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장 이세하] 운증용변 STD 【 18 】 용들의 전쟁(3)
가람휘 2016-01-2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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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하!”
“이쪽은 끝났어!”
“슬비야, 이쪽!”
구로 일대에서 차원종 출현이 확인되어 출동, 전투중인 검은양.
가장 먼저 상황을 해결한 슬비가 주변을 살피자, 세하는 어느 정도 자신들 선에서 해결을 했으나 유리는 조금 벅찼는지 다수의 차원종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버스 폭격이다!”
슬비가 염동력을 최대로 폭주, 전방에 버스를 소환하여 유리 근처의 차원종들을 압살한다.
“이쪽도 도와주세요!”
“별빛에…”
그리고 이어진 미스틸의 지원요청에 세하가 도약했다.
“잠겨라!”
위상력 폭발의 여파로 생겨나는 후폭풍을 추진력 삼아 공중에서 지상으로 내리꽂는 검격은 그야말로 폭격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꺼번에 찌르기!”
“받아랏! 유리 스페셜!”
슬비와 세하로 인해 대다수의 차원종이 사라지며 잠시 여유가 생기자, 유리와 미스틸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광범위하게 공격을 날렸다.
그리고 거기에 마무리로
“하아아아앗!”
결전기 레일 캐논.
슬비가 염동력과 자력, 중력을 다루는 위상력을 일제히 폭주시켜 무수히 많은 단검을 발사했다.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끝없이 퍼지는 수십 갈래의 빛의 줄기. 그로인해 자욱한 모래먼지가 피어올랐고, 모래먼지가 가라앉은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임무 완료. 작전구역을 이탈하겠습니다.”
이슬비가 귀에 꽂고 있던 헤드폰으로 김유정에게 보고를 하며 팀원들을 돌아봤다.
“끝났어? 그럼 다 같이 고기 먹으러 가자!”
그런 슬비에게 달려가며 유리가 외쳤으나 슬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 돌아가서 보고를 해야지.”
“에에~? 방금 했잖아?”
“그래도 제대로 복귀하고 정식으로 보고해야지.”
자신의 요청이 무참히 짓밟힌 유리가 칭얼대기 시작했으나, 슬비의 태도는 확고했다.
“우우…. 그럼 보고하고 나서 같이 고기 먹으러 가자!”
“음…. 보고하고 난 뒤라면 상관없어. 그래, 같이 가자.”
“야호! 미스틸하고 세하도 같이─”
유리가 내놓은 절충안을 슬비가 받아들이자, 유리는 구석에서 게임을 하는 세하와 그것을 구경하는 미스틸에게도 제안을 했다.
아니, 하려 하였다.
━━━━────────!!!!!!!!!
순간,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히 멀리 날아갈 것 같을 정도로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것은 한 순간의 폭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반복되며 그 위용을 과시하였다.
피부가 저리고 몸이 떨린다. 그럼에도 의지한 대로 손발이 움직이지 못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위압. 이것에 그들이 놀란 이유는 이 막대한 위압에도 있지만, 이것이 자신들에게 향해진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에 흩뿌려진 것이라는 점이다.
대상이나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그저 흩뿌린 것만으로도 이 정도다. 거기다 아마 추정컨대, 이것은 분명 위압을 가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저 힘을 내뿜은 여파일 것이다.
이 정도의 위압을 과시할 수 있는 이라면 단 한 명─ 한 개체밖에 떠오르지를 않았다.
“펜드래건─!”
용, 크로우 크루아흐 타입의 차원종이자 용의 군단의 군단장. 동시에 그들의 왕으로 군림하는 S급 차원종.
이것은 틀림없는 펜드래건의 힘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 하늘에는, 이제는 저 멀리 보이는 태양 정도의 크기로 줄어들었던 허공의 구멍─데미플레인으로 향하는 차원문이 하늘을 완전히 뒤덮을 만큼 커져 있었다.
그 테두리는 차원‘문’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깨끗한 것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찢어진 모양새였는데, 아마 이 위압과 마찬가지로 그가 힘을 내뿜은 탓에 억지로 찢어발겨진 모양이다.
“──”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행동해온 것은 분명, 이전에도 그와 마찬가지의 상대였던 아스타로트를 쓰러트린 경험 탓일 것이다.
이번에도 어떻게든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그저 그렇게 생각하며 존재하지 않는 희망을 잡으려 했다.
허나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위상력 방출의 여파 두 가지는 전의를 완전히 상실시켜버렸다.
그가, 펜드래건이 쓰러지는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하지?”
세하가 슬비에게 물었다.
세하는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이 상황에서, 선택의 권한을 슬비에게 넘겼다.
이는 분명 무리의 리더의 선택에 따르겠다는, 그를 존중하는 행위였으나, 슬비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마치 선택이 떠넘겨진 듯한, 강요받는 기분이 들었다.
“─올라가자. 데미플레인으로.”
“에!? 슬비야, 진심이야?”
데미플레인으로 올라간다. 그 슬비의 결정에 놀란 유리가 소리치자, 슬비가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위압이 이 정도고 차원문이 저렇게 억지로 넓어질 정도라면, 그가 마음먹는 것 만으로도 지상은 이미 초토화가 되었을 거야. 그럼에도 그러지 않고 어느 정도 힘을 조절했다는 것은 분명, 우리와의 동맹을 유지할 생각이란 거일 거야.”
동맹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힘이 지상으로는 향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즉, 펜드래건은 적어도 ‘지금은’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데미플레인으로 올라가서 무슨 일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용이 자신의 알현을 허락한 것이 자신들 뿐인 이상, 자신들이 직접 올라가 확인하지 않으면 그가 사신을 보내올 때 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기다려야 하니까.
“가자.”
세하가 아직 세이브 포인트에 도달하지도 못한 게임을, 미련 없이 꺼버리며 슬비의 곁에 섰다.
슬비에게 선택을 넘긴 이상, 슬비의 판단에 따른다는 것.
그리고 그런 세하를 뒤따라 미스틸과 유리가 곁에 섰다.
“보고는─ 나중에 하는 걸로 하자.”
이 선택을 보고한다면 분명, 김유정은 자신들을 말릴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슬비는, 자신의 귀에 꽂아 둔 헤드폰을 빼서 주머니에 넣은 채 하늘의 차원문 너머─ 데미플레인을 향해 도약했다.
“작전지역, 이동합니다.”
“어디, 가 볼까?”
“오케이, 렉츠 고!”
“준비… 땅!”
4
“이게 대체…!”
사이킥 무브로 도착한 데미플레인의 광경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가 힘들었다.
차원종이 차원종과, 그것도 같은 용의 군단에 속하는 차원종끼리 싸우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싸움에 정신이 팔린 건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건지 검은양을 공격하지 않았다.
놀라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둔 그들은 그대로 데미플레인의 중심, 용의 궁전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그 궁전의 앞.
“흠! 잘 왔구나, 인간들! 어서 놈을 막아라!”
도착과 동시에 두 개체가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정황상 한쪽이 다른 한쪽을 쫓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쫓는 쪽은 브리트라, 쫓기는 쪽은 보아였다.
“브리트라!”
브리트라가 검은양에게 보아를 막으라 소리쳤고, 그런 모습을 보며 놀라 소리치면서도 슬비와 세하는 앞으로 나섰다.
“어딜!”
“전자의 폭풍이다!”
세하가 앞에서 달려들던 보아를 건블레이드로 막아서 버티고, 그렇게 움직임을 멈춘 보아를 슬비가 번개를 내리꽂았다.
“크아아아!”
비명을 지르는 보아를, 검을 휘둘러 튕겨버린 세하가 공중으로 도약했다.
그와 동시에 보아를 쫓던 브리트라 또한 공중으로 뛰어올랐고, 세하와 브리트라가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터져라!”
“터져라!”
그리고 보아를 향해 앞뒤에서 동시에 강한 폭발이 그를 가격했다.
“보, 보아!”
허공에서 바닥으로 내리꽂히는 보아를 보며, 유리가 그에게 달려가 그를 부축하려 하자 보아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유리에게 자신의 검을 집어던졌다.
던져진 검은 유리의 바로 앞 바다에 꽂히며 유리의 접근을 막았다.
“인간에게 동정을 살 만큼 나약하지는 않다─!”
유리에게 향한 보아의 말은 매우 공격적이었으나, 말과는 달리 그의 눈은 공격적이지 못했다.
지상에서 만났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유리는 보아를 구하려 하였다.
암만 자신의 적이라고는 해도, 두 번이나 자신에게 호의를 보내는 상대에게 적의를 가질 만큼 보아가 난폭한 성향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 유리가 자신을 도우면 그녀의 처지가 난처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난폭하게 그의 행동을 막은 것.
“자아, 배신자여. 이제 그 더러운 머리를 왕께 헌납할 시간이다. 얌전히 목을 내려놓아라.”
바닥을 짚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보아에게 브리트라가 다가가며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목을 쳐 머리를 떨어트린다.
분명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 순간, 브리트라가 허공에 팔을 휘둘렀다.
투, 콰아아앙!
“윽, 이것은!?”
그러자 일어나는 커다란 폭발. 브리트라가 단숨에 날려져 바닥에 처박혔다.
“크윽─! 네놈! 배신자 따위가 어찌 감히 이런 힘을…!”
한 걸음 물러서 그들을 지켜보던 검은양조차, 방금 전 폭발한 위상력의 위력을 분명하게 느꼈다.
아주 짧은 순간, 일반적인 위상능력자들이라면 분명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애쉬와 더스트, 그리고 아스타로트와 펜드래건의 앞에 서며 지겹도록 그들의 힘을 지켜보고, 경험한 그들이었기에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S급 차원종의 힘이다.
보아는 지금, S급 차원종으로 변화한다.
“영토여! 용의 영지여! 왕좌를 무단으로 차지하고 있는 저 거짓된 용을 진정 용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다면! 이 나를 용으로, 왕으로 인정하라! 내가 바로 진정한 왕위 계승자이자 군단의 우두머리로 군림할 자이니라!”
보아가 허공을, 용의 궁전을, 영지 데미플레인을 향해 소리친다.
순간, 막대한 위상력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보아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순백색의 갑주가 서서히 깨져나가는가 싶더니, 그것을 기준으로 전신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갑주 안쪽의 피부가, 보아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자신의 몸을 옥죄는 갑주를 부수고, 그 크기를 점점 키워간다.
몸이 부풀어 오르며 피부에는 새로운 갑주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의 거대화가 멈춘 것은 지상의 고층 빌딩만큼 그 크기를 키우고 난 뒤였다.
이제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것으로도 그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그가 커져버렸다.
이것은 분명, 목겨한 적이 있는 모습.
“서, 선대의 용─!”
“헤카톤케일!”
이것은 분명, 헤카톤케일 타입 차원종의 모습이었다.
보아는 이 날, 이 장소에서 드라군 블래스터의 틀을 깨고 S급 차원종 헤카톤케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