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 외전 - 그녀의 긍지(1)

요녀달기 2016-01-26 2

들어가기 앞서서...
하피는 다른 늑대개 팀원들에 비해서 간절한 목표 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토리에서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하무룩 중인 사람으로서...
부족한 실력이나마...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하피에게 간절한 그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다라는 생각에 글을 한 번 써 봅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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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되고 하고 싶냐고요? 전 그저... 저 하늘을 나는 한 마리의 새가 되고 싶을 뿐이에요”

 
 하피 외전 – 그녀의 긍지(1)

 “이정도면 되겠지?”

 훈련 프로그램을 마쳤다는 것을 알리는, 그리고 프로그램 과정 중 전투 데이터를 정리를 시작하는 종료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전 따로 세팅을 해 놓은 시계를 바라본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클리어 타임 및 기타 랭크 점수는 1위. 

 검은양 팀에서 기록을 갱신했다는 소리를 들은 트레이너가 다짜고짜 훈련 프로그램을 하고 오라고 한 이유는 자신의 늑대개팀의 기록이 검은양팀 보다는 높아야 만족하는 그의 성격이었을 것이기에 기록 갱신은 필수 불가결의 요소였다.

 하지만 기존 1위였던 기록보다 아주 약간 높은, 보다 높은 실력으로 높은 기록을 차지했다. 라기 보다는 기존 기록보다 약간의 운이 좋아 높은 기록을 받았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생각할만한 기록이었기에 굳이 이런 사소한 것으로 서로 경쟁하는 것은 그녀의 성격과는 맞지 않기에 지금의 이 기록은 자신과 트레이너. 이 둘을 만족시킬만한 가장 좋은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트레이너씨가 은근히 검은양팀과 라이벌 의식이 있다니깐... 훗...”

 그녀는 프로그램실의 저편 선내에서 이 곳을 신경을 안 쓰는 듯 하면서 힐끗힐끗 바라보고 있는 트레이너를 바라보고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평상시에는 무관심한 척, 관심 없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 그의 겉모습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귀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귀여움’ 때문에 작게 터트린 웃음은 한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프로그램실에서 나오는 순간까지도 지속되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뭐가 그리 좋은 거죠? 하피씨?
 “슬... 슬비양?”

 자신의 어깨춤밖에 오지 않는 작은 키에 체형마저 외소해서 마치 잘 때 껴않고 잘 때 쓰는 인형 같은 여자아이가 자신을 싸늘하게 쳐다보고 있었기에. 

 “더 좋은 기록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왜 마지막에 시간을 끌었나요? 하피씨에겐 훈련이 장난인 것인가요? 그게 아니면 우리들을 무시하는 건가요?”
 “그게 말이죠... 슬비양..,”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파악한 듯 자신을 비난하듯 쏘아 붙이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저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납득할 만한 대답을 해주시겠어요? 하피씨?”

 슬비라는 여자아이는 하피가 대답할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은 체 계속 쏘아 붙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 하피는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체 어색한 미소로 슬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저희 팀원들은 프로그램일 뿐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실전처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피씨는 지금 이게 뭐하는 거죠? 고작 프로그램일 뿐이라 대충 하는 것인가요? 그것이 아니면 우리들의 노력을 진짜로 무시하고 있는 것인가요?”
 “무시라뇨 슬비양...”

 평상시 같았다면... 슬비라는 여자아이가 아니었다면... 넉살 좋게 장난이라도 쳐서 사건의 흐름을 자신의 페이스로 몰고 왔겠지만...

 하피. 그녀에게 있어서 이슬비라는 여자아이는 그럴 수가 없는. 그래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하피씨... 당신은...”

 이런 하피의 모습에 슬비라는 여자아이는 뭔가 결심을 한 듯 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이만 줄이도록 하죠. 전 지금부터 하피씨가 세운 기록을 갱신하러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하피씨는 진짜 저희를 무시할 생각이 없으셨다면 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가 제가 세운 기록에 진심으로 도전해주세요”
 “저기...”
 “다른 말은 듣지 않겠습니다. 제가 말을 했던 것처럼 행하지 않으신다면 하피씨는 저희 팀을 무시하고 있다고 판단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피씨 당신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동료로서도... 그리고...”

 하피에게 제대로 말을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쏘아 붙이던 슬비였지만 마지막 말은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은 체 몸을 휙 돌려 훈련 프로그램실로 들어갔고 이런 슬비의 모습과 자신의 행동에 하피는 한숨을 내 쉬었다.

 “휴... 또 혼났군...”
 “그러게 혼 날 짓은 왜 한 거지?”
 “제이씨?”

 대꾸 따윈 없어야 할 혼잣말에 대꾸가 들려오자 하피는 그 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방향에는 정**를 이상한 주스 같은 것을 마시고 있는 제이가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슬비가 유독 당신에게 날카롭게 대하는 것 같은데 둘 사이에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

 이렇게 말을 하면서 하피의 곁에 다가온 제이는 자신이 들고 있던 주스 같은 것을 하피에게 권했다. 

 “몸에 좋은 건데 이거라도 마시겠어?”
 “훗...”
 “갑... 갑자기 왜 웃는 거지?”

 웃을 만한 이유가 하나도 없을 터인데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하피의 행동에 제이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이런 표정을 짓는 제이에게 하피는 더욱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제이가 건넨 주스를 받아서 의미심장한 듯 주스를 쳐다보았다.

 “으음... 갑자기 몸에 좋은 것이라고 이상한 것을 주는데 무척이나 수상해 보이는데요?”
 “무... 무슨 말이야?”
 “제 몸을 목적으로 이 주스에 이상한 약이라도 타지 않았나? 싶어서 말이죠”
 “.... 돼... 됐어. 먹지 마. 기껏 걱정해 줬더니 이상한 ** 취급이나 하고 말이지... 다시 내놔”

 제이는 얼굴을 붉힌 체 주스를 달라는 듯 주스 쪽으로 손을 뻗었고 하피는 그런 손길을 피했다.

 “뭐... 제이씨라면 모르는 척 당해줄 수 있는데. 어때요? 이 수상한 주스 마셔 줄 까요?”
 
 하피는 제이가 건넨 주스를 입 가까이 가져 온 체 야릇한 표정을 내 지었다. 그리고 이런 하피의 모습에 제이는 졌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참으로... 태세 전환 한 번 빠르군. 방금 전까지만 해도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끙끙거리더니 갑자기 여우로 변하다니 말이야”
 “그러게 말이에요. 이런 것이 제 원래 모습인데 말이죠”

 하피는 제이의 등 쪽으로 돌아가 그와 등을 맞댄 체 자리에 주저앉으며 그의 말에 대꾸를 했다. 그리고 제이가 입을 열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저 슬비라는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순간 장난으로 넘기지도 못하고 어른답게 행동하지도 못하고... 저 아이의 말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와서 마치 어린 아이마냥 핑계나 대려고 하고 있고... 말이죠”
 “......”

 평상시 그녀의 말투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뭔가 씁쓸한 느낌이 느껴지는 말투라 제이는 그녀의 말에 함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 씁쓸한 느낌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자신도 잘 알던 느낌이었으니...

 제이는 잠시 이 말을 해도 될까? 말까? 고민을 하다 미움을 받더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기 하피씨?”
 “왜 그러시죠? 제이씨?”
 “기분 나쁘게 듣지 않았으면 하는데. 내가 지금 느낀 느낌을 말해도 될까?”
 “......”

 순간 제이가 할 이야기가 듣지 말아야 할 이야기처럼 느껴진 하피는 대꾸를 하지 않은 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프로그램실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희가 이러는 동안 슬비양이 끝낸 모양이네요. 한동안은 동료로 싸워야하는데 동료로 인정을 안 해준다고 하니 이번엔 제대로 해야겠네요.”
 “저기 하피씨?”
 “제이씨. 이번엔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으니 몸을 풀어야 하니 괜히 다른 말은 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아니...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은데”
 “......”
 “하피씨, 당신... 뭔가 후회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야. 혹시...”
 “아니에요!”

 듣고 싶지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말.

 그런 말을 제이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하피는 제이쪽으로 몸을 돌려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제이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더 이상 말을 하지 말라는 압박. 그것이 지금 하피가 취하는 모습의 저의니까.

 하지만 제이는 이 말만큼은 꼭 해주고 싶어서였는지 하피의 바람과는 달리 입을 다시 열었다.

 “뭐. 내가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긴 하지만 하피씨. 당신은 이제 겨우 22살이잖아? 굳이 어른인척 할 필요 없어. 아니 아직 어른이라고 말할 나이도 아니고 말야. 후회하고 싶으면 후회하고 되돌릴려고 하면 되돌릴 수 있는 충분이 어린 나이라고...”
2024-10-24 22:43: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