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Synchro)] (11화) - 소영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6-01-25 1
일찍 한편 적어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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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는 김기태인지 뭔지하는 유니온의 클로저에게서 출입증을 받으러갔다. 저기 등에 장검 2개를 메고 사탕을 입에 물고있는 저 아저씨녀석인가보군. 나머지 두명은 이미 도착해서 저 김기태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내가 꼰대랑 얘기하는 그 시간동안 뭘 하고 있었길래 아직도 출입증을 못받은건가?
"그러니까... 응? 넌 또 뭐야, 너 같은 꼬맹이가 왜 여기서 알짱대고 있어?"
"... 이제 됬죠? 저희 세사람이 모였으니 출입증을 주시죠."
"아, 혹시 이 꼬맹이가 벌처스의 처리부대의 남은 한녀석이었나?"
"네, 맞아요."
말하는 태도가 아주 짜증이 치솟는다. 그것보다 왜 이때까지 출입증을 못받고 있었는지가 궁금한데, 이유가 뭔지 한번 물어볼까.
"어이, 내가 잠시 볼일을 볼때동안 왜 아직까지 출입증을 못받은거야? 이 유니온의 클로저와 대화하는게 그렇게 즐거웠어?"
"아뇨, 그건 아니에요. 다만, 이 분께서 저희 처리부대의 인원이 3명인데 2명밖에 없다고 확신이 안선다면서 이렇게 있었던거죠. 하지만, 이제 당신이 왔으니 이걸로 확실히 증명됬죠."
"뭐? 고작 그런 이유라고? 출입증을 달라면 그냥 주면 될것이니 왜 이렇게 개겨?"
내가 없을때 이 두명이 처리부대의 일원이라는걸 뻔히 알면서도, 고작 인원수가 안맞아서 이렇게 개겼단 말이야? 이래서 유니온의 클로저 녀석들은 짜증이 나는거다.
"하, 그것보다 이런 꼬맹이가 범죄자 부대의 멤버라니, 세상 참 말세로군."
... 듣자듣자 하니까, 이 김기태라는 녀석... 나를 완전히 깔보고 있다. 아예 그냥 자신이 신이라도 되서 하등생물을 내려다 보는듯이 날 내려다보고 있군.
"... 한 번만 더 꼬맹이라고 말해 보시지. 그 재수없는 면상에 빨간 줄을 그어줄 테니까 말이야."
"뭐? 이 건방진 꼬맹이가...! 좋게 봐주려고 했더니만 벌레마냥 기어오르고 있잖아? 감히 유니온 'A급' 요원 김기태 님 앞에서, 그런 건방진 소리를 했다 이거지?"
자신이 유니온의 'A급'정도 되는 위치에 있다는것에 아주 자랑을 하듯이 말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이 자식, 그냥 자신의 지위만을 믿고 설쳐대는 그런 녀석쯤으로밖에 안보인다.
"그래, 한번 해볼테면 해보라고. 너 따위 조무래기 녀석쯤은 한손만으로 상대해 줄테니까!"
"키핫! 좋아! 한번 해보자고! 오랜만에 인간이랑 싸워보겠어!"
어이쿠, 이런 좋은 기회가. 아주 오랜만에 인간이랑 싸워보게 생겼네? 게다가 이런 열받는 녀석이랑 싸우다니, 썰어버릴때의 쾌감이 아주 좋겠어.
'뭐, 뭐야 이녀석... 눈이 완전히 맛이 갔잖아...?'
"그럼 꾸물거리지말고 얼른 싸움이나 시작하자ㄱ..."
파지직-!!
"크아악?!"
목부터 시작해서 마치 번개에 맞아 감전된것처럼 전신에 고통이 퍼지기 시작한다. 이 느낌, 개목걸이를 작동시켰을때의 느낌이다.
"이... 빌어먹을 목걸이가...!"
'이건 또 뭐야? 혼자서 멋대로 흥분하더니, 이제는 왜 혼자서 멋대로 아파하는거지? 아~ 바로 그거군.'
"호오, 그게 소문의 차원 압력 발생 초커인가? 너희가 말을 안 들을 때, 너희 대장이 작동시킨다는 그거 말이야."
"크악... 큭...!"
"크큭! 소문보다 성능이 아주 좋은 모양인걸? 방금 전까지만 해도 ** 개와도 같았던 녀석이, 이렇게 벌을 준 개마냥 얌전해진 걸 보면 말이야. 아마 네가 이몸한테 버릇 없이 구는 걸 보고, 너희 대장이 작동시킨 모양이야, 큭큭."
"젠... 장...! 빌어먹을...!"
망할 꼰대... 이런 순간에만 꼭 개목걸이를 작동시킨단 말이야...! 이 재수없는 자식과 한판 붙어볼까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는 꼰대가 개목걸이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다 물건너갔다. 게다가 이 김기태라는 자식, 개목걸이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보고 기분나쁘게 킥킥 웃어댄다. 꼰대가 개목걸이를 작동시켜서 아픈데다가 짜증나기까지한데, 거기에 이 자식의 기분더러워지는 웃음까지 보니까 혈압이 오를 지경이다.
"그래도 이걸 보니, 너희 대장은 이 너희들보다는 상식이 좀 있는 인간인 모양이군. 그리고 너."
퍼억!
"크악...!"
"넌 어차피 처리부대의 개일 뿐이야. 알아먹었으면 얌전히 주인님께서 시키시는대로 하라고. 뭐, 그리고 출입증이라면 내주지. 내줄 테니까, 가서 대장한테 살려달라고 빌기나 하라고, 크큭!"
그렇게 말하고는 김기태가 품속에서 출입증으로 보이는 걸 나에게 던져주고 손짓으로 가라고 한다. 당장이라도 몸을 반토막내고 싶지만, 지금 이 개목걸이가 작동하는 상태라 그럴수가 없다. 지금은 빨리 꼰대한테가서 이 망할 개목걸이의 작동을 멈춰달라고 하는 수 밖에.
"나타님... 괜찮으세요...?"
"비켜!"
"앗...!"
"참견하지마...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하지만..."
"놔 두세요. 제가 남자를 많이 봐와서 잘 알거든요. 저런 부류의 남자들은 자존심이 무척 세서 뭐라고 해도 안듣는 타입이에요. 혼자 하게 놔두는 편이 가장 좋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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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김기태한테서 기분 더럽게 출입증을 받고, 나는 가장먼저 고통을 참으며 꼰대(정확히는 뻐꾸기)앞으로 달려왔다.
"조금 늦었지만, 유니온의 요원에게서 출입증을 받아온 모양이군."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크윽... 얼른 이 개목걸이나 멈춰달라고...!"
"아, 깜빡 잊고있었군."
깜빡 잊고있었다? 고작 그런 말 때문에 내가 여기까지 고통을 참으며 달려와야 했다는 말이야? 이 꼰대가, 지금 사람을 놀리는건지 아니면 진짜 기억력이 퇴화된건지, 아무튼 짜증이 치솟는다.
"... 헉... 허억... ***... 간신히 멈췄군..."
잊어버렸다 말하며 꼰대가 개목걸이의 작동을 멈추었다. 이제 좀 살것 같군. 그것보다 지금 가장 짜증나는건 왜 그때 개목걸이를 작동시켰느냐다.
"이봐, 꼰대! 당신... 또 개목걸이를 작동시켰겠다! 대체 왜 그런거야!?"
"감시관의 말을 듣지않고, 유니온 측의 요원과 전투를 벌이려고 한 벌이다. 내가 이 뻐꾸기로 널 수시로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무엇보다 유니온의 현장 요원과는 불필요하게 대립하지 말고."
그러고보니 나는 몰라도, 이 녀석들 입장에서는 유니온 측의 요원 녀석들과 갈등을 빚는건 삼가했었지. 그렇다해도 짜증은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짜증을 넘어서서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크윽...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다고! 너도! 그 김기태란 자식도!"
"...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나? 말을 안 듣는 반항적인 개는..."
파지직-!!
"크윽?! 크아아악!! 또 시작이잖아!!"
빌어먹을, 뭐 하나만 말해도 이렇게 개목걸이를 작동시키다니... 이 자리에서 다시 맹세하건데, 김기태 자식은 몰라도, 기필코 이 꼰대녀석은 언젠가 내가 족칠거다. 반드시...!
"작동을 멈추게 하고 싶으면, 유니온 요원과 쓸데없이 대립하지 않겠다고 대답해라, 나타. 그럼 작동을 멈춰주지."
"아... 알았어! 안 하면 될거아냐! 그러니까... 이 빌어먹을 개목걸이를 멈춰줘!"
"그러지.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나와 감시관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기분이 이렇게 최고조로 더러웠던적이 언제였던가. 빌어먹을, 하루에 두번씩이나 이 개목걸이의 작동에 의한 고통을 맛보다니. 아니, 이런 상태라면 어쩌면 나중에 또 작동시킬지도 모르겠다.
"한가하게 숨이나 고를 시간따위는 없다. 다음 임무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곧바로 브리핑을 시작해야하는데, 나머지 두사람은 어디있지?"
"이 망할 개목걸이의 작동을 멈춰달라 하려고 내가 그냥 먼저 온거야. 나중에 올테니까 기다려보셔."
"그런가? 뭐, 금방 오겠지. 그럼 두사람이 오는대로 곧바로 임무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하겠다."
잠시후, 얼마안가서 나머지 두명은 도착하였다. 그리고 꼰대녀석에게 임무에 대한 얘기를 듣고 곧바로 차원종들을 썰러갔다. 뭐, 이번에도 조무래기 녀석들만 썰고와서 기분이 영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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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말한 장소에서 차원종 녀석들을 썰어버리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김기태 녀석이 우리 3명에게 다가와서 말을 건다. 이번에는 또 무슨 말로 짜증나게 해줄려고.
"흥, 아직 안 죽고들 살아있었군. 특히 너, 까불다가 차원종 놈들한테 당해서 나자빠졌으면 했는데 말이야."
특히 너, 라는 말은 나를 가리키는 거겠지. 아니, 딱봐도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고 있잖아. 나, 이녀석한테 아주 미운털이 박힌 모양이군. 어차피 상관없다.
"뭐, 좋아. 굳이 세명이서 줄줄이 몰려갈 필요는 없으니... 너."
"뭐야?"
"너한테 지시할 사항이 있으니, 어디 가지 말고 내 말에 집중해라고. 아, 나머지 두명은 가도 좋아. 한놈만 있어도 충분하니까."
"갑자기 와서 그런 소리를 하시니 납득이 가질 않는군요.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 납득하고 돌아가겠어요."
"시끄럽구만, 이 A급 요원께서 할일이 있다는데 고작 너희들같은 오합지졸들이 굳이 알아야할 이유는 없어. 그냥 내가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고."
"......"
[상대는 유니온 소속의 클로저 요원이에요. 부디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은 만들지 말아주세요.]
'감시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어쩔수 없죠.'
"... 레비아, 가죠."
"네? 하, 하지만..."
"훗, 그래. 그래도 여기서 가장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현명하군. 미치광이지만 너도 조금은 본받으라고 욘석아."
아니, 저것들이 진짜로 가네? 김기태한테 쫄은건지, 아니면 자신들은 귀찮은 일을 떠맡기 싫어서 그런건지... 아악, 진짜 열받는다. 누가 이딴 녀석이 시키는 일을 맡고싶은줄 아나. 그런데 거부할려고 하면 보나마나 꼰대녀석이 개목걸이를 작동 시킬테니, 별수 없나.
"좋아, 이제 됐군."
"시킬 일이 뭐야? 빨랑 말해."
"호오, 고분고분 해졌는걸?"
"고분고분해지긴! 네녀석 말을 안들으면 보나마나 또 꼰대녀석이 이 개목걸이를 작동시킬테니 별수 없어서 그런거다!"
"참, 그랬었지? 그럼 어디, 한번 시켜볼까?"
지가 나의 감시관인 마냥 아주 멋대로 행동하는군. 두고보자, 언젠가는 꼭 썰어버릴테다.
"저기 있는 포장마차 보이지?"
"포장마차?"
김기태녀석이 자신의 뒤를 손으로 가리킨다. 포장마차? ... 마차를 포장한건가?
"그래, 저 포장마차의 주인 말인데. 꽤나 얼굴이 반반한 여자더라고."
"흥, 그건 알 필요없어. 그래서 요점이 뭔데?"
"정말이지 말끝마다 꼬투리를 잡는 녀석이군. 뭐, 지금은 참지. 아무튼간에, 원래는 나와 함께 배치된 특경대 대장에게 쫓겨나서 이곳을 떠날 예정이었다는데, 이몸이 그 대장 녀석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어. 'A급' 요원의 'A급' 연줄을 이용해서 말이지, 크큭."
계속 생각해봤는데, 이녀석은 왜 이렇게 'A급'이라는 것을 강조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A급 성애잔가.
"즉, 저 여자가 지금도 여기에서 포장마차를 할 수 있는건, 전부 이 A급 요원인 이 김기태 님의 덕분이라는 얘기지."
"... 그래서 그게 뭐가 어쨋다는거야?"
진짜 얘기를 길게 끌어서 말하는건 꼰대급이다. 사람 멋대로 불러다가 일을 시키는 주제에 말은 왜 이렇게 많은지. 진짜 이 개목걸이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두동강을 내버렸을텐데.
"잠자코 듣기나 해, 꼬맹아. 어른 말 가로막지 말고."
"(빠직)..."
"아무튼, 내가 그렇게까지 도와줬는데 말이야. 저 여자가 자꾸 나한테 튕기더라고. 그래서 저 여자한테 위기감을 좀 주고싶어."
"위기감?"
"그래, 그러니까 네가 가서 포장마차를 철거해버린다고 저 여자를 협박하고 와."
고작 협박을 하려고 나를 부른거였나? 아니, 그전에 굳이 내가 아니어도 이녀석이 할 수 있었잖아? 그런데 왜 나를 부른건지. 그런데 그 이유는 곧바로 알게 되었다. 무척이나 황당한 이유를.
"그때! 이 김기태 님이 나타나서 너를 쫓아내는 거야! 그러면 저 여자도 이 김기태 님의 매력을 알게 되겠지!"
"... 하아?"
"그러니까, 네가 저 여자한테 가서 포장마차를 철거해버리겠다고 시비를 걸고 있으라고, 알겠냐?"
이건 뭐... 그냥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 놈인데. 한마디로 쉽게 말하면, 내가 저 여자한테 시비를 거는 척 하다가 김기태녀석이 나타나서 나를 쫓아낸다... 즉, 짜고친다는 거잖아? 살다살다 이런놈은 또 처음본다.
"... 무슨 말을 하려나 했더니, 그런 멍청한 일을 나한테 시키겠다는거야?"
"내 말을 거역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 텐데? 네놈의 상관한테 다 보고해버리는 수가 있어."
"큭... 짜증나게스리..."
이렇게나 협박을 잘 하시는 잘난 요원님께서 나서면 아주 자~알 될것 같은데 말이지. 진짜 이 면상에 칼빵을 꽂고싶을 지경이다.
"알았으면 어서 저 여자한테 가서 내가 시킨 대로 하고 있으라고. 나도 뒤따라 갈 테니까 말이지.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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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앞
결국 나는 김기태녀석이 시킨 일에 따르는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포장마차란 곳의 앞에 왔다. 그런데 이 포장마차란건 음식을 하는 마차였나? 왠 음식들이 이렇게 많이 차려져있어? 그렇게 내가 그 음식들에 잠깐 시선을 둔 사이에 옆에 있던, 아까전에 김기태녀석이 말하던 여자가 나한테 다가와서 크게 말한다.
"포장마차 여우네에 어서 오세요!"
"뭐... 뭐야..."
"아, 분위기를 보아 하니... 너도 클로저구나? 검은양 팀 같은!"
검은양? 이 여자, 검은양이란 녀석들을 알고 있는건가? 그것보다, 나를 그런 녀석들이랑 비교하다니, 기분 잡치는군.
"만나서 반가워! 난 포장마차 여우네의 주인인 '소영'이라고 해!"
"... 친한 척 굴지 말고, 내 말이나 잘 들어."
그런 녀석들하고 비교당한게 기분 잡치기는 하지만, 그런다고 굳이 시간을 낭비할 이유따위는 없지.
"김기태라는 녀석, 알지?"
"김기태? ... 아, 응. 그 클로저 요원 말이지? 나보고 여기서 장사를 계속 해도 된다고 허가해 준 사람말이야."
확실히 들은 대로다. 뭐, 그것도 어차피 이 보잘것 없는 짜고치는 연극의 장면중 하나일 테지만 말이지.
"장사를 허가해 준 건 좋은데... 자꾸 치근덕거려서, 좀 부담이 된달까..."
"그 녀석, 너한테 잘 보이겠다면서 나한테 연기를 하라고 시켰어."
"연기?"
"내가 너를 괴롭히면서 이 포장마차라는것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을때, 자기가 나타나서 날 쫓아내고 널 구해주겠다는 멍청한 연기를 말이지. 하, 유치한 녀석 같으니라고."
"그, 그랬구나... 그런데 그거, 그렇게 다 말해버려도 괜찮은거야? 그러다가 김기태 요원에게 혼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내가 이런걸 미리 말해버려서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을 짓는군. 생판 처음보는 녀석한테 걱정을 다 받다니, 필요없지만. 그리고, 난 김기태 녀석의 그런 시답잖은 연극에 어울려줄 이유따위는 없다.
"그딴건 아무래도 좋아. 난, 그딴 녀석이 시키는 대로 하기 싫었을 뿐이라고."
"아..."
"그럼 난 가보겠어. 알아서 잘 해보라고."
말을 마치고 나는 뒤돌아서 가려고 했다. 이 상태로 되돌아가면 나중에 김기태 녀석이 뭐라고 나불거릴테지만, 그런다고 내가 그딴 녀석의 장단에 맞춰주기는 싫다. 그렇게 되돌아가려던 나를, 이 소영이라는 여자가 불러세운다.
"저, 저기! 잠깐만!"
"앙? 뭐야?"
"넌... 이름이 뭐야?"
"... 나타다. 일단은 그렇게 알아둬. 그런데, 내 이름을 알아서 어쩌겠다는 거지?"
"나타... 미리 알려줘서 고마워, 나타! 앞으로도 잘 부탁할께!"
"... 친한 척 굴지 말라니까."
세상에는 별의별 녀석이 다 있군. 고작 이런거 한마디 알려줬다고 저렇게 친한 척 굴다니 말이다.어쨋거나 이제 볼일은 끝났으니, 진짜로 돌아가야겠다.
"......"
'나타... 좋은 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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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라는 여자에게 김기태 녀석의 하찮은 연극에 대해 말해주고난 뒤에 나는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니까 홍시영이 한숨을 쉬며 나를 보고 말한다.
"후우... 나타."
"? 뭐야."
"방금전에 김기태 요원이 나를 찾아와서 길길이 날뛰어 댔어요. 당신이 그 사람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면서 말이에요."
"하, 누가 그딴 녀석의 명령 따위를 따를것 같아?"
차원종을 썰으라면 얼마든지 썰테지만, 그딴 녀석의 명령 따위를, 무엇보다 그런 쓰잘데기없는 일에 시간을 쏟아부을 필요는 없었다.
"뭐, 그건 맞는 말이긴 해요. 그는 당신의 상관이 아니니까. 보아하니 지시 내용도 시시하기 짝이 없더군요. 그러니 김기태 요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선 당신을 책망하지 않겠어요."
호오, 이럴때는 말이 좀 통하는 여자인걸. 확실히, 누가봐도 김기태 녀석의 태도를 보고 편을 들어줄 놈같은건 없겠지.
"그렇지만, 제가 문제시 하는건... 당신이 민간인과 접촉했다는 점이에요."
"그게 왜?"
"아직 자세히는 설명 해줄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급적 민간인과는 거리를 뒀으면 해요."
"흥, 걱정 말라고. 그 여자와 친하게 지낼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그래요, 좋은 자세로군요. 그럼 슬슬 다음 임무로 넘어가보죠."
그리고 다시 시작된 임무에 관한 것. 난 그냥 출동하라고 한 곳에 가서 차원종 녀석들을 실컷 썰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여전히 날 만족시켜줄만한 녀석따위는 없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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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오늘은 왠지 하루종일 차원종 녀석들을 썰고 댕긴것 같다. 그러고보니 무슨 '특수 잔해'였나? 그런걸 입수하라고 들은것 같았는데. 뭐, 나머지 두명이 알아서 주웠겠지. 아, 그래도 차원종 녀석들을 썰다보니까 'B급' 차원종 이라는 녀석과 한번 싸웠었다. 그나마 그녀석이 이때까지 썰어본 차원종 녀석들 중에서 잘 싸운 녀석이었지만 꼰대도 말했듯이, 결국 그 'B급' 차원종도 나의 적수가 아니었다. 그래도 지루해져갈즘에 나와서 조금은 다행이었지만.
"이제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했었나? 하, 낮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지만 쉬라고 하니 쉬어줘볼까?"
평소같았으면 오히려 더 썰겠다고 하는 나였겠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나에게 피로를 들이붇는 일들이 많았기에 이번에는 푹 쉬기로 하였다. 그러고보니 숙소가 있었다고 했는데, 어디였더라.
"숙소... 어디였었지?"
크윽, 기억이 안난다. 하는 수 없군, 꼰대한테 가서 다시 물어보는 수 밖에.
"쳇, 귀찮ㄱ..."
"아, 나타!'
"?"
그러던 때에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이 목소리, 잠깐이지만 들어본 목소리였다.
"너는..."
바로 그 포장마차라는 곳의 주인인 '소영'이라는 여자였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거야?"
"네가 알아야할 이유따위는 없어. 그리고 가. 괜히 나한테 친한척 굴면 불똥 튄다."
"음...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배고프지않아?"
"......"
듣고보니 오늘은 계속 주구장창 차원종 녀석들만 썰고 다녔다. 그리고 밥이라고는 무진장 맛없는데다가 양도 쥐뿔만한 처리부대의 비상식량이라는 것밖에 못먹었으니, 배가 고프긴 고프다.
"혹시라도 배고프면 내 포장마차에서 뭐좀 먹고 가."
"뭐?"
먹고 가라? 가만, 그러고보니 분명히 그 포장마차라는 것에 음식들이 많이 차려져있던데. 그걸 말하는 건가?
"웃기지마셔, 그리고 말했을텐데. 친한 척 굴다가는 괜히 불똥 튈거라고."
"에이, 잠깐 먹고 가는건데 뭐 어때? 배만 채우고 가면 되잖아."
"... 왜 그렇게 나한테 친한 척 구는건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나한테 게속 친한 척 구는건지. 고작 그 일을 미리 알려줬다고 해서? 납득이 가질 않는다.
"친한 척 구는게 아니라,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이러는거야."
"친하게 지내고 싶다? 별 이상한 소리를 다 듣겠네.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래?"
"네가 누구인지는 확실하게 모르지만, 그래도 네가 착한 아이인건만은 알고있어."
"... 뭐?"
착하다? 내가? 살기위해서 누구든지 없애고 온 내가? 웃기지말라고...
"?"
"... 웃기지마. 착하기는 누가 착하다는거야...!"
"왜, 왜 그래...? 갑자기... 화났어...?"
"시끄러워! 다시 한번만 더 그런 짜증나는 소리를 지껄이면 너부터 없애주겠어!"
"나, 나타..."
"흥! 짜증나는 여자가...!"
오늘은 기분 잡치는 일 투성이다.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가 끝나는 때까지... 오늘은 왜이리 일진이 사나운건지 모르겠군.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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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클저 원래 스토리를 조금씩 따라가다가 천천히 바뀌는쪽으로 가는겁니다
그냥 미리 말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