"레비아는 늑대개 팀에 속해있었다고 했지? 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저기... 그게... 죄송해요. 이야기하기가..."
"아, 그렇구나. 미안해.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자."
시환 아저씨에게서 들었었다. 늑대개팀은 위상력을 강제로 주입당하면서 험한 꼴을 많이 당했다고 말이다. 물론 예외인 사람도 있었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배경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레비아에게 일단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아, 그래 이렇게 말해야겠다.
"혹시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있어?"
"네. 인간의 음식은 거의 다 먹는 편이에요."
"혹시 라면도 먹을 줄 알아?"
"라면이요?"
고개를 갸우뚱하는 레비아였다. 내가 주로 끓여먹는 라면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니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아직 라면에 대해 접해본 적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럼 내가 라면을 소개시켜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하지만 곧 종소리가 울리더니 TV스크린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어? 저게 뭐죠?"
테인이가 물었지만 나는 답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니까 말이지. 일단 그 TV화면에는 검은코트의 사내가 테이블에 앉은 채로 와인을 들면서 말하고 있었다.
-학생 여러분,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취침시간이니 10분 전까지는 방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밤에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은 11시 이후니 시간을 지켜주십시요. 밤밤 시간 때에는 출입금지 구역도 있으므로 이동하실 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10분 후에 소등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요.
10시 10분까지는 방에 돌아가서 취침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밤 중에 이동할 수 있는 건 11시 이후라고? 흐으음, 보나마나 규칙을 어기면 처벌한다고 했었지. 분하지만 지키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자. 레비아, 내일 내가 라면 끓여줄게."
"네. 감사합니다. 이세하님."
"제가 레비아와 같이 돌아갈게요. 형."
"응. 다들 방문 잘 잠궈. 내일보자."
나는 두 사람과 헤어지고 난 뒤에 내 방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방문은 잠그는 게 낫겠지. 누가 날 죽이러 올 지도 모르니 말이다. 유리는 문단속 잘하니까 걱정 없을 테고, 테인이와 레비아에게는 당부했고, 슬비는 알아서 할 테고, 제이 아저씨도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내방으로 들어와서 문을 곧바로 걸어잠궜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밤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으까? 아무 일도 없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잠이 안 오는 건 둘째치고 불안함이 들었다. 다음날에 누군가가 희생당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아니기만을 바라면서 나는 눈을 감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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