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S IF STORY - WOLF'S LIE -3-
진료기록X파일 2015-07-21 0
시간의 광장에서 또 한차례 가벼운 동작으로 피라미들을 정리한 나타는 홍시영을 찾아갔다.
"쇼핑몰 쪽에서 차원종 잔당을 처리하고 왔군요."
"하지만 쇼핑몰 쪽의 차원종 잔당은 숫자가 제법 되는것 같군요. 한체레 더 처리작업을 진행해야 겠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처리작업 이외에도... 당신이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요."
"아주 중요한 임무니까 집중해서 브리핑을 들어주세요."
한번 더 다녀오라는 건가? 두번 왔다가게 만들다니 귀찮게 구는 피라미들이군...
"당신이 다녀온 쇼핑몰에서는, 원래 3년 전에 갑작스럽게 차원종 출현 상황이 발생한 이후. 비정기적으로 차원종이 나타났어요."
"그러다 보니 쇼핑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됐고.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지정이 왰죠."
"유니온은 해당 쇼핑몰을 인수해서, 자기네 요원들의 훈련장으로 삼아왔어요."
"또 벌쳐스 쪽에서도 인수 비용의 일부를 댔기 때문에, 우리 측 처리부대도 그곳에서 훈련을 하거나 잔해를 수집할 수 있어요."
"다만, 그런 장소인 만큼, 차원종의 숫자도 상당하죠. 아직은 로봇을 투입할 단계가 아닌 것 같네요."
"그러니 당신이 다시 한 번 나가서, 쇼핑몰의 적들을 처리해 주도록 하세요,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당신이 직접 수집을 해줬으면 하는 잔해가 있어요."
"레이더로 해당 지역을 분석해 본 결과, 해당 지역에 출현한 B급 차원종이 아주 특수한 잔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당신이 B급 차원종을 처치하고, 그 차원종이 지키고 있는 특수 잔해를 입수해 줬으면 해요."
"B급 차원종은 지급까지의 차원종들보다 현격히 강하겠지만... 당신에게는 별 문제도 아니겠죠?"
B급... 그게 B급인가? 외눈이 달린 기분나쁘게 생긴건 사실인데 그닥 강하다는 느낌은 아니던데...
"..."
"후후, 그러면 이대로 출동해 주세요."
"[시간의광장]에 출동해서 현장을 정리하고, 특수 잔해를 입수하는 거에요."
나타가 무너진 시간의 광장에 도착하니 기다렸다는듯이 피라미들이 우글우글 튀어나왔다. 나한테 쪽수의 위력은 안통해! 나타는 손에 들린 묵직한 칼에 위상력을 담았다. 그러자 세파란 불꽃이 길쭉하게 뻗어나와 쇼핑몰의 천장까지 닿았다. 여기서 차원종들에게 한번 묵념...
나타가 기분나쁜 색을 띄는 커다란 잔해를 들고 강남대로에 도착하자 기다린 것처럼 뻐꾸기가 날아왔다. 트레이너의 연락이였다.
"특수 잔해를 입수한 모양이군."
"..."
"표정을 보아하니 그 잔해에 대한 사항에 의문이 든 모양이군. 질문은 허락하지 않겠다. 너는 잡자코 명령에 복종하면 돼."
"..."
"쓸데없는 의문은 갖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명령에만 복종해라."
"아직 더 수집해야 하는 특수 잔해가 남아있으니까."
뭐? 이짓을 계속 해야 한다고? 귀찮게 정말...
"네가 다녀온 쇼핑몰의 좀 더 깊숙한 곳에, 다른 형태의 특수 잔해가 또 한 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차원종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ㅡ 레이더로 해당 잔해의 위치를 파악하는게 어려운 상태이다."
"그러니 쇼핑몰의 좀 더 깊은곳까지 진입해서, 차원종들을 처리하도록 해라."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하달하는 임무만을 충실히 수행하는거다. 알겠나?"
"지금 즉시 [파괴된 쇼핑몰]에 출동해서, 차원종들을 처리해라. 통신종료."
시키려면 한번에 시킬것이지 일 끝난줄 알았을때 넉살좋게 튀어나와선 두번 오가게 만들다니... 나타는 불만이 많았지만 할 수 없이 시키는대로 잔해를 수집해 홍시영을 찾아갔다.
"아, 수고가 많군요."
"수고해 준 덕분에, 특수 잔해의 위치가 파악되었어요."
"이제 잔해를 입수하는 일만 남았군요. 아, 그리고..."
"사소한 문제이긴 하지만, 현장에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요. 곧바로 문제에 대해 설명해 줄 테니, 대기해 주세요."
"특수 잔해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B급 차원종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것 같군요."
"그러니 이번에도 당신이 가서 B급 차원종을 처치하고, 특수 잔해를 가져와 줬으면 해요."
"그리고 그 이외에도... 한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어요."
"벌처스에 소속된 사원 한 명이, 해당 지역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고립되었다고 하는군요."
"지난번에도 비슷한 일을 했다고 하던데... 그 당시에는 아직 처리부대의 전력이 확충된 상태가 아니라서, 구조를 못 했죠."
"그래서 처리부대 대신. 검은양 팀이 그를 구출했다고 해요."
"그런 일을 당했으면서도 다시 위험지역에 단신으로 들어가다니... 겁이 없는건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었던 건지..."
"어쨌든 여건이 허락된다면, 해당 사원을 구출해 줬으면 하는군요."
"아, 물론 여건이 허락된다면의 이야기에요. 특수잔해의 입수가 우선이라는거 잊지마세요."
"사원은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지만 특수 잔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상층부의 뜻인 것 같더군요."
그건 마치 그 상층부의 뜻이라는게 댁한테도 포함되는 말이 아닐거라 생각하는 모양이군. 나타는 빈정상한다는 표정을 향했지만 돌아오는건 넉살좋은 웃음뿐이였다.
"..."
"후훗, 난 그저... 상층부의 입장을 단신에게 전달한 것 뿐이에요. 사적인 감정은 모두 배제하고요."
"그러면[파괴된 쇼핑몰]에 다시 출동해서, 특수 잔해를 획득해 와주세요. 인명구조도... 가능하면 해주고요."
네이네이 알겠습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목격장소에 도착하니 수상한 썬글라스를 낀 남자가 나타의 눈에 들어왔다. 그도 나타를 눈치쳈는지 넉살좋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근처에 차원종이 우글우글 거리고 있는 상황인데 웃고있다니 이해불가인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쿠, 이거 설마... 처리부대의 대원님이십니까?"
"혹시 일부러 절 구하러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하핫! 눈치를 보니 아무래도 아닌 것 같군요. 다른 임무를 하러 오신 거 맞죠?"
"뭐, 괜찮습니다! 솔찍히 기대도 안 했으니까! 하핫!"
"그래도 모처럼 오셨으니... 좀 구해주시면 안될까요?"
"괜찮으시면 저 녀석들을 좀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놈들에게 처리되기 전에요!"
나타가 기가막혀하든 말든 남자는 자기 할말을 끝네고 차원종을 피해 근처의 기둥 뒤로 숨는다. 뭐 저런사람이 있담? 아무튼 여길 찾아온 목적대로 나타는 차원종들을 잡기 시작했다. 출구까지 이어지는 길을 깔끔하게 정리하자 기둥뒤에 숨어있던 수상한 남자가 다시 나와 넉살좋게 말을 던진다.
"하핫! 이거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저를 구하는 것보다 훤씬 중요한 임무를 하러 오셨던 거죠? 그럼 어서 가보십시오!"
"저는 임무에 방해 안되게, 이만 실례하조. 강남 광장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대원님!"
차원종들이 깔끔히 정리된 출구까지 이어지는 구획을 통해 유유히 사라지는 남자를 뒤로하며 나타는 쇼핑몰 지하로 내려간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인명구조가 완료됬으니 이번에는 본래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아, 특수 잔해를 입수해 왔군요."
"인명 구조 쪽도... 운제없이 진행한 것 같군요. 우선 순위가 낮은 임무까지 수행하느라 수고가 많았겠네요."
"잠시 숨을 돌리고 있으세요. 나는 특수 잔해를 살펴볼 테니까."
다시봐도 역겨운 기분이 드는 잔해를 꼼꼼하게 조사하는 홍시영을 보며 나타는 눈을 찡그린다. 이 여잔 비위도 강하군 남은 토나올것 같아 죽겠구만.
"나는 지금부터 당신이 가져온 특 수 잔해의 상태를 확인해 볼 거에요."
"당신에게는 따로 부탁할 일이 한 가지 있어요."
"..."
"아, 물론 이 잔해에 관한건 기밀에 속해요. 지금은 그냥 아주 중요한 물건... 이라고만 파악해 두세요."
"당신은 신경쓰지 말고 내가 지시하는 일만 해주면 돼요."
"당신에게는 따로 해줘야할 일이 있어요."
"이번에 당신이 구조한 벌쳐스의 사원... 한기남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일이에요."
"왜 위험을 무릅쓰고 해당 쇼핑몰에 들어갔는지... 당신이 좀 확인해 줬으면 하는군요."
"그럼 한기남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한기남 그 수상한 썬글라스를 낀 남자 이름인가? 그러고 보면 광장에서 만나자는 말도 들은것 같다. 나타가 광장에 가보니 사거리 한쪽에 낡은 스쿠터를 세워놓고 한기남이라는 수상한 남자가 이미 나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쿠. 이거, 처리부대의 대원님 아니십니까?"
"하핫! 아까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마 아직까지 그렇게 많은 차원종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
나타는 넉살좋은 남자의 태도에 살짝 목덜미가 땡기려 하지만 묵묵하게 대꾸없이 남자의 앞에 다가간다.
"차원종들과 싸울때에도 기합한번 안내지르면서 싸우길래 과묵한 대원님이시구나 했는대 하핫! 이거, 정말로 과묵하신 분이군요. 표정을 보아하니 제가 거기에 들어간 이유가 궁금하신 모양이죠?"
"아무튼 제가 거기에 들어갔던 건... 한가지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에요."
"지금 당신들 처리부대가 수집중인, 특수한 차원종 잔해 말인데요."
"내가 하루이틀 이 장사를 한 게 아닌데 말이죠. 그런 종류의 잔해는 처음 봐서 말이죠."
"그 크기는 뭐, 이미 잔해라고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게다가 말도 안될 정도의 위상력이 감지되더군요."
"그래서 한 번 그 정체를 확인해 보고 싶었던 거에요."
"뭐, 결국 근처에도 못 갔지만 말이죠! 하핫!"
"..."
"넉살좋은 사람이군."
바로 그때 옆에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기어들어 왔다. 돌아보니 그곳에는 정찰지원용 드론 뻐꾸기가 있었다. 칫, 또 이런일에는 귀신같은 꼰대가 나올 차례일꺼라 예상했지.
"어, 어이쿠. 이거 늗대개 팀의 대장님 아니십니까?"
"이야기는 뻐꾸기를 통해 듣고 있었소. 특수 잔해의 정체를 캐고 다녔다지?"
"하핫. 그렇게 됐네요, 대장님. 제가 궁급한 게 생기면 밤에도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
"그러다가 영원히 숙명을 취하게 될지도 몰라."
"경고하겠소.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지 마시오."
"경고는 이번 한번뿐이오. 알겠소?"
"어이쿠,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도 제 주제를 안답니다. 앞으로는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고 있겠습니다!"
"그게 오래 사는 지름길이지."
"아무튼, 이제부터는 거기에 있는 늑대개 팀 대원을 서포트하는 업무를 담당해 주시오."
"물론이죠! 장비의 구입이나 매각, 수리를 원하시면 저를 찾아와 주세요!"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원님!"
"좋아. 나타, 너도 쓸대없는 것에 신경 쓰지 마라. 그리고 김기태 요원에게, 특수 잔해의 입수가 완료되었음을 알려주도록."
윽, 그 비위상하는 인간을 수시로 찾아가야 한다고? 내심 속으로 혀를 차는 나타였지만 거역하면 무슨꼴이 일어날지 알고 있으니 싫더라도 참고 일을 해야 했다.
자동차가 달리지 않는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스스로 잘났다는듯 오만하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같지도 않은 포즈를 취하는 시커먼 얼굴색의 남자. 정말 이건, 도무지 눈에 밟혀서 딴사람이랑 착각할래야 착갈할 수도 없군.
"뭐야? 이번엔 또 무슨 볼일이지?"
"..."
나타는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펴서 어께 넘어 뒤쪽에 홍시영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아, 그거로군... 크큭, 순조롭게 계획이 진행되어가고 있군."
"..."
"헹! 무슨 계획인지 넌 알것 없어. 뭐, 두고 보라고. 곧 이 김기태 님의 세상이 올 거니까. 너는 그걸 위한 도구에 불과해."
"알아들었으면 계속 발에 땀이 나도록 움직이라고. 이 김기태 님을 위해서 말이야! 크큭!"
"아, 참, 잊어버릴 뻔 했군...!"
"네놈... 지난번에는 잘도 저 포장마차 여자와, 내 사이를 훼방놓았겠다?"
"..."
훼방? 나는 아무짓도 한적없어. 이 사람이 이번에는 또 왠 생트집이람? 나타는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평소대로 대꾸없이 빈정상한다는 눈으로 김기태를 볼 분이다.
"이, 건방진 꼬맹이가. 내가 내려준 지시를 싹 무시해버리고 밥만 쳐먹고 꺼지기나 하고 말이야. 그 여자는 평소대로 계속 튕겨대기나 하고 말이지."
"진짜로 생각같아선 몇 대 먹여주고 싶지만, 네놈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나를 위해 뛰어다닐 놈이 사라지겠지."
"이번 한번만은 봐주도록 하지. 가서 네 일이나 똑바로 해. 알겠어?"
"...흥, 어차피 처음부터 저런 여자 따위한텐 별 관심도 없었어."
"이 김기태 님한테는 좀 더 기품 있는, 상류 계층의 여자가 어울린다고, 저런 포장마차나 끌고 다니는 여자가 아니란 말이야."
"...헹. 두고보라지. 계획이 성공하면, 너도 그 여자도, 나를 화나게 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
"꼬맹이 또 표정이 썩어들어 가는구만. 넌 가서 네 임무나 계속 해."
"그래서 이 김기태 님의 미래를 밝히란 말이야!"
속이 뒤집힐것 같은 기분으로 돌아서서 터덜터덜 성의없는 걸음으로 김기태를 뒤로하자 바로 그때 포장마차에서 나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저기 잠깐만."
"아까 김기태 씨가 너한테 막 뭐라고 하는걸 봤는데... 뭔가 일이 있었나보구나?"
"..."
"기운내렴, 괜찮으면 서비스 해줄 태니까 뭐라도 좀 먹고가!"
나타는 괜이 이런대서 신경질할 기본도 나지 않아 그녀가 권하는 대로 묵묵히 옆에 쌓여있는 동그란 종이상자를 가리켰다. 라면. 그러고보면 전에는 먹다가 말았지.
"아, 라면? 이게 마음에 들은 모양이네. 부담갖지 말고 먹어. 먹고 기운 차려서 열씸히 일해!"
매콤하고 시원한 라면이 감칠맛 나게 혀를 자극하자 그나마 엉망이였던 나타의 기분이 조금은 풀어지는 것 같았다. 속좁고 무례하고 오만하고 기타등등 김기태를 향한 온갖 험담을 속으로 풀어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