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따듯하게 편안하게.

웰컴투헬이다 2016-12-1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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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일.............나...봐요!"


"으으으.."


"좀............... 일어....... 봐.............요!"


"일어날테니까.. 소리좀 지르지 말아봐."


"세............야. 여.........로... 와.......보.."


"으으음?"


"준...............비.."


"에?!"



(콰직!)



"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난 이세하. 뭐 알다시피 유명한 클로저의 아들이자 나도 유명한 클로저이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모전자전이라 하면서 다들 내가 유명해질거라는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을 하는데..


나는 유명해지고 싶어서 유명해진게 아니라 일을 처리하다 보니 이렇게 저렇게 이루어져서 된것이다.


뭐 유니온의 명령이라면 입 싹 다물고 **듯이 달려가서 다 부셔버리고 없애버리고는 했지만 따로 임무도 받고 외국에 가서 지원도 하느라 몸이 열개라고 모자랄 정도였다고.


"당신. 일어났으면 세리랑 같이 나와요."


"네이 네이"


이게 무슨 소리냐고? 난 한 7년전에 결혼을 했다. 현재 34살이고... 이제 총각 시절도 다 지난거지 ㅇㅇ

부인의 누구냐고 물어보네? 예전에 같이 작전수행하던 여자애고 나한테 잔소리 못해서 안달난 사람.


이정도 힌트를 주었으면 다들 알텐데? 안그래?


그래. 그래. 내입으로 말하지.


이슬비다.


작전도중 뭔가 사랑이 텃나봐? 나도 모르게 이슬비가 여자로 보이더라고. 왠지 모르겠지만 뭔가 볼때마다 가슴이 쿵쾅 쿵쾅거리고 주체가 안되서 그 녀석만 보면 숨고 그랬는데..


그래서 한 8년전에 내가 직접 가서 말을 했지. 나랑 사귀어달라고. 근데.. 그말 하자마자 갑자기 울더라고.


왜 우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도 이런 기분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랬대. 그렇게 사귀기 시작했고 우리엄마는 며느리가 너무 좋다면서 매일 찾아가더라. 오히려 나보다 엄마가 집을 더 많이 찾아갔지.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혼에 성공하고 같이 집도 사서 지내고 있다. 덤으로 딸아이도 같이 키우고 있고.


"아빠. 아빠. 오늘 공원가는거 맞지?"


"음..? 벌써 그날이 왔나?"


"설마.. 오늘도 외근있다거나 그런거 아니지?"


"으음... 기달려봐 핸드폰으로 오늘 일정만 빨리 살피고 나올께."



아아... 이거 이거 너무 느낌이 안좋다. 원래 우리가족은 한달에 한번씩 첫째주마다 공원에 놀러가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내가 일이 너무나도 많아서 같이 못갔다. 그래서 오늘은 가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일정 - 유니온 고위 간부 회의 11.00 am]


What the fxxk.............


이걸 어떻게 내 딸한테 말한다냐? 하도 같이 안가주어서 엄청 싫어하는데... 이러다가 딸 한테 버림받는거 아닌가..?


"................오늘도 일 있어?"


(흠칫)


"...............................알았어... 오늘도 엄마랑 잘 갖다 올께."


"아니.. 아니 세리야.. 그게 그게.. 아니고.."


"................(울먹울먹).........................."


"세리야?!"


"아빠 정말 미워! 약속도 안지키고~!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미워어어~!"


(쩍)


세리가 울면서 방을 뛰쳐나가고 슬비가 들어오더니 나한테 한마디를 툭 던지고 간다.


"오늘도 외근인거야? 분명 없다고 나한테 자기전에 말하지 않았어?"


"내가 잘못봤나봐... 이거 어떻하지?"


"으휴... 진짜 넌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상황파악도 전혀 안하고 말하는거는."


"윽! 정곡 찌르지마. 지금 세리한테 말로 폭격맞아서 치유도 안되고 있거든."


"알았어. 알았어요. 빨리 옷 갈아입고 일 갈 준비나 해."



슬비가 말을 끝내면서 세리를 달래러 간다. 분명 지금 세리한테 가봤자 엄청나게 깨질게 분명하니까 조용히 밖에나 나가야 겠다. 원래 휴일에 같이 놀려고 했는데..


잠만.... 나도 오랜만에 떙땡치나 칠까?


어차피 나 하나 없어도 회의 안되는것은 아니잖아. 그래. 딸한테 미움받을바에는 회의 안가고 같이 놀아준다음 국장한테 깨지는게 더 나을꺼야.


"여보!"


"네?"


"그냥 오늘 회의 안갈련다."


".................. 왜 안가?"


"세리 놀아줄려고."


"세리 놀아주는게 중요해? 일 가는게 중요해?"


"세리 놀아주는게 가장 중요하지!"


"(글러먹었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음)..."


"슬비야. 그런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 마. 지금 되게 오싹해지고 있거든요?"


"알았어. 그럼 옷이나 갈아입고 나올테니까 세리한테 잘 말해봐."


"응."



(끼익)



(훌쩍 훌쩍)


역시나 울고 있다. 침대위에 앉아서 울고 있다. 오늘은 안울리고 같이 놀려고 했는데... 나 아빠자격 없는거 아니겠지?


"저기 세리야?"


"훌쩍.. 아빠? 일 안가고 뭐하고 있어? 훌쩍.."


"오늘 일 안갈꺼야. 그러니까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공원가자."


"............?!... 뭔일 있어?"


"아니 오늘은 세리랑 놀아주고 싶어서 말이야. 전에도 같이 놀자고 해놓고 아빠가 못 놀아주었잖아. 그러니까 사과 차원에서 공원가서 신나게 놀다오자고."


"정말!?!"


"당근 정말이지!"


"와아아아아아~~~~~~~~! 아빠 최고~~~!"


세리가 안긴다. 역시 내가 이맛에 딸 키운다니까.



"세리야~. 나갈 준비하자~!"


"네. 엄마~."



나는 세리한테 의사를 전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메세지가 와있다. 설마.. 내가 땡땡이 친다는 것을 알고 막을려고 하는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폰을 보았는데..


[어제도 차원종 잡느라 수고했으니까 회의 안와도 되. 어차피 너 안와도 되는 건이라서 말이야. 그럼 같이 가족들하고 재미있는 시간보내고 오렴   - 김유정 국장 - ]


푸훗.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리고 갑자기 내 시야에 분홍색의 머리가 확 나타난다.


"세하."


"으왁~! 깜짝이야. 왜? 무슨일이야?"


"고마워."


"응?"


"역시 내가 남자보는 눈이 있다니까."


"그게 무슨 소리를 하는...읍?!"


(Chu~)


입술이 뜨겁다. 세리도 볼텐데..


"오랜만에 모닝키스. 세하 니가 원했던거잖아?"


"...아하하하핳... 그런가?"


" 후훗."


슬비가 웃으면서 가방을 정리한다. 그래... 원래 내가 원하던 생활이 이거였지.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같이 따듯하게 지내는것. 언젠가 이 행복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상관없다.


(스윽)


"... 자 다 입었다."


(쩌렁 쩌렁)


"아빠~! 빨리나와! 우리 준비 다했어!"


"여보! 빨리 가요. 차 막히겠어요!"


"알았어 나갈께!"


(후다다닥)



왜 상관이 없냐고? 이렇게 예쁜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 있는데 어떻게 상관이 없어?


이 행복이 설사 사라진다 해도 후회는 없다. 그래도 이런 행복을 느끼고 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 자 그럼 오늘은 공원가서 뭐하고 놀까?!"


"드론! 드론 날리고 싶어요. 그거 TV에서 보니까 엄청 잘 날던데요."


"그럼 가는길에 사가지고 공원가서 해보자."


"아싸~!"







- end -




어........ 잠만 내가 뭘 쓴거야? ㅁㅊ

2024-10-24 23:12:4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