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05화- [촉수공주의 시간(触手公主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7-18 2
“이쯤에서 그만하지. 늑대개는 여전히 약하구나.”
“나건영!”
“......”
“감형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자기 친구도 웃으면서 죽인다는 벌처스 처리부대가 이렇게까지 살의가 약해서야 되나.”
“......”
“뭐, 살의라면 이 정도로 충분하겠지. 그리고 내가 하나 더 알려줄까?”
“뭐냐!?”
“나타. 과거에 비해서 많이 온순해졌군. 하지만 그래선 결단코 벌처스 처리부대에서 인정받기가 힘들 것이다.”
나건영은 비록 클로저가 아니지만 그의 클래스는 ‘사신(死神)’ 이라고 알려져 있다. 클로저도 아닌 민간인이 어떻게 결전기를 사용할 수가 있을까? 나건영은 클로저 적합성이 최소한 A 등급 이상이 된다면 가능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엄연히 민간인은 민간인이라 훈련생 결전기이자 1차 결전기만 가능한 것. 2차 결전기 이상을 원한다면 정식 클로저로 들어오는 방법을 빼면 없다. 그러나 건영을 포함한 애들이 클로저가 될 생각은 없다고 하니 그냥 이 정도의 선에서 합의를 해도 된다. 나건영이 돌아간 직후, 나타는 땅을 치면서 심히 통곡하며 울음을 터트리는데 매우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레비아도 그런 나타를 토닥거려주며 위로해준다. 언제부턴가 늑대개 멤버들이 저런 민간인을 상대로도 지는 허약한 클로저 팀이 되었을까? 아무리 봐도 속상할 일이다.
그런 늑대개의 나타와 레비아가 특수F반 암살교실로 찾아왔다.
이들을 반겨준 것은 다른 녀석들도 아니고 민가영. 가영이가 언젠가 한번 와달라는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본인들도 벌처스 소속이니 이번엔 자신이 그대들을 실컷 단련시켜주겠단다. 유니온의 큐브 시설을 흉내낸 특수F반 암살교실의 큐브. 바로 특수F반 버전의 큐브라 불러도 된다. 민가영이 특별 게스트를 초대해서 훈련시켜줄 것이니 마음 단단히 먹으란다. 나타와 레비아가 설마 또 위험천만한 훈련이냐고 묻자, 천하의 늑대개를 상대로는 벌처스 처리부대에 걸맞는 상대가 훈련 상대로 나오는 것이 예의라고 말하며 제대로 임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을 통과한다면 신 벌처스 처리부대에 걸맞는 늑대개로 다시 태어날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민가영이 준비가 다 되었는지를 묻자. 나타와 레비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무수한 수의 나타와 레비아 환영이 생겨난다. 혹시 ‘도플갱어(Doppelganger)’ 라도 되는 것인지를 묻자, 그것들은 너희가 쓰러트릴 상대가 아니라 함께 싸울 NPC 와도 같은 존재라고 한다. 무수히 많은 도플갱어들이 격파할 상대가 아닌 동맹의 대상이라는 건, 도대체 상대가 얼마나 위험하다는 걸까? 이윽고 큐브의 모든 출입구가 잠궈지자 누군가가 조심스레 걸어나온다. 그 이름은 바로 ‘레이라(Reira)’ 라고 한다. 나타와 레비아가 그녀를 보더니 또 너냐고 소리 지르고, 레이라도 설마 너희들을 특별훈련 시킬 담당이 자신이 될 거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단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간에 민가영이 내린 지시니까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레이라. 그럼 어디 한번 확인할까?
약 5초가 지나서 전투시작! 이라고 ‘안내방송(案內放送)’ 이 나오자마자 나타와 레비아의 형상으로 된 도플갱어들이 죄다 전멸한다. 분명히 도플갱어 NPC 홀로그램 영상들은 200여 명은 되어 보이는데 어떻게 전투시작이란 안내방송이 나옴과 동시에 전멸했다. 나타와 레비아가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인 것만 같다고 해서 전방을 바라보니 레이라의 묶은 머리가 풀어져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목 등에서 촉수가 솟아나온 상태! 레이라가 레비아를 바라보며 우리 어릴 때부터 친구였듯이~ 지금도 맞지? 라고 말하더니, 특수F반 암살교실의 이름으로 너희 늑대개 멤버들을 제대로 훈련시켜주겠다고 말하며 제대로 덤비란다. 클로저에 대항하기 위한 암살자로서 본인의 능력도 더욱 성장시킬 기회라고 하며 제대로 놀아주겠단다. 레이라의 목 등에서 솟아나온 초록색의 촉수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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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라는 나타는 둘째 문제고 레비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란 점도 그렇지만 뭔가 다른 이유가 또 있을 걸로 보인다. 레비아의 목 등에서 솟아나온 촉수가 공격하는 속도와 파괴력이 정말로 무시무시하다. 만약 저거에 1대라도 맞았다간 그 즉시 심장을 뜯어 먹혀버리게 될 지도 모르다. 군인들이 타고 다니는 궤도전투차량의 대명사이자 지상전의 왕자인 전차를 그냥 관통해버릴 정도로 강력한 촉수인데, 하물며 사람의 피부를 관통하지 못할까? 레이라가 촉수를 꺼낼 때에는 묶었던 초록색 단발머리가 풀어진다. 연약하기 짝이 없던 레이라가 촉수만 꺼내면 강해진다. 좀 제대로 덤벼보라고 말하는 레이라. 나타가 빠른 질주를 하고, 레비아가 후방에서 지원을 해줘도 모두 무의미하다. 레이라 앞에선 그 어떤 결전기도 무력할 뿐!
“어때? 나도 알고 본다면 강하지? 레비아?”
“......”
“이 말랑말랑한 칼날. 내 촉수가 참 아름답지? 전차도 관통할 수가 있거든~”
“전차를 관통하고, 그 안의 승무원들의 심장부를 관통해서 심장을 뜯어먹기까지 하겠지.”
“오호~ 정답!”
“......”
“그것이 내가 가진 힘이거든. ‘프린세스 텐타클(Princess Tentacle)’ 의 위엄이다.”
“프린세스 텐타클. 촉수공주 레이라란 건가.”
프린세스 텐타클. 그냥 ‘촉수공주 레이라’ 라고 불러도 상관은 없다고 보면 된다.
또 다른 용어로는 ‘대(對) 클로저용 원조 최종병기(Anti-closer Original Last Weapon)’ 라고 불러줘도 좋다. 현존하는 그 어떤 클로저도 결단코 레이라를 쓰러트릴 수가 없다. 검은양과 늑대개를 포함하여 세계 각 국의 클로저들이 전부 다 모여들어도 레이라 하나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촉수공주 상태의 그녀는 약 10,000여 명의 클로저를 단 2초 이내에 전멸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최소 A급 이상의 요원들만 모였을 경우를 기준으로 해도 그렇다. 그러고 보니 특수F반 암살교실도 몇몇 학생들을 제외하면 다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무래도 암살 의뢰가 잘 들어오지를 않으니 다들 조용히 지내는 걸로 추정이 된다. 존재감을 위해선 의뢰가 많이 들어와야만 한다.
“하나 더 알려줄까? 이 촉수는 무엇으로도 자를 수가 없다.”
“......!!”
“이 말랑말랑한 칼날은 자를 수도 없고, 녹여버리는 것도 불가능해. 그냥 재주껏 회피하는 것이 방법이지. 하지만 말이야. 상대가 눈치를 챘을 때에는 이미~ ‘상대의 심장부를 뚫고서 심장을 먹어치우고, 다시 원위치로 복귀하는 과정까지 모두 끝난 이후’ 라서 말이야?”
“체엣!”
“나타. 얼마 전에 내가 네 위상력을 무력화시킨 거... 기억 안 나?”
“레이라! 넌 도대체 인간이냐, 차원종이냐!?”
“글쎄다? 인간이면 어떻게~ 차원종이면 또 어때? ‘반인반차원종(伴人伴次元種)’ 이면 또 어떻고?”
“......”
“자, 그리고 나타 너 말이야. 너란 이름의 ‘살인자(殺人者)’ 는 결코 살려주고 싶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