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hange! - 1
계란튀김정식후루룹 2015-06-28 1
Change, Change! - 제1화 [ep1 : 바뀌어 버렸다?!]
변화는 언제나 갑작스럽다. 슈퍼 엘리트 요원으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가 이상한 국장… 아니 지금은 지부장이 돼버린 인간에게 걸려서 한순간에 관리요원이 돼버린 것도 갑작스러운 이었고, 과거의 책상에 앉아 평범한 업무를 하는 자신을 그리워하며 한숨만을 내쉬던 일상이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며 노력하는 일상으로 변한 것도 한순간이었다.
… 그래도 솔직히 이런 변화는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
"좋아… 그럼 다시 정리해 보자. 그러니까… "
"… "
나는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내 담당 요원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두서없이 횡설수설하듯이 말해준 사실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았다.
***
***
신서울의 이름 모를 한 공원. 평소라면 산책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을 이곳에 오늘은 사람 대신에 특경대가 사용하는 차량과 바리게이드로 가득했다. 그런 공원의 한쪽에서 슬비가 벤치에 앉아서 아마도 임무와 관련됐을 거라 추정되는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벤치에는 제이가 따분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그때 갑작스레 슬비의 뒤에서 유리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슬비를 껴안았다.
"슬비야~ 오랜만이야~"
"유리야."
데미플레인에서의 아스타로스와의 사투 끝에 아스타로스는 쓰러지고, 성공리에 차원문이 닫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 날 이후 검은 양 팀은 재해 복부 본부 지역에 배치받아서 아직도 신서울 곳곳에 남아있는 차원종의 잔당들을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 중에 있었다.
그 임무는 검은 양 팀이 아스타로스를 쓰러트리기 전에 받던 임무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전 까지의 임무들은 사건들이 하도 굵직 하다 보니 일부 몇몇 임무만을 제외하고는 팀 단위로 임무를 수행했었는데, 재해복구본부 지역에 나오는 차원종들의 잔당들은 소수의 차원종들이 여러 곳에서 출몰하는 형태이다 보니 팀 단위의 임무보다는 개별 임무가 훨씬 효율이 좋을 거라는 판단에 대부분 개인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그나마 임무가 끝나면 종종 만나던 것이, 이젠 시간대가 안 맞는다거나 거리가 너무 멀거나 피곤함 등의 이유로 만나지 못했고, 우연히 받은 단체임무로 보름 만에 슬비를 보게 된 유리는 얼굴에 기쁨을 숨기지 않은 채 슬비를 껴안았다.
이전 같았으면 조금은 답답한 표정으로 유리를 밀어냈을 슬비도 오늘만큼은 반가움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벤치에 누워있던 제이는 멋쩍게 웃으며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나는 쳐다도 안 보는구먼."
"어? 아저씨! 아저씨도 오랜만이에요 헤헤!"
장난스럽게 말하는 제이를 보며 이제 눈치챘다는 듯이 유리는 과장된 몸짓으로 놀라는 척을 하며 제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런 유리의 모습에 피식 웃은 제이는 누워있는 몸을 일으켜 앉으며, 선글라스를 고쳐 썼다. 그리고는 정말 오랜만에 그 대사를 날렸다.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야."
"우와! 그 말도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순순히 날 오빠라고만 불러준다면 영원히 안 들을 수도 있어."
"네. 알았어요. 아저씨!"
"여전히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구먼."
그들이 장난스럽게 떠들고 있는데, 공원의 입구 쪽에서 세하와 미스틸이 걸어왔다.
"우웅~ 미스틸이 세하 형이랑 같이 1등 일줄 알았는데 꼴찌였네요."
"뭐야. 벌써 다들 모인 거야? 아직 임무 시작까지 30분이나 남았는데?"
"세하야! 미스틸도 왔네?"
미스틸은 아쉽다는 듯이 볼을 부풀렸지만, 세하는 시계를 바라보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세하를 유리는 은근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가왔다.
"에이. 괜히 빼기는? 오랜만에 만나니까 괜히 설레서 일찍 온 거잖아. 안 그래? 나도 그렇다구. 히히"
유리는 장난스러운 눈웃음을 지으며 팔꿈치로 세하의 명치를(!) 쿡쿡 찔렀다.
"컥! 크윽. 케헥!… 으윽. 나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일찍 와서 편하게 게임이나 하려고 했을 뿐인데. 이래서는 글렀구만."
"아닌 척 하기는! 솔직하게 말해줘도 되는데. 안 그래 슬비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임무를 미리 확인하려고 일찍 온 거지, 따, 딱히 기대 같은 건 안 했어!!"
유리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슬비가 지나치게 당황하며 얼굴을 붉히자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난 세하 얘기를 한 거지 슬비 너라고는 안 했는데?"
"어? 어? 아, 아니 그게… "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시간 가는지 모르며 신나 했다. 그때 언제 왔는지 유정이 나타나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모았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기쁜 건 알겠는데, 이제 일 할 시간이에요."
"아. 언니 오셨어요?"
모두는 아주 아쉬워 하면서도 순식간에 잡담을 멈추며 유정을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 보였던 오합지졸(…) 같은 모습에서 나름대로 정예에 가까운 모습이 된것을 보고 유정은 나름 뿌듯함을 느끼며, 작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다들 경험해봐서 대충은 알고 있겠지만, 신서울에 나타나는 차원종들은 대부분 적은 숫자의 무리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팀 임무 보다는 개인 임무 위주로 진행됐지만, 그중에서도 가끔 상당한 숫자의 무리를 지어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그리고 그런 때는 이렇게 모여서 팀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말이야. "
거기까지 말을 한 유정은 피식 웃으며 보고 있던 브리핑용 자료를 덮으며 말했다.
"뭐. 이러쿵저러쿵 말해도 지금까지 하던 임무랑 크게 다를 건 없어. 아 참고로 임무가 끝나는 시간은 9시 까지니까 잘 기억하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브리핑을 듣던 그들은 문득.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유리는 바로 번쩍 손을 들어 유정에게 물었다.
"언니! 지금 1시인데요? 이번 임무가 그렇게 어려운 거였나요?"
이상함의 원인은 대부분 임무가 6시 이전에 끝나는 데 비해 오늘의 임무는 9시에 끝나는 것이었다. 그러자 유정은 무언가를 꾹 참듯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글쎄? 평소랑 비교해도 크게 어렵진 않지?"
"평소와 똑같다면 시간이 너무 많은데요? 평소에는 이런 임무를 3개씩은 했는데… "
"뭐. 남는 시간이 생기는 건 알아서 해야 하지 않겠어?"
"네?"
따로 받은 작전 내용이 담긴 서류를 살피며 질문을 한 슬비는 성의 없는 유정의 대답에 당황했다. 그때 제이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거였구만. 그럼 한시라도 빨리 가서 임무를 해야겠네."
원래 스토리상 1~3화까지가 1화였는데, 다 써놓고 보니까 분량이 너무 많아서 보기들 불편하실 것 같아서 3개로 쪼갰습니다.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이 분량이 주말+갑자기 찾아온 삘로 나온거라서, 오늘 이후로는 이 정도 분량 어차피 못 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 ㅋㅋ 제목의 이유가 1화에서 나오지 안았기에 미리 말씀드리자면, 검은 양 팀원들의 몸과 정신이 서로 바뀌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