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Shooting star -떨어진 유성-
Lacrimosa 2015-06-01 1
날 보면 환하게 웃어준다. 침울하다가도 그녀의 웃음을 보면 힘이 솟고, 그녀가 맞잡은 손은 따스했다.
그 순수한 웃음은 따스하면서도 마치 아름다운 한 송이의 꽃처럼 사랑스러웠다.
아마도 그때가 자신의 생애 중 가장 행복했었을 시절이었으리라.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누구보다도 환하게 웃어주고, 슬플때면 옆에서 누구보다 슬퍼해주던 사람.
그녀는 내게 있어서 '빛'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견딜 수 없었다.
[단편] Shooting star
-떨어진 유성-
바깥의 복도에서 일정한 간격의 발소리와 인기척이 들려왔다.
'이제 곧 도착하겠군'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침과 동시에 도어락이 걸린 문이 맑은음을 자아내며 잠금을 풀었다.
'이제 슬슬 시작하겠군'이라는 생각과 함께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양 손으로 두 귀를 틀어막았다.
"시환이형!!"
이윽고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사람의 무게가 묵직한 느낌을 주며 등의 신경을 타고 전해졌다.
아무리 활기차다지만 여성이 이렇게 남자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달려들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한숨을 내쉬며
여느 때와 같이 뒤를 돌아보았다.
단발 정도로 짧게 깎은 하늘빛의 머리카락과 그와는 대조되는 붉은 눈동자, 언제 떨어질지 모를 왼쪽뺌의 반창고와 보이쉬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이 공존하는 외모, '그녀'였다.
"아무리 내 집이라지만 여자가 남자 집에 그렇게 달려드는게 아니야 란아.."
"헤헤.. 하지만 시환이 형 반응이 재밌어서 그만 둘 수가 없는걸?"
어느때와 같이 잔소리를 하듯 헛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이윽고 그녀는 늘 그래왔듯이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로 응수한다.
이렇게 천방지축인 여자를 누가 데려갈까 내심 걱정하는 마음이 한숨으로 올라왔다.
이윽고 그녀는 미소를 거두며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날 응시하더니 어느새 책상다리로 자세를 고치고 말을 이었다.
"근데 시환이 형 오늘은 왜 집에 빨리 간거야? 평소에는 더 늦게 가더니."
"..뭐 가끔 사람이 그럴 때가 있잖아. 집에 일찍 가서 쉬고 싶을 때."
오늘은 출현한 차원종들이 꽤 많았던지라 꽤 피곤하기도 했고 아마 집에 빨리 오지 않았다면 관리요원의 회식 열풍에 사로잡혀 밤 11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가야 했을 것이다.
그걸 상상하자 등에 오한이 서리는것 같은 소름끼치는 감각이 등의 신경을 타고 전해져왔다.
지난번에 취한 관리요원의 의해 폭탄주를 끝 없이 마셔야 했던 때를 떠올리니 공포스러울 지경이었다.
"우우.. 뭐야 그게 재미 없어.."
이윽고 그녀가 양 볼을 가득 부풀리고는 뿌우, 하며 호흡을 내뱉는다. 마치 토라진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왓다.
근데 애초에 내가 내 집에 가는 이유가 꼭 재미있어야 하는 건가....?
이윽고 그녀는 그대로 몸을 밀착시키며 뺨을 부비적거리며 때를 쓰는 어린 아이처럼 조르기 시작한다.
"그런 고로 저녁좀 만들어줘 형! 나 배고파.."
란아, 솔직히 말해 너 그게 목적이었지?
"하아.. 지금까지 저녁도 안 먹고 있으면 뭐하자는 거..."
꼬르륵ㅡ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말할때 쯤 야속하게도 복부에서 위장이 음식을 섭취하라며 진동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오늘 끼니는 제대로 때우지도 못했지...
"쿠쿡, 뭐야 형도 배고픈거잖아"
그녀가 승리다 라는 듯 짗궃게 웃으며 바라보았다.
졌다. 는 생각이 뇌리에 떠올랐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냉장고에 있던 반찬들과 재료들을 토대로 저녁이니 만큼 밥과 콩나물 국, 두부 조림 등의 반찬을 식탁에 올렸다.
"와아.."
조촐한 반찬임에도 그녀의 두 눈이 반짝 하고 빛났다. 일단 배고플테니 시간은 되도록 끌지 않기로 했다.
숟가락을 들기 전에 나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중히 입을 열었다.
""잘 먹겠습니다.""
그것을 끝으로 마치 폭주 기관차가 지나가듯이 그녀는 빠른 속도로 반찬을 집어 밥과 함께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사흘은 굶은 듯이 음식들을 먹는 그녀의 속도에 내심 걱정스러워 그녀를 타이르듯이 말했다.
"좀 천천히 먹어.. 음식은 도망 안가니까.."
"하지만 맛있는걸.. 배도 고프고.."
"이 정도는 다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잖아?"
"에 집에서는 라면 같은걸로만 때우니까. 헥사부사를 개조하기도 해야하고 클로저 일도 해야하고.."
어째 대부분의 시간이 헥사부사를 개조하는데 들어갈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대로 그녀에게 밥도 제때 챙겨먹어야 한다며 잔소리로 들릴 수 있는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그녀는 듣는건지 마는건지 순식간에 한그릇을 비우고는
"한 그릇 더!"
라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이렇게 보면 내가 부모가 된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해맑은 웃음에 무의식적으로 장난끼가 생긴 나머지 그녀의 볼에 붙은 밥풀을 하나 때며 입에 넣었다.
"란아, 밥풀은 때고 먹어."
"아..앗..앗..!"
이윽고 그녀가 뺨을 붉게 물들였다.
붉은 두 눈동자는 이성을 잃은듯 빠르게 회전하고 그녀의 머리에서 스팀이 솟아오르듯이 흰색의 연기가 솟아올랐다.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그렇게 별 탈 많았던 식사가 끝났다.
설거지가 끝나고 느끼는거지만 그녀가 식사를 하고 나면 남긴 음식을 찿아 볼 수가 없다.
뭐 요리해준 입장에서 맛있게 먹어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그녀는 생활력이 부족하다 보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이윽고 방쪽을 돌아보자 마치 신이 난 어린 아이처럼 침대 위에서 구르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수건으로 손의 물기를 닦아내고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오후 10시, 내일에도 임무를 수행해야하니 이제 슬슬 그녀를 집으로 되돌려보내**다.
"란아. 이제 슬슬 갈 시간이야. 집까지 바래다 줄께."
그래도 밤에 여자를 혼자 보내는 것은 좀 그러니 집까지 바래다줄 생각이지만 어차피 그녀라면 헥사부사로 최대속력으로 집에 도착할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얼굴을 내밀었지만 운전은 내가 하면 되니까 뭐 상관은 없나..
그렇게 생각할때 쯤 그녀가 선뜻 입을 열었다.
"..저기 시환이 형."
"응?"
그녀답지 않게 말을 꺼내는것을 주저하는 그녀의 모습에 내심 당황감이 느껴졌다.
뭐랄까 마치 부끄럼 많은 소녀 같다 해야할까.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왠지 모를 궁금증이 뇌리를 스쳤다.
이윽고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말하려면 끝까지 말해."
그녀의 반응에 맥이 살짝 풀리는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그녀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평소와 다르다.
아까 그녀의 뺨에 붙은 밥풀을 때 먹은 이후로 그런 거 같은데 혹시 자신의 장난이 지나친 것일까 하는 마음에 애써 웃으며 입을 열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서며 말을 잇는다.
"으응 아니야, 가자 형."
그녀의 살짝 씁쓸해 보이는 표정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밖으로 나오자 싸늘한 밤바람이 반기었다.
헥사부사 뒷자석에 그녀를 태우고 제한속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운행을 계속했다.
달려나가는 수많은 차량들과 가로등이 비친 도로가 선처럼 이어지며 계속되간다.
그 동안 개조를 계속 한건지 전과는 다른 헥사부사의 엔진 소리가 귀를 울렸다.
평상시 같으면 속도를 더 올리라고 했을 그녀였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는 말 없이 내 허리를 두 팔로 끌어 안고 몸을 밀착한 채로 말 없이 있을 뿐이었다.
어색하게 이어지는 적막에 그녀의 온기가 전해지고 있는 탓일까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돌며 가슴이 두근 거렸다.
그렇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긴장을 곱씹고 있을때 쯔음. 그녀가 팔에 힘을 조금 더 주며 입을 열었다.
"저기 시환이 형.. 할 말이 있어."
"응?"
그녀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갔다.
이윽고 그녀의 말이 이어졌지만 야속하게도 반대편 도로를 지나던 트럭의 요란한 경적 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를 묵살시켰다.
"... ..해"
"응? 뭐라고?"
귀에 기분나쁘게 울리는 경적의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표정을 찡그리며 뒤늦게 그녀에게 말을 이었다.
그녀가 한 말의 대한 의문이 생겨날때 쯤 그녀는 내 등에 몸을 더욱 밀착 시키며 말을 이을 뿐이었다.
"시환이형은 바보...."
야속하다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귓속에 계속 울려퍼졌다.
그녀는 그때 내게 무엇을 말했던 것일까ㅡ
.
.
.
.
.
.
.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있나? 김시환."
붉은 머리의 험악한 인상을 지닌 남성의 차가운 시선이 내리꽃혔다.
최소한의 예의라는듯, 그는 딱딱한 목소리로 물었다.
차가운 금속으로 된 거대한 대검에서 붉은 선혈이 뚝 뚝 흘러내렸다.
쏴아아아아아아아---
회색으로 물든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에 체온이 식어가는 감각이 신경을 타고 흐르고 큰 구멍이 뚫린 옆구리에선 붉은 선혈이 흘러나오며 빗물과 뒤섞였다.
"아.."
숨을 쉴때마다 이제는 텅 비어버린 옆구리의 공허함이 쓸쓸히 몸을 잠식해갔다.
─그녀에게 반드시 살아돌아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서야 드디어 화해했는데.
자신은 다시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마는가.
스스로를 자조하는 듯한 실소가 공허하게 울러펴졌다.
이윽고 이제야 그때 그녀가 했던 말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자신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어째서 이제야 깨달았던 것일까.' 하는 아쉬움이 씁쓸함과 함께 묻어나왔다.
마지막으로 흐린 하늘을 시선에 담으며 입을 열었다.
차가운 액체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말을 토해낼때마다 몸을 잡아 찣는것 같은 통각을 버텨내며 입을 열엇다.
아마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말이 되리라.
그런 생각이 죽어가는 정신 위에 떠올랐다.
"란..아..미..안...하...다.."
마지막 말을 끝마칠때 쯔음 그녀의 해맑은 미소가 뇌리에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마음속으로 작별을 고하며 눈을 감았다.
따뜻한 액체가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검은 어둠이 시야를 완전히 잠식했다.
"....그것이 너의 마지막 말인가."
그대로 험악한 인상을 지녔던 남성의 목소리가 죽음을 선고하듯이 공허하게 귀를 울렸다.
그대로 남성이 든 대검이 섬뜩한 빛을 발하며 내려쳐졌다.
후웅ㅡ!
촤아아악 ---!
거대한 대검이 비바람을 가르며 작렬했다.
대검이 작렬함과 동시에 튄 붉은 선혈이 흩뿌려지며 빗물과 뒤섞여 서서히 그 색을 잃어갔다.
이윽고 마치 비탄의 눈물을 흘리듯, 울려퍼지는 빗소리가 공허히 울러펴졌다.
-END-
에 드디어 콘테스트에 응모할 작품을 올려봅니다.. 만..
사실상 슈팅스타 팀을 소재로 한 단편은 제 1차 UCC 콘테스트때 생각했던건데 이제야 올리네요.
다만 요즘 슬럼프가 찿아왔는지 묘사가 많이 부자연 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전보다 필력도 더 떨어지네요... 반성중입니다..
일단 참가의 의의를 두기로 했는데.. 이런 미천한 작품에 덧글이 달릴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쓰는 과정에서 한번 날려먹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썼습니다만..
제가 처음에 생각한 초안과는 줄거리가 달라졌습니다만..
마지막 묘사를 고치고 싶은데 고치고 싶어도 마땅한 묘사가 떠오르질 않네요....
그리고 전 예전부터 란x시환 지지파입니다<
원래 선택한 줄거리가 김시환이 슈팅스타 팀 시절의 꿈을 꾸고는 깨어나며 나름 아련함을 강조시키는 전개,
김시환이 죽은 후 유령이 되어(?) 란이랑 생활하다가 죽은걸 깨닫고 란에게 편지를 남기고 간다는 막장 전개<
그리고 김시환이 죽기 전 과거를 회상하고는 란에게 미안하다 말하고 죽는 전개 이 세가지였는데요
일단 소설은 슬픔을 강조하기 위해 시환이횽이 죽는 루트를 골랐는데
실제 줄거리는 오트슨 작가님이 잘 해줄꺼라 믿어요<<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