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의 남매 폭격 (3) #일상 #비일상

나생옥 2016-01-24 3


(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3&n4articlesn=7552   +수정


(2)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7570












=점심 12시 (2)=



갓 데운 '간장계란볶음밥'이 입안을 겉돌고 있다.

가뜩이나 배가 고팠던터라 밥이 정말로 맛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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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와 더스트가 짜장면과 짬뽕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신서울의 주민인척 해도 중화요리를 본 건 처음인듯 싶다.

그 모습이 꽤 신경쓰인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젓가락을 멈추고 새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먹기 좋게 비볐다.


"으웩..."

"잠깐, 밥 먹는데 그런 소리는 말라고."

아무래도 차원종쪽 시점에선 이 먹음직스러운 짜장면이 다르게 보이나 보다.


"애쉬! 네가 저 검은 형체를 먹어."

"무슨 소릴 하는거야, 누나.. 나는 저 붉은 라면을 먹을거라고."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남매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나한테로 옮겨졌다.


"세하군, 이게 어떻게 된거지? 이 어둡고 탁한걸 우리보고 먹으란거야?"

"맞아, 딱 봐도 '저를 먹으면 속이 비려져요~~'같은 분위기가 이 요리같지 않은 것에 흘러나온다고!"


"전국에 있는 짜장면한테 사과해!  이게 보기엔 그럴지 몰라도 실제론 달달하고 맛있다니깐."

"이..이 검은게 달달하다고?"

"전혀 우습지 않은 농담이네, 나한테 농담을 던진 조무래기들은 죄다 잿덩이로 만들었는데 말이야."

애쉬의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아냐, 이건 정말 맛있어."

"세하를 못 믿는건 아니지만 이번 만큼은 달라."

"당장 다른 요리를 대접하라고."

"다른 요리라 해도.. 집에 재료가 없는걸?"


본래 이 남매의 성격들이라면 아까 전처럼 마트에서 훔쳐오거나 그랬을텐데

조용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하니 아주 조금,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안 될텐데.


남매가 무슨 결단을 한 듯이 눈에 섬광이 일었다.


"누나, 가위바위보야"

"좋아, 가위바위...."


"가위!!!!!!!!!!!!!!"

"보!!!!!!!!!!!!!"


애쉬가 가위를 내며 승리했다.

더스트가 보를 내며 패배했다.

둘의 표정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으으.. 어쩔 수 없네."

"난 곧바로 이 붉은 라면을 먹겠어. 수고해라고 누나."


더스트가 애쉬를 죽일 듯이 쳐다봤다.

애쉬는 보는 체도 안했지만..


"세하야, 먹여줘."

더스트가 딱 보아도 슬픈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며 말을 했다.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 직접 먹어."


"못 먹여주겠다는거야?"


살갗을 깔끔하게 자를것같은 풍압이 나의 옆에 있는 의자에 적중했다.

의자는 부숴지지 않았지만 기둥 끝단이 소멸했다.


"..."

"먹여줘, 세하야~"

애교가 넘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애교가 넘치는 눈빛을 가진 살인마가 말이다.


"알았어- 알았다고, 자."


더스트가 움찔거렸다.

그 직후 턱을 벌벌벌 떨면서 젓가락에 입을 가져간다.


"아-   으..우..아 아~~~"

이름없는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가 짜장면을 앞에 두고 공포에 떤 목소리를 하고 있다.


"하웁!"

결단을 한 더스트가 젓가락을 물었다.


......


"맣.. 흐읍 잏 흐읍.. 음 후루루룹- 있어!!"


방언이 터진건지 어떤 소릴 하는지 이해가 안 됬지만

분명 저 반짝거리는 눈동자, 틀림없이 맛이 있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애쉬는...


"으아..이거 왜 이렇게 매운거야...."

코를 훌쩍거리며 애쉬가 짬뽕에 대한 품평을 했다.

'더스트'의 음성으로 말이다.


"잠시만, 왠지 애쉬가 더스트의 목소릴 낸 것 같았는데?"

"응, 그게 왜?"

더스트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화를 크러쉬 시켰다.


"아니, 아니.. 어떻게 자연스러운 여성의 목소릴 내는거야?"

"여성의 목소리라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는걸."


의문이 간다는 표정으로 더스트와 나를 번갈아 본 애쉬였다.


"애쉬, 넌 남자가 맞는거야?"

"남자고,여자고..."

"우린 '성'이란게 없으니깐."


신선한 충격이였다. 성이 없더라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여성처럼, 남성처럼 음성을 낼 수 있다는걸까.


"하지만, 하나일땐 분명 '여자'였었어."

"하나?"


또 다른 의문이 나의 뇌를 잠식했다.


"우리의 개체는 시간이 지나면 하나에서 둘로 바뀌거든."

차원종이란건 알다가도 모르겠다.

애쉬가 저렇게 더스트의 음성을 낼 수 있는 것도

하나였기 때문에 둘의 목소리를 내는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하군, 이 라면 너무 맵네."

그런 말과 동시에 더스트가 먹고 있던 짜장면을 짬뽕으로 순식간에 바꿔치기 했다.

보이지 않는 속도로 말이다.

더스트는 그것도 모르고 짬뽕에 젓가락짓을 하니..

애쉬가 마음속으로 비열하게 웃는 모습이 상상이 갔다.


"어..? 이것도 맛있는걸?"

"뭐?"


애쉬가 어이없단 표정으로 더스트를 응시했다.

하나였더라도 둘이 가진 고유점은 몇개씩 존재하나보다.


"애쉬, 그 검은 것 좀 더 줄래?"

"더 먹으면 살 찔거라고."


각각 준비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남매들.

동생들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아직도 떨쳐낼 수 없는 불안감에

잠깐 평화로움이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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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1시=


"배가 부른걸."

애쉬가 따분하다는 듯이 배를 어루만졌다.


"잘 먹었어!"

더스트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래도 이 남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 존재가 아닐까?


하여간 밥을 다 먹었으니, 이젠 청소나 빨래같은 집안일을 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해야할 주부는 아들을 놔두고 멀리 여행을 가버렸지만.

오늘따라 집안일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저 녀석들한테 도움을 요청...하는건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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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애쉬와 더스트가 인터폰에 주목을 했다.


"이 시간에 누구지?"

인터폰 화면 너머로,


까칠한 소녀, 우정미가 찾아왔다.


"우정미? 무슨 일로 온거야?"

"학교가 휴업해서 자유 탐구를 과제로 냈는데,"

"응, 냈는데?"

"........"

"우정미?"

"선..생님이 나한테 넌 게임만 할 것 같으니깐 과제에 대한걸 가르쳐주라고 하셨어.."

"으..응."

"딱..히!! 네가 걱정이 되서 온게 아니라고..!!, 원..원래였더라면 못 들은 척하구 '캐롤리엘'씨랑 연구를 했을거야..!!"

"응.. 그거 번거롭겠네, 미안.."


나의 대답에 뭔가 문제가 있는건지 인터폰속의 정미가,

날 껌딱지 보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뭔가 잘못한건가..?


"흥! 아무튼 안으로 들여보내줘."

"어..응."


"세하야."

더스트가 나의 소매를 잡았다.

소매가 4등분으로 갈라졌다.


"왜 저 여자가 온건지, 이해가 안 가는데..?"

더스트의 표정이 장난 아니다.


"잠깐, 왜 이렇게 텐션이 낮아진거야?!"


"세하군은 참 둔하구나...."

애쉬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


"저기, 일단 둘이 옷부터 갈아입지 않을래? 바지를 준비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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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정미가 현관을 열기 전 애쉬와 더스트는 옷을 갈아입었다.

정미마저 나의 속옷을 본다는건 정말이지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다.


정미가 현관을 열자마자 기침을 연발했다.

나와 애쉬도 기침이 나왔다. 이유는..

더스트가 위상력을 써서 그렇다.


"콜록, 누나.. 위상력은 쓰지말라고 세하군이 그랬잖아. 콜록!"

"더스트, 빨리 위상력을 해제해줘.. 콜록."


"콜록..! 이세하, 너희 집 제대로 청소하는거 맞지?, 먼지가 없는데 왜..."

"흥."


더스트의 위상력이 사라지고 뜻밖의 쾌적함에 기분이 상쾌해졌다.


"갑자기 상쾌해졌는걸? 도대체 왜 이러지?"

정미가 갑작스런 상쾌함에 궁금증을 표했다.


"미안, 자세한건 나도 몰라."


우정미의 복장을 봤다.

교복 모습으로밖에 못 보던 정미가 사복을 입고 우리 집에 왔다.

조금, 두근거렸다.


"잠깐만, 세하야.. 뭘 빤히 쳐다보는거야."

더스트가 날 금방 해체할듯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질렸다는듯이 등을 보였다.


"너, 잘 지내다말고 왜 그러는거야.."

"흥이다!"

더스트가 볼에 바람을 넣고 소파로 걸어갔다.

정말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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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22:43:3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