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불꽃

도발적인그녀 2015-06-04 8

게임하고 자고 게임하고 자고 자고 게임하고 게임하고 자고 게임하고...

위에 행동패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올해 18살인 나는 평범하디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다.

, 평범하다고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이, 동생 게임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왠 이상한 아저씨랑 방과후에 학교 교실에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 보스몬스터라.”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던져서 넣듯이 귀찮은 투로 말했다.

이봐, 동생 이러다가 슬비라도 왔다간... 으아아악

슬비가 오면 뭐요?”

아니, 우리 슬비가 너무 보고 싶어서 말이다아아아악

 

자기보다 나이는 2배정도 더 될법한 아저씨의 귀를 한손으로 잡아채다니

 

악마다.”

...?”

, 아니 게임에 몬스터가 나왔는데, 잘 봐봐 악마처럼 생기지 않았어? 하하하.”

 

이슬비에게 게임기를 들이밀며 멋쩍게 웃어보았다. 모기소리 만큼이나 작게 중얼거렸는데, 쓸데없이 귀만 밝은 녀석이다.

 

아하, 그래서 우리 세하는 나랑 유리가 열심히 차원종하고 싸우는 와중에 게임을 하셨다는 거죠?”


이슬비에게 게임기를 들이밀다니, 제정신이 아닌가보다.


... 그게 애초에 이 거점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린게 슬비고...”

삐비비비빕!!”

 

내 변명을 가로막는 핸드폰 벨소리, 슬비의 핸드폰에서 울린 것 같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나이스 어시스트!


, 알겠습니다. 네네.”

 

한참을 통화하다가 팽하고 돌아보면서 째려보는 이슬비. 무섭다, 무서워.

 

제이씨.”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른다.

어어엉!?” 아저씨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장 세하 게임기 뺏어요. 지금 바빠서 가봐야 하니깐."

"저기 슬비야, 부탁하기에 앞서서 내 부탁 하나..."

"싫습니다." 말하기도 전에 단호한 거절

"정말 간단한데 말이지..." 애원하듯 말하는 아저씨
"들어는 보도록 하죠." 이슬비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하였다.

"이제 오빠라고 부를 때도 되지 않았니?"


'휘이이이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온몸이 얼어붙은 득 오한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서려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아아, 이 아저씨 바보구나.


그러나 슬비는 화를 내기는커녕


"으으 ... 오, 오 ..."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다. 에이 설마 천하의 이슬비가...


비록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만 아저씨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정도는 차원종 조차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오..."

"오!?"

아저씨의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그 순간


"오, 오늘 안에 저 녀석 게임기 압수 안하기만 해봐요? 절대 가만 안둘테니깐!?"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슬비, 그래서 더욱 무섭다. 차원종 보다 무섭다.


결국 나는 한 사람 살리는 심정으로 게임을 저장시키고 아저씨의 손에 올려놓았다.

슬비는 유리를 찾아야 한다면서 뛰쳐나갔고, 결국 교실에서 나는 아저씨의 푸념을 듣게 되었다.


"난... 평생 아저씨인걸까? 크흑..."

"어이, 아저씨... 남자가 그런걸로 일일이 울거나 그러면..."

"크흐흑!!"

"저기... 뭣하면 재가 형이라고 불러드릴테니깐요..."

"크흑.... 큭... 큭큭... 큭큭큭..." 갑자기 이상한 웃음소리 내지마!

"동생... 좋아! 좋은 마음가짐이야!!!" 갑자기 부둥켜안는 아저씨

"가... 갑자기 부둥켜안지 마시라고요!"

"크흡... 이 형은 감동했다... 좋아 동생 형이라 불러보렴!"

"으으... 제이형..." 부끄러운 걸 참고 겨우 말했다.

"아, 그렇지 약을 먹어야지."

"사람 말 좀 들어요!" 사람 무안하게시리, 난 부끄러워 죽겠는데!

"아, 미안하다. 혹시 삐졌니?"

"이런일로 일일이 삐질리가 없잖아요!?"

"어, 오늘은 새로운 약이네? 동생 너도 먹어볼래?"

"아뇨, 단호히 거절합니다." 갑자기 슬비가 된 기분

"콩 한쪽도 나눠 먹는게 형제의 의리지, 자 어서 아 해보렴!"

"아 싫다니까 그러네!!"


이런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일상.

이 일상이 불에 타 재가 되어버릴 줄은 이때의 나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자, 그럼 우리도 차원종을 찾으러 가볼까나."


기분이 굉장히 좋아진 아저씨, 가 아니라 형


"네네, 가봅시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업시간에 몰래 게임을 하는 등, 스펙터클한 스쿨라이프의 연속이었는데, 갑자기 차원종이 학교를 습격하는 바람에 수업시간에 몰래 게임을 할 때에 스릴과 쾌감을 느낄 수 없게 된 점은 참 유감스럽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몰래 게임을 하는 것 만큼 이슬비 몰래 게임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위상력이 요구가 된다. 그리고 나는 거기에 대해서는 충분할 만큼 단련이 되어있다. 즉, 난 강하다!


"빨리빨리 덤벼! 난 시간 없다구!"

"허억... 헉..." 옆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형 어디 안 좋아요? 오늘 따라 굉장히 힘들어 보이는데."

"아냐, 동생 좀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제이형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고,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글쎄, 괜찮다니깐!"


30분 동안 교내에 있는 차원종을 쓰러트리는 과정에서 제이형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다른 것은 몰라도 몸이 둔해진 것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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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술 냄새! 적당히 좀 마시지 그랬어요."

슬비가 불같이 화를 낸다.

"아, 그게 유정씨가 좀처럼 날 놔주지 않아서 말이야..."

굉장히 위험한 발언입니다만.

"유정 언니랑 은이 언니랑 둘 다 뻗었다! 헤헤."

전혀 웃을 상황이 아니잖니 유리야.

"야, 이세하 너도 좀 거들어야겠다. 너가 제이씨 옮기고 나랑 유리가 은이 언니랑 유정이 언니 옮길테니깐." 

하여간 이 녀석은 맨날 부려 먹기만 해요.


제이형은 생각보다 무거웠고 힘에 부친 나는 홧김에 말했다.

"까짓거 니 위상력으로 옮기는게 어떠냐?" 농담이 아닌 진심으로 우러나온 말이었다.

"위상력은 위험하니깐 전시상황에서만 사용하라고 했잖아!! 몇번 말해야 알아 들을래!?"

유정이 누나도 제법 무거운가보다.


그 후 유리는 은이 누나를, 슬비는 유정이 누나를 각각 집에 데려다주었다. 나 또한 그러고 싶었으나 그 날은 너무 피곤하여 아저씨를 검은양팀 사무실에 던져놓고 나도 그 자리에 그대로 뻗어버렸다. 아저씨와 함께하는 사무실에서의 잠은 최악이었다.

"드르렁!!!!"

"아저씨, 코좀 그만 골아요!!! 제발!!!"

"드르러어어어어엉!!!!!!"


다음날 아침 코고는 소리가 모 차원종의 포효만큼 크다고 항의하자 자기는 코를 골지 않는다는 아저씨의 주장, 다음에 꼭 녹음 해둬야 겠다.


"세하야, 여기서 좀 쉬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제이형과 어느 교실에 들어와 있었다.

"삐비비비비빕!!!" 이놈의 휴대폰 벨소리는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하, 이세하, 들려?"

"어, 또 무슨 일인데?"

"지금, 위험...... 쳐!!!"

"뭐라는 거야?" 벨소리뿐만 아니라 전화수신 상태도 이 모양 이 꼴이다.

"뚜뚜뚜..." 잠깐... 위험하다고?


침착하게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어본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있어 삐소리 이후... 툭"


갑자기 제이형이 내 손을 끌어 당겼다. 반동으로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쿠구구구구구굿!!"


갑자기 바닥에서 무언가가 솟구치며 일어난다. 여자 형태를 한 목각인형

분명히 저번에 쓰러트렸던 녀석이다. 하지만 저번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크기도 좀 더 커진 것 같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녀석을 필두로 주변에 엄청난 차원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큰일이야, 저걸 빨리 없애지 않으면 학교가 차원종으로 자득차겠구만."


제이형이 킥킥대며 말했다. 이럴 때 동요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농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삐비비비비비빕!!!"

내 발치에 떨어진 전화기에서 또 다시 벨소리가 울린다. 그 소리로 인해 차원종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고 결국 길고 긴 전투가 시작되었다. 베어도 베이도 그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마치 저번에 구로역에서 있었던 마천루 유인전이 생각이 났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제이형도


"그 날이랑 똑같아, 하나도 빠짐없이..."


맞장구를 쳐주고 싶었지만 지금 내게 그럴 여유는 없다.

위상력이 슬슬 바닥이 나기 시작했고, 아침부터 기운이 없던 제이형도 차원종의 공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보였기 때문이다.


갑자기 맨 뒤에 자리 잡고 있던 목각인형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끼기긱... 끼긱..."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파아아아아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마법진 같은 것이 그려졌고, 그 마 법진에서 어두운 빛이 세어 나왔다. 그러자 마법진 안쪽에 있었던 차원종들의 몸이 녹아나갔다. 그 녹아버린 차원종은 목각인형의 몸에 흡수되었고 목각인형은 점점 커져갔다.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고 건블레이드를 치켜들었다.


"세하야, 아무래도 슬비하고 유리랑 합류하는게 좋겠다."

제이형이 나를 저지 하면서 말했다.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저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갔다와."

짧고 굵은 한마디

"하지만, 형이 위험해지잖아요."

"......"

3초간의 침묵

"우리 둘이서 저걸 쓰러트리기엔 역부족이고 그렇다고 같이 도망 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동생, 게임에서는 보스방 앞에서 세이브 및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아는데, 틀렸나?"

"그치만..."

"돌아가면 같이 밤새서 실컷 게임이나 하자구, 동생!"


아저씨라고하기에는 제법 앳되어 보이는 등은 형이라고 부르기에는 또 너무나 듬직해서 무서웠다.

어쩌면 다시 이 등을 **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무심코 해버렸다.

고개를 붕붕 저으며 대답했다.


"응, 금방 다녀올게 형!"


뛰어가려던 찰나, 이별을 고하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하야, 무리하지마라 건강이 제일이다."


우리 검은양팀은 다들 열심히 노력해왔고, 모두를 위해 싸워왔다. 하지만 누구보다 검은양팀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바로 제이형이다. 제이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었고, 나이조차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와 친해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유쾌했고, 어른이라 그런지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유연했다. 항상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곧장 달려와 도와주고 힘들어 할 때에는 격려해주었다. 우리를 험난한 길 보다는 안전하고 빠른 길로 안내해주는 그는 굳이 말하자면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였다.


교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쩌저저저저저적"

교실 벽에 금이 갈라졌다.


"형!!"

불길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교실 벽이 허물어졌다. 벽을 뚫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아까 그 목각인형이었다.

목각인형의 손에는 사람크기만한 무언가가 들려있었고, 크기는 아까보다 훨씬 커져서 위층까지 뚫을 기세였다.


"끼긱... 끼긱... 끼기기기기긱..."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바닥에 내팽개친다.

'턱' 하는 소리와 함께 땅으로 곤두박질 친 사람크기만한 무언가는 사람 그 자체였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이성이 날아 가버릴 것 같았다. 내팽개쳐진 사람을 업은채 그 목각인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재빨리 뛰었다. 등에 업힌 그 사람은 어제 술에 취해서 업었을 때보다 더 무거운것 같았다.


"끼긱... 끼기기기긱..."

목각인형이 다시 한 번 마법진을 그리려고 한다.


"큭... 빌어먹을!!!" 전방으로 질주한다.

저 목각인형은 마법진을 만들기까지 약간의 틈이 존재한다.


"흐아앗!!" 뒤를 돌며 공파탄의 반동을 이용해 녀석의 머리 꼭대기까지 뛰어올랐다.

"끼긱!!! 끼긱,끽끽끼기긱!!!"

녀석이 손을 번쩍 들어 나를 쳐내려 하자 천장이 부서졌다. 제이형을 업고 그대로 도약해서 다음 층으로 올라갔다.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무서워서가 아니다. 단지 내들에 있는 이 사람의 마지막을 저런 녀석 옆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힌 그를 복도 벽에 기대러 놓으니 손은 이미 축 쳐진 상태였다.


"형..."


대답 따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러본다.


"제이형!!"


흔들어 봐도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붙잡고 흔든다.


"제기라아아알!!!"

어렸을 때부터 인생은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든 순간이 있어도 꿋꿋이 참아냈고, 즐겼다. 마찬가지로 이 클로저일도 단순한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다. 내 생각은 너무 안이했던 것이다. 나의 잘못된 생각과 인식으로 한 사람을 죽인 것이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기혐오를 하고 있을 때


"툭"


아까 너무 심하게 흔들었는지 제이형의 주머니에서 아까 압수당했던 게임기가 떨어졌다.


게임기를 꽉 쥐며 중얼거려본다.

"다음번에 게임 같이 하자고 해놓고선..."


'세하야, 무리하지마라 건강이 제일이다.'


형의 마지막 말을 곱씹어본다.


게임기를 그의 품안에 맡겨 둔 채로 복도를 달려 나간다.

"미안해, 형... 오늘은 조금 무리해서라도 쓰러트려야할 차원종이 생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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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재밌는 일을 벌이던데?" 웃음을 꾹 참으며 말하는 여자아이, 아니 차원종이다.

"뭐, 그쪽에서도 기태녀석이 이래저래 일을 귀찮게 만들어놔서 말이지..."

"그 나이든 요원이 거슬렸나**?" 이번엔 남자아이를 가장한 차원종의 목소리

"어른 흉내나 내는 어린애, 이제 갓 위상력을 쓰게 된 풋내기, 그리고 퇴물... 크하하하! 검은양팀, 최고의 조합이잖아?"

웃겨죽겠다는 듯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배를 움켜쥔다.


"어이어이, 실실 쪼개지나 말고 어서 목적이나 말해봐." 남자아이의 목소리

"이 친구는 위상력으로 푸른 불꽃을 다룬다지?" 서류더미를 넘기며 질문한다.

"어, 아직 그다지 강하지는 않지만." 여자아이가 대답한다.

"이 친구는 다른 클로저들하고는 수준이 달라. 굳이 말을 하자면 정말, 불꽃같은 위상력을 지녔지... 연소 가능한 물질을 한없이 공급하면 점점 커지는 것도 모자라서 절대 꺼지지 않지..."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지?" 말을 끊고 여자아이가 물어본다.

"즉, 이세하의 위상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건가?" 남자아이도 물어본다.

"빙고."

"그렇다면 이세하의 위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매개체가 바로 그 퇴물요원이라는 건가?" 여자아이가 묻는다.

"뭐, 단편적으로는 그렇지... 그 녀석은 소중한 것을 잃는 것에 대한 아픔, 슬픔, 두려움 그리고 괴로움 ... 이것들을 태움으로써 더욱더 강해질거야..."

"한 사람의 죽음을 성장통으로 치부하다니 정말 최악이군." 남자아이가 폄하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은 초인적은 힘을 발휘한다, 라거나? 당신 완전 사디스트 아니야?" 여자아이도 맞장구친다.

"뭐, 이 정도는 견뎌줘야지... 자그마치 그분의 아드님이신데 말이야. 안 그래? 애쉬, 더스트."

"아무리 그래도 온몸의 신경이 굳어버리는 약을 먹이다니... 국장이라는 직위를 너무 남용하는거 아니야?" 애쉬가 응전한다.

"그래, 데이비드. 너희 인간이 우리 차원종보다 훨씬 더 지독하고 잔인하단 말이야." 더스트가 말한다.

"사디스트든 뭐든간에 대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일 뿐이지... 부디, 그 소년의 성장과정을 두 눈으로 보고 싶은데 말이야... 너희들은 어떠..."


이미 두 차원종은 사라져 있었다.

"크큭... 크하하하하!!!"

마치 목각인형이 삐걱대는 것 같은 소음


"이세하, 넌 더욱더 강해져야만해. '그것'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말이지..."


점점 더 크게 웃는 그의 웃음소리가 그의 귓가에도 어렴풋이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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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기기기긱... 끼익..."

목각인형의 소음은 이제 더 이상 소음이 아닌 마치 나를 비웃는 소리로 들렸다.


"위상력 개방..."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슬비의 충고를 무시하고 위상력을 개방해 버렸다.


"쿠구구구구우우웅!!"

내 위상력에 반응이라도 한걸까, 그 차원종은 즉각 공격을 퍼부어온다.


"빌어먹을..."


몸이 타오르는 감각, 온몸에 불꽃을 휘두른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사람의 결전기에 비하면 이 정도 아픔은 종이에 손 베인 꼴이다.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싸우던 그 사람의 전투방식은 내게는 정말 '어째서, 저렇게 싸우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굉장했고, 이제는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몸에 여유로움을 지니던 그 남자, 때로는 아이같은, 때로는 어른스러운 그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


"결전기, 유성검."


평정을 가정한 채 지붕을 뚫을 기세로 높게 뛰어오른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내리꽂는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이 재격이다.


"끼기기기기기기기기이이이이이이이익!!!!!!"

목각인형의 몸에 불이 붙었다. 땅에서 무를 뽑아내듯이 목각인형에 검을 꽂아 그대로 천장까지 들어올린다.


그리고 이어서


"폭령검!!!"


보통의 차원종이었으면 이미 재가 되고도 남을 위력이엇으나, 이 차원종만은 달랐다. 그래서 결전기에 이은 결전기,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제야 목각인형은 잠잠해졌다, 아니, 이미 재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아아...... 형, 미안... 해요......"

싸움이 끝나자 온 몸에 힘이 풀린다. 이제야 눈이 뻑뻑해지고 쓰라렸다. 무리를 한 탓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상태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털썩"


학교는 이미 그의 푸른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선명한 푸른색 불꽃이 약간은 검은빛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 불꽃은 마치 슬픔에 겨워 부르르 몸을 떠는 것 같았다.






                                                                                           -Fin-











후기: 처음 도전해보는 소설입니다. 우선 이런 미개한 글쟁이의 길고 긴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세하의 생일에 맞춰서 글을 내놓을 작정이었으나, 분량조절실패로 인해서 오늘로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세하의 생일이다보니 세하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게되었습니다. 근데 생일선물로 주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는 이야기라고 판단이 되는군요... 저는 아직 G타워도 다 클리어 하지 못한 쪼렙입니다. 그래서 데이비드 국장이 나쁜역으로 나온건 단지 제 망상일 뿐이니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사중에 '그것'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말이지... 라는 대사에서 '그것'의 정체는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여러분의 상상에 맞기겠습니다.(귀차니즘) 그리고 액션부분이 취약한 이유는 재가 판타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므로 싸우는게 뭐같다. 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되겠구요.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아 맞다! 제이팬분들에게는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이런이런, 소설도 길고 후기도 길고... 이만 말 줄이겠습니다.



세하야 생일축하하고(뒷북), 상향도 축하해 ~~

그리고 울 서클 사쿠라장 사랑하구, 메구랑 초엠이도 사랑해 ~ 물론 파파도!


2024-10-24 22:28: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