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 브레이커 Part.6 영혼을 거두는 자(2)
안gel리na 2016-02-22 0
"흐음... 그렇다면 이제 녀석이 어디에 나타나냐인 데... 일단, 구로로 한 번 가봐야겠어."
검은양팀 회의실에서 나온 카이넌스는 지금까지 모은 정보들을 토대로 이젠 로토가 어디에 있는 지를 생각해보았다.
슬비에게 추가적으로 들은 정보로는 로토가 최근에 심령사건을 일으킨 반 클로저들이 있던 곳이 현재 난민들이 들끓는 구로의 난민가라고 한다.
난민들 중에는 미약하게나마 위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반 클로저가 있었는 데, 그는 구로쪽의 스파이였고, 유니온과 유니온과 함께 거래를 하는 벌처스의 정보까지
캐내어 반 클로저 조직에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로토에게 영혼을 거두어져서는 로토가 다시 되돌였으나,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영혼을 거두는 위상력이라... 이거는 거의 국보급이라고..."
천천히 발걸음을 구로로 옮기면서 카이넌스는 중얼거리기에 바빴다.
로토가 영혼을 거두는 심령사건을 몇 년 전과 최근에서야 일으키는 이유, 그리고 그가 간절히 만나고팠던 그녀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후우... 이래서 로맨티스트들이란..."
"어, 김태호?"
"어라, 정인이 아니냐?"
로토를 로맨티스트라 비웃으면서 머리를 긁적거리던 카이넌스는 지나가던 길에 카인과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아저씨, 특경대 안 쫓아와요? 이렇게 걸어 다니셔도 되시나?"
카이넌스는 일그러진 얼굴로 카인을 비꼬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아페서샥 레이드 때 채민우와 송은이의 특경대 무리에게 데이비드 리 암살 시도 건으로 도망쳤던 놈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에 카이넌스는 기가 찰 지경이였
다.
"뭐 어때, 난 지금도 이렇게 느긋하게 걸어왔다구."
"... 니가 나한테 막장이냐고 할 입장은 아닌 거 같다..."
카인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시원스럽게 말하자 카이넌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허탈해하고 있었다.
카이넌스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는 카인이라 할 지라도, 카이넌스의 죽마고우인만큼 카인의 무모함 또한 무시하지 못 할 정도다.
"그건 그렇고 너, 어디서 나오는 길이야?"
"음? 아... 검은양팀 사무실."
카인의 물음에 카이넌스는 뒤쪽의 검은양팀 사무실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답했다.
원래, 카이넌스는 의뢰 내용을 얘기하지 않는 주의지만 차원전쟁의 전우이자 죽마고우인 카인만은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가르쳐준 것이다.
"... 너..."
"아무튼, 마침 잘 만났다.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카인의 표정이 갑자기 험악하게 바뀌는 걸 눈치챘는 지, 카이넌스는 얼른 말을 가로채기 시작했다.
"... 뭔데..."
"너, 그러고 보니까 반 클로저 집단인 크루세이드의 두목이였지, 아마?"
"... 그래, 근데 그게 왜..."
카이넌스의 물음에 카인은 계속 험악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건성으로 대답하듯이 조금 거칠게 대답했다.
카인은 데이비드 리를 암살하려고 했던 만큼, 혼자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클로저가 아니였다.
카인이 두목으로 있는 반 클로저 집단, 크루세이드는 모두가 검과 도를 다루는 클로저들이 모여있는 집단으로 디멘션 브레이커의 맴버였던 빙검성 카인을 주축으로
차원전쟁 당시에 활약했던 클로저들이 유니온에 악감정을 품고 유니온 소속의 클로저들과 분쟁을 일으키는 집단이다.
아직은 별 다른 큰 움직임이 없어보이지만 최근에 있었던 데이비드 리 암살 시도 사건으로 특경대에서 예의주시하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모 만화의 양이지사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데, 아무튼, 반 클로저 집단 크루세이드라면 로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지 않을까해서 카이넌스가 크루세이드의 두목인
카인에게 질문을 던진 것일 거다.
"요즘 심령사건이 번번이 일어난다고 검은양팀에서 의뢰를 했는 데, 로토라는 녀석... 알고 있어?"
"로토? ... 아아... 그 금발 고슴도치 말인가?"
'얼씨구, 일이 쉽게 풀리는구먼?'
카인의 대답에 카이넌스는 속으로 얼씨구나 하면서 속으로 기뻐했다.
"만났었냐?"
"그럼, 나랑 싸웠었어."
"...!!"
카인이 로토와 싸웠다면 최근에 구로에서 일어난 사건 현장에서 싸운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지 않을까?
"그래, 어땠는 데?"
"... 마치, 차원전쟁 때의 우리를 보는 것 같더군."
"... 그 정도냐?"
"솔직히, 녀석이 마지막에 다른 영혼의 힘을 빌려 싸운 게 좀 걸리지만 말이야."
카이넌스의 미심쩍음에 카인은 어깨를 들석이며 대꾸했다.
차원전쟁 때의 두 사람이라면 보통 실력의 클로저는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과연 로토의 실력이 어중이떠중이는 아니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왜? 그 로토라는 녀석이 심령사건을 일으킨 이유라도 알 거 같아?"
"대충 짐작은 가는데, 그래도 확실하게 해야할 거 같아서 말이야. 최근 일어난 심령사건의 피해자... 구로에서 난민들에게 정보를 캐던 클로저였던 모양이야.
그치?"
"... 그래, 이번에 들어온 신입이였는 데... 차라리 잘 된 거 같더라."
"뭐야? 그게 무슨..."
카이넌스는 카인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 듯, 어리둥절하며 되물었다.
"그 자식, 벌처스의 스파이였어. 우리 크루세이드의 정보를 캐면서 난민들의 동향을 살피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 로토라는 녀석에게 알아서 당했더군."
카인은 피식 웃어보이면서 카이넌스에게 대답했다.
"... 그래서 지금 그 양반은 어디에 있는데?"
"... 죽어버렸어."
"... 뭐야...!"
나지막히 대답한 카인의 대답은 카이넌스에게 적지 않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로토를 발견했을 때는 로토는 이미 그 신입녀석의 영혼을 빼았고는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군. 마치 유령과 대화하듯이 말이야. 그 이후로 내가 녀석과 싸워버렸지.
얼마 안 싸우고 고슴도치 녀석, 힘들었는 지 도망치더라. 그 신입녀석은 몇 번 발작을 일으키더니 죽어버렸고 말이야."
"... 말도 안 돼...!"
카인의 자세한 회상 설명에 카이넌스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맨 처음 있던 아카데미 사건 때도 그렇고, 구로 사건 때를 빼면 모두 영혼을 빼았기고는 로토가 다시 되돌려주어 살아낭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구로 사건 때는 피해자가 목숨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로토가 영혼을 취하면서 구로 사건 외의 피해자들의 영혼들에겐 질문만 주고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구로 사건 피해자는 어딘가 악감정이라도 있었나보다.
"아무튼, 웬만하면 그 로토라는 녀석과 마주치지마. 재수없으면 너도 그 신입녀석처럼 된다고."
"... 미안하지만, 의뢰는 의뢰니까 말이여."
"너 임마, 지금 니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건 지는 알아!"
카이넌스의 능청스런 말에 카인은 다시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정인아..."
"김태호, 우리의 스승님인...! 드루이드 씨가 누구한테 억울하게 돌아가셨는 지, 기억 못하는 거냐! 바로 네놈에게 의뢰를 한 검은양팀을 휘하로 가진 유니온이란
말이다!"
카이넌스가 어딘가 슬프게 불러봤지만, 카인은 이까지 부드득 갈면서 카이넌스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원전쟁을 마치고 어떻게 갈라졌는 지도 기억 못하는 거야! 이 멍창한 자식! 네가 아무리 멍청하다 해도...!"
"드루이드 씨라면 우리가 아직도 유니온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걸 원치 않다고 한 건... 불과, 몇 달 전에 유니온 클로저 나부랭이들을 죽이려고 했던 날 막았던
니가 한 말이다. 알아?"
카인의 말을 가로막고 카이넌스는 똑같이 험악한 얼굴을 띄며 카인에게 나지막히 얘기했다.
신기하게도, 지금 카이넌스의 목소리는 평소의 귀찮음이 가득한 건성건성한 말투가 아닌, 확고하고 당당함이 느껴지는 진지한 목소리였다.
"... 큭..."
카인은 그런 카이넌스의 대답에 고개를 옆으로 숙이고는 이만 갈 뿐이였다.
카이넌스의 죽마고우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써 그가 얼마나 스승에게 의지했고, 스승의 가르침을 믿고 살아왔는 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 아버지 같은 스승을 죽음으로 억울하게 몰아넣은 것은 다름 아닌 유니온이였기에, 카인은 카이넌스의 마음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
다.
"검은양팀이 날 이용하고 있다하더라도, 난 몇 십 배로 통수치면 되지. 안 그래도 다른 반 클로저 조직단에서는 이쁜 여자들이 갖고 싶다고 난리라며? 하긴, 칙칙한
남자들끼리 있으면 뭐 나오겠어? 검은양팀에 이쁜이들 많으니까 비싸게 팔아치워버리면 그만이야. 나에겐 어차피 하루 이틀 밖에 안 본 짜잘한 인연이란 말이다. 알
겠어, 박정인? 난 내게 통수치는 놈은 너라도 곱게 보내지 않을 거라고. 물론, 제이 형도 예외는 아니라고."
"... 김태호..."
카이넌스의 마치, 악마같은 사악함이 가득 담긴 비열한 웃음에 카인은 살짝 소름을 느끼며 카이넌스가 아직도 얼마나 유니온에 악감정을 품고 있는 지를 알 수가 있
었다.
본디, 억울한 것과 배신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했던 카이넌스는 차원전쟁에서도, 종전 후에도 자신을 배신한 모든 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또 괴롭혀왔다.
기껏, 자신의 마음을 내어주고 도와줬건만, 물건 마냥 다 쓰고 필요없으니까 버리는 그런 배신자들의 태도가 너무 억울한 처사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형이라 부르던 미스틸테인도, 오빠라 불러주던 슬비도, 그리고 차원전쟁 때 함께 싸워온 제이 또한 예외가 아니였기에, 카이넌스는 항상 그들이 유니온의
휘하임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카인에게 팔아치운다니 뭐니하는 얘기는 결코, 거짓말이 아니였기에, 카인은 검은양팀이 카이넌스의 통수를 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였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검은양팀은 물론, 유니온 전체는 디멘션 브레이커의 리더였던 카이넌스라는 차원종보다 더 사악한 존재와 싸워야할지
도 모른다.
나아가서는 카인이 이끄는 크루세이드와 그에 동참하는 다른 반 클로저 집단들까지도...
"뭐, 제형이 어떤 햇님인데, 나한테 그럴 수 있겠냐? 더군다나, 검은양팀 맴버들은 이제 중고딩 애들이고, 그 관리요원인 김유정 씨도 그럴 사람으론 도통 안 보인
다고. 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니, 너나 웬만하면 밖에 싸돌아 댕기지 말라고. 나는 일단 구로나 한 번 가볼란다. 수고해라, 웬수야~"
카이넌스는 다시 피식 웃어보이며 카인의 어깨를 한껏 잡아주더니,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카인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 후우... 웬수라는 건 바로 널 두고 얘기하는 거라고, 이 멍청아..."
카인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뒤돌아서 걸어가버리는 카이넌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릴 뿐이였다.
시간은 어느 새, 많이 지나 붉은 빛을 띄기 시작한 구 구로역 일대의 마천루 옥상.
붉은 빛을 띄는 하늘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을 암시해주는 것 같았다.
"네놈이 여길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지. 여긴 그녀에게 있어서 더할나위 없는 곳이니까. 안 그래, 소울테이커 로토!"
"..."
하늘 위로 삐쭉 올라온 금발에 흰 망토를 두른 로토의 눈앞에는 미스틸테인에게 받은 사진 한 장을 두 손가락으로 집고 흔들어대는 카이넌스와 마주치고 있었다.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소년, 로토의 모습은 고독에 고독을 씌운 방랑자에 지나지 않아보였다.
"네놈이 왜 심령사건을 일으켰는 지, 대충 감이 와서 말이야. 네가 찾고 있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 데... 혹시, 이 사람 아니야?"
카이넌스는 손에 쥔 사진을 로토에게 보여주었는 데, 그 사진에는 놀랍게도 하늘로 날아올라 도망치려는 괴도 프롬퀸의 모습이 보였다.
"... 당신이 어떻게..."
로토는 험악한 얼굴을 띄며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였다.
"네놈에 대해서 좀 조사를 해봤지. 네놈이 독일 아카데미를 다녔던 시절에 한국 아카데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만난 여학생이 바로 이 괴도 프롬퀸이지. 네 동기
였다는 미스틸테인에게 그 여학생의 어렸을 적 사진을 보니, 괴도 프롬퀸이랑 완전 판박이더라고?"
"... 미스틸 녀석, 신서울에 있었나?"
카이넌스의 능글맞은 대답에 로토는 괴도 프롬퀸이 찍힌 사진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네놈은 여태까지 두 가지 사건을 일으켰어. 뭐, 그래봤자 다 똑같잖아? 네놈은 먼저 괴도 프롬퀸에 대한 정보와 그녀가 멈춘 의로운 괴도를 기리기 위해 반 클로저
들과 클로저들을 이용하려는 자들을 습격하여 영혼을 취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다음에 네임드 반 클로저 집단인 크루세이드의 신참이자 벌처스의 스파이였던 자의
영혼을 취해갔지. 바로, 괴도 프롬퀸이 지금 벌처스 처리부대인 늑대개팀의 하피인 걸 알아채버렸기 때문이겠지. 맞지?"
"... 나 참, 대단하시군..."
카이넌스의 맛깔난(?) 추리력에 로토는 헛웃음을 터트리며 어이없음을 나타냈으나, 카이넌스는 걸어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로토에게 가까이 다가가 미스틸테인이 준
여학생의 사진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네놈이 독일에서 저지른 사건도 알게 되었고 말이야. 독일에서의 피해자는 다름 아닌, 프롬퀸을 괴롭히고 다녔다는 여학생이였던 모양이야. 네가 무슨 일로
그 여학생을 공격햇는 지는 모르겠지만, 넌 그 일로 스스로 아카데미를 나가버리고 자취를 감춰버렸더라고."
"... 그 여자는 네가 말하는 프롬퀸... 누나를 심하게 괴롭혔다고 하더라고..."
로토는 이를 빠드득 갈며 카이넌스에게 나지막히 대답했다.
아무래도 당시, 독일에서 공격했던 여학생에 대해서 아직도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어때, 네가 독일에서 일으킨 사건과 이번 사건들은 너무나도 똑같애. 그리고 그 주위에는 항상 그 여학생... 괴도 프롬퀸이 있었고. 괴도 프롬퀸은 너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였기에 너는 그동안 몸을 감추다가 프롬퀸을 찾기 위해서 사건을 일으키고 다녔던 거지. 그렇다면 괴도 프롬퀸을 네 존재를 알아챘을 거라고 믿었을테니
까."
카이넌스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로토를 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로토는 여태까지 심령사건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존재를 괴도 프롬퀸에게 알릴 작정이였다.
독일에서 신서울과 똑같은 사건을 일으켰다는 걸 프롬퀸이 모를 리가 없으니, 사건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림과 동시에, 지금은 멈춘 그녀의 의로운 괴도질
을 기리면서 반 클로저들로부터 그녀의 정보를 모았을 것이다.
이윽고, 늑대개팀의 하피가 괴도 프롬퀸인 것을 알아채버린 로토는 구로역에서 차원종들과 싸우고 있던 검은양팀과 늑대개팀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구로역에서 늑
대개팀 일원에 대해서 찾으려는 순간, 술에 취한 채 자신이 벌처스 맴버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벌처스의 신참을 발견하게 된다.
벌처스의 신입의 영혼을 취해 그가 크루세이드의 맴버이자 난민들의 정보를 캐는 스파이임을 알아챘으나, 카인과 싸우는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후퇴를 하고 다시
이 마천루 옥상에 나타난 것이다.
"네가 마천루 옥상에 나타난 것도 검은양팀과 늑대개팀이 이 마천루 옥상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예측했기 때문이겠지. 이 붉은 하늘을 보라고. 뭔가 일어날 거 같
지 않..."
샥!
카이넌스의 길게 이어진 말이 끝나가려 하기도 전에 로토는 망토 안에서 연한 청록색의 가느다란 투창을 오른손으로 꽉 쥐며 카이넌스의 목을 겨누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든, 당신이 누나를 어떻게 알든 알 바 아니잖아? 당신, 도대체 뭐하는 작자인데? 나랑 오늘 초면이잖아?"
로토는 이를 부드득 갈면서 사나운 얼굴로 카이넌스에게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말이여? 일개 해결사 나부랭이여~ 유니온 따까리, 검은양에서 네놈을 갱생시켜서 우리 검은 해결사에 넣어달라고 하더군."
"뭐, 뭐야...!"
카이넌스의 말에 로토는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소리치기 바빴다.
"네가 얼마나 알려진 지, 알고 있으면 얌전히 따르는 게 신상에 좋을걸? 네가 우리 해결사에 들어오면 유니온 나으리들께서 네가 일으킨 사건들을 용서해준다더군.
너도 계속 이렇게 사는 건 원하지 않잖아?"
"..."
카이넌스의 말에 로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토라고 계속 이렇게 방랑자 신세를 지는 건 원치 않을 것이고, 얼른 하피와 만나는 것이 그의 목표일테니 말이다.
"이봐, 당신...!"
쩌저적...!
로토의 말을 가로 막고, 갑자기 허공이 쩌저적 하며 보랏빛의 균열을 띄며 갈라지더니 검은색 붕대로 몸을 감고 꽤 멋들어진 검은색 양복을 입은 누군가가 공중에
뜬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남자는 땅에 서서히 지면에 착지하기 시작했다.
"이거, 이거... 굉장히 놀라운 힘을 가진 자들이로구나..."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검은색 붕대 남자는 카이넌스와 로토를 쳐다보았다.
"뭐야, 이 미이라 양반은?"
"... 칼바크 턱스...!"
카이넌스와 로토는 칼바크 턱스라 불리는 붕대 남자를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다.
"호오, 네녀석이로구나... 플레인 게이트에서 수많은 차원종들의 영혼을 약탈했다는 그 소울테이커가... 우리의 복음에 큰 방해가 되는 자야..."
"뭔 개소리야, 이 미이라 양반은?"
칼바크의 웃음기가 흐르는 말에 카이넌스는 로토가 자신의 목에 쥔 투창을 치워버리고 어이없어 했다.
난데없에 튀어나온 검은 붕대 남자, 칼바크 턱스의 말은 어딘가 중2병스러운 알아 듣기 힘든 말이였기 때문에 성급한 카이넌스가 듣기엔 짜증나기 짝이 없는 말투였
던 것이다.
'플레인 게이트...? 이 꼬맹이가 그 차원종들이 들끓는 곳에서 그렇게 날고다녔단 말이야?'
말을 마치고 나서 카이넌스는 언뜻, 플레인 게이트라는 단어를 듣고 로토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플레인 게이트라하면은 일정 수준의 클로저가 아니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금단의 던전이며 현재도 실력있는 탐사대들이 탐사를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탐
사원이 실종되는 위험한 곳이다.
그런 위험한 곳에 서식하는 차원종들의 수 많은 영혼들을 로토가 약탈했다?
하긴, 로토가 카인과 싸워서 차원전쟁 시절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하면, 로토가 플레인 게이트에서 싸우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옆에 있는 네놈이... 차원전쟁 때 나타난 그 디멘션 브레이커의 카이넌스로구나. 네놈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 우리의 복음에 방해되는 사탄이란 말이지
."
칼바크는 카이넌스를 바라보며 계속 웃음기를 띄며 말하기 시작했다.
칼바크는 차원전쟁 시절의 차원압력계 최고의 과학자였기 때문에 수많은 차원종들을 제거한 디멘션 브레이커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이 아재, 진짜 웃기는 양반이네, 그치? 복음, 복음하는 거 보니까 어디 사이비 교도인가 보다."
"이봐, 지금 장난칠 때야!"
카이넌스의 짜증나는 말투에 로토는 더 짜증내며 소리칠 뿐이였다.
카이넌스는 모르지겠지만, 하피에 대한 정보를 찾아다니던 로토는 칼바크 턱스가 구로에서 차원종들을 풀고 다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그가 이 붉은 하늘빛의
마천루에 나타난 것이 얼마나 큰 사건을 초래할 지 짐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하피가 있는 늑대개팀이 이 마천루 옥상으로 오고 있다는 정보를 들어 이곳에 왔다지만, 칼바크 턱스의 등장 자체는 감수하기 힘든 페널티일테니까.
"어이, 거기 미이라 아저씨~! 이상한 잡소리하실 거면 그냥 교회나 가시지 그러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종교를 안 좋아해서요..."
"이봐, 지금 그렇게 장난칠 때냐고!"
카이넌스의 퉁명스런 말투를 듣다 못한 로토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그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칼바크 턱스가 이대로 차원종을 더 소환할 지, 모를 판국에 이런 시덥지않는 장난을 해야하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했으니까.
"크크큭... 카이넌스, 자네는 운이 좋아... 우리의 복음은 너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아놔, 진짜 웃기는 양반이네... 듣자하니, 한 때는 차원압력계 원탑이셨다던 분이 이제는 아에 광신도에 망상증환자신가? 나 여기 이 꼬맹이한테 볼일 있으니까 딴
데가서 이야기하쇼!"
칼바크 턱스의 말에도 카이넌스는 가운데손가락을 높게 치켜세우면서 그를 욕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길에 갑자기 난데없이 붙잡고는 도를 아느니 뭐니하는 양반이 딱 칼바크 턱스 같으니, 카이넌스가 질색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자네, 이드라고 알고 있지 않나?"
"...!!"
칼바크의 입에서 웃음기와 함께 내뱉어진 말에 카이넌스는 눈을 크게 뜨며 떨지 않을 수 없었다.
"... 뭐야...?"
난데없이 태도가 바뀐 카이넌스의 모습은 로토가 봐도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 당신이 어떻게 이드를 알고 있지...!"
눈이 갑자기 검붉어지며 입에서는 송곳니, 팔이 살짝 거대해지며 핏빛의 거대한 손톱을 띈 괴물 팔로 변한 카이넌스가 위상력을 몸 주위에서 정전기처럼 내뿜어내며
칼바크를 사납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칼바크를 노려보는 카이넌스의 모습은 흡혈귀니 괴물 같은 것이 아닌, 상대를 향한 강한 악감정을 내뿜는 미치광이 광전사를 보는 듯 했다.
"알고 싶나, 그럼 날 이겨보게나. 주인님께 받은 내 힘이 자네에게 얼마나 통할 지..."
콱!
카이넌스가 순식간에 칼바크 턱스를 공격하려 했으나, 칼바크 턱스도 순식간에 카이넌스의 주먹을 오른손으로 잡아 공격을 막아냈다.
"이드 어딨냐고, 이 미이라 새X야...!"
"이것 참... 그렇게 친구가 보고 싶나?"
카이넌스가 이를 부드득 갈면서 거칠게 욕해도 칼바크 턱스는 여전히 비열한 웃음기를 흘리며 되물었다.
"친구라고? 웃기지마, 우리 통수를 친 배신자일 뿐이야...!"
카이넌스가 화를 내며 비어있는 손으로 칼바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팟!
그러자 칼바크 턱스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져 모습을 감추었다.
"아니!"
"이쪽일세."
콰르르릉!!
공중에서 들려오는 칼바크의 목소리와 함께 카이넌스 위로 보랏빛의 번개가 빠르게 떨어졌다.
팡!
카이넌스는 자신의 핏빛 괴물 손으로 떨어지는 번개를 옆으로 쳐내버렸다.
콰아앙!!
그리고 번개는 마천루 옥상의 옆건물에 떨어져 건물을 부숴버렸다.
"내 블러디 핸드가 이까짓 번개, 하나 못 막을 줄 알았나?"
"헉...!"
카이넌스가 비열한 웃음을 띄며 칼바크를 올려다보자, 로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난데없이 하늘에서 번개를 떨어뜨리는 칼바크도 그렇고, 그런 번개를 손 하나로 쳐내버리는 카이넌스의 엄청난 반사신경에 로토는 그 둘이 엄청난 실력자임을 알 수 있던 것이다.
"과연... 그 팔이 수많은 차원종들의 피로 적신 블러디 핸드인가?"
"이번엔 댁 차례여, 기대되지?"
칼바크 턱스가 재밌다는 듯이 얘기하자, 카이넌스는 핏빛 괴물 손의 손톱을 살짝 핣으며 괴상망측하게 웃어보였다.
"크크큭, 내가 자네가 말하는 그 광신도는 아니지만, 전에는 나도 과학에 몸을 담았던 자라서 말이야... 자네의 위상력을 꼭 샅샅이 분석하고 싶네만?"
"까고 있네, 여기 꼬맹이가 좋아한다는 괴도 프롬퀸이라면 땡큐인데, 댁 같은 미이라 광신도는 죽었다 깨어나도 싫수다!"
카이넌스는 다시 가운데손가락을 높게 치켜세우며 칼바크에게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긴, 어떤 남자라도 저렇게 칙칙한 검은 붕대로 몸을 두른 칼바크 턱스에게 잡혀 살고 싶겠는가?
"흠!"
칼바크 턱스가 뒤로 빠지면서 여러 개의 보랏빛 레이저가 카이넌스를 덮쳐들었다.
"캬하하하하!!"
하지만, 카이넌스는 혀를 바짝 내밀면서 괴기스런 웃음과 함께 요리조리 피하며 달려들었다.
"제법이구나, 블러디 엠페러."
카이넌스의 거대한 손톱을 능숙하게 피하며 칼바크 턱스는 전투를 치루며 스릴을 느끼고 있었다.
"누가 중2병 아니랄까봐,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빌어먹을!"
카이넌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로토가 욕을 거칠게 내뱉으며 양손에 든 재벌린을 들고 갈바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호오~"
칼바크 턱스는 로토의 양손 재벌린을 보고 놀라움을 띄면서도 두 사람분의 공격을 능숙하게 피하고, 또 피했다.
한 때, 과학자였던 그였다고는 하지만 그가 말하는 주인님이란 작자를 만나고 나서는 뛰어난 반사신경이라도 얻은 모양이다.
"어이, 상꼬맹이! 빨리빨리 좀 때려봐!"
"**! 당신이나 좀 때려보라고!"
칼바크 턱스를 공격하기 바쁜 찰나에도 카이넌스와 로토는 서로 한마디씩하며 서로를 부추기기 바빴다.
서로 적이라면 적인 사이지만, 두 사람은 어찌됬든 칼바크 턱스를 처리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졌으니 말이다.
"흥!"
칼바크 턱스가 다시 사라지며 두 사람 밑으로 여러 개의 보랏빛 낙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비가 내리듯이 떨어지는 낙뢰에 카이넌스와 로토는 뒤로 빠지며 피하며 칼바크와의 거리를 넓혀갔다.
"빌어먹을!"
"칫!"
"크하하하!! 너희들은 고작 그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거다! 이 몸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카이넌스와 로토가 낙뢰를 피하는 모습에서 승기를 느낀 칼바크 턱스는 **듯이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지X한다!"
"당장 **!"
뒤로 빠지던 두 사람은 이를 부드득 갈면서 낙뢰에 공격당하면서도 칼바크 턱스에게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칼바크 턱스는 낙뢰에 온몸이 공격당해도 주저하지 않고 달려드는 두 사람의 기세에 놀라기 바빴다.
원래, 그의 공격 스타일이 원거리에 가까운 이상 근접 타입이 카이넌스와 로토가 저렇게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건 아무리 그라도 난감한 상황일 것이다.
"핫!"
칼바크 턱스가 기합을 내며 소리치자 카이넌스와 로토의 주위로 마법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콰르릉!
그러더니, 마법진이 두 사람의 움직임을 봉쇄하더니, 커다란 낙뢰 두 개가 두 사람 밑으로 떨어졌다.
"크아아악!"
카이넌스와 로토는 커다란 비명을 지르면서 몸이 찌릿찌릿거리는 고통과 함께 고통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두 사람은 온몸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엎드려 털써덕하고 쓰러져버렸다.
칼바크의 결전기라고 할 수 있는 경계의 벼락은 상대의 움직임을 마법진을 통해 봉인시킴과 동시에, 커다란 보랏빛 벼락을 떨어뜨려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이였다.
물론, 그런 메리트로 가득찬 기술이기 때문에 칼바크의 위상력을 많이 소비하기도 한다.
"큭...! 아무래도 여기서 실례해야겠군. 뭐, 네놈들을 죽일 놈은 만들어주고 가주마."
슈하악!
쿵!
칼바크의 말이 끝나자, 하늘에서 괴상하고 거대한 해골 얼굴을 지닌 보스급 차원종 스컬 퀸이 나타났다.
- 슈하아악!
스컬 퀸은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카이넌스와 로토가 쓰러진 자리에서 표호하기 시작했다.
"크윽...! 이 빌어먹을 미이라 자식...!"
카이넌스는 이를 부드득 갈면서 칼바크를 사납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경계의 벼락은 생각보다 카이넌스에게 커다란 데미지를 남겼고, 계속해서 마법진 안에서 움직임이 막혀져 있기 때문에 카이넌스는 꼼작도 하지 못했다.
"제, **...!"
로토도 꼼작도 못한 채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피를 만나기 위해서 그렇게 별의 별 소란을 피웠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야 한단 말인가?
하피와 해어지고 아카데미에서 사건을 일으키고, 멋대로 나가버려서는 어떠한 이유로 플레인 게이트에서 자신의 힘을 갈고 닦아왔던 로토였기에 억울한 마음이 더 들 것이다.
"자네들과 더 놀아주다간 검은양팀이든, 늑대개팀이든 골치 아픈 상대들과 싸워야 할 거 같거든. 뭐, 덕분에 자네들과 싸워서 재밌긴 했네. 어차피 다 죽어가는 이 구로에 더 이상 볼 일은 없으니 말일세. 그럼..."
파지지직...!
칼바크 턱스가 공중에 뜨며 한쪽 팔을 벌리자 허공에서 보랏빛 균열이 일어나면서 점점 갈라지기 시작했다.
"크윽...! 이 자식...!"
카이넌스는 보랏빛의 균열속으로 들어가는 칼바크 턱스를 바라보며 주먹만 불끈 쥘 뿐이였다.
칼바크 턱스, 그 자에게서 이드에 대해 더 물어봐야 하는데...
이드를 쫓아서 자신들을 배신한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
- 키에에엑!!
스컬 퀸이 공중에 붕 떠올라 몸 끝의 날카롭고 뾰족한 거대한 가시로 카이넌스를 찌를려고 할려는 찰나...!
"렝스터 식 오의 봉황의 날개!"
화르르륵!!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커다란 불새의 형상을 지닌 불꽃이 스컬 퀸을 향해 날아왔다.
- 키에에에엑!!!
스컬 퀸은 시끄러운 괴성과 함께 공중에서 날아온 불새의 형상에 휩싸여 공중에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스컬 퀸은 쿵 소리와 함께 통구이가 된 채로 옥상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누, 누구...!"
"서, 설마...!"
로토와 카이넌스는 눈을 크게 뜨며 경악스러움이 가득찬 얼굴을 띈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 기... 기철이 형..."
카이넌스는 눈앞에서 긴 붉은 머리카락에 붉은색 반팔 와이셔츠를 입은 남자와 뒤에서 따라오는 긴 금발에 풍만한 가슴골을 드러낸 여자를 어렴풋이 보더니 곧바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