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96화- [진 프린세스 텐타클(眞 Princess Tentacle)]
오토시로노엘 2015-09-06 1
“죄송합니다. 레이라 황녀님.”
“......그냥 편하게 레이라라 부를 수는 없는 거냐.”
“레이라님은 엄연히 황녀님이신데 어떻게 그냥 부르겠습니까?”
“저도 애쉬의 의견과 동일합니다.”
“에휴~ 그냥 지금까지처럼 그냥 대놓고 반말하고 그러던 때가 그립다.”
애쉬와 더스트가 레이라를 황녀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뭘까? 그냥 자기들이 부르기 편해서 그렇게 부르는 걸까, 아니면 다른 뭔가가 더 있다는 걸까? 두 먼지 남매의 의도를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레이라는 원래 세계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자력으로 위상 게이트를 열고서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 애쉬와 더스트는 레이라 황녀님이 잠시 다녀오겠다고 했으니 황녀님의 부탁대로 99호 관리소에서 잠시 쉬고나 있자고 하며 그곳의 강남 CGV 지역의 지하요새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비록 밖에서는 하루 정도만 지나간 것에 비해 그 안에서는 무려 1년이나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 것이라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셀린이 애쉬와 더스트를 보고서는 레이라를 각성시키는데 성공했다는 거에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둘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애쉬와 더스트가 레비아 녀석은 어떤지를 묻자, 아직 진전은 없단다. 본인이 스스로 익혀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본인은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렇게 해보라는 등의 조언을 하는 것이 전부이기에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애쉬와 더스트는 레비아의 내면에 있는 뭔가가 깨고서 튀어나오게 된다면 그 뒤를 감당할 수가 있겠는지를 묻자, 셀린은 미소를 지으며 어차피 이 세계가 아닌 인간들이 사는 원래 세계에서 깨어나게 된다면 본인은 어떻게 할 수가 없고, 또한 자신은 위상사슬이 채워져 있어 절대로 이 세계를 떠날 수가 없다고 말하며 사실상 ‘책임회피(責任回避)’ 의 자세를 과감하게 보이는 그녀. 애쉬와 더스트는 위상사슬을 끊을 생각은 없는지를 묻고, 이에 그녀도 그 무엇으로도 이 위상사슬은 끊어버릴 수가 없는 사슬이라 말하며 그냥 내버려두고 있단다.
차원전쟁 당시에 차원종들의 승리로 인간들이 모두 처형되어 없는 지금,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기 자신에 대한 대가이기에 절대 무엇으로도 이 위상사슬을 끊을 수는 없단다. 그녀가 애쉬와 더스트에게 이 사슬을 한번 끊어보라고 말하고 두 먼지 남매가 일제히 사슬을 공격하지만 전혀 흠집조차 내지 못한다. 심지어는 결전기로도 파괴되지 않는 정도로 모자라 흠집조차 나지 않는데, 이것이 위상사슬이다. 위상사슬에 의한 역효과가 뭔지를 묻자 없단다. 다만 이곳 99호 관리소의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만약 99호 관리소의 밖으로 나가거나 다른 세계로 나가고자 할 경우에 자기 자신의 위상력이 검은 불꽃으로 변질되고서 일제히 불타올라 한순간에 타죽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셀린 본인은 99호 관리소에서 영원히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그 녀석에게 청룡군단 레인저부대의 모든 지휘권을 양도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 이 세계가 알려지지 않도록 은밀하게 살아오면서 또한 활동해왔다고 한다. 혹시라도 외부 세계에서 수상한 자들이 들어오면 신속히 처리하는 식으로. 위상사슬이 비록 본인의 활동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현재 있는 99호 관리소의 밖으로는 전혀 나갈 수가 없도록 하고 있기에 사실상 ‘구속이 아닌 구속’ 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억지로 이 사슬을 끊으려고 하거나 밖으로 나가고자 시도하게 된다면 바로 타죽기에 그러고 싶지 않으므로 사실상 그냥 조용히 살고자 하는 것. 애쉬와 더스트는 그녀에게 위상사슬이 어쩌다가 채워진 것인지를 묻자, 차원전쟁이 끝난 직후라고 말하며 자기 혼자만 지하요새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채워진 것이라고 하기에 원인을 모른단다.
애쉬와 더스트가 위상사슬을 만져보니, ‘영원구속(永遠拘束)’ 이라는 말을 하는데 영원구속이란 채워진 자가 죽기까지 영원히 풀어지지 않는 사슬을 의미한다. 영원구속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영구구속(永久拘束)’ 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문제는 죽어서도 이 시체에 대해 위상사슬이 풀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시신을 화장하거나 그래서 시신이 완전히 없어진 이후에야 위상사슬이 풀어지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사체인형으로 부활하게 된다고 해도 위상사슬은 변함없이 채워진다는 것. 결국 셀린에게는 자유가 아닌 자유, 구속이 아닌 구속이 영원히 계속될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린은 지금의 이 일에 전혀 불만을 갖지 않는다. 원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남 CGV 의 지하하수도에 위치한 철문을 통해서만 갈 수가 있는데 비상시에 그곳으로 가 인간들을 처리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그녀가 할 일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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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의 개인주택이자 지하 15층의 지하요새에는 뭐든지 다 할 수가 있기에 혼자서 살더라도 외롭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침실에 ‘십자가(十字架)’ 가 있기 때문. 이 세계에 사는 인간이 자기 혼자라는 것이 외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때마다 그걸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기에 괜찮다고 한다. 지금 그녀가 바라는 것은 인간들이 이 세계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오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고 한다. 혹여 올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철문을 영구 폐쇄시키기 위해 혼자서 갖은 노력을 다하는 걸 보더라도 확연히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셀린이 원하는 건, 그 철문을 ‘영구폐쇄(永久閉鎖)’ 시킴으로서 그 누구도 이 세계로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그녀는 그냥 십자가와 함께 조용히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할 뿐이다. 인간들이 그걸 알기나 할까?
신강 고등학교의 지하 150m 깊이에 위치한 특수F반. 세상은 그 특수학급을 암살교실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 그곳의 담임선생님은 바로 벌처스의 교관님! 그런데 그 교관님이 어째 많이 이상한 외모를 하고 있는데 마치 ‘반인반차원종(半人半次元種)’ 이란 느낌을 주고 있는 것만 같다. 어째서 날이 갈 수록 인간이 아니라 차원종으로 변해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그런 특수F반 학급으로 한 여학생이 들어오는데 바로 레이라! 과거의 레이라가 아니라 새로이 각성한 레이라가 등교하자 모두들 놀람과 동시에 여신이 왔다! 라고 소리 지르며 극히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고, 여학생들도 못 본 사이에 정말 이렇게 예뻐질 수가 있는지를 묻는다. 담임선생님도 레이라를 보며 여태 어디서 뭘 하며 지내왔는지 모르지만 과거에 비해서 여신이라 학생들이 불러줄 만큼으로 예뻐져서 돌아와 선생님도 기쁘다고 해주며 레이라를 환영한다.
“레이라! 정말 예뻐졌네?”
“고마워~ 세영아? 그리고 모두들?”
“......레이라...... 맞지? 많이 달라졌네?”
“뭐야! 건영이는 나홀로 놀랍다는 반응이네?”
“으... 응. 이 토끼머리. 네가 가르쳐준 머리잖아. 이젠 이렇게 안하는 거야?”
“응. 그렇게 됐어.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나는 나야. 레이라는 레이라라고.”
“그렇지. 달라지긴 했어도 너는 너야. 예뻐져서 돌아온 거 축하해.”
“고마워...... 건영아. 그리고 모두들.”
“레이라 학생? 수업이 다 끝나고 F반전용 교무실에서 선생님과 면담이라도 할까요?”
“......물론입니다. 교관님.”
오랜만에 돌아온 레이라를 보며 F반 학생들이 모두 얼굴이 빨개지며 홍조 띄우는 모습을 보인다. 키도 가장 작고 존재감도 없던 그녀가 이젠 키도 우월하게 커졌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토끼머리를 과감히 버리고서 머리를 푼 긴 머리로 하고 와주니 모두들 홍조를 띄우는 것은 당연한 일. 담임선생님이자 교관님도 레이라를 환영하며 수업이 다 끝나고 선생님과 교무실에서 면담을 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그녀도 수락한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축제는 물론이고 다양한 행사도 즐겼지만 레이라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학교에도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 담임선생님이자 교관님을 바라보는 레이라의 눈빛이 예전과 다르게 뭔가 달라진 것만 같다. 담임이자 교관님은 과연 그것을 알아봤을까? 예전과 다르게 교관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진 레이라. 과연 그녀의 의도는 무엇일까? 레이라와 교관님은 각자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교무실에 와야만 알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