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3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3-25 0
그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난 별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하루를 보냈었다. 어제는 정말 별난 인간들을 만났다. 사람을 개로 취급하여 목걸이나 달지 않나 Union만큼이나 더한 인간말종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았으면 된 거다. 그런데 그 뒤로 문제가 생겼다.
"하이, 제이씨!"
"뭐야? 왜 또 왔어!?"
"아잉, 제이씨. 당연히 제이씨 보고싶어서 왔죠."
아니 이여자가 아침부터 찾아와서 나에게 달려드네. 좀 껴안지 좀 마라고. 얼굴이 달아올라서 죽겠다. 맞아. 아침 먹어야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여자가 검은봉지에 뭔가를 담아온 듯 했다.
"하피, 뭐가져온거야?"
"당연히 먹을 거죠. 아침에 제가 요리해주려고 손수 재료를 사왔어요. 제이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세요. 저를 자유롭게 해주었잖아요. 그리고... 저는 당신에게 반한 거 같아요."
"뭐라고?"
나는 왠지 이 여자가 무서웠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자 소름이 끼쳐서 나는 도망가야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나는 여자들을 놀리는 재미로 살기는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에게 달려드는 여자는 놀려먹는 재미가 없다. 너무 적극적이면 나도 부담스럽다고... 그나저나 김유정이라는 여자는 왜 전화를 안받냐면서 나에게 화를 잔뜩 내는지... 어제 아침에도 왔었다고 했다. 난 어제는 그 빚문제 때문에 휴대폰 전원을 꺼놨었지만 말이다.
"아침은 만들어줄 필요없어."
"아잉, 제이씨. 오늘 아침은 제가 푸짐하게 차려드릴게요."
"이봐, 내 아침은 이런 게 아니야. 바로 이거라고."
나는 냉장고를 열어 내 전용 아침식사인 건강음료를 꺼내 그것을 한입에 들이켰다. 그것을 본 하피는 뭔가 신기하다는 듯이 그거 하나 줘보라고 한다. 뭐, 마셔도 상관없겠지만 한병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어디 한번..."
그녀는 한입을 들이키자마자 그대로 쓰러져 기절했다. 아예 원샷을 해버린 것이다. 대체 이걸 먹은 사람들은 왜 하나같이 저모양으로 기절하는지 나는 알지못했다. 역시나 이여자에게도 안맞는건가? 재료에 뭐 이상한 건 들어간 거 없는 거 같았는데 말이다. 영양가 좋은 굴과 고등어, 마늘을 섞은 건강음료였는데 말이다.
그녀는 3시간 후에야 깨어났다. 그리고는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죽을 거 같은 표정을 지었다.
"콜록, 제이씨. 참 엄청난 분이시네요. 식사하는 음식부터가 너무 다르고요. 저 또한번 반해버린 거 같아요."
아오, 뭐야 이여자는... 이정도면 충분히 날 싫어하고도 남는데 왜이래 이거? 아니 또 나에게 안기려고 하네. 저리 좀 가라. 손으로 이마를 잡은 채 달려드는 걸 막았다. 이럴 줄알았으면 어제 개목걸이 안끊을 걸 그랬나? 혹시 목걸이가 떼어지면 그대로 이여자는 정신이 나가게 되는 건가? 그런건지도 모른다. 정신이 나가게 된다니... 이게 무슨 보보보라는 애니에서 나오는 뀌리야? 목걸이가 없으면 애기로 변하는 그것처럼 이여자도 남자를 밝히는 성격으로 변해버리는 건가? 아니 이게 무슨 만화도 아니고 말이 안되잖아. 어제와는 전혀 딴판의 성격이다. 요즘 여자들은 저렇게 대쉬안하는 데 말이다. 그래 맞아. 이건 그녀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야. 난 그렇게 생각했지만 차마 내칠 수도 없었다.
"아잉, 제이씨도 참, 부끄러워하시기는..."
하피는 벌쳐스를 그만두었다고 했다. 목걸이가 없으니 이제 더이상 일할 이유가 없다면서 말이다. 아니, 그건 그렇고 좀 껴안지좀 마라고. 왜 자꾸 나에게 붙으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내가 은인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대쉬하는 건 좀 아니잖아.
"제이씨, 저왔어요."
밖에서 노크소리가 났다. 이번엔 김유정인가? 아니, 혼자 조용히 사는 집에 왜 자꾸 찾아오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잘 지내다가 경찰청의 여형사를 시작으로 김유정 요원과 지금 있는 하피까지 말이다.
"제이씨, 오늘 부탁할 일이 있는..."
김유정 요원은 문열고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보이는 광경으로 인해 입을 딱벌리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내몸을 안고있는 하피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고, 난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으로 한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여어."
"제이씨!!! 뭐에요!? 그여자는..."
아니 왜 고함을 지르는 거지? 귀청떨어질 뻔 했다. 하피는 잠시 내곁에서 떨어지더니 김유정 요원을 보며 갑자기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일어났다.
"어머, 당신이 Union의 김유정 요원이시군요. 감시관님에게 많이 들었어요. 반가워요. 저는 하피라고 해요. 벌쳐스 처리부대 출신이죠."
"아, 그러세요? 그런데 왜 당신이 여기있는거죠?"
"왜요. 제가 있고 싶어서 있는건데 뭐가 잘못되었나요?"
두사람은 초면부터 갑자기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뭐야 이여자들... 남의 집에 와서 왜 서로 죽어라 노려보면서 눈싸움을 벌이는 건데? 싸울라면 좀 나가서 싸우지는 왜 조용히 혼자사는 집에서 난리일까?
"이봐, 유정씨.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게 뭔데? 말해봐."
"아, 그래요. 저희 검은양 팀 애들 좀 만나줬으면 해서요. 그 애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거든요. 이때까지 한번도 그들과 만난 적 없잖아요. 협력하는 관계로서 서로 얼굴도 모른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유정씨와 나와 서로 얼굴을 알고있잖아. 그렇고 그런사이라고."
"네? 뭐... 뭐라고요!? 그렇고 그런사이라니..."
갑자기 이 여자 얼굴이 빨개진다. 감기라도 걸렸나? 얼굴에서 열이나게... 하피라는 여자는 갑자기 나를 경멸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왜 저런지는 모르지만 드디어 정신세계에서 벗어난 모양이었다. 차라리 그게 더 낫다.
"왜? 그거 있잖아. 서로 번호주고받는 사이잖아."
"아... 그럼 그렇게 얘기하시지 왜 사람 오해하게 만들어요!?"
갑자기 나에게 따지듯이 묻자 나는 이여자가 왜이러는지 몰랐다. 오해라니 무슨 오해가 있다고? 하피는 다짜고짜 휴대폰을 꺼내더니 나에게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
"나도 질 수 없죠."
"엥? 뭔소리야?"
다짜고짜 내 휴대폰을 낚아채더니 번호를 입력하여 그대로 통화버튼을 누르자 하피가 가진 휴대폰벨이 울렸다. 아무래도 번호저장을 시킨 모양이다. 난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김유정 저여자는 왜 저렇게 부들부들 떨고 있지?
"이봐요. 남의 휴대폰을 가지고 뭐하는 짓이에요!?"
"왜요? 뭐하든 간에 그건 제 자유 아닌가요?"
"아니 뭐에요?"
두사람이 갑자기 서로를 노려보자 나는 왠지 골치가 아파졌다고 생각되어서 이마에 손을 얹었다. 아무래도 더는 집안에만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아서 그냥 밖으로 나가버렸다.
"앗! 제이씨 어디가요!?"
당신들이 무서워서 어디론가 도망가는 거다.
어두운 환경에서 더스트는 몇시간 채 쭈그려 앉고 있었고, 애쉬는 이제 그만 기운내라고 더스트에게 말하고 있었다. 더스트가 누나인데도 동생에게 위로나 받다니 한심한 노릇이었다.
"참모장, 소식은 잘 들었어. 인간에게 또 엉덩이 손찌검 당했다면서, 그것뿐만 아니라 꿀밤까지 맞았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애쉬는 또 재수없는 목소리가 자신들을 향한 게 보이자 아스타로트가 거기에 크리자리드들을 데리고 나타난 상태였다. 그러면서 아스타로트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비웃어주도록 하지. 참모장. 음하하하하하하하!"
"쿠우... 하... 하하... 하하하하."
크리자리드들도 웃고 있자 애쉬는 약이 올랐다. 하지만 더스트는 여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쭈그려 앉아있을 뿐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