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이슬비 공략 - 3
계란튀김정식후루룹 2015-06-04 0
요즘 세하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보는 사람까지 힘이 빠지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게임만 즐기던 세하였는데. 최근에는 자주 검은 양 팀의 친목을 도모하자며 모임을 주최하고, 단순히 검은 양 팀원만 모으는 게 아니라 정미와 석봉이 같은 다른 친구들도 함께 부르며 한층 활발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나, 유리, 세하, 석봉 이렇게 넷이서 꽤 자주 만났는데 이상하게 만날 때마다 유리랑 둘이서만 있고 싶어하는 세하의 모습에 꽤 자주 석봉이와 둘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세하는 유리에게 호감이 있는듯싶었다. 석봉에게 그것을 말해주자 석봉은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둘에게 연결된 사랑의 고리가 보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장에 도착한 나는 잡생각을 지우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게임기를 손에 쥐고 있는 세하의 모습이 보였다.
"이세하! 작전 중엔 게임기 집어넣으라니까?"
"응. 알았어.
역시 많이 달라졌다. 예전 같았으면 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가 내가 소리를 지르거나 협박을 해야 겨우 그만두던 게임도, 이젠 한마디만 하면 바로 집어넣는다.
"흐흐… "
"… ?"
게임기를 집어넣을 때마다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나를 묘한 눈초리로 쳐다보긴 하지만 순순히 내 말을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매우 기뻤다. 그리고 세하가 내 명령을 잘 들어서 나도 기분이 좋았지만 좀 더 활기차진 세하의 모습은 검은 양 팀에 활기를 불러왔다.
유리나 미스틸은 원래부터 활발했기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의욕 없기로는 세하 저리 가라 하던 제이 아저씨도, 세하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좀 더 의욕적으로 변했고, 팀 내의 가장 문제인 두 사람이 변하자 팀의 능률은 매일매일 새롭게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슬비야~ "
"응?"
하루를 끝낸 뒤 돌아갈 준비를 하던 나는 유리의 불음에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늘 그렇듯이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 나를 바라보았다.
"이번에 새로 문을 연 카페가 있다는데 우리 한번 같이 가볼래?"
"그럴까?"
이것도 세하의 변화로 찾아온 검은 양 팀의 변화였다. 예전에는 일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바빴는데, 세하가 변하고 나서부터는 자주 모임을 같게 되자 이젠 세하가 모임을 주최하지 않아도. 다들 자연스럽게 모여서 소모임을 가지고는 했다.
"유리야. 네가 가려는 카페가 구만리 자전거가 있던 대에 새로 생긴 카페를 말하는 거니?"
"어? 유정 언니도 거기 아세요?"
"응. 마침 나랑 미스틸도 오늘 거기에 가보기로 했거든. 같이 갈래?"
"네! 저야 좋죠! 슬비 너는 어때?"
"나도 괜찮아. "
유리는 가볍게 둘이서만 가려던 카페가 가는 사람이 많아지자 아예 가는 김에 팀원들을 전부 이끌고 갈 생각이었는지 세하와 제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둘 다 아쉬운 표정으로 나름의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미안, 오늘은 석봉이랑 선약이 있어서. "
"나도 오늘은 데이비드 형이랑 할 얘기가 좀 있어서 말이야."
둘의 거절에 유리는 잠시 실망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모임을 가진다는게 즐거웠는지 금세 웃으며 우리를 리드했다.
"이번에 갈 카페엔 어떤 맛있는게 있을지 미스틸은 정말 기대되네요."
… 요즘도 나는 미스틸이 남자라는 사실을 깜빡하고는 했다. 하여튼 그렇게 카페로 출발한 우리는 금세 카페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카페의 품평으로 시작한 수다는 이리저리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나로서는 도저히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의 주제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었다.
"… 그래서 말이지!"
"아! 그렇군요!"
"우웅~? 그런가요?"
주로 수다는 유정 언니의 푸념과 유리의 공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스틸은 그 한가운데에서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모를 말투로 전혀 위화감 없이 대화에 끼어들고 있었다. 나는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 채 커피만 마시며 조용히 있었는데 갑자기 대화의 화살이 나에게로 날아왔다.
"그러고 보니 슬비야. 요즘 세하랑 사이 좋아 보이더라?"
"내가 세하랑?"
확실히 예전에는 시도 때도 없이 게임을 하는 세하의 모습을 보며 많이 속상하고 화가 나서 자주 다투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요즘에는 세하가 게임을 거의 하지 않고, 하더라도 한마디만 해주면 금세 집어넣는 모습 덕분에 다투는 일이 전혀 없었다.
"확실히. 요즘은 세하가 게임을 줄여서 다툴 일이 없어졌긴 했어."
"호오~?"
내 대답에 유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소름 돋는 그 모습에 잠시 움찔했지만, 난 나에게 떳떳하기 때문에 금세 몸을 바로 헀다.
"혹시 슬비 너 세하한테 마음이 있는 거 아니야? 어째 요사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나한테만 수상하게 보이는 걸까나?"
"어머. 슬비 너 세하랑 그런 사이였니?"
순간적으로 유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유정 언니가 어떤 말에 대해 동조했는지에 대해 이해가 안 갔었다. 그리고 이해가 간 뒤에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무‥ 무슨 소리야. 그게! 내‥ 내가 세하한테 무슨 마음이 있다고 그래?! 유정 언니도 그런 말을 믿으세요?"
"호호. 글쎄다? 어떨까나?"
당황해서 그런지 얼굴이 후끈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세하가진지해야 할 땐 조금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생긴 것도 잘생긴 것같지만… 아‥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어찌 됐든! 난 세하한테는 마음이 눈곱 만큼도 없다. 아니 오히려 난 세하랑 유리를 응원하는 중이니까! 응. 세하는 유리에게 마음이 있으니까!
"너무 그럴 것 없어. 슬비야. 이 언니한테 솔직히 말해봐. 혹시 알아? 우리가 도와줄 수 있을지."
"맞아 맞아! 너무 숨기지 말라고!"
"… 그러는 유정 언니나 제이 아저씨한테 좀 더 솔직해지는 게 어때요?"
"… 뭐?!"
… 아차 싶었다. 욱해서 말하면 안 되는걸 말해버렸다. 유리도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게 느껴진다. 이걸 말해버렸으니 앞으로 한 시간은 유정 언니의 잔소리를 들어야 될 거다. 하아. 왜 내가 그런 말에 괜히 욱해서 그랬는지 후회된다.
Side - 슬비 Ver.
어헣헣. 석봉이 지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