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나타X레비아X소영] 요리왕 레비룡
호시미야라이린 2015-07-20 2
G 타워 옥상의 사건이후로 ‘늑대개(Wolfdog)’ 라는 이름의 팀은 그야말로 ‘현상수배범(懸賞手配犯)’ 이란 존재로 낙인이 찍혀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저런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타는 매일 매일을 분통해하는데 레비아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뭔가를 열심히 조리한다. 나타가 또 주방에서 뭘 만드는 거냐고 묻자, 나타가 좋아하는 걸 만들고 있단다. 나타는 레비아를 바라보며 그러고 보니, 네가 나한테 반말을 쓰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말에 레비아가 얼굴이 빨개지며 어쩌지를 못한다. 나타가 어떤 요리를 선보일 지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하고서 방으로 돌아간다. 요즘 늑대개 멤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잘 모르지만, 정예요원들의 추적을 피해 다니는 것은 확실하다.
요즘 지내고 있는 방에는 달걀 말고는 타 식재료가 보이지를 않는다. 밖에 나가서 식재료를 구하고 그래야만 하겠으나, 문제는 서로가 늑대개를 잡으려고 안달이 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도와주는 친구가 하나 있다. 그 친구는 타 멤버들과는 일절 접촉하지 않고서 오직 레비아에게만 접촉하고 있다. 본인도 정예요원들의 추적을 피하면서 전해주고 있기에 매우 어렵다고 한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접촉하는 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무인항공기(UAV)’ 라 불리는 ‘드론(Drone)’ 으로 비접촉 배달을 통해 전하는 방법 말고는 안 될 것만 같단다. 레비아가 이번에 획득한 식재료는 면을 포함하여 여러 식재료들! 바로 ‘자장면(Noodles with Bean Sauce)’ 에 쓰이는 재료! 일각에서는 자장면을 ‘짜장면’ 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건 잘못된 표현이라고 한다.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한다.
“어머 레비아! 너 짜장면도 만들 줄 알아?”
“아~ 나타. 친구가 가르쳐줬어. 그 친구도 식재료를 구매하고, 집에서 항상 자체적으로 만들어먹고 그랬대.”
“그래?”
“그리고 나타. ‘짜장면’ 이란 용어는 잘못된 표현이래. ‘자장면’ 이 맞는 표현이래.”
“이봐. 시끄러워. 짜장이든 자장이든 그게 뭔 상관이야?!”
“아아~! 미... 미안!”
“......그... 그러고 보니... 네가 언제부턴가 나한테 반말하기 시작했잖아.”
“으... 응. 반말하는 거, 여전히...... 잘 적응이 안 되네?”
“적응이 되건 안 되건, 지금 이대로가 편하다면 앞으로도 그러면 되는 거야.”
“응! 고마워~ 나타?”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도망자 신세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절박함과 조바심 등을 느끼며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늑대개 멤버들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모두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조바심을 느끼지만, 단 1명의 멤버. 그러니까 ‘레비아(Levia)’ 만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서 살아간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어두운 길만 펼쳐진다고 해도 이것도 역시 지나가리라. 고생 후에 쉼이 온다는 마음으로 이 모든 고통을 오로지 정신력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견뎌내는 레비아다. 마치 ‘중화요리(中華料理)’ 하듯 매우 빠른 속도로 자장면을 만든다. 모두가 힘들어해도 그녀만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서 살아가고자 한다.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의 인생을 사는데도, 오직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모두들! 오래 기다렸지? 배고플 텐데 일단은 먹어.”
“레비아가 자장면을 만들어줬네? 우리 팀 가운데에 유일한 요리사지? 레비아가.”
“칭찬도 너무 과하다. 나타.”
“뭐~ 잘 먹을게. 어디 한입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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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아가 만든 자장면을 열심히 저어주고서 한입 먹어보는 나타와 타 멤버들.
레비아는 맛있게 먹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미소를 짓는다. 한입을 먹더니만 나타가 오오!! 라고 환호하더니 중국 현지의 원조 자장면을 먹는 느낌이라고, 마치 자기 자신이 진짜 중국인이 된 듯이 자장면 맛있다해~! 너도 잔말 말고 빨리 먹어라 해~! 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때! 문을 노크하기에 누군지 하고 열어보니 강남 CGV 와 플레인 게이트에서 포장마차 장사를 하던 그 여대생 언니! 바로 소영이 왔다. 소영은 너희가 요즘은 지하아지트에서 힘들게 살아간다는 얘기를 레비아 친구에게서 들었다며, 가끔씩이라도 와서 같이 놀아주고 포장마차 음식이라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째 늑대개 팀의 지하아지트 내부의 상황이 좀 이상하다. 나타를 포함한 타 멤버들이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단체로 누워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레비아에게 묻자, 자기가 손수 만들어준 자장면을 먹고 다들 저렇게 된 거란다. 얼마나 맛있기에 옷까지 벗고서 드러누워 있을까? 소영이 찾아오자, 원래는 자기가 먹을 거지만 언니 먹으라고 건네준다. 소영은 레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고맙고 잘 먹겠다고 말하고서 자장면을 한입 먹어본다. 레비아의 자장면을 먹은 소영의 ‘식후 리액션’ 은 과연 어떨까? 한입 먹어보니 면발이 통통하고 아주 부드럽게 끊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소영의 눈앞으로 매우 광활한 우주가 펼쳐진다. 아니, 자장면을 한입 먹었다고 광활한 우주가 펼쳐지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레비아의 상냥함까지 느껴진다고 말하며 얼굴이 빨개지는 소영.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정신을 차려보니 옷을 벗은 상태!
“......!!??”
“저... 소영 언니. 저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옷은 왜 벗으셨어요?”
“......꺄아아아아아악!!!!”
“에휴. 나타도 그렇고~ 나머지들도 다 똑같네.”
“그냥 이해해줘. 네가 만든 자장면이 옷 벗고 해맑게 웃을 정도로 맛있다는 거잖아?”
“......이거 무슨 ‘동인잡지(同人雜誌)’ 도 아니고.”
“레비아. 너~ 요리와 관련해서 동인작가 해보면 잘할 거 같은데?”
“아... 소영 언니! 농담이라도 그런 말 마세요. 민망하단 말이에요. 우에에에에~”
나타와 타 멤버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소영이 자신들의 앞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다.
모두들 놀라며 어떻게 왔는지를 묻자 레비아의 친구가 알려줬다고 한다. 그 친구가 늑대개 팀원들이 매우 외롭고 힘든 상황이라며 이들을 위로해줄 수가 있는 것이 소영 언니 외에는 없다고. 소영 언니가 저들의 빛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며 위치를 가르쳐줬단다. 강남 CGV 시절에 그녀의 포장마차에서 먹을거리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는 나타. 그 은혜를 갚고 싶다며 본인이 손수 뭔가를 만들겠단다. 그리고는 냉장고에 있던 여러 ‘식재료(食材料)’ 들을 찾아보고서 흐흐흐! 하는 표정을 짓고서 뭔가를 열심히 만들어본다.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며 하하하하!! 하는 나타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소영과 레비아가 어째 좀 불안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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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를 기다렸을까? 문이 열리고서 나타가 가져온 것은 바로 ‘가락국수(Wheat Noodles)’ 라고 한다. 가락국수라 읽기도 하는데, 다들 일반적으로 ‘우동(うどん)’ 이란 이름으로 많이 친숙하다. 여기저기에 상처투성이인 나타. 본인이 손수 우동을 만들기는 했는데, 어째 주방에서 온갖 우당탕탕 소리가 들려왔던 걸 감안하면 먹을 때에 아주 조심해야만 할 거 같다. 소영은 레비아와 타 멤버들에게 그래도 나타가 직접 만들어줬으니 맛있게 먹어줘야만 하지 않겠냐고 하고, 레비아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타 멤버들도 레비아와 마찬가지로 새파랗게 질린 얼굴표정을 지으며 잘 먹겠다고 한다. 나타는 레비아 만큼은 못하지만 모처럼 손님이 왔으니 실력을 좀 발휘했다며 맛은 걱정하지 마란다. 평소에 레비아가 우동 만들던 것을 많이 봤고, 노트에 최대한 필기를 다했단다. 우동 만드는 과정을 일일이 다 필사했다고 말하는 나타. 나타가 그런 면이 있었던가?
가락국수. 흔히들 우동이라 부르는 국수를 먹는 레비아와 소영과 타 멤버들. 모두들 한입 먹어본다. 타 멤버들은 맛이 왜 이래...... 라는 표정을 지으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변해버리고, 소영도 마치 우동 면에 의해 전신이 포박되는 고통을 느낀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레비아는 어떨까? 폭포수를 맞으며 정신수양을 하는 것. 그러니까 ‘명상(瞑想)’ 이라고 해도 될까? ‘폭포수를 맞으며 명상을 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버스가 낙하하는 바람에 머리를 정확하게 맞은 그 맛’ 이란다. 낙하하는 버스에 머리를 맞은 덕분에 푸우!! 하며 침을 토해내는 맛. 결국 레비아가 눈물을 글썽이는 표정으로 나타를 향해 불평불만의 표정을 짓는다. 소영은 애써서 말리느라 여념이 없다.
“야, 나타!!”
“......!!”
“야! ‘한참 폭포수를 맞으며 명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버스가 떨어져서 머리에 맞는 고통의 맛’ 이란 말이야!!”
“......;;;;;;”
“차... 참아, 레비아. 나타는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잖아.”
“소영 언니는 입 다물어요!”
“히익!?”
“나타. 네가 감히 내 혀를 망쳐놓고, 무사할 수가 있으리라 생각하는 거냐?!”
“레비아! 미안해. 잘못했어.”
“레비아. 나타가 사과하는데, 이제 그만 용서해주는 게......”
“소영 언니! 언니도 ‘우동 면에 전신이 포박되고, 조이기 고문을 당하는 맛’ 이라 했잖아요!?”
“......;;;;;;”
“나타! 감히 내 혀를 망가트려놓고 무사할 거 같아?! 너 오늘 잘 걸렸어! 소영 언니의 몫까지 넌 내가 두들겨 패주마!!”
“으아아아!! 소영 누나! 나 좀 살려줘요!!”
“그... 그게.......”
“소영 언니! 혹시라도 언니가 나타 감싸주면 어찌되는지는 알죠?”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