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차원인. 1화 : 그저 아이스크림을 샀을 뿐인데!
남녀구분없이맛좋으면그만 2015-07-19 1
1화
그저 아이스크림을 삿을 뿐인데! 길을 잃었다. 설마 내가... 라는 일이 있는 거지?
"아 따분해..."
최근 내 입에서는 이런 네거티브한 말만 나온다.
어쩔 수 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이 시기의 한국은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의욕같은건 이미 옛날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역시 아이스크림이 최고지. 아이스크림."
하고 혼자 시시한 소릴 중얼거리면서 근처의 슈퍼에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갔다.
도보 3분 정도의 장소에 있는 대형 슈퍼는 할인 판매를 번번히 시행중이라서 자취중인 대학생으로서는 상당히 고맙다.
"아이스크림 사고서는 새로 산 게임이나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내에 발을 들여 놓으니 에어컨의 냉기가 내 몸을 감싸 안아 바깥과의 온도차에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시원하네, 라기 보다 추워!! 왠지 설정 미스 아냐? 여기."
라고 혼자 불만을 터뜨리면서 눈앞의 아이스크림 코너로 발을 옮겼다.
" 아 있다 있어. 역시 이거지."
역시 눈앞에 있는 물건을 살 수 있다 생각하니, 환희가 용솟음친다.
후다닥 사버리자. 녹으면 비참해지니까.
계산을 신속히 끝마치고, 아이스크림을 비닐봉지에 넣어 가게에서 나오려고 했다.
또 그 더위 안을 걷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진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동문을 나섰다.
아아, 역시 더우...
"...하?"
내 입에서는 그런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눈에는 삭막한 대지와 거무튀튀한 바위만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왜?
눈앞의 광경에 대해, 뇌의 연산이 쫓아가지 못한다.
...눈의 착각이겠지, 하고 우선 부정한다.
"하핫, 무슨 농담을."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본다. 뒤돌아 본 곳에는 자동문이 있을 것을 믿으며.
또, 언제나의 일상이 있을 것을 믿으며.
하지만 뒤돌아본 곳에는... 없었다.
그래 없었다. 자동문이.
왜 없는거지? 영문을 모르겠다.
"아니아니. 농담은 참아줘. 아까전까지 있었잖아. 자동문이! 더군다나 나올 때 자동문 너머에는 항상 보이던 풍경이 있잖아! 어째서 문을 나서니까 풍경이 바뀌어 있는거야! 의미를 모르겠네!"
큰소리로 외쳐 봤지만, 상황은 이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고, 내 기분은 그저 어두워져만 갔다.
눈 앞의 광경이 아직도 믿을 수 없어서. 나는 멍해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그리고.
"이 아이스크림 어떻게 하지."
하고 내가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를 언제까지나 계속 들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