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09화- [제2차 쌍용내전의 시간 제9내전]
오토시로노엘 2015-09-12 1
상황이 열악한 몇몇 전선들에 한해 긴급히 설치한 슈퍼컴퓨터형 고정포대일 뿐인데도 상황이 단숨에 역전되는 것만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고정포대의 양 옆으로 솟아나온 20mm 구경의 벌컨포를 난사해대는데 ‘1정당 분당 3,000여 발’ 난사를 한다고 하는데, 양 옆에서 튀어나온 벌컨포가 2개인 것을 감안하여 약 6,000여 발이나 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지금은 양산이 어려운 관계로 긴급히 마련한 분량만 들여와 가장 열악하고도 위험한 전선에만 긴급히 배치한 것이다. 만약 벌처스 회사에서 잡담금지 고정포대를 단시간에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하게 된다면 현 17호 관리소인 타이완 섬의 모든 전선들에 전격 배치하여 적룡군단 상륙군을 완전히 제압할 수가 있게 된다. 가장 열악한 전선이라 불리는 곳들에 한해서 배치했음에도 이렇게까지 상황이 역전되어가는 것을 보면, 모든 전선들에 배치될 경우에 방어전을 순식간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전선에 배치된 모든 잡담금지 고정포대들을 조종하는 것은 신강 고등학교 특수F반에 위치한 원조 잡담금지 고정포대. 본체에서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모든 포대들을 실시간 조종하는 모습에서 특수F반 학생들은 이미 ‘낙오자(落伍者)’ 가 아니라 ‘능력자(能力者)’ 라는 것을 파악할 수가 있다. F반의 교관님이 그 여자의 손에 척결이라는 이름으로 죽은 이후, 현재는 담임선생님이 공석인 상태인데 현재 아무도 없는 그 반에 누군가가 조심히 걸어 나온다. 초록색의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 여인인데 자세히 보면 목이 칼에 베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여인은 아무도 없는 특수F반의 교탁을 만지며 다시 이곳에 돌아올 줄은 몰랐다고, 그리고 본인이 없던 동안에 이렇게나 많이 달라져서 보기가 좋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애들도 왠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이 교실에 돌아오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구나.”
“그렇게 좋아, 김유진?”
“네. 알라우네 님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저에게 이 반은 특별합니다.”
“......그런가.”
“네. 이곳의 담임으로 있던 시절에 살해당했었던 건 아실 겁니다.”
“그래. 널 직접적으로 살해한 건 나타 녀석이지만, 그 뒤에는 홍시영 감시관이 있었잖아?”
“네. 근데 그건 어떻게 아세요?”
“그거야 ‘그 분’ 에게 다 들었거든.”
“그 분? 혹시 애쉬와 더스트가 말하는 그 주인님이란 자인가요?”
“그건 아니야. 그 분은 아니고, 황녀님.”
“황녀님?”
아무리 알라우네라도 김유진에게 그걸 다 말해줄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알라우네가 말하는 ‘그 분’ 이라는 존재가 애쉬와 더스트가 말하는 주인님을 말하는 것은 아니란다. 다만 ‘황녀님’ 이라고 언급을 했는데, 황녀님이라면 혹시 그 주인님이란 자의 따님이자 공주님이란 걸까?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을까? 알라우네는 김유진에게 ‘사체인형(死體人形)’ 의 몸으로 지금 움직이는 것도 시간제한이 있으니 이 반에서 보고 싶은 것을 실컷 봐두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는데, 김유진은 당연히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란다. 잠시 후! 잡담금지 고정포대의 모니터 액정화면이 켜지더니 신강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고정포대 본인 그 자체이자 ‘오퍼레이터(Operator)’ 인데 오퍼레이터가 김유진을 보더니 침입자라고 인식하고 무기를 뽑는다.
“침입자. 침입자 발견. 발포를 개시합니다.”
“자... 잠깐!”
“뭐지.”
“나... 난... 그... 그러니까 침입자가 아니야! 이 반의 담임선생님이었던 자야!”
“......혹시 당신이 전 벌처스의 정보요원 암호명 세이란드?”
“그... 그래.”
“분명히 죽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죠?”
“어... 어떻게 되... 되긴. ‘사체인형(死體人形)’ 으로서 육체만 움직이는 것일 뿐이야.”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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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또 뭘 얘기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지.”
“오다니요. 오늘은 라이자 사령관을 대신해서 제가 온 것이니 좋게 봐주세요.”
“가영이 네가 뭔 일이냐고.”
“전쟁에 참전할 수는 없다는 거 압니다.”
“그럼 뭘 요구하고 싶은 건데?”
“청룡군단의 레인저부대 일부를 이곳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을 훈련시키고서 베이징 바로 근방의 톈진으로 상륙시키십시오.”
“수도로 바로 공격하라는 건가?”
“물론이죠!”
“근데 가영이 너의 제안은 수락하기가 어려운데?”
“왜요?”
“너 정도의 실력이면 그냥 전략무기로 끝내면 될 것을, 왜 굳이 레인저부대를 상륙작전에 쓰겠다는 거지?”
“그런가요?”
“그냥 100MT ‘진 차르봄바(眞 Tsar Bomba)’ 핵폭탄으로 날려버리지?”
셀린의 말이 맞다. 굳이 관리소 방어전만 하더라도 엄청난 피해가 따르는데 그런 상황에서 일부 레인저부대를 차출해 톈진으로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알고 본다면 상당한 위험이 따를 뿐. 청룡군단의 전 병력을 동원해 상륙작전을 시도해도 위험천만한 행동인데 잡담금지 고정포대가 배치되어 방어전의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절대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적룡군단 상륙군은 1분 1초도 쉬지도 않고서 계속 몰려들기 때문이다. 셀린은 그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괜히 일부 병력을 차출해서 한다는 것은 위험한 거라고. 모든 부대가 전선에 투입되어 방어전에 참여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괜한 공세는 의미는 없다. 차라리 셀린은 민가영에게 수도를 지상군으로 공격하는 거보다 핵폭탄을 투하해서 날리는 것이 더 낫겠다고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