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세하다. - 22

도혼 2015-06-27 4

*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작성자 : 도혼'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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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낸들 아냐? 우린 완전히 발이 묶인 거라고. 단 한명의 클로저만 유럽에 착륙해도 민간인들이 사는 도시를 모조리 폭발시킨대잖아!"

 

유니온 총 본부. 그곳에서 정문을 감시하고 있는 두명의 클로저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들 모두 A급 클로저였으나 A급 클로저들 중에서는 약체에 속하기 때문에 정문 감시를 맡은 것이다. 그렇다고 정문 감시를 C급 요원에게 맡길 수도 없다. 자그마치 총 본부이기 때문이다.

 

"그럼 놈들은 대체 뭘 요구할까?"

 

"말했잖아, 낸들 아냐고? 도대체 뭘 요구할 것이기에 유럽의 모든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버리...야, 저기 걸어오는 사람이 있는데?"

 

"음? 진짜잖아!"

 

잡담 도중에 유니온 총 본부의 정문쪽으로 오는 사내 한명이 있었다. 녹색 머리에 푸른빛 눈동자를 한 것을 보니 위상능력자라고 그들은 판단했다. 이윽고, 그가 정문에 도달하자 정문을 감시하던 클로저들은 그에게 물었다.

 

"저... 어디에서 오신 위상능력자 이신지?"

 

그가 존댓말을 한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위압감이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씩 웃더니 그대로 손을 뻗었다. 순간 그들은 섬뜩했으나, 이미 늦었다. 남자가 손을 뻗었을 때 지면의 일부가 창처럼 변하여 두 감시자들을 궤뚫었기 때문이다.

 

"네놈들에게 알려줄 것은 없다."

 

두 감시자를 간단히 처리한 남자는 주먹을 쥐고 위상력을 모아, 그대로 정문을 후려쳤다.

 

"콰아앙!!!"

 

정문은 최근 발견된 신소재로 만들어졌으나 남자의 주먹질에 쾅 소리를 내며 힘없이 부서졌다. 하지만 정문을 내려치기 이전부터 감시카메라를 통해 남자의 행동을 지켜본 유니온 내의 위상능력자들이 재빨리 정문 쪽으로 모였다. 그들은 무기를 꺼낸 채 남자에게 위협을 가했다.

 

"네놈은 누구냐?!"

 

"정체를 대라!"

 

하지만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저 픽 웃을 뿐이다.

 

"경고하지. 총 본부장에게 안내하는게 좋아.."

 

"웃기지 마라! 네놈을 총 본부장님께 안내할 쏘냐?!"

 

"푸욱!!!"

 

남자의 말에 대꾸한 클로저가 땅의 창에 그대로 찔려 죽어버렸다.

 

"한번 더 기회를 주도록 하지. 이번에도 거부한다면 여기 있는 네놈들을 전부 꼬챙이로 찔러주지. 총 본부장에게 안내해."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남자에게 적대감을 키울 뿐이다. 남자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씩 웃었다.

 

"실망...했다고."

 

남자가 힘을 가하여 모두 창으로 찔러 죽여버리려는 찰나, 오히려 관뒀다. 저 만치 앞쪽에서 누군가가 오는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남자는 그 기척을 향해 말했다.

 

"호오, 설마 총 본부장이 직접 예까지 납셨을 줄이야. 그래, 오랜만이지?"

 

남자는 마치 총 본부장을 잘 안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남자는 웃고 있었으나 눈은 매우 화가난 듯한 표정이었다.

 

"네놈... 도대체 누구이길레 날 아는 듯이 말하는 것이지?"

 

하지만 총 본부장은 남자를 잘 모르는 듯이 말했다.

 

"실망... 했다고. 설마 날 까먹을 줄은 몰랐거든. 아니, 당연한 것인가? 원래 가해자는 잘 잊어먹는다고 하던데 말이지. 뭐 이해하지. 그럼 이 이름에 대해선 들어는 보았겠지?"

 

-클론

 

총 본부장은 남자의 말 뒤에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이름에 대경실색했다. 마치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을 목격한 표정이었다.

 

"네..네..네놈이 어떻게... 여기 있을..수 있는 것이지? 분명..."

 

"아아. 분명 난 그때 죽었지. 네놈들의 계략에 빠져서 말이야. 그래서 네놈들에게 복수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지. 크크크크큭. 하하하하하하!"

 

남자, 클론은 세상이 떠나가라 웃었다. 동시에 클론의 주위에 어마어마한 기세가 뿜어져나왔다. 기세는 곧 살기가 되어 주위의 클로저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폭풍과도 같은 극한의 살기에 담이 적은 자들은 기절해버렸다. 심지어 피를 토하며 죽은 자들도 있었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네놈들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복수심에 사무쳐 여기까지 왔지."

 

클론은 총 본부장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하지만 주위의 클로저들은 그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살기에 버티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짐작하고 있겠지만, 내가 네놈들이 말하는 테러조직의 총 본부장이다.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은 말이지..."


 

[ 지천살(The Earth-Sky-Death) ]

 


"콰콰콰콰콰콰쾅!!!!!"

 

클론이 진각을 밟자 뒷쪽의 유니온 총 본부 건물이 모조리 터져버렸다. 유니온 총 본부에는 본부 이외에도 연구실 등등 건물이 있지만, 총 본부는 유니온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유니온의 중심이 클론에게 짓밟혀버린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은 모조리 사망했다. 총 본부장과 클로저들은 클론의 가벼운 진각에 건물이 터져버리는 것을 보고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물론 네놈들의 중심을 한번 유린하는 것도 목적에 없진 않지만, 네놈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기 위함이다. 참고로, 나는 유니온 말살 이외에는 관심도 없지. 사실 민간인들을 인질로 삶은 것도 우리 나름의 준비가 필요해서 말이야. 준비가 끝나는대로 민간인들은 모두 풀어준다고 약속하지. 인질극으로 너희를 죽이는 것은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반드시 '이 세상의 클로저'들과 유니온과 연관된 모든 이들을 '내 힘으로' 말살시켜버리겠다고 과거에 맹세했기 때문이지. 그리고... 만약 이런 나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를 능가하는 힘으로 막으면 그뿐. 그게 전쟁 아니던가? 총 본부장, 하멜?"

 

"크윽..."

 

총 본부장, 하멜은 그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때 클론이 죽기 직전에 하멜이 했던 말이 '죽기 싫다면 여기에 모든 클로저들을 이기면 그뿐.' 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의사 전달은 완료된 것 같으니 이만 가도록 하지. 그 전에..."


 

[ 지룡(Ground Dragon) ]

 


클론이 손을 휘두르자 땅의 기운이 하멜을 제외한 클로저들의 정면에 모이고, 그 기운들은 곧 용으로 현신했다. 그 용들은 자신이 맡은 클로저들을 잡아먹어버렸고, 남은 것이라곤 그들이 존재했다고 증명할 만한 핏자국밖에 남지 않았다.

 

"난 적이 같잖은 힘으로 나에게 대응하는 꼴을 못보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그럼 이만."

 

클론은 그대로 땅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선전포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유니온 총 본부 건물이 폭파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말이다. 전 세계는 경악했다. 사실 이런 사실들은 숨겨야 하지만, 오히려 클론이 전 세계에다가 자신이 선전포고하는 장면을 뿌렸기 때문에 유니온 측에서는 숨길 수도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클론의 말 중에서 민간인들은 곧 놓아준다는 말이었다.

 

-아, 동시에 유니온과 우리들의 싸움에 끼어드는 놈들은 전부 말살시켜버릴테니 알아서 생각하는게 좋아.

 

클론이 뿌린 영상에 마지막에 말한 클론의 조건이었다. 결국 이 싸움에 유니온을 제외하고 각 국의 모든 군대들은 전쟁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가벼운 발길질에 그 거대한 건물이 터져버리는 무력을 직접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며칠 후, 클론은 민간인들의 도시에 설치한 무기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공표했다. 그리고 그 사실이 공표된 1시간 후에 전 세계의 유니온이 테러조직의 침공을 받았다. 동시에 유니온은 경악했다. 그들의 예상보다 테러조직의 무력이 예상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겁이 없었다. 유니온을 말살하기 위해서라면 자폭 공격도 심심치 않게 하는 그들의 행동에 유니온은 치를 떨어야 했다. 하지만 유니온도 가만히 당하지는 않았다.

 

"이곳이 독일 지부인가요? 처음 와보네요."

 

"그렇다고 하는구나. 나도 유럽쪽에 몇번 파견을 간 적은 있는데 독일쪽은 처음이네."

 

슬비와 서지수는 처음 와보는 유니온 베를린지부를 감상했다. 하지만 같이 온 네 명의 남성은 그럴 기미가 없다.

 

"그래서, 여기 오게된 계기라도 있는게야?"

 

"그저 한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겨 여기에 오게 되었을 뿐이라네."

 

"오오? 그 남자가 누군지 가르쳐줄 수 있을까?"

 

"......"

 

바로 데릭, 헤밀턴, 장린, 마지막으로 데릭이 지구에서 처음으로 만난 클로저들의 리더, 도피였다. 유니온에서는 어차피 습격을 할 것이라면 피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실력이 아주 높은 클로저들을 이용하여 습격을 지시했다. 거기에는 테러조직원들이 오늘 침략했으니 본거지를 비웠을 것이라는 예측과, 슬비가 데릭의 도움을 받으면 초 장거리 공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세운 계획이다. 그들 역시 처음에 데릭의 존재를 눈치채고 싸움을 걸려 했으나, 슬비와 서지수의 태도를 보고 그만뒀다. 그리고 지금은 그나마 분위기가 좋아진 것이다. 물론 데릭을 과거에 본 적 있는 도피는 약간 껄끄러워하는 기색이 있지만 말이다.

 

"어이, 도피! 이제 곧 싸움이 시작된다고? 그 전에 긴장 좀 풀어두는게 좋잖아."

 

그러한 도피의 기색을 느꼈을까? 그나마 도피가 유일하게 친구하고 부를 수 있는 헤밀턴이 걱정하듯 물었다. 도피는 피식 웃었다.

 

"훗, 그러는 너는 너무 긴장이 없어서 가끔 실수하지 않아?"

 

"뭐... 그렇긴 하지만."

 

"그만 준비해주세요! 이제 곧 시작될 거에요."

 

그러다 슬비의 말에 모두 무기를 꺼낸 채 대기한다. 사실 여기 모인 이들의 대장은 의외로 슬비이다. 왜냐하면 슬비가 이 작전을 김유정을 통해 건의하여,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장린 씨와 도피 씨는 정문 안에서 지부 건물 사이에 있는 밖의 전력을 맡아주세요. 그리고 서지수 씨와 헤밀턴 씨는 건물 내의 전력을 맡아주세요. 그동안 저도 싸우면서 적들의 기밀문서 같은 것이 있는지 확인해볼게요. 물론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요."

 

데릭을 제외한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데릭씨는 여기서 지켜보다가 혹시라도 클론이 이곳에 온다면 싸우지는 마시고 그저 시간만 끌어주세요. 그 동안에 저희가 지부의 전력을 몰살시키도록 하죠."

 

"알겠네."

 

"그렇다면... 선두는 나에게 맡기게."

 

장린이 앞장서서 한손으로 검을 들고 위상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검에 위상력이 추가로 덧붙여진 형상이다. 그런데 그 위상력 자체에서 뭔가 어마어마한 기세가 서린다. 그것은 장린이라는 사람이 뿜어대는 기세가 아닌, 위상력 그 자체가 뿜어내는 기세였다. 보통 위상력에 자신의 기세를 실어서 적들을 위축시키는 것은 2차 각성을 한 자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으나, 위상력 그 자체가 기세를 뿜게 하는것은 장린의 위상력 특성이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는 검을 횡으로 가볍게 한획을 그었다.

 


[ 멸천(The Heavens Destruction) ]

 


"퍼어어어어엉!!!!! 퍼퍼퍼퍼퍼퍼퍽!!"

 

저것은 단순한 검이 아니다. 하늘을 멸망시키려는 그의 의지라고 해야할까? 그가 가볍게 획을 그어버린 곳에서 위상력이 봇물 터지듯 샘솟았고, 그의 의지를 계승한 위상력은 곧 지부의 정문을 포함하여 옆의 벽들을 전부 소멸시키는 것도 모자라 점점 앞으로 전진하더니, 결국 그 위상력에 닿은 모든 존재들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잠시 후 보이는 광경은 전방 20m 정도가 모조리 초토화된 것 뿐이다. 그 선을 기준으로 뒷쪽에 있던 적들은 그저 자신들도 그렇게 되었을거라 생각하자 덜덜 떨고만 있었다. 물론 죽음은 두렵지 않으나, 적어도 저렇게 아무것도 해 보-지 않고 그저 소멸당하는 것에 공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슬비도 굉장히 놀란 표정이었다. 그녀는 장린의 위상은 많이 들어봤어도 실제로 실력을 견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럼 나머진 제가 처리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 그레이트 힐(Great Heal) ]


 

도피는 자신이 맡은 범위의 적들에게 강력한 치료를 시전했다. 도피의 능력은 2차 각성자 중에서도 나오기 가장 힘들다는 치료 특성이었다. 그에 슬비는 적들을 치료해주면 어떻하냐는 눈짓이였지만 서지수가 지켜보라는 눈빛을 한다. 그런데 잠시후.

 

"크..크으으윽..으아아아아악!!!"

 

모든 적들이 비명을 지르며 서서히 말라가는 것이었다.

 

"세포의 생명력을 위상력이 강제로 각성시켜 치료를 하는 것이 힐의 메커니즘이지. 그런데 오히려 과도하게 생명력을 격발시켜버리면 어떻게 될까?"

 

슬비의 궁금함을 도피도 알아챘을까? 그는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슬비는 곧 수긍했다. 답은 저 앞의 적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생명력을 각성시킨 세포로 인해 생명의 근원인 위상력까지 모조리 세포의 활동력이 되어 그대로 말라죽어버리는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 차례구나."

 

"부디 덤벙대지 말거라. 지수야."

 

장린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전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나보다.

 

"걱정 마세요. 저도 공격은 여기서 할테니까요, 호호호!"

 

서지수는 웃으면서 주먹을 뒤로 당긴다. 그 기색에 도피가 대경실색하여 뒤로 피한다. 장린과 헤밀턴도 뒤로 피하면서 속으로 헛기침을 했다. 동시에 장린은 슬비에게 말했다.

 

"휘말리기 싫으면 뒤로 오거라. 서지수 녀석... 여기서 공격한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지...껄껄껄. 아무래도 헤밀턴 네 몫은 없을 듯 하구나."

 

슬비는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났다. 장린이 괜한 말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동시에 헤밀턴은 꽤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장린이 말하는 동안에도 서지수는 준비를 한다. 동시에 주위 30m의 위상력 전체에 자신의 위상력으로 간섭하여 충격을 준다. 이미 동료들이 뒤로 물러났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생긴 충격을 서지수의 주먹 하나에 모두 위상력으로 응집시킨다. 그 결과 측정조차 불가능한 파괴력이 담긴 위상력이 서지수의 주먹에 담겼다.


 

[ 지옥폭류권(The Hell of Violent Stream-Fist) ]

 


결국 서지수의 주먹이 정면의 허공을 향해 휘둘려졌다. 주먹이 허공에 파문을 일으킬려는 찰나, 적들의 입장에서는 대 재앙이 벌어졌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베를린 지부의 건물 중심에서부터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 폭발이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적들의 기척을 따라 기술명 그대로 지옥의 흐름을 내며 폭발하는 것이다. 즉, 지옥폭류권의 범위 내에 있는 생명체들은 모조리 필살이 되는 것이다. 설령 견딘다 하더라도 건물 잔해에 깔려서 호흡곤란으로 죽어버릴 것이다. 저것이 정말로 인간이 낼 수 있는 위력의 파괴력일까? 슬비는 생각하면서 자신은 역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저도 할 일이 없을 듯 하네요. 저렇게 하면 기밀문서가 있더라도 전부 날아가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앞에 쌓인 잔해들 근처에 간다.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다.


 

[ 공간 붕괴(Space Collapse) ]

 


잔해를 모조리 모은 후에 그 잔해들의 공간 자체를 붕괴시켜 혹시라도 살아있는 자들을 확인사살해주는 슬비였다. 사실 과정은 약간 있었지만, 지부 하나가 괴멸되는데 고작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운 좋게도 2차 각성자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 잠시 쉬었다가 다음 장소로 갈까요?"

 

그들은 5분 정도 휴식을 한 뒤, 다음 작전지역으로 공간이동했다.

 

 

 

 

 

혼돈의 공간. 그곳에는 세하가 열심히 수련중이었다. 세하는 전에 인간 이외의 무언가가 된다는 것에 망설인 적이 있으나, 지금은 그런 망설임은 추호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망설임을 가지며 수련을 했을 때보다 정신력의 확장이 훨씬 빨라졌다. 결국 혼돈에 공간에서 수련한지 15년째 되는 날, 세하는 이제 준비하였다.

 

'더 이상은 정신력이 확장하질 않아. 3차 각성자가 확장할 수 있는 정신력에도 한계가 있나 보군. 그렇다면... 벽에 가로막힌 것인가?'

 

지금 세하에게는 이곳에 오기 전에 비하여 대해와 같은 정신력을 지녔다고 해도 무방하다. 적어도 우상신에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하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놈을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세하는 좀 더 수련하기로 했다. 게다가, 벽에 가로막혔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준비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기서 말하는 성장이란 단순히 몸의 성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성숙하거나 외부의 영향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는 정도, 즉 정신력이 그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성장이라 한다.

 

'그리고 그 성장은 무언가를 깨달을 때 각성이라는 현상을 일으키지.'

 

세하는 S급으로 1차 각성하여 자신의 위상력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었고, 굳이 무기를 써야 하나? 라는 의문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위상력을 주위의 위상력에 간섭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2차 각성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굳이 위상력을 통해 힘을 써야하나? 라는 의문을 통하여 답을 얻은 결과, 세하는 3차 각성을 할 수 있었고, 또한 '그렇게 된다면 다른 특성도 자유로이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자유로운 특성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자, 문득 떠오른 말이 있었다.

 

'상상하라. 그러면 이루어진다.'

 

각성하기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각성하고 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가능한 일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내 고정관념이라는 것이지.'

 

답을 얻은 세하는 이제부터 되지도 않는 일이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것이 자신의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자 모든것이 풀려버린 것이다.

 

너를 잊고 나를 잊으라.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가 지니고 있는 관념을 버리자.'

 

그저 세상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면

 

'마음이 시키는대로, 흘러가는대로 상상하면'

 

너와 세상의 경계는 허물어질지니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질지니.'

 

그리하면 진정한 의미가 될 지어다.

 

'존재의 의미가 없어질 지어다.'

 

동시에 세하는 여태까지 자신이 쌓아 온 모든 것들이 하나로 '합일'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위상력, 정신력, 자신의 신체까지. 모두 하나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세하의 몸은 점점 투명해지더니, 결국 사라졌다. 그곳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잠시 후, 세하가 사라졌던 곳에서 사람의 형상이 생겨났다. 바로, 방금까지 있었던 세하였다.

 

"후우... 이런 것은 판타지 소설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것 또한 고정관념이겠지?"

 

세하가 얻은 힘. 그것은... 세상의 법칙조차 초월해버리는... 권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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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여러분 메르스도 메르스지만 식중독도 조심하세요. 어제 하루종일 꼼짝도 못했습니다. 하하하...

 

p.s. 상상하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현실은 냉혹하죠...

 

오타/이상한점 지적받습니다.

2024-10-24 22:29: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