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zers]-세하 편애/세하 핥핥/나의 세하가 이렇게 여신일 리가 없어-(2)
내앞에무릎꿇어라 2015-06-27 3
“키 168cm, 가슴 E컵… 허리 19인치… 엉덩이… 크윽…!”
“저, 저기 슬비야?”
세하가 위상력 증폭제 ‘모자 농축액’을 마시고 여자가 된 후 캐롤리엘은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다며 그의 피를 채취해 갔다. 그리고 그 후로 하루가 지난 지금, 세하와 슬비, 유리는 여자가 된 세하가 당분간 입을 새 교복을 맞추기 위해 검은 양 아지트에서 줄자를 들고 신체 사이즈를 재고 있었다.
처음엔 유리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지만 어째 눈빛이 위험해 보여 세하가 거절하자 슬비가 어쩔 수 없이 측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좋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세하는 이제 와서야 후회하고 있었다.
“넌…”
“응?”
“넌 남자면서 이 가슴은 뭐야아?!”
“꺄아아아?!”
결국 슬비가 폭주하고 말았다. 남자인(?) 세하보다 가슴이 작다는 걸 인정하지 못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제외하고 새로운 거유가 나타났다는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 그녀가 이성을 잃었다는 건 확실했다.
“슬비야, 나두~”
“넌 또 왜해?!”
“세하 가슴 푹신푹신해~ 말랑말랑~”
“주무르지 마아~!!”
두 여자가 양 옆에서 들러붙어 가슴을 마구 주물러대자 세하의 얼굴에 홍조가 빨갛게 피어올랐다.
대략 5분 정도가 지나자 좌절한 슬비가 떨어져 나갔고 만질 만큼 만진 유리가 만족하며 떨어져 나갔다.
세하는 가슴을 양 팔로 가리며 안짱다리로 주저앉으며 지친 한숨을 내쉬었다.
“하우….”
얇고 높아진 세하의 목소리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귀여운 편이었다.
눈가에 그렁그렁한 눈물방울을 단 채 마치 더럽혀졌다는 듯한 자세로 주저앉아 있는 세하의 모습은… 뭐라고 할까,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그 때 슬비가 퀭한 눈동자를 하고서 세하에게 교복을 들고 왔다. 교복 위에는 속옷도 있었다.
그걸 본 세하의 얼굴이 더더욱 빨갛게 변했다.
“뭐야.”
그걸 본 슬비가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묻자 세하가 목덜미까지 새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말했다.
“소, 속옷은… 입어본 적이 없어서….”
“….”
“가, 가르쳐… 줄래?”
“읏!!”
세하가 살짝 고개를 올려 애원하듯 올려다보자 슬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평소의 건방진 세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과 순진무구한 태도가 슬비의 가슴에 쿵하고 울렸다.
“세, 세하야.”
“왜…?”
“가르쳐 줄 테니까… 언니라고 불러봐. 안 하면 안 가르쳐 줄 거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세하가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에 소리를 빽 지르자 슬비는 그제서야 입가에 흐른 침을 황급히 닦으며 평소의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
바로 그 때 세하가 불안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스, 슬비… 언니….”
콰아아앙!!
작은 중얼거림이었지만 슬비의 귀에는 마치 천둥소리만큼 커다랗게 들렸다.
세하는 가슴께까지 붉어질 정도로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은 세하의 귀여움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마, 말했으니까 가르쳐 주는 거지?!”
“너, 너란 녀석은!! 치사해! 어째서…! 아아, 정말!! 왜 이리 귀여워진 거야!! 짜증날 정도야! 괘씸해! 정말이지 괘씸하다구!!”
‘슬비가 망가졌어?!’
슬비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세하가 속옷을 입는 법을 배우고 신강고의 여자 교복을 다 입었을 때는 이미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였다.
세하를 다 갈아입힌 슬비는 피곤하다며 먼저 학교로 가겠다고 하며 나가 버렸다.
“하아…. 이게 무슨 일인지….”
“세하야.”
“왜?”
슬비가 나가고 세하와 단 둘이 남은 유리가 그 사이 몇 년은 늙은 것 같은 얼굴을 한 세하에게 말을 걸었다.
유리의 눈은 과할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세하는 불안함을 느꼈다. 뭔가 터무니없는 걸 부탁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나한테도 언니라고 불러 봐!”
“싫어!”
“에~ 왜~?”
“부끄럽단 말이야. 그리고 너랑 난 동갑인데 내가 왜 너한테 언, 언니…라고….”
세하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닫았다. 진정되었던 세하의 얼굴이 다시 새빨갛게 변했다.
유리는 그 순진한 모습에 흐흐흐 음흉한 웃음을 흘리다 시계를 보더니 헉! 하는 숨 집어 삼키는 소리를 내곤 가방을 들고 휙 나가 버렸다.
세하야 이미 학교에 허락을 받아 늦게 가도 상관없지만 유리나 슬비는 달랐던 것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도착해야 했다. 덕분에 혼자 남은 세하는 가방에서 게임기를 꺼내더니 시계를 확인했다.
“앞으로 30분은 할 수 있겠네.”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두 다리를 척 올린 채 게임을 시작한 세하는 금방 몰두했다.
한동안 클로저스 아지트에는 게임기에서 나는 효과음과 BGM, 버튼을 누르는 딸깍거리는 소리만이 울렸다.
그렇게 얼마나 집중을 하고 있었을까 조용히 검은 양 아지트의 문이 열렸다.
“응?”
“?”
문을 열고 나타난 건 제이였다. 추리닝 차림에 목에는 수건을 걸치고 언제나 끼고 다니는 노란 선글라스와 새하얀 백발에 병자라고 생각하기 힘든 근육질의 몸을 가진 그는 선글라스에 가려 안 보였지만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고 언제나처럼 아지트에 먼저 가 있으려는 생각에 왔더니 생전 처음 보는 미소녀가 떡하니 자리를 잡은 채 탁자 위에 매끈한 다리를 척 올린 채 게임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정면으로 마주 보는 자세여서 상당히 민망했다.
‘유리 못지않은 기세로군…. 키는 조금 작은 것 같은데. 허리는 슬비보다 얇은가?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상대는 고딩이라고.’
“이봐, 아가씨. 여긴 민간인이 들어 올만 한 곳이 아니라고.”
순간 자신도 모르게 몸매를 스캔한 제이가 정신을 차리고 말하자 미소녀는 왜인지 쩍 굳어 있었다.
그걸 본 제이는 훗 하고 웃었다.
‘내 근육에 넋이 나간 것 같군. 후후후. 눈 호강 좀 시켜주도록 할까?’
제이는 그렇게 지레짐작하며 아지트 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탁 닫고는 자연스럽게 추리닝을 벗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안에 입고 있던 민소매 티를 벗었다.
땀에 번들번들 윤이 나는 제이의 복근이 드러났다. 그걸 본 세하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두 손으로 막았다.
‘저게 뭐 하는 짓이야?! 아저씨, 왜 그래요?!’
“계속 보고 있어도 되는데 난 지금부터 갈아입을 거라서 말이야.”
“나, 나갈 게요!”
세하는 게임기를 챙길 생각도 못 하고 황급히 아지트 밖으로 나갔다. 정신없이 나와 1층으로 나온 세하는 거칠어진 숨을 골랐다.
“하아…. 하아….”
‘왜 이렇게 힘들지? 예전엔 이 정도 가지고 안 지쳤는데…. 여자가 돼서 그런 건가? 그런데… 난 왜 아저씨 몸을 보고 그렇게 부끄러워한 거지?’
꼭 이성의 알몸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봐선 안 될 걸 본 것 같은 묘한 흥분감이 가슴 한 구석에 여운처럼 남아있었다.
그 때 세하는 아지트에 두고 온 가방과 게임기가 떠올랐다. 세하는 조심스럽게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검은 양 아지트의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갈아입다 말고 웃통을 벗은 채 바지와 신발만 신고 어깨에 상의를 걸친 제이가 다리를 달달 떨면서 딸칵거리고 있었다.
익숙한 모습에 세하는 저게 바둑을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저, 저기요….”
세하는 어째서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도 기어가는 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제이에게 말을 걸었다.
제이는 ‘응?’ 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뭐야. 왜 다시 온 거야?”
“가, 가방…을.”
“가방? 아, 이거군?”
제이는 세하의 말에 그녀(?)가 앉았던 의자를 바라봤고 거기엔 세하의 가방이 놓여있었다.
제이는 그걸 들어 세하에게 직접 가져다주었다. 세하의 눈동자는 갈 곳을 잃은 채 허우적거렸고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다.
세하는 제이가 가방을 건네자 황급히 낚아채고 문을 쾅 소리 나게 닫고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그 발걸음 소리를 들은 제이는 피식 웃었다.
“귀여운 아가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