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세하다. - 15

도혼 2015-06-05 4

*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작성자 : 도혼'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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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폭풍과 월광이 정면충돌할 때, 유니온 신서울지부에서는 비록 세하와 데릭의 사건때보다는 덜했지만, 그 전까지 느껴본 적이 없는 위상력 파동에 난리가 났다.

 

"오늘 오전 7시 16분경 이슬비 요원님과 정체불명의 남자가 우면산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남자는 아마 테러조직에서 보내 온 능력자로 추정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한 보고자가 데이비드 지부장에게 보고를 했다. 데이비드는 그 보고를 듣고,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물었다.

 

"싸우고 있다면, 위상력 파동은 측정했겠지? 얼마 정도던가?"

 

"최대 약 100기가토르입니다. 평균적으로 57.6기가토르 정도로 측정되었습니다."

 

데이비드는 그 수치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이슬비 요원은 S급이라고 했지? 그 수치가 S급 요원의 싸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보고자도 그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다.

 

"저도 이 수치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에 있는 그 유명한 각성자 두명이 싸우면 그 정도 수치가 나온다고는 들었는데 말입니다..."

 

데이비드는 그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럼 이슬비 요원이 2차 각성을 했다는 소리로군? 이거 신서울지부에 경사가 하나 터졌어."

 

"그게... 그렇게 되는 겁니까? 그런데 각성을 하려면 보통 S급 요원이 오른 후, 최소 10년 이상은 수련을 해야 오르는게 정설입니다만...?"

 

데이비드는 보고자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듯, 다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것도 맞는 말이군. 어떻게 S급 각성한지 1년만에 2번째 각성을 할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휘이잉~"

 

"그건 제가 설명해드리죠."

 

갚자기 데이비드 지부장의 집무실에 바람 한줄기가 새어나왔다. 어느새 창문은 열려 있었고, 그곳에는 푸른색 머리와 눈동자를 한, 세하가 서있었다. 세하의 손에는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들이 들려 있었다.

 

"...자네도 참 타이밍 좋게 나타나는군."

 

반면, 보고자는 누구냐고 소리칠려고 하는 찰나, 생각이 났는지 물어봤다.

 

"당신은... 검은양팀의 이세하 요원? 지금 데이비드 지부장님께 보고드리는 것, 안보입니까? 어디, 정식요원이 함부로 보고 중에 난입합니까?"

 

세하는 그 말에 한숨을 내쉬며, 데이비드 지부장에게 말한다.

 

"후우... 지부장님, 언제 제 직위좀 올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다들 이상하게 제 직위를 걸고 넘어지더군요."

 

"그러고 싶긴 한데... 자네에게 맞는 직위가 유니온엔 없어서 말이지. 어떤 직위를 줄 지가 심히 고민되거든."

 

보고자는 자신을 무시한 채, 데이비드 지부장에게 말을 거는 세하에게 정말로 화가 났지만, 데이비드 지부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에 보고자는 놀랐다. 데이비드 지부장은 공적 상황에서는 정말로 원칙대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보고중에 난입한 정식요원에게 한소리 하지 않는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그냥 다른 사람이 무시하지 않을만한 직위면 됩니다. 제가 뭐 직위로 먹고사는 놈도 아닌데 말이죠."

 

"...하긴. 자네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네. 그렇다면 그들과 같은 직위면 되겠나?"

 

"좋습니다. 그건 그렇고, 아까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드릴까요?"

 

데이비드는 정말로 궁금한 표정으로 말한다.

 

"아 그거 말인가? 좋네. 나도 정말 궁금핸 참이였거든. 어떻게 S급 요원이 된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각성을 또 할수 있는지 말이야."

 

"간단합니다. 2차 각성자가 가지는 능력은 바로, 주변의 위상력에 자신의 위상력으로 간섭을 주는 능력이죠. 그런데 이 간섭 능력은 S급 요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력이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즉, 각성 도중 정신력이 몇배, 혹은 열 몇배로 확장이 되는 것이죠. 게다가, 각성 도중 위상력도 몇배로 상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정신력과 위상력을 견디는 몸이 약하면 오히려, 각성 도중 몸이 붕괴하여 폭탄이 되는 것이죠. 역삼동 하나는 깔끔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폭탄이 말입니다. 그래서, 그 몸을 단련하기 위한 기간이 대체로 10년에서 15년까지 입니다."

 

세하는 거기서 잠시 말을 끊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슬비는 이미 엄청난 노력으로 위상력을 담을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15년동안 뭘 했는지는 모르겟지만, 아마 그 기간동안 혹독하게 수련을 하였을 겁니다. 사실, 이미 그녀는 준비가 모두 된 상태였지요. 게다가 위상발현력은... 뭐 두말 안해도 아시겠지요? 그녀석을 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무의식이 이미 동경하는 누군가와 비슷해졌기에, 무의식을 따라 몸의 성장이 거의 멈춘듯 진행하였을 뿐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준비가 끝났을 때 바로 각성을 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데이비드와 보고자는 그 말을 듣고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보고자는 세하의 말에서 한가지 유추해냈다.

 

"그 정도로 잘 아는것을 보니, 당신도 2차 각성자로군요?"

 

그러자, 데이비드가 정정해준다.

 

"아닐세. 그는 2차 각성자가 아니야."

 

그 말에 보고자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분명 저 정도로 전문적으로 알고 있다면, 그 경지에 도달해본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세하가 덧붙이는 말에...

 

"저는, 3차 각성자입니다."

 

보고자는 '턱이 빠지는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입을 쩍 벌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화염 폭풍과 월광이 정면충돌하였다. 그러자, 주위에 먼지가 자욱하게 끼었다. 슬비가 염동력으로 먼지를 걷어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슬비는 자신의 주위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 염동 결계(Psychokinesis Shelter-Hexagon) ]

 


동시에 자신의 주변에 원형의 결계를 쳤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결계 표면이 미세한 육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어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세하가 지적을 한 이후로 고안해낸 방어기이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해내고도 S급일 때는 사용조차 불가능했었다. 표면을 미세하게 육각형으로 만들기에는 당시의 슬비의 정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 그림자 칼날(Shadow Blade) ]

 


"티티티티팅!"

 

슬비의 그림자에서 어마어마한 수의 검은색 칼날이 생성되어 슬비를 공격했다. 그러나, 방어 효율이 극대화된 염동 결계를 깨트리지 못하고 튕겨나간다.

 

"그쪽에서 칼날로 간다면, 이쪽에서도 칼날로 갈 수밖에."


 

[ 대검 폭격(Sword Bombing) ]


 

동시에 상공에 마법진이 떡하니 하나 뜨더니, 그곳에서 거대한 검들이 소환되어, 밑으로 퍼붓는다. 특이한 것은, 무작위로 퍼붓는 것이 아닌, 일정한 궤도를 따라 퍼붓는 것이다. 마치, 그가 어디있는지 다 안다는 듯이 말이다. 게다가, 그것이 끝이 아니다. 땅에 꽂힌 거대한 검들은, 마치 의지가 있는 듯 뽑혀져 나오더니, 그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향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검들이 원형으로 그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포위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멍청하게 웃는것도 보기 안좋았는데, 머리까지 멍청한가보네. 기술 이름에 왜 '폭격'이 들어간지 모르겟어?"

 

"콰콰콰콰콰쾅! 퍼퍼퍼퍼펑!!"

 

슬비가 말을 한 순간, 검들이 일제히 폭발했다. 잠시 후, 그곳은 마치 미사일로 융단폭격을 가한 듯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 암천(The Darkness Heavens) ]


 

문자 그대로 온 사방이 어둠에 잠식되었다. 바깥에서 볼 때는 마치 거대한 검은색 구가 있는 모습이다. 구의 안쪽에서 슬비는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그런데, 어둠의 한 지점에서 그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의 몰골이 약간 엉망이다. 칼날의 폭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한 듯 하다.

 

"크크크크큭. 크크크크크크큭. 손해는 좀 봤다만, 네년 드디어 걸렸군. 크크크큭. 이 안에선 나보다 약한 자는 모두 내 먹잇감이 될 뿐이지. 왜냐하면, 이 공간은 내가 정신력으로 창조해낸 공간이거든. 크크크크큭. 비록 위상력을 사용하긴 했지만, 창조는 창조 아니겟어? 크하하하하! 그건 그렇고, 위상력이 잘 움직여지지 않을텐데, 그렇게 대범한 척 안해도 된다고. 크크크크크큭."

 

남자의 그 말에도 슬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했다. 더욱 무심한 표정으로 말이다.

 

"즉 그 말은, 네가 나보다 강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지?"

 

그러자 남자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하지. 크크크크큭. 설마, 방금 각성한 년 주제에 각성한 지 2년이나 지난 나보다도 강하다는 소릴 하고 싶다는건 아니겠지? 크크크큭. 그 정도 사리분별은 할 줄 아는 여자로 보였는데 말이지. 크크크크큭. 으음?"

 

남자는 자신이 슬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좋은듯 예의 웃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 죽음의 공간-염동력(The Space of Death-The Psychokinesis) ]


 

슬비를 중심으로 염동력이 한계 이상으로 작용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적어도 그 공간 안에서는 슬비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공간이 퍼져감에 따라 주위의 어둠도 조금씩 사그러든다.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더더욱 위상력을 주위와 간셥시켰으나, 어둠은 그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거 어쩌지? 아무래도 너와 나는 동급인 듯 한데? 너, 날 너무 무시한 것 아냐?"

 

"크윽... 크크크크크. 네년, 도대체 무슨 수를 부린 것이지? 어째서 각성을 한 시기가 2년이나 차이가 나는 나와 동급이 될 수가 있는거지?"

 

"너한테 가르쳐줄 의무는 없다고 보는데?"

 

"크크크큭. 그렇지. 굳이 지금의 너에게 알아낼 필요는 없지. 크크큭. 내가 널 이기고 나면 그때 입을 열면 될 것을 말이야. 크크크크큭."

 

그들의 주위로 반경 50m는 암흑과 염동력으로 넘쳐나는 땅이 되었다. 자칫 잘못 발을 디뎠다간, 정말로 염동력에 압사를 당하거나, 어둠에 먹혀버리는 수가 있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위상력을 주위와 연동했다. 조금이라도 밀리는 순간이 싸움의 끝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남자가 마지막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 심연의 어둠-대마왕(The Darkness of Abyss-King of the Devil)! ]


 

그가 지배하는 어둠 중에서도 심연의 어둠 그 자체에서 대마왕의 형상이 튀어나왔다. 그 대마왕의 형상은 그대로 슬비를 집어삼키려 한다. 하지만 슬비는 당황하지 않고, 부동심을 유지햇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과, 자신의 공간 사이에 있는 위상력들을 모조리 끌어올렷다.


 

[ 레이져 캐논 버스터(The Laser Cannon Buster)! ]


 

슬비의 정면에 어마어마한 밝은 분홍색의 염동력 빛들이 모인다. 분홍빛을 보니 레일 캐논의 상위 기술인 듯 하다. 그 빛들은 점점 모여서 거대한 원형의 통로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 그러자, 그 통로에서 어마어마한 레이저 캐논이 발사되었다. 이윽고 대악마와 레이저 캐논이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이전의 화염 폭풍과 월광의 충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파가 발산되었고, 위상력 파동이 주위를 휩쓸었다. 잠시 후, 그곳에는 염동 결계로 몸을 보호하긴 했지만 입에서 약간의 피를 흘린 슬비와, 완전히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몰골이 엉망인 남자가 있었다. 충돌 후, 남자의 대악마가 밀렸기에 그 반동으로 남자는 어마어마한 피를 토한 것이다. 그 때문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남자는 그대로 충격파와 위상력 파동에 휩쓸렸고 지금 이렇게 거의 다죽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흐...흐흐흐..흐흐. 네..년 정말...로 강하군... 크크크...크크큭."

 

"그 웃음은 그 꼴이 되어서도 멈추지 못하는 거구나?"

 

"크..크크크큭... 이렇..게 웃...지 않으면 견딜...수 없었기... 때문이다. 크크크크큭... 이래뵈..도, 사연 깨..나 있는 몸...이거든. 어...쨋든 네.. 승리다. 비록...적이..긴 하지만 승..패는 인정..하지. 크크크크큭. 어차..피 죽을.. 몸이기도 하고 말..이야."

 

"...고통은 이만 없애줄게."

 

슬비가 그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자, 그의 심장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염동력으로 압력을 주어 터트린 것이다. 슬비는 각성 후 첫 실전을 이겼다는 것에 기쁨과 동시에 아쉬움을 느꼈다.

 

'마지막의 충격은 제대로 방어하기만 했어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을 텐데... 충돌의 순간 살짝 늦게 결계를 친게 아쉽네.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야.'

 

슬비는 정말로 이겼다는 사실에 긴장이 확 풀렸다. 주위는 격렬하게 싸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정작 존재하는 것은 자신 뿐이니 마음을 그대로 놓아버린 것이다.

 

'그럼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

 

세하네 집을 이제는 완전히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 슬비였다.

 

 

 

 

 

슬비는 세하네 집으로 갔다. 어느세 유니온에서 돌아왔는지, 부엌에 재료를 씻는 세하가 있었다. 세하는 슬비가 들어오는 기척에 말을 걸면서 슬비 쪽으로 돌아본다.

 

"역시 내 여자야. 그 시커먼 녀석 쯤은 그냥 이겨버릴 줄 알았지. 그런데... 입가에 핏자국이 있군. 어디 다친건가?"

 

슬비를 본 세하는 슬비의 입가에 핏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래도 다쳤을까 걱정한다. 재빨리 살펴본 결과, 다행히 살짝 입은 내상에 의한 피를 살짝 흘린 것일 뿐, 어디 다친 곳은 없는 듯하다.

 

"마지막에 충격 방어를 살짝 늦게 했거든. 그래서 살짝 흘렷어."

 

"하아...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이리와봐."

 

슬비는 세하 쪽으로 갔다. 세하는 슬비의 입가에 손을 대고는 그대로 위상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위상력에 '치료' 특성을 부여했다. 곧 그 위상력은 슬비의 전신으로 타고 흘렀다. 슬비는 갚자기 내상이 낫고, 전신이 쾌활해지는 느낌에 기분이 황홀해진다.

 

"이거... 치료 특성이야? 치료 능력은 정말로 희귀한 특성인데... 우리나라에도 한명 있을 뿐이고, 그 한명도 수준이 좀 낮거든."

 

"그럴 만도 하지. 치료라는 것은 결국 다친 것을 회복시켜주는 특성이야. 즉, 일종의 '창조'에 그나마 약간 근접한 능력이기도 하거든. 이러한 특성이 결코 흔할 리가 없지. 위상력을 끌어올리는 데만도 다른 사람들보다 몇배의 정신력이 들 뿐만 아니라, 치료 도중에도 정신력이 소모되기에 나도 이 능력만큼은 결코 15분을 넘기지 못해. 물론, 전력을 다했을 가정 하에서지만."

 

"헤에... 그렇구나. 그런데, 이번에 실전 이겼는데, 뭐 상 같은건 없어?"

 

세하는, 그 말에 '무슨 상을 줄까?' 고민을 한다. 그런데, 언듯 슬비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붉어지는 것을 본 세하였다. 세하는 결국, 한숨을 쉬더니 집 주위로 위상력을 퍼뜨린 뒤, '어둠'과 '빛', 그리고 '환상'과 '은밀함'을 동시에 부여했다. '환상'을 부여한 것은 주위에서 이상하게 여길 것을 방지하여 평소의 집 모습 그대로 보이게끔 한 것이다.

 

"크으..."

 

네 가지 특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은 세하도 만만치는 않는지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슬비는 주위가 어둠에 차오르면서도 별빛처럼 빛을 내자, 곧 무슨 상황인지 자각하고는 얼굴을 붉혀버린다.

 

"슬비야... 그렇게 노골적인 얼굴을 하고 있으면... 나도 어쩔 수 없다고."

 

"그치만... 그때 이후로는 전혀 하지 않았잖아?"

 

그러면서 곧바로 세하에게 키스를 해버리는 슬비였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린 듯한 슬비의 눈빛이었다. 세하도 역시 기분은 좋은지, 슬비와 키스를 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리드했다. 곧 그들의 방에서는 그때 이후로 불지 못했던 열락의 폭풍이 분다.

 

...아침 댓바람부터 말이다.

 

 

 

 

 

테러조직의 회의실에서는 여전히 총본부장이 혼자서 앉아있다. 단지 다른 점은, 그의 앞에 구슬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구슬은 특이하게 어떤 장면을 보여준다. 더욱 특이한 것은, 그 구슬에서는 위상력의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슬이 보여주는 장면은 슬비와 어둠의 특성을 가진 남자가 싸우는 장면이었다. 이윽고, 슬비가 그의 심장을 터트리는 장면이 나왔다.

 

'검은양...팀 리더, 이슬비. 설마 네년이 각성을 할 줄은 몰랐어. '그'가 아니면 없앨 수 있을것 같았던 네년이 말이야. 게다가, 각성한 지 얼마 안됀 년이 설마 두센을 이길 줄이야. 이걸로 우리는 유능한 녀석 하나를 또 잃게 되는군. 그것도 저 빌어먹을 팀에게서 말이야.'

 

총 본부장은 정말로 화가 났다. 왜 자신들이 계획을 하려고 하면 자꾸 이렇게 제동이 걸리는지 말이다. 물론 이번 계획은 성공할 필요는 없는 계획이엇으나, 사실 성공 확률만 따지면 67%였다. '그'의 위치를 알 수 있기에 확률이 그만큼 오른 것이다. 실패를 해도 '그'에 의해 실패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또 맞게 될 줄은 몰랐다.

 

'검은양...검은양 검은양!!!'

 

"탕!!!"

 

총 본부장은 결국 탁자를 부숴버렸다. 이제는 자신도 안다. 항상 작전에 제동이 걸리는 곳에는 검은양 팀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이대로 검은양 팀원 전원이 각성을 하면 그들도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물론 세하 한명도 솔직히 말하면 정말로 위험하지만, 그래도 그는 한명일 뿐이다. 그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작전을 진행한 것이다. 그렇지만, 검은양 팀원들이 전원 적어도 2차 각성을 한 사람들로 변모한다면 자신들의 작전에 차질이 생길 것이 뻔하다.

 

'좋아... 설령 유니온을 말살하는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네 연놈들만큼은 반드시 없애주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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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다음주 수요일인데 소설을 올리고 있다니... 뭐 평소에 공부를 해서 상관 없지만...

 

여러분들도 혹시 시험기간이시면 좋은 결과 보시길 바랍니다.

 

오타/이상한점 지적받습니다.

2024-10-24 22:28:1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