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19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21 0

다음 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는 린제에게 마법을 배우기로 했다. 그 자리에는 에르제도 함께했다. 아니, 린제에게 배우려고 했는데 에르제가 왜 같이 있는 건지 모른다. 에르제는 마법사가 아니라 그냥 격투가인걸로 아는데 그냥 같이 있겠다면서 앉아있다. 린제의 말에 의하면 마법은 아무나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사람마다 마법에 따른 적성이 있어야된다는 것이다. 으음, 한마디로 재능이 뛰어나야 마법을 배운다 이건가? 처음에 클로저로 임명 될 때가 생각났다. 나는 위상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대를 한 순간으로 받았다. 잠재력이 크지 않는 슬비가 특히 나를 부러워했었다고 했다. 자기 부모를 죽인 차원종에게 복수하려면 강한 힘이 필요했었으니 말이다.


"새야씨. 무슨 생각 하세요?"

"아, 미안해. 계속 설명해줄래?"

"네. 마법의 종류는 6종류의 속성과 무속성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적성이 맞는 사람만 쓸 수 있어요."


6종류의 속성이라면 물, 불, 바람, 땅, 빛, 어둠을 뜻하는 거라고 했다. 어째 게임에서 아는 거와 똑같다. 그리고 무속성? 그건 처음들어본다. 게임에서도 그런 게 전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말이다.


"그런데 적성이 있는 걸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음. 그건... 이걸로 가능해요."


린제가 품에서 돌조각들을 꺼냈다. 각자 다른 색깔의 조그마한 돌덩이들이었다. 린제의 말에 의하면 그게 마법석이라고 했다. 겉보기에는 그냥 색깔별로 나뉘어져 있는 평범한 돌덩이인 거 같은데 이걸로 뭘 확인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그것보다 유리같은 무색 돌맹이가 신경이 쓰였다. 다른 돌맹이들은 게임에서도 봤지만 무색 돌맹이는 처음보기 때문이다. 내가 안해본 게임 안에 있을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하지만 일단 그것을 집어보았다. 돌맹이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색깔이다. 나는 신기해하면서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서 보기도 했다.


"여기 마법석을 하나 들고 주문을 외우시면 적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가 있어요. 제가 한번 해볼게요."

"어, 그래."

[물이여 와라.]


린제가 앞에 있는 컵 위에 푸른색 돌을 가지고 영창하자 돌에서 물이 조금씩 떨어지는 게 보였다. 컵으로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정수기가 깨끗한 물을 내보내는 거 같았다. 확실히 우리집 정수기도 저 정도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지. 그래도 물방울수준으로 떨어지는 건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긴 했었다.


"이렇게 제 마력에 반응해서 물이 나오는 거에요. 이게 제가 물의 마법 적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참고로 내가 가지고 한다면... 이렇게 돼."


에르제가 린제에게서 물의 마법석을 받고 린제와 똑같이 '물이여 와라' 라고 영창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의 적성이 없으면 저렇게 되는 구나. 쌍둥이인데도 다른 점이 또 추가된 거 같았다. 긴머리, 짧은 머리, 소심하고, 활발하다. 그리고 또 격투가와 마법사 마지막으로 방금 추가 된 마법 적성이다.


"언니는 속성 마법을 쓰지는 못하지만 무속성 마법인 [부스트]를 쓸 수가 있어요."

"무속성 마법은 개인 마법이라 각 마법마다 적성이 필요해. 부스트는 나처럼 격투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다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

"왜 사람마다 적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지? 이해가 안 되네."

"그건 우리도 잘 몰라. 나도 스승에게서 배운 거라서 말이지."


이해가 안 될 노릇이다. 속성마법은 그렇다쳐도 무속성마법을 아무나 배울 수 없는 거라니, 이런 세계가 다 있구나 싶었다. 그냥 마법공부하면 무속성이든 속성이든 다 배울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 혹시 신들이 그렇게 만든 건가? 그거라면 왠지 설명할 수 있기도 하다. 내가 예전에 원래세계에 있을 당시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바벨탑, 사람들의 교만으로 하늘 위로 탑을 쌓으려하니까 신이 언어를 분리시켜 말을 못알아먹게 하여 공사를 중단시킨 사건이었다. 인간이 조금이라도 힘이 있다면 신에게 반항하려는 게 있으니까 아마도 그것을 우려해서 신들이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하긴 이세계의 주인은 아무래도 신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자, 새야씨. 여기 푸른 마석을 가지고 [물이여 오라] 라고 해보세요."
"어... 해볼게. 물이여 와라."


린제가 했던 것처럼 컵 위에 마석을 들고 주문을 외우자 푸른마석이 빛나더니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서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면서 마석을 놓쳤다.


"으아악! 이... 이건 뭐야?"


어느새 컵 밖으로 물이 새어나가서 테이블이 흠뻑 젖은 상태였다. 에르제와 린제는 눈을 휘둥그레하면서 어안이 벙벙해지고 있었다. 린제가 했던 거와는 차원이 틀렸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신께서 내게 마력의 재능을 주셨다는데 너무 많이 주신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다른 마석도 해봐도 될까?"

"네. 하지만... 장소를 옮겨야겠네요."

"응. 그럴까?"


==================================================================================================================


우리는 미카 언니에게 밖에 있는 테이블을 쓰는 걸 허락받고 다른 마석의 적성을 테스트 해보았다. 일단 먼저 불의 마석. 빨간색으로 되어있는 마석으로 [불이여 와라] 라고 외쳐보자 마석에서 불꽃이 크게 발생하면서 또 떨어뜨렸다. 놀라는 것도 잠시, 이번에는 땅의 마석으로 [흙이여 와라] 라고 외쳐보니 모래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다른 마석도 마찬가지다. 바람의 마석, 빛의 마석, 어둠의 마석까지... 내게 적성이 있다고 마석들은 답해주었다. 바람의 마석 때문인지 흙이 사방으로 날아가서 에르제와 린제의 옷이 흙투성이가 되었다.


"저기 미안해."

"괘... 괜찮아요. 하지만..."

"너 정체가 뭐야?"

두 사람이 나를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6가지 속성을 해보았지만 전부 적성이 있었다. 린제의 말에 의하면 이런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했다. 3가지 적성을 가진 것도 드물다고 알려졌는데 6가지 속성을 가진 건 단 한번도 없었다고 말이다. 참고로 린제는 물, 불, 빛이라는 3가지 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에르제는 무속성 마법 [부스트]에 적성을 가졌다고 하니 말이다. 일단 나는 마지막으로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무속성 마석을 들었다.


"무속성 마석은 어떻게 하면 돼? [무여, 와라] 이래야 되나?"

"아뇨. 무속성 마법은 개인마법이라 속성 영창이 주어지지 않아요."

"속성 영창?"

"아, 제가 설명을 못드렸네요. 원래 기본적으로 마법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3절의 영창으로 해야 가능해요. 처음에 1절로는 속성 영창을 해야해요. 예를 들면 방금 했던 [물이여 와라] 이런 것이고요. 그 다음에는 마법의 특징을 말해야 해요. 그게 2절이고, 마지막으로 3절에는 주문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죠. 제가 한번 해볼게요."


린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양 손을 모은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나더니 그녀가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물이여 와라, 솟아오르는 거품, 버블 샷]


린제의 몸 앞에서 거품들이 계속 생성되더니 빔처럼 허공에 날아간다. 거기에 나무가 물벼락을 맞고 조금 휘청거리는 게 보였다. 혹시나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했지만 린제 나름대로 파워를 조절했다고 했다. 으음, 대충 이해가 되었다. [속성이여 와라, 마법의 특징, 주문이름] 이런식으로 마법이 발동 되는 구나. 다만 그것을 사용하려면 그 마법의 원리와 특성을 완전히 익혀야된다고 했다. 그것이 머릿속에 들어있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력이 그 마법에 맞춰서 움직여줘야 가능하다고 했다.


"속성 마법은 대충 이런식이지만 무속성 마법은, 1절로만 가능해요. 예를 들면 언니가 [부스트]라고 말하면 바로 발동하는 거고요."

"내 부스트는 파워와 스피드를 골고루 올려주는 내 전용 마법이야. 그럼 새야야. 무속성 마석을 가지고 부스트라고 말해봐. 개인마법이라 발동이 안 될 수가 있지만 마석이 빛남으로써 확인할 수가 있거든."

"응. 그렇게 할게."


무속성 마석을 집어든다. 언제봐도 불투명한 마석, 이런 걸 처음본다. 일단 에르제가 말한 대로 [부스트]라고 외치자 내 몸에서 붉은 빛이 나고 있었다.


"에? 너... 너... 말도 안 돼!"


어라? 부스트가 된 건가? 에르제와 린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보면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싶어서 서로의 뺨을 꼬집어보기도 했고 말이다. 확실히 내 힘과 스피드가 조금 올라간 기분이다. 신께서 내게 내리신 모든 속성의 재능, 이건 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그냥 신께서 멋대로 주신 거라서인지 안 좋은 과거가 떠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이런 재능 때문에 내 인생은 자유롭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안배울 걸 그랬나? 순간적으로 후회가 되곤 했다.


"새야야.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난 이만 가서 쉴 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 방으로 돌아간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먹은 건지... 위상력도 그렇고 마법의 재능까지... 이제 안 좋은 기억 떠오르지 않나 싶었더니만 이번일로 인해 또 다시 그 일이 생각나서 기분이 안 좋아졌다. 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