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나비의 꿈 2화

오렌지젤리 2015-06-30 0

건물들과 구조물들로 차원종들의 시선을 피하면서 방공호로 향하던 도중 나는 어느 아파트단지에 들어서게 되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모두 피난갔는지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단지내엔 새소리만 가득했다. 오랫동안 걸어오던 나는 피곤함과 허기에 지쳐있었고, 적당한 집에 들어갈수 있다면 밥과 침대가 있을것이란 희망에 가까운 집으로 향했다. 건물의 입구앞에 도착한 나는 한가지를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아차... 방범문..."
입구에는 커다란 유리로 된 방범문이 우두커니 서 있었으며 CCTV가 내 얼굴을 찍고 있었다.
"바쁜데..."
방범문을 깨고 들어간다고 해도 집들마다 각각 비밀번호가 있을것이고, 나에겐 비밀번호를 맞출수 있는 방법이 없다. 머릿속에서 들어가 편하게 쉬고 싶다는 욕망과 그러면 안된다는 도덕적 사고가 섞여 머리를 어지럽게 하였다.
"근처 편의점이라도 가봐야겠네"
도덕을 선택한 나는 집에 침입할 생각을 걷고 아파트단지 밖으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가면서 차원종이 있나 없나를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근처의 편의점으로 향했지만 편의점역시 문이 잠겨있었다.
"알게뭐야 그냥 부셔"
더이상 허기와 피로에 견디지 못한 나는 편의점의 유리문을 부셨고 편의점안에 들어가 물과 음료, 먹을거리등을 닥치는대로 먹었다. 그중에선 조금 상한음식, 상해가고있는 음식들도 많았지만 내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허기를 채우고 정신을 차려보니 편의점의 음식들이 상당히 많이 사라져 있었다.
"하아..."
후폭풍이 장난아니겠는걸 그렇게 생각한 나였다. 시선을 벽돌쪽으로 옮기고 벽돌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 벽돌로는 차원종과 마주쳤을때 별 도움이 안될것같다는 생각에 편의점 안을 살펴보았다. 깨어진 유리조각, 선반, 우산등이 있었지만 그닥 도움이 될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적당히 큰 우산을 꺼내 들고 긴장감에 탄 목을 물로 축이며 편의점을 나섰다. 30분정도 걷다보니 주변에서 작은 소리들이 들리고 나는 그 소리에 집중했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무언가가 떨어지는소리, 차원종인가? 사람인가? 나는 사람이길 바라며 우산을 든 손에 힘을 주고 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30분전의 나와 똑같이 편의점문을 깨고 들어가 음식을 먹고있는 30대 후반의 꽤재재한 옷을 입은 아저씨가 있었다. 인기척에 놀라 아저씨가 경계를 하며 나를 보고서 말했다
"무... 뭐야 사람인가"
"아저씨도 피난민이신가요?"
경계를 푼 아저씨가 바지를 털며 일어나 말했다
"뭐어 그렇지 그런데 젊은이는 어쩌다가 여기에 있어?"
"저는 방공호에 있었다가 갑갑해서 잠시 나왔었는데 차원종과 만나서..."
"방공호? 거긴 안전해?"
"일단 클로저요원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서 어느정돈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내 말을 들은 아저씨가 나를 향해 걸어와 노려보며 말했다
"거기가 어디지?"
"여기에요"
아저씨에게 휴대폰의 지도를 보여주며 위치를 확인시켰다
"하... 그렇게 먼곳은 아닌데 직선코스로 가기엔 무리가 있네"
"왜죠?"
"저쪽에서 그 괴물들이랑 클로전가 뭔가 하는사람들이 싸우고있거든"
"그럼 싸움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합류하면 되지 않나요?"
"우리편이 지고있어서 말이지"
아저씨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보이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무튼 직선코스로는 못가. 우회해서 가자고"
"우회라고하면 어디로...?"
"음... 아무래도 멀리 돌아가지 않는이상 힘들것같네 일단 나만따라와"
"네"
나는 아저씨의 뒤를 따라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향했다. 앞으로 가면 직선코스였지만 차원종들이 있는이상 가까이 가는건 무리에 가까웠다.
"아저씨는 피난오기전에 무슨일을 하셨어요?"
우회해 방공호로 향하던 도중 심심해진 내가 간단한 질문을 하자
"난 공무원이였어. 이 근처 동사무소에서 일했는데 지금은 살기위해서 좀도둑질이나 하고있지"
"가족분들은 다들 어디로 가셨나요?"
"가족들은 먼저 피신했어. 버스에 자리가 부족해서 딸이랑 안사람을 태우고 다음 버스를 탈려고 했는데 차원종이 나타나서 피난가질 못하고 여기에서 이렇게 떨면서 살고있는거야 학생은 어떤가?"
"지금 연락이 안되고있어요. 휴대폰충전을 시킬수도 없는 상황인데다가 지금도 휴대폰에 지도가 필요하니 함부로 쓸순 없죠. 휴대폰 배터리도 아껴야하는데 가족들은 받질 않고, 문자를 넣어 뒀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오질 않고있어요"
"힘내. 연락이 안되는건 뭔가 사정이 있어서겠지 피난도중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던가"
"그러길 빌어야죠"
가족이나 이때까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소소한 잡담을 하며 아저씨와 나는 방공호를 차원종과 클로저들이 싸우고 있는곳을 크게 우회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아저씨와 나의 잡담이 끊겼다. 주변에서 사람이 아닌것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가 겁에 질려 무기가 될만한것을 찾고 나는 왼손에 쥐고있던 우산을 흔들며 경계를 했다. 아직 차원종에 당한 오른팔이 회복되지 않았고, 오른팔에 통증이 사라진게 아니라 과연 지금의 내가 그 괴물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울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감이 덮쳐왔다.
"기기긱"
아저씨와 내가 긴장되고 공포에 떨고있는 심장을 누르고 소리가 들리는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모퉁이에서 차원종 두마리가 나타났다. 두마리의 차원종은 각각 저번에 본 작은 차원종과 큰 차원종이였다. 우산을 들어 차원종을 겨누고 차원종들이 우리를 발견했다.
"학생... 이거 도망칠수 있으려나?"
"어떻게든 도망쳐야죠"
차원종이 다가오고 우리는 천천히 뒤로 발을 옮기며 도망갈 타이밍을 확인했다. 차원종이 속도를 올려 뛰어오고
"달려요!"
우리는 차원종이 달려오는 반대방향으로 **듯이 뛰었다. 우리가 뛰어 도망가자 큰 차원종이 다리가 짧아 비교적 달리기가 느린 작은 차원종을 들어 어깨에 얹히고 달려왔다. 그걸 본 아저씨가
"저거 반칙아니야?"
"아무렴 뭐 어때요 일단 달려요!"
우리는 열심히 달렸지만 큰 차원종은 우리보다 훨씬 크고, 체력도 많아 쉽게 따라잡힐것이라고 생각한 내가 머릿속에서 어떻게 해야 저 덩치에게서 안전하게 도망갈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체력이 적어 뒤떨어지는 아저씨의 팔을 잡고 뛰었다.
"그.. 그만해 나까지 살릴려면 너도 당할거야"
"사람목숨 하나라도 살려야지 어떻게 버릴수가 있어요? 자 빨리 뛰어요 가족들이 기다리잖아요?"
"그.. 그래"
아저씨가 더욱 힘을 내어 달렸지만 내가 달리는 속도와 차원종이 쫓아오는 속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아저씨를 부축해 달리면서 차원종과의 간격이 가까워지고 아저씨가 내 손을 놓아버렸다
"아저씨 뭐해요! 손잡아요!"
"안돼. 학생이라도 살아야지 나 살자고 도망쳐봐야 학생까지 위험해질수 있어 학생이라도 도망가"
"아저씨!"
차원종이 아저씨를 향해 돌진하고 한손에든 둔기를 휘둘러 아저씨를 쳐냈다.
"아저씨!"
아저씨는 둔기에 맞아 3~4m정도 날아가고 아**트 바닥에 떨어지고. 피를 토했다. 허리와 등, 팔에 큰 부상을 입은것처럼 보였고 더이상 걷는건 물론이고 일어서는것 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차원종이 아저씨에게 다가가고 큰 차원종이 작은 차원종을 어깨에서 내렸다.
"으윽..."
"케켘"
작은 차원종이 아저씨를 향해 칼을 내리꽂고 피가 튀었다.
"아저씨..."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내 눈앞에서, 나는 가던길을 멈춰 서서 차원종들과 죽은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차원종들은 웃으며 시체를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행동했고, 나는 공포에 휩싸였다. 차원종들이 아저씨의 시체를 가지고 놀듯이 행동하다가 질렸는듯이 나를 바라봤다. 작은 차원종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웃고, 나에게 달려왔다. 이대로 도망가다 저놈들에게 잡혀 죽나 싸우다 죽나 뭐가 다르냐고 생각한 나는 달려오는 차원종을 향해 돌진했다. 어느정도 접근하자 차원종이 칼을 휘두르고 칼을 휘두르기 직전에 뒤로 몸을 빼 칼을 피하고 오른발로 차원종을 차버렸다. 하지만 차원종은 아무런 반응도 없고 내 발은 투명한 막에 막힌듯 차원종에게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 나는 얼른 오른발을 빼고 차원종과 거리를 벌렸다.
"** 위상력인지 뭔지 몰라도 그게 없으면 저놈들에게 데미지하나 못준다는거지..."
나는 위상력이 없다. 애초에 이름만 들어봤지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차원종과 일부 인간들이 다룰수 있는 힘이라고 하지만 나같은 일반인과 무슨 상관이 있길래 내가 알아야 하나등의 핑계를 대며 위상력에 대해 알아가는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위상력이 필요하다. 저 차원종을 쓰러트릴수 있을 만한 위상력이.
"이거나 먹어라"
왼손에 쥔 우산을 힘껏 던졌다. 우산의 뾰족한 부분이 차원종에게 맞았으나 내 발차기와 같이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되지? 어떻게 해야 이 차원종을 제압할수있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방안을 생각하고 기각하며 차원종에게 데미지를 입힐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도중 내가 상대하고 있던 차원종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이젠 이판사판이다"
달려오는 차원종에게 달려들어 칼을 피하고 왼손으로 차원종을 목을 잡았다. 차원종을 잡자 왼팔과 전신에 이상한 기운이 돌고 힘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 안중엔 그런것보다 이 차원종을 어떻게 처리하냐가 먼저여서 무시하고 차원종을 들어올렸다.
"으아아아!!"
들어올린 차원종을 다른 차원종을 향해 던졌고 내가 던진 차원종이 일직선으로 날아가 큰 차원종에게 부딪혔다. 왼팔의 근육이 과부화를 일으키고 강한 반작용을 보이며 왼쪽팔이 마비되었다. 이제 쓸수있는 팔은 없다. 오른팔은 사용할수 있겠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고, 왼팔은 근육이 더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끄르르..."
차원종의 상태를 보자 큰 차원종이 얼굴을 감싸쥐고 있으며 작은 차원종이 멀리 떨어진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분명 작은 차원종을 큰 차원종에게 던졌다. 그 후엔 왼팔의 고통에 신경을 쓰느라 차원종들의 모습에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아마 작은 차원종과 큰 차원종이 부딛히는건 데미지가 들어가나보다. 작은 차원종이 일어나 나를 향해 칼을 휘두르면서 위협을 하고 큰 차원종역시 화가 난듯 울부짖었다.
"위험한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방안을 찾았지만 정작 내 두팔은 더이상 사용할수 없게 되어 있었다. 작은 차원종을 축구공 차듯이 차버릴까 생각했지만 방금전 차원종을 차보았을때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것이 생각났다. 손으로 들어올리는건 가능하지만 발로 걷어내는건 불가능한건가?
"마땅한 방법이 없나..."
다른 방안이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도망가면 죽어 나를 위해 죽은 저 아저씨에게 뵐 면목이 없어진다. 어떻게든 싸울방안을 생각해내야 한다. 나는 후들거리는 오른팔을 들었다.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왼팔을 쓰기엔 왼팔은 더이상 내 뇌가 통제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아저씨... 헤어진지 얼마나 됬다고 다시 보게될것같네요"
나는 아무 생각없이 차원종에게 돌진했다.
"산들바람베기!"
갑자기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거센 폭풍이 몰아쳤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눈을 감았다. 잠시후 눈을 뜨자 차원종이 모두 죽어있었다.
"이봐 민간인이 왜 여기있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자 성격나쁠것같이 생긴 남성이 막대사탕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A급 클로저 김기태다. 뭘 봐 눈 깔어"
머릿속을 지배하던 공포와 긴장감이 풀리고 나는 그자리에서 기절했다






소설이름 바꾸고싶다


2024-10-24 22:29: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