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S2 10 -희망했다.
소드쉽 2016-12-22 0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서 ‘저건 내 짓이구나’하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난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걸까?
내가 어떻게 한 거지?
다 죽은 건가?
그 순간 눈 앞이 무너지 듯 몸이 기울어지면서 쓰러졌다.
다리가 갑자기 무거워지고 시야는 검은 점들이 바글바글거렸다.
그 와중에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갤 돌리니 들개 한 마리가 날 보며 경계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가 자책하듯 손을 집어넣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 조금 긴 나무막대기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그걸 집어 들었지만 그럼에도 난 그걸 적극적으로 휘두를 수는 없었다.
들개는 만만한 상대라고 생각해 점점 한 발 한 발 다가왔고 난 결국 있는 힘껏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길고 긴 도망 끝에 간신히 따돌렸지만 이번엔 하늘에서 비가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배고픔이 밀려왔다.
……
그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세는 건 포기했다.
그저 주린 배를 쥐고 손에 있는 막대기를 놓치지 않은 채 걸어갈 뿐이다.
밝은 곳은 무서웠다.
“재 클로저아냐?”
“바보야! 클로저가 저 꼴로 돌아다니겠냐?”
“무슨 밀가루를 뒤집어 쓴 건 줄 알았네.”
“근데 재 눈… 저거 역안 아냐?”
“히익!! 진짜네!!? 그야말로 흑백 만화책에서 튀어 나온 것 같아.”
“저거 혹시 위상범죄자아냐? 경찰에 신고해.”
“신고하면 혹시 돈 받으려나?”
결국 어두운 곳만 전전하며 돌아 다녔지만 그럼에도 그곳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눈으로 날 보고 수군거렸다.
적어도 함부로 접근하지는 않았지만 설령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어디선가 날 보는 것 같아 거적때기 같은 걸로 머리라도 가리고 다녔다.
먹을 걸 파는 마차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 훔쳐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연스럽게 능력을 써야 된다는 생각이 미쳐서 결국 그만둬 버렸다.
물이라도 마음껏 마실 수는 있었지만 힘은 하나도 나지 않았다.
‘으르렁…’
또 이 소리다.
저번에 봤던 들개가 또 날 향해 이빨을 내밀고 있었다.
전에 만나봐서 다 안다는 듯 들개가 한 발 다가가면 난 한 발 뒤로 물러나야 했다.
그러다 난 결국 벽에 몰리고 말았다.
‘깽!!!’
“아오 이 X자식아!! 저리 안 꺼지나!!?”
들개는 ‘넌 뭐야?’하는 듯 고개를 돌리자마자 집중 짱돌 세례를 받았다.
그 남자아이는 “X자식!! X자식아!!!”하면서 숨 쉴 틈도 없이 던졌고 결국 들개는 물러나고 말았다.
“괜찮아? 이거 뭐부터 물어 봐야 되는 거야? 그러니까… 부모님… 계셔 혹시?”
부모님
순간 겨우 머리 속에 우겨넣었던 그 날의 영상이 내 머리를 피처럼 덮어갔다.
그리고 그 뒤 머리도 몸도… 새까맣게 물들어 가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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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떳을 때 황급히 주변을 둘러 보았다.
병원
TV로만 보던 병원이였다.
“오!! 일어났어?”
날 구해준 그 남자아이는 그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하얀 의복을 입은 중년의 남자와 함께 들어왔다.
그 남자를 본 순간 이불이고 뭐고 다 밀어내고 침대에서 나갈려 했고 간호원처럼 보이는 여자가 날 붙잡았다.
“아까부터 저런 상태였어요. 어떡하죠?”
“심해지면 안정제라도 놓는 수 밖에… 뭔가 상당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듯 하구나.”
“저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병원비도 못 내는데…”
“됐다. 요 녀석아. 이럴 때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그나저나 위상력도 가진 애가 왜 이렇게 험하게 다니는지 모르겠네?”
“저… 선생님. 전 일단 아버지한테 가 볼게요.”
“그러렴. 요새 그래도 정신 차리는 횟수가 늘고 있더구나.”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아이는 방문을 닫으면서 나가고 그렇게 5~10분간 난 침대에서 벌벌 떨기만 했다.
그러다가 간호원이 죽을 가져다 주었는데 내 눈앞에 놓이자마자 단숨에 숟가락을 집어서 마구 입에 털어 넣다가 사례까지 들렀다.
그렇게 조금 요란하게 식사를 끝마치고 나니 경계심이 덜 해졌다.
그 남자는 간호원한테 상태가 더 나아질 때까지 곁에 있으라고 말하고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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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이 지나서 여긴 정신 병원이란 장소란 걸 알게 되었다.
정신도 치료를 받아야 되나 싶었는데 돌아다녀보니 그랬다.
날 데려온 남자아이의 아버지란 사람만 해도 하루 종일 흐느껴 울다가 뭐라고 무섭게 중얼거리곤 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내가 차원종한테 죽는 걸 봐서 저렇게 되었다고 한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래도 이젠 어느 정도 좋아지셨고 그래. 예전엔 정말 말로 표현도 못해. 계속 엄마 찾으려 하고… 아니 그냥 폰 울리면 제발 병원만 아니길 빈다니까.”
“넌… 안 슬퍼?”
“… 글쎄? 사실 나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버지는 누가 돌볼까? 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남자아이하고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많이 친해졌다.
연구소에서 있었던 일은 다소 감추어야 했지만.
“정해진 건 없어. 그저 하루하루 버티면서 사는 거지 뭐. 이럴 때 그… 있잖아? 살 사람은 살아야지. 안 그래?”
“괴롭지 않아?”
“그래도 살아야지? 죽고 싶지는 않다고. 어머니도 그건 안 바랄 꺼야.”
“어떻게 알아?”
“…… 그야 누나의 어머니도 그랬듯이 날 사랑해 주신 분이니까 그렇지.”
별거 아닌 질문과 답이 번갈아 가면서…
“당장 갈 곳도 없고 그래서 일단 집에 데려 왔다만… 알지? 여기 청소도구.”
같이 지내면서…
“우와!! 살았어!! 이번 알바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신기했다.
“눈? 뭐 확실히 처음엔 놀랐는데… 그냥 익숙해졌어. 그래도 주변 사람한테는 보이지 마.”
정신없이 지내기 시작하더니 머리속에 있던 무언가가 조금 덜어진 기분이다.
“누나, 오늘 검사 나왔어. 아버지 진짜 많이 좋아 지셔서 1주일 내로 퇴원해도 된데!!”
“응… 잘 됐다.”
“내일 누나도 같이 가자!! 랄까 아버지가 저번처럼 1살 연상과 사귀는구나 하는 그런 말 좀 안하 셨으면 한데? ‘요즘 13살이면 벌써 사춘기’같은 말씀은 왜 하시는 거야?”
오늘도 잠이 든다.
그 이전에 있던 일이 단 한순간의 악몽처럼…
지금이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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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그렇습니다. 최근 콘도르 사의 사람들이 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군요. 이젠 다 망해가는 회사이긴 하지만 그 독종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걸 보면 뭔가 있는 게 분명해요. 안 그래도 그 질긴 잡초,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내서 태워버려야지. 속이 쓰려서 미칠 것 같아요. 하피.”
“꽤나 어지간히 고생하셨네요.”
“푸념 하는 거 좀 이해해줘요. 이젠 진짜 다 쓰러져가는 회사의 부장인 주제에 있는 짓 없는 짓을 총동원한다니까요? 어휴~”
“…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장한 레벨이 장난 아니에요.”
“이거 점점 흥미가 돋아나는 군요. 하… 윽?!”
‘지지지직’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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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회상파트의 마지막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멤버까지 나왔네요
다른 말 필요없이 지금 플레이 하러 갑니다.
바이올렛은 티나처럼 외전으로 이야기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