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위상대전 -제150화- [두 사람의 반강제 휴가]
올리비에발키리 2016-12-26 1
여전히 하늘을 날며 여기저기를 다니는 공중전함 램스키퍼.
바이올렛은 언제나 그렇듯이 하이드 집사가 차를 대접해줄 때마다 우아하고도 기품이 있는 자세로 마신다. 그런 두 사람을 멀리서 조용히 바라보는 자가 있다. 바로 ‘정도연’ 이라고 하는데, 지금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플레인 게이트’ 당시에 있었던 일도 그렇고. 바이올렛이 하이드를 부르더니 오늘 하루는 따로 이것저것을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해볼 생각이니 편하게 놀라고 한다. 이에 하이드가 괜찮겠냐는 말을 하자 하이드에 너무 의존하는 건 너무 미안하다는 것. 하이드가 아니라고 하며 언제나 아가씨를 보필하는 것이 집사인 자신의 의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라도 아가씨의 말을 함부로 거스르면 안 되는 법! 바이올렛은 그에게 오늘 하루만 편하게 휴가보내고 온다고 생각하고 푹 쉬란다. 결국 하이드는 알겠다는 말과 함께 별도로 메모를 해둔 게 있으니 가지고 있어달라는 말을 한다. 하이드가 자리를 비운 직후, 바이올렛이 그걸 펼쳐서 보니 차를 만들기 위한 재료와 순서가 자세하게 적혀져 있는 메모. 하이드가 왜 그걸 건네준 것인지는 바이올렛 본인도 잘 알고 있을 터. 언젠가 자신이 없게 될 경우, 차를 그리워만 하지 말고 스스로 차를 만들어서 마시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있는 건 아닐까? 하이드도 생각이 깊다.
하이드가 사실상의 반 강제로 하루 휴가를 얻고 나온 이 상황. 그렇다면 램스키퍼 내의 다른 곳에서의 상황은 어떨까? 함께 램스키퍼에서 생활하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의 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정도연. 김유정 부국장이 요즘은 큰 문제도 일어나고 있질 않으니 오늘 하루는 푹 쉬고 오라고 도연에게 말한다. 이에 도연은 정말 그래도 되겠냐고 하자, 어차피 하루일뿐만 아니라 코스튬의 업그레이드와 튜닝 정도는 인공지능 쇼그에게 하루 정도 맡기면 된다는 것. 결국 정도연도 사실상의 반 강제적으로 하루 휴가를 받고 방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그러다가 하이드와 마주하게 된다.
“......하이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닥터.”
“하이드 씨. 혹시 바이올렛 씨에게 가는 건가요?”
“그럴 리가요. 아가씨께서 오늘 저에게 하루 쉬라고 휴가를 허락하셨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닥터께서도 휴가를 받으신 겁니까?”
“......네. 그래요.”
“그렇군요. 그럼 오늘 하루 푹 쉬시길...... 음?”
“......하이드. 잠시 할 얘기가 있어요.”
“아... 알겠습니다. 닥터.”
“따로 해야 할 얘기이니 일단 가서 얘기하죠.”
“네.”
그렇게 두 사람은 램스키퍼 내의 어느 휴게실로 자리를 옮기고 계속 대화한다.
하이드가 정도연에게 차를 건네는데, 아가씨에게 드리던 차와는 다르다는 걸 일절 숨기는 모습을 보인다. 그냥 좀 색다른 형태의 차로 대접해보는 건데 첫 대상이 닥터라서 영광이라는 하이드. 뭐 원래 집사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만 하는 일이다. 하이드의 친절에 정도연은 겉으로는 좋은 표정을 지어도, 속으로는 좀 씁쓸하고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도연 본인에게 있어서 하이드는 옛 연인이었으니까. 하지만 과거의 그 일들로 인해 이젠 되돌아갈 수도 없다. 게다가 정도연 본인도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지금의 하이드가 다행이라 생각한다.
------------------------------------------------------------------
정도연의 슬픈 표정에 하이드가 어디 문제라도 있냐고 묻는다.
“닥터.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아... 아니에요. 하이드 씨.”
“......”
“하이드 씨. 하이드 씨라면 어느 여자라도 연애를 할 수 있겠어요.”
“네? 제가 말입니까?”
“......네.”
“다... 당치 않습니다! 닥터. 저... 전 그러니까......”
“농담이에요. 하이드 씨.”
“아아... 그렇습니까? 저도 이런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당황했습니다.”
‘하이드.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죠? 당신에게 나에 대한 기억은 이제 없으니.’
“음? 닥터. 왜 그러십니까? 안색이 안 좋아 보입니다.”
“아니에요. 그리고 고마워요, 하이드 씨.”
------------------------------------------------------------------
휴게실에서 하이드와 정도연 두 사람의 대화를 몰래 엿듣고 있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바이올렛. 정도연의 입장에선 본인의 옛 연인이었던 하이드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미 하이드는 과거에 이런 저런의 사건으로 인해 기억이 모두 없어진 존재이다. 그렇기에 옛 연인 사이에 대한 기억은 정도연만 기억한다. 물론 다른 이들도 몇몇은 기억을 하고 있겠지만. 바이올렛은 지금의 저 상황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와중에 그녀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다.
“어머? 숙부님. 무슨 일이세요?”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를 해봤다.]
“뭐에요. 누가 들으면 자칫 ‘딸바보 아빠’ 라고 오해하겠어요.”
[그렇게 들렸다면 내가 미안하구나. 이거 아무래도 벌처스 위상장비들이 말이다.]
“혹시 반유니온 테러조직을 포함한 여러 조직들에 대거 뿌리게 되었다는 건가요?”
[그래. 정보부에서 그걸 가결하지 않을 시, 자체 사병부대를 동원하겠다고 했다.]
“자체 사병부대? 처리부대가 없는 지금의 벌처스는 정보부만 자체 사병대가 있잖아요!?”
[정보부에서 무력시위로 위협한 덕에 가결되었다. 미안하구나.]
http://cafe.naver.com/closersunion/216020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572594&volumeNo=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