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단편/happy birthday to .. ]

히아리아 2015-06-04 2

그러니까..


이게 어찌된 일이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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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였다. 그도 그럴게 [생일] 이니까. 조금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 그래, 오늘은 분명 석봉이와 게임을 하고 새 게임팩을 선물받고 쉴 수 있을꺼야!! "

라고 생각했던 아침의 나여.. 현실에 눈을 뜨렴. 분명 생일 일텐데,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많다싶을 일이 쌓여 있었다. 석봉이와 게임은 고사하고 게임기를 주머니에서 꺼낼 시간도 없으며, 새 게임팩 같은건 뜯어**도 못했다.


" 이건 너무하잖아.. "


" 뭐,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동생 "


" 맞아요! 일 빨리 끝내고 다같이 놀러가기로 했잖아요! 아직 풀죽긴 이르다구요! "


옆에서 내가 속해 있는 검은양의 팀원, 제이 씨와 테인이가 열심히 격려해주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끝날 기미가 안보였다.

.. 아니 안되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긍적적으로. 그래, 확실히 생각해 보면 팀원 모두 내 생일이라고 나를 챙겨주고 있고, [함께 놀러가자] 라는 약속도 잡아주었다. 앞에 쌓여있는 일이 문제이긴 하지만, 팀원 모두가 힘내서 일처리를 하고 있고, 보기 드물게 서유리도 열심히 해주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풍경인가.


" 그러고보니 이슬비는? "


" 대장 말인가? 확실히 보이지 않는군. "

생각해보니 아까 전부터 보이지 않았다. 분명 일에 관해선 제일 열심히고, 안그런척 해도 항상 팀원에게 많이 신경 쓰고 있었으므로 땡땡이 같은건 아닐것이다. 가능성 0%다.

궁금함과 더불어 서운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은연중에 챙겨주길 바랬던것일까? 아니 잠깐, 무슨 생각하는거야 나.


" 응? 동생 어디 아픈가? 얼굴이 빨간데? "


" ..ㄴ,네?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일을 처리하고 있던 중,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차츰 놀러가는 것은 반쯤 포기하고 있었을 때였다.


" 가자. "


" 가다니 어딜? 일 생겼어? "


" 벌써 잊었어? 다같이 놀러가자고 했었잖아. "


별안간 이슬비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급하게 뛰어온 것인지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얼굴에서 보이는 표정은 안도감과 기쁨이  가득했다. 손에는 케잌 상자가 들려 있었다. 나중에 유정이 누나한테 들은 바로는, 오늘 하루만 일찍 끝내달라고 부탁하고 부탁했었다고 한다. 신경써준것일까? 안쪽에서부터 감정이 물밀듯이 치고 올라왔다. 분명 고마운 것일 것이다. 항상 게임기를 압수하고, 잔소리를 해도 그만큼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내 능력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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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현재에 이른다만..


슬비의 노력으로 평소 퇴근시간 보다 일찍 퇴근한 우리는, 바로 놀러다니기 시작하였다. 임시 본부에 장식을해서 케잌에 초를 꽃아 그럴싸한 분위기에서 생일 축하를 받았고 근처의 가게에서 밥을 먹고,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노래방, 가게, 게임센터.. 다들 당사자인 나보다 들뜬 듯 보였다. 특히 서유리와 테인이. 이 둘에겐 정말 하루종일 끌려다녔다. 언젠가 했던 [같이 게임하자]라는 약속을 들어주었고, 이리저리에 끌려다니고..



" 그럼 동생, 대장 . 내일보자고 "


결국 파티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서유리와 테인이는 좀 전에 헤어졌고, 갈림길에서 제이 씨와도 헤어졌다. 원래는 여기서부턴 나만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많이 먹었다며 좀 걷고 싶다고 한 슬비와 함께 밤길을 가고 있었다. 그날의 밤하늘은 유난히 밝게 빛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 "


" ... "


완벽한 침묵상태가 이어진지 벌써 수 분째. 우리는 같은 방향을 가고 있었지만 시선은 서로 반대 방향을 본 체 길을 걷고 있었다.

싸운건 아니다만, 밤중에 둘 뿐이라니. 거기다 아까부터 슬비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도 좋지 않겠지, 역시 내가 먼저 말을..


" .. 저기 "


" 어? 아, 응.. "


" 도착했는데.. "


정신없이 걷다 보니 집에 도착한것도 몰랐다. 어쩐지 주변이 낯익다 싶더니.. 뭐 아무튼 슬비를 배웅해주고 집에가서 게임이나..


" 저기.. 이거 받아 "


라며 슬비가 내민 것은 포장지에 쌓인 작은 선물 꾸러미였다. 딱 봐도 정성을 들인것 같은 포장에, 나는 조금 ..


" 그.. 생일 축하해. 마음에 안들지도 모르지만.. 생일이라.. 저번에 내 생일도 챙겨줬고.. 그래서.. "


굉장히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어렸을때부터 유니온의 시설에서 자랐다고 들었었다. 그런 곳에서 어린 나이부터  머리색이 저렇게 변색될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으니, 아마 이런 일상적인 방면으론 처음인걸까? 우물쭈물하면서 선물을 내미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연민의 감정이 들면서도.. 역시 조금 예쁘다고 생각했다.


안에 들어있던 것은 신형 게임기였다. 아마 g타워때 망가졌던 게임기 생각을 해준것이겠지.


" 혹시 마음에 안들면.. "


" 아니야, 마음에 들어, 그러니까. 고마워 슬비야 "


내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해주자 그녀는 긴장이 풀렸는지 밝은 표정으로 활짝 웃어주었다.달빛이 그녀를 빛춰주었다. 그 빛처럼 밝은 빛을 닮은 슬비를, 나는 좋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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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곤 하지만 분량이 너무 짧다는게 함정... 뒷북 죄송합니다. 올리는게 늦어서..

쓸 당시엔 급박하게 쓰느라 퀄도 분량도 아쉽네요.. 다음에 쓸 건 좀더 여유를 가지고 써야겠습니다.

2024-10-24 22:28: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