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와 슬비가 바뀌어버렸다구?! [에피소드] 인연

튤립나무 2016-01-09 6

본 스토리는 세하와 슬비가 바뀌어버렸다구?! 의 외전격입니다. 본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실려면 미리 본편을 읽고 오시는걸 권장합니다.

'흠..'

벌써 장마철인지 늘 푸른던 하늘은 시컴한 먹구름만이 잔뜩 끼어있었고 베란다 창문에는 하늘에서 쏫아져내렸던 빗줄기로 인해 빗방울이 송글 송글 맺혀있었다.

하아.. 싫다 싫어.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비만 오면 안아픈데가 없었다.

어깨부터 무릎까지 하아..

정말이지.. 그립네. 젊은 시절때가.

그렇게 세월이 흐른것을 탓하며 할 일 없이 베란다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저기 알파퀸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후후..정말이지 언제까지 날 그렇게 부를꺼니? 슬슬 익숙해질때도 됬잖니?

"응? 왜 그러니 따~알?"

나를 조심스럽게 부르는 귀여운 아이의 목소리에 천천히 몸을 돌려 사랑스러운 내 딸아이 같은 얘를 바라본다.

벛꽃을 한데모아 물들인듯한 예쁜 연분홍색의 머리카락에, 그 나이에 어울리는 풋풋한 미모. 그리고 외모와 어울리는 작은 체구는 정말이지 보는이로 하여금 지켜주고 싶게 만들게한다.

"..따..딸이라뇨..저..저기.."

"후훗. 왜~? 듣기 싫어?"

"아,아뇨 그..그게 ..드..듣기 시,싫은건 아..아닌지만요오오.."

내 말에 자신의 머리색처럼 자신의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 몰라한다. ..후후후. 정말이지 저런 모습만 봐도 사랑스럽다.

"후훗. 이 아줌마는요, 슬비가 정말 내 딸 같아서 그렇게 부르는거란다"

"..아..알파퀸..님"

"또! 또! 알파퀸이라고 하네. 으~음. 이 아줌마는 슬퍼요. 귀여운 딸 아이가 자꾸 그런 호칭을 써서..흑!"

"에..엣?! ..그..그러면..."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리는 연기를 하니 ..후후. 슬비가 어쩔줄 몰라하는게 내 두눈에 들어온다.

후훗. 슬비가 저런표정을 지으니 점점 나도 모르게 장난끼가 발동되어버린다.

"어.머.님"

"에..엑?!!"

"어머? 왜 그렇게 놀래는거니 슬비야~ 슬비 너 우리 아들과 결혼 할꺼잖니~"

"에..에엣?!! 겨,겨겨겨..결혼이라뇨..! ..그..아,아직 거,거거거..기까지는 새,생각 아..아아안해봤는데..요오오오.."

아아. 정말 귀여워 죽겠다.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저렇게 반응을 하니 ..자꾸만 놀려주고 싶잖아 후후후!

"으음..그래? 으음 그러면 슬비 너는 우리 세하랑 결혼 할 생각이 없다는 소리인가보네 ..으음. 이 아줌마는 슬퍼요. 후우~ 이거 나중에 정말로 다른 여자얘가 나한테 어머님 이라고 부르는거 아닌지 모르겠네"

손으로 턱을 받치며 걱정과 고민이 섞여있는 표정으로 슬비를 바라보자

"그..그건!!!!"

...역시 내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는 ..귀여운 내 며느리감.

정말 상상했던 그 이상의 반응을 보여주는 슬비의 모습에 

"푸훗!! 농담이야 슬비야 호호호호!! 이 아줌마는요, 슬비 말고는 절대, 아무도, 네버~! 며느리로 들일 맘이 없단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온다.

"아..아으..아..알파퀸님!!!"

"호호호호호호호!!!!"

아아. 정말로 행복하다. 이렇게 귀여운, 그것도 내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얘와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지금이라서 이야기를 하는거지만 솔직히 우리 아들 ..정말 걱정스러었다.

생긴건 날 닮아서 어디하나 빠지는 구석하나 없는게 도대체 누굴 닮은건지 답답해가지고 ..하아.

오죽했으면 내가!!! ...응?

'어라? 그러고보니 ...후훗'

"얘 슬비야"

"네?"

"그 머리끈 .. 아직도 하고 있내?"

"네? 아.. 이,이건 그 ...알파퀸님께서 제..제게 주..신거니까..요"

..후훗. 어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리도 예쁜지.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정말 내 아들에게는 아깝다니까!! ...음 근대 그렇게 되면은 슬비가 내 며느리가 안되잖아? ..음. 역시 나중에 한번 제대로 세하를 교육을 시켜나야겠어.

'절대로 슬비를 다른 놈에게 뺏기지 않게!'

그래.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놔야겠다. 저 귀여운 미소가 나 말고 다른 여편네한테 가는건 절대로 사양이다. 아니 안된다. 절대.

그런이유로 오늘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야겠다.

'것보다 ..후훗. 슬비야 그거 아니? 그 머리끈은 말이야~'

여전히 내가 준 머리끈을 사용하고 있는 귀여운 내 딸아이를 보며 잠시 옛 추억을 떠올렸다.





*                    *                          *



또각 또각

복도에 울려퍼지는 구두소리. 아아 정말로 구두따윈 싣고 싶지가 않다. 걷는것도 불편하고 다리도 아프고 ..정말이지 이딴걸 왜 만들어가지고 사람 불편하게.

'역시 신발은 편한게 최고인데. 운동화라던지 슬리퍼라던지'

정말 마음같아서는 운동화를 신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내 옷차림은 정장차림. 거기에 하의도 바지가 아닌 정장치마. 

..차마 이 차림에 운동화를 신을 수는 없다.

아무리 '내 마음대로, 내 편한대로 살다가 가자' 라는게 내 신조라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느정도 타협은 봐야했다.

예전부터 내 멋대로 행동하며 살던 나였지만 ..이제 나도 어느정도 나이가 들다보니 ..음 철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세상의 시선에 조금은 맞춰주기로 했다.

세간에서는 나를 보며 '알파퀸'이네 뭐내 하며 띄워주지만 ...솔직히 마음에 안든다.

아니 것보다 귀찮아!

고작 남보다 약간 더 강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사람을 귀찮게 굴다니 ..아아. 그냥 이참에 확 다 밀어버려??

"이거 이거.. 고명하신 알파퀸님과 이렇게 같이 걸을 수 있다니 .. 정말이지 영광입니다! 하하하하!!"

"후훗. 칭찬 감사합니다. 저도 아카데미아의 교장님과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는 무슨...도대체 얼마나 몸매 관리를 안했으면 저렇게 배불뚝이 아저씨가 될 수 있는거지?

"하하하.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다니 하하하. 그보다 정말이지 알파퀸님께서는 세월을 거꾸로 드시는것 같습니다. 어쩜 이리도 젊으신지 하하하하"

"어머? 호호호호호"

..아..귀찮아.

가뜩이나 평소에 잘 안 싣는 구두를 신고 걷느냐 피곤한 상태인데 자꾸 옆에서 쓰잘때기 없는 말을 걸어오는 저 아저씨.

후우.. 정말 할 일이 그리도 없나? 어떻게 한시도 쉬지않고 내 옆에서 벗어날 생각을 안한다.

이곳에 도착한 뒤로 계속 이 상태다. 

정말이지 귀찮아 죽겠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저 입을 다물게 한 뒤 이곳에서 빠져나가 집에서 귀여운 아들이 끓여준 라면에 소주를 캬~ 하며 마시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일도 일이였지만 ..지금 내가 온곳은 바로 아카데미. 이곳은 바로 ..

"아! 도착했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어느덧 장소에 도착했는지 교장이 ...하! 어디서 본것 있어가지고... 몸에 안어울리게 예의를 차리며 내게 손짓으로 반향을 가르켜주고 있었다.

뭐 ..폼은 그럴싸했지만말이다. ..물론 대머리에 저 튀어나올듯한 배가 마이너스 요인이라는게 함정이지만.

그렇게 속으로는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도 겉으로는 최대한 예의를 차리며 살짝 웃어준 후 교장이 가르켜준 교실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내 시야에 들어오는것은 수많은 아이들이 교실 책상에 앉아 있는 풍경.

".............."

..정말이지 ..저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착잡하면서도 무거워진다.

내 눈앞에 있는 아이들 ..아니 여기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다 ...차원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고아들.

그중 위상력에 눈을 뜬 아이들을 모아 클로저로 교육시키는곳이 바로 이곳 아카데미아.

..그래.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서지수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저 아이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강단 위에 올라서며 내 눈앞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 최대한 밝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오는것은 무표정한 시선들과 무거운 공기뿐.

'후우..뭐 역시나군'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살짝 쓴웃음을 지어진다.

뭐 ..어느정도 이해는 갔다. 솔직히 말해서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힘에 눈을 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곳에 와 거의 반 강제적으로 훈련을 받아야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싸움에 필요한 기술만을 훈련받아야했으니 ...

하루아침에 자신의 세상이 확 달라져버린거다 저 아이들은.. 

정말이지 ...안됐다. 그리고 말로는 표현 못할 ..미안하다는 감정과 함께 마치 죄를 지은 기분이 든다.

물론 내 탓은 아니었다. 이래뵈도 나는 저 아이들의 부모를 죽인 원수들을 하나하나 무찌른 ....뭐 그렇다고 해도 저 아이들의 부모를 구해주지는 못했다. 

그래. 그래서 듣기 싫은거다 '알파퀸'이라는 말이.

남들이 우러러보며 나를 찬양한다지만 ...다 부질없는 말이다. 결국 나는 ..저 아이들에게 무엇하나 해준게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눈앞에 있는 아이들을 보며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이 반의 대표 이슬비라고 합니다. 인류의 영웅이신 알파퀸님을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

뜻밖의 광경에 ..나도 모르게 눈동자가 커져버린다.

내 눈앞에는 마치 벛꽃잎을 한데모아 물들인듯한 머리색을 하고 있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파이어처럼 푸른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여자아이에게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저렇게 올곧은 눈동자를 지닌 아이를 보는건 처음이었기에.

그보다 ...이렇게 인사받은건 ..처음이었다.

"..아..고,고마워요 이슬비양"

아..아뿔싸..!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살짝 당황해버려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어버렸다. 으...!

"넵!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알파퀸님!"

이슬비라는 여자아이는 그렇게 말을 한 후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그 푸른 눈동자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나 역시 그 아이에게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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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거, 이런 누추한곳에 또 찾아와 주시다니 ..정말이지 영광입니다 하하하하!!"

"후훗. 또 오고 싶어져서요 호호호!"

"하핫! 혹시 저를 보러 와주신건가요?"

"어멋? 농담도 잘하시네요 호호호호!"

..정말이지 뚫린 입이라고 멋대로 말한다. 내가 미쳤다고 당신처럼 뚱뚱한 남자를 보러 이곳에 오겠어?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말이지..

"자. 그럼 오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후훗. 네. 그럼 또 나중에 뵙도록 하지요"

그렇게 말하며 배불뚝이 교장과 헤어진 후 나는 익숙한 교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안녕하세요! 또 와주셨네요 알파퀸님!"

전에 그 소녀가 또 다시 나를 반겨준다.

"네 후훗. 안녕하세요 이슬비양. 또 와버렸네요 호호"

나는 그 소녀를 보며 저 교장한테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짓이 없는 진실된 미소를 짓는다.

내가 이곳에 또 다시 온 이유.

그건 바로 저 소녀, 이슬비라는 아이를 좀 더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평소의 나라면 한번 왔던 곳은 다시는 가질 않았다.

귀찮은것도 귀찮은거지만 ...무엇보다 그 아이들을 다시 보는게 ..두려웠기 때문에.

그 차가우면서도 ..마치 세상사는걸 포기한듯 한 눈을 지닌 아이들.

개중에는 다른 눈동자를 지닌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눈동자가 죽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또 다시 보는것 자체가 내게는 곤욕이었다 ..차라리 차원종을 상대하고 말지 ..아이들을 보는게 차원종을 상대하는것보다 훨씬 두렵고 ..무서웠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과는 달리..

"자. 그럼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여기.. 이곳에 있는 저 소녀는

"네! 질문있습니다!"

"네~ 말씀해보세요 이슬비양"

사파이어처럼 푸른 눈동자로, 빛이 바래지지 않은 저 푸른 눈동자로 항상 나를 올곧게 처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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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지도 벌써 3번째. 이번의 마지막 방문이었다.

더 이상 이곳에 올 수가 없었다.

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올 수야 있지만 ...세상 사는일이 어디 뜻대로 된적이 몇이나 있던가.

여기저기 나를 못불러 안달인곳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아..정말이지 귀찮다 귀찮아. 

마음같아서는 다 냅던지고 귀여운 아들하고 같이 놀고 싶었지만 ....후우. 그놈이 돈이 뭐라고. 하아..미안해 아들. 엄마가 빨리 돈 많이 벌어서 금방 갈께.

정말 ..우리 아들. 세하에게 미안했다.

클로저일때는 차원종과 싸우느냐고 집을 비우기가 일수였고 ...은퇴한 후로도 이렇게 맨날 집을 비우다보니 ..우리 아들 세하는 언제나 늘 집에서 혼자 쓸쓸이 지내야만했다. 후우...정말 ...미안함 뿐이었다. 

나는 엄마로써 실격이다. ..나중에 세하가 나한태 '엄마가 해준게 뭐가 있는데?' 라고 말한다면 ...솔직히 해줄 말이 없다.

'후우..'

그렇게 속으로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응?'

내 시야에 들어오는 한 소녀.

쉬는 시간인데도 불과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놀지 않는, 저 소녀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삼삼오오 모여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오직 이 소녀만이 자리에 혼자남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녀에게 다가가 

똑.똑.똑

손으로 소녀의 책상 끝부분을 살짝 치니

"..알파퀸님?"

적잖게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에 물음표를 띄며 나를 올려다 보고 있는 소녀, 이슬비. 

"후훗. 뭐하고 있어요 슬비양?"

나는 그 소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말을 걸고 싶었기 때문에.

"아..고,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오늘 말씀해주신거에 대한..복습..이랄까요.."

"어멋! 복습까지 하다니~ 호호. 딱히 도움될 만한 말은 많이 안한것 같은데.. 기쁘네요 호호"

"아,아닙니다! 아..알파퀸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어..얼마나 제게 큰 도움이 되,되는데요..!!"

...아아..어쩜이리도 예쁜말만 골라서 할까?

생긴것도 귀엽게 생긴 아이가 정말 말 한마디 한마디 하나가 나를 기쁘게 하기 시작했다.

처음 봤을때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어쩜 더 더 이 소녀가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음. 그런데요 이슬비양. 이슬비양은 다른 아이들처럼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그러지는 않나요?"

여기서 드는 의문. 이곳에 온지도 벌써 3번째다. 그리고 이 소녀를 본지도 벌써 3번째. 그럴때마다 이소녀는 늘..

"..네.저는 ...그런거 필요하지 않아요"

".................."

...항상 혼자서 ...이렇게 자신의 책상에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 ...그떄서야 깨닳았다.

내가 왜 이 소녀가 마음에 들었던건지. 

이 소녀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남같지가 않았기 때문에..

이 소녀를 보고 있자니 ....내 아들 세하가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집에서 늘 혼자 있는 내 아들 세하.. 그리고 ..늘 이렇게 혼자 있는 슬비 ...

'...후우..'

갑자기 마음이 착잡해지는게 ...답답해진다.

어떻게하면 이 아이를 도와줄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해보'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이 아이가, 이 소녀가 바뀌기만을 바랄뿐.

나는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은 후

"잠시만요 슬비양"

"네,넷?! 저..저기 ..!"

가져온 머리끈으로 슬비의 한쪽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었다.

연분홍색의 머리에 어울리는 검은머리띠. 뭐 워낙 귀엽게 생겼기에 뭘해도 이쁘겠지만 후훗.

"자~ 어때요 슬비양? 마음에 들어요?"

슬비의 머리를 다 묶어준 후 가지고 있던 손거울로 슬비의 지금 모습을 슬비에게 보여주니

"...아..."

그저 아무말 없이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볼뿐. 후훗. 그 모습도 귀엽네요 이슬비양.

"후훗. 어떄요? 마음에 들어요? 제가 특별히 슬비양에게 줄려고 가져온 물건이에요"

"아..ㄴ..네! 가..감사합니다 ..아..알파퀸님..!"

"후훗. 고마워요 슬비양. 아. 그리고 슬비양. 그 머리끈 ..왠만하면 버리지 말아주시겠어요? 이왕이면 계속 묶고 있어주면 고맙겠는데"

"네..넷?! 아..예! 그..그럴께요...!!"

"후훗. 고마워요 슬비양. 아~ 정말 예쁘네요 호호호!"

내 시야에 들어오는 슬비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                  *                     *


..후후. 역시 ..내 계획대로야 후..후후후후후!!!

"저...기 알파..퀸..님?"

"응? 왜 그러니 딸?"

"아...저 그게 ..갑자기 아무런 말씀도 안하셔서요.."

"응? 아 미안 미안. 잠시 옛 추억이 떠올라서 후훗"

그래. 내가 슬비에게 준 저 머리띠는 바로 '내 며느리감'이라는 표시. 즉 다시 말해 내가 침발라놨다는거다.

나중에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우리 아들과 슬비를 만나게 하려고 했는데 ..후후 정말 이것도 인연이면 인연인가보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저기 알ㅍ.."

"엄마"

"..네?"

"이제 더이상 나한테 알파퀸이라는 호칭은 쓰지마렴. 알겠니?"

"..그..그럼..뭐..뭐라고..불러야..하나...요..?"

내 말에 적잖게 당황하는 슬비의 모습이 내 두 눈에 들어온다. 아이고 ..깜찍한것. 어쩜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저렇게 귀여울수 있니~!! 아 정말 꽉 꺠물어 주고 싶어지네~!

인형같은 슬비를 꽉 안아주고 싶은 욕망을 애써 참으며,




"엄마"

"...에...?"

"아니면 어.머.님"

"...네엣?!"

"왜 그러니 딸? 왜 그런 반응이니? 이 아줌마의 며느리가 되는게 그렇게도 ...싫....어?"

....또 다시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한 후 슬비를 바라본다.

"아..아으으..그..그런 ...그..그런건 아..아닌지만...요오오.."

"..그러면...엄..마...라고...한번만....불러...주겠.....니?"

"..네? ..아..아으으으..."

"..응...?"

나는 여전히 아까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어쩔줄 몰라하는 슬비를 한없이 바라보며 슬비의 다음말을 기다렸고,

그러자 슬비는

"...어......"

"...응...?"

"...어...머.....님..."

...후훗!!!

슬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로 내가 그토록 원했던 말.

나는 조용히 슬비에게 다가갔다. ..물론 뿜어져 나올려고하는 웃음을 겨우 겨우 참아가며,

나는 슬비의 예쁜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조용히 부드럽게 

"우리 못난 아들 ...내가봐도 답답하고 깝깝한 아들이지만 ...너한태 믿고 맏길께. 알겠지 슬비야?"

".....네...."

"고마워. 사랑하는 내 딸아 후훗!"

속삭이듯이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인연이라는 이름 하에 슬비를 다시 만날 수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인연이라는 끈으로 인해

이렇게 슬비가 우리의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창밖을 보니 어느덧 날씨가 개인듯 먹구름이 사라지고 있었고 먹구름 사이로 환한 햇살 한줄기가 우리집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떠올라서 써본 세슬바 에피소드입니다.

에..세슬바라고 써놨지만 정작 중요한 세하는 출현조차 안했네요? 허허허허

후후. 정말이지 서지수는 슬비를 이뻐하는것 같습니다.

아 나도 저런 여친..아니 하다못해 며느리감 구해오는 어머니라도 있었으면....흠냐.

에 ..푸념은 이걸로 끝내고

저는 게임좀 하다가 내일 다시 뵙도록 하지요 

그럼 이만~!
2024-10-24 22:43:0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