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고아원에서..-에필로그
아류태극신권 2015-08-08 0
-뿌드드드득
"끄으으으윽-!"
어제의 술래잡기라 쓰고 생존게임이라고 하는 탈출극을 겪고 나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한시간까진 버텼지만 결국 맞고 쓰러졌었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게 아닐까.
어떻게 보면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와 질주하는 열차를 자전거로 열심히 피하려던 셈이 되는게 아닌가.
바로 옆으로 스쳐서 벽에 닿은 주먹이 두부에 젓가락 찍었다 빼듯 깨끗하게 뚫린 걸 볼 땐 소름까지 솟았다.
"...오늘까진 수련하고 이동한다고 했지.."
쓰러지기 직전에 들린 한마디가 기억난다.
-내일은 중요한 교육이 있다. 그 교육을 받은 뒤 하루는 쉬고 이동할 거다.-
"....어제는 스트레칭이라고 했던 걸 보면, 오늘도 쉬운 것일 린 없는데."
문득 시계를 본다. 옛 호텔이었던 곳이라고 앨리스씨가 알려주셨던 곳의 일반 객실이었기에 전자시계형 탁상시계가 있었다.
"..또 부셨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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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이 남은 어깨를 두드리며 호텔 앞의 주차장 쪽으로 나오니 마리씨가 기다렸다는 듯 말을 꺼낸다.
"..제압?"
제압이라는 말에 의문이 생긴다. 적을 쓰러뜨릴 때 제압할 필요가 있는건가?
나의 반응을 본 마리씨는 한숨을 쉬며 상세설명을 해준다.
"위상력에 막 눈뜬 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있다.
힘 조절이 안 돼서 주변을 부수거나 동료를 다치게 하고, 심하면 동료를 죽게 만들곤 하지.
실제로 그런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그런 경우 어떻게 되는데요?"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미성년의 경우 특수 수용소로 끌려가고, 성인의 경우는 사형된다.
"..사형..?"
"그러니까 이 수련이 의미가 있다.
분신마다 크기를 다르게 만들 것이고, 네가 행할 제압 방법 또한 각각 다르게 한다.
..유니온에서 직접 검사를 받은 위상능력자중 일부는 보조장비를 통해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만,
지금 상황은 어찌보면 야매나 다름없다.
그러니 임시방편으로 내가 분신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계속 수련하는 방법을 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는 오른손 약지에서 피를 흘려 인간 형태의 액체덩어리를 만들어냈다.
"자, 시작은 가볍게 간다. 지금의 분신에게 장난치듯 가볍게 어깨부분을 쳐 봐라."
...장난치듯 가볍게라.
-퍼억-
철퍽 소리와 함께, 분신이 그대로 으깨진다.
당황해서 굳은 날 보며 마리씨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쉰다.
"지금 네 몸의 상태를 알겠나? 넌 지금...음..만화로 표현하자면 상시 슈퍼사*어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네가 장난삼아 툭 치는 게, 당하는 사람은 절명기가 된단 그 소리다.
...참고로, 이 분신들은.."
...설마.
"사람의 몸과 똑같은 강도로 만든 거다. 저게 그대로 터져나간 건, 일반인이 맞을 경우도 저렇단 소리가 된다.
..오늘의 수업은 네가 분신을 터뜨리지 않게 될때까지 하게 될 거다."
..참고로, 수업이 끝났을 땐 나도 마리씨도 탈진한 채 그대로 쓰러져서, 앨리스씨가 상당히 고생했단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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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휴가인데도 다음 임무에 대한 연락이 날아왔다는 거냐?"
"..응. 뭐, 이번 임무가 끝나면 은퇴하게 해준댔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쯧."
영 맘에 안 들어. 유니온녀석들, 앨리스에겐 일 좀 시키지 말라니까..
"..하여간 이 세계의 인간도 똑같네. 이용해먹으려고만 하고 쉬게 두질 않아."
"괜찮을 거야. 이번 일은 안전지대라고 불리는 곳에서 행하게 될 거니까."
..안전지대?안전지대라고 하니 이상하게도 불안감이 엄습한다. 불안하다. 마치..
"유럽지부에서 곧 있을 회담준비를 돕고, 혹시 다치는 사람이 있으면 치료를 부탁한다고 하는 임무였어."
..바로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얼마 안가 사라져 버릴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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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현재, 이 소설의 시기상, 헤카톤케일은 "아직" 출현한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