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zers]-세하 편애/세하 핥핥/나의 세하가 이렇게 여신일 리가 없어-(3)
내앞에무릎꿇어라 2015-06-27 1
“에-. 복잡한 사정을 통해 세하 군은 세하 양이 되었다. 곧 돌아올 거라고 하니까 다들 지금까지처럼 지내주면 된다.”
세하가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시간이 다 끝나가는 시간대였고 쉴 틈도 없이 5교시에 들어가게 되었다.
친절한 담임선생은 없는 시간을 짜내 세하의 사정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해주었고, 덕분에 세하는 큰 혼란 없이 반에 섞일 수 있었다.
“세하야~”
“아, 유리야.”
“나도 있어.”
“으응. 슬비야….”
세하의 말투에 수업이 다 끝나고 하교 시간에 만나러 온 슬비의 눈썹이 꿈틀하고 움직였다.
“너, 말투가 왜 그래?”
“응?”
“너답지 않잖아. 넌 조금 더 건방져야 된다구.”
슬비가 톡 쏘아내니 세하가 난감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어쩐지 옛날처럼 말하는 게 잘 안돼.”
세하의 말에 슬비는 살짝 홍조를 피우며 말했다.
“…그렇다면야 뭐….”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슬비야.”
세하가 생글생글 웃으니 슬비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곤 이내 고개를 팩 돌리며 말했다.
“흐, 흥! 별로 널 생각해서가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니까 말이야!”
“으응….”
세하의 대답은 어딘가 맥이 빠졌다.
그걸 본 유리는 걱정된단 표정을 지었다. 왔을 때부터 조금 힘이 빠져있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가까이서 보니 어딘가 멍한 느낌도 있었다.
“세하야. 왜 그래? 오늘 왔을 때부터 계속 멍하게 있는 것 같은데.”
“응?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세하가 웃으면서 말하자 유리가 정색했다. 그녀는 예전부터 세하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바로 알아챘었다.
소꿉친구란 무서운 것이다.
“거짓말 하지 마. 무슨 일 있었지?”
“….”
세하가 침묵하자 슬비도 한 마디 거들었다.
“숨기는 일 있으면 말하도록 해. 속으로 숨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까.”
슬비와 유리의 추궁에서 걱정 어린 진심을 느낀 걸까, 세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헤헤헤 하고 나사 빠진 것 같은 웃음을 흘렸다.
“뭘 웃는 거야?”
슬비가 날카롭게 묻자 세하는 웃음을 유지하며 말했다.
“어쩐지 내가 남자일 때보다 슬비가 상냥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헤헤.”
솔직한 말에 유리와 슬비의 얼굴에 홍조가 피었다. 슬비는 팩 고개를 돌리면서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너, 넌 남자일 때보다 더 맹해진 것 같아서 마, 맘에 안 들어!”
“에엥~? 난 더 맘에 드는데? 귀엽잖아!”
슬비는 힐끔 세하를 보더니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슬비의 말에 유리도 믿고 말해보라는 듯 가슴을 쭉 폈다. 세하는 말하려니 조금 부끄러워져서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리고 클로저스 아지트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제이 아저씨 복근… 선명해서 멋있었지… 반짝반짝 광이 나서 한 번 만져보고 싶어…가 아니라!! 난 뭘 떠올리고 있는 거야!!’
세하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지자 슬비와 유리의 표정이 묘해졌다. 세하는 가까스로 진정하고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
“그게… 제이 아저씨 말이야.”
“응.”
“생각보다… 그, 몸이 좋더라….”
세하가 얼굴을 붉히며 말하자 유리와 슬비가 선 채로 굳었다.
세하는 머뭇거리면서 몸을 배배 꼬며 두 손을 가슴께에서 깍지 낀 채 꼼질거렸다.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모습에 슬비와 유리는 한동안 굳은 상태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방과 후, 클로저스 아지트.
끼익.
문이 열리자 한참 바둑을 두고 있던 제이가 고개를 돌렸다.
“응? 어, 얘들아. 이제 오니? …너희 여기에 친구를 데려오면 안 되지. 그래도 엄연히 여기도 유니온 지부… 응? 슬비야. 뭐 하는 거니?”
문을 열고 들어온 유리와 슬비는 마치 성범죄자를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제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세하는 제이를 보니 낮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는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슬비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대놓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슬비니? 무슨 일이야?
“유정 언니. 제이 아저씨가 세하한테 성희롱을…”
뚝.
슬비가 전화를 건 사람은 유정이었다. 공적으로는 검은 양 팀의 책임자이면서 사사로이는 제이와 썸을 타고 있는 여인.
실제로도 최근 둘 사이를 보면 상당히 진전이 있다는 느낌이다.
“저, 저기, 슬비야? 내가 언제 세하를…”
“아저씨. 얘가 누굴까요?”
“…누군데?”
제이는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었다. 그에 슬비가 툭 말했다.
“세하에요.”
“에에에엑?! 하지만 걘 여자앤데?! 세하는 남자라고!”
슈우우우우우우-
뭔가가 맹렬하게 날아오는 것 같은 파공성이 들리자 제이는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미스틸테인이 창 위에 앉은 채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미스틸테인의 허리를 붙잡고 함께 날아오는 여인이 있었다.
“유, 유정씨?!”
고오오오오오오오-
“우린 피하자.”
“슬비야?!”
슬비가 세하와 유리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사라지자 제이가 당황했다. 슬비의 특기인 공간 간섭 능력이었다.
순간 이동이라는 것이다.
제이는 허망하게 점점 가까워지는 창을 바라보며 말했다.
“버텨라… 내… 몸….”
콰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