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x정미] 무제
민시후 2015-05-14 4
무제
유리x정미
※ 팬픽 특성상 클로저스 스토리와 최대한 비슷하게 진행하였으나
각색된 부분이 있으니 감안 후 즐겨주세요 ㅇㅅㅇ
'왜 네가 클로저라는 거야?'
나도 이제 알았어 정미야.
'왜 내게 먼저 말 안했어?'
네가 이런 모습 보일까봐 말 안했어.
'.... 헤어지자.'
정미야, 이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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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떠나간 빈자리 위에
차가운 향기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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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왔구나? 수고 많았어."
위상력이 발휘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학교가 차원종의 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습생이였던 내가 투입되었다. 본격적인 임무는 세하와 슬비, 그리고 새로 왔다는 미스틸이 같이 하기도 했지만 요근래 내가 메인 임무로 투입되는 걸 보니 내가 그만큼 실적을 인정받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때려치고 싶을 만큼의 원망이 마음속에서 번갈아 나를 괴롭혔다.
지금 슬비를 보며 저리 환하게 웃고 있는, 우정미 저 여자 때문에.
"임무 끝났다는 얘기 들었어. 괜찮아?"
"어? 어.. 괜찮아."
어느 새 멍때리고 있던 사이에 슬비가 말을 건넨다 (차가운 음료수 때문에 정신을 차렸다는 게 더 크지만). 응? 이건 핫*스?
"요즘 너 며칠 밤새가며 우리 당직 업무도 다 서줬다며. 미쳤어?"
슬비의 잔소리에 그저 베시시 웃으며 '미안'이라는 말로 입을 닫아버렸다. 유정언니한테 비밀로 하라고 그렇게 사정을 했는데, 그새 슬비에게 보고하셨군. 여하튼 유정언니가 우리의 상사라는데 내가 보기엔 이슬비가 실제 상사 같다. 유정언니는 그냥 중간관리자랄까?
아, 또 그녀가 웃는다. 다른 사람 보고 웃는다.
이걸 보기 싫어서 여기 근무는 밤에 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임무가 뭐 이리 장기 지연으로 되어버려서 밤중에 미스틸 지원을 오게 만들고... 서유리, 할 말 없네.
"서유리, 너 밤새냐? 다크서클 턱까지 내려왔네."
아, 세하다. 게임기를 들며 한참 걸어오다 나와 슬비를 보더니 옆에 또 앉는다. 그렇게 한마디를 건네더니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사정이 있어서 그렇대."
"무슨 사정?"
"내가 어떻게 알아. 이 멍청아!"
"뭐? 야, 이슬비. 너 말이 심한 거 아니냐?"
"이번 테스트 너 다시 본다며? 그러길래 내가 연습상대 해주겠다니까 굳이 혼자 하겠다 그러니까..."
"야!!!!!"
하, 또 싸운다. 커플 싸움은 집에 가서 하라고요.
"서유리, 얼굴 보기 힘들다?"
"누나다~♥"
제이 아저씨와 미스틸의 등장까지. 우리 검은양팀 다 모였네. 다 모인 김에 간만에 밥 먹자 어쩌고 하며 왁**껄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사이 누군가의 시선에 돌아보니 우정미다. 나와 눈빛이 마주치자마자 돌아서는 그녀.
싸늘한 눈빛에 가슴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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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까 학교라서 말 안했는데 정미랑 하나가 차원종이랑 접촉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더라?"
밥을 먹으러 이동한 식당. 모여 메뉴를 정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정미의 이름이 언급되자 나도 모르게 움찔한다. 그와중에 슬비와 눈이 마주쳤지만 모르는 척 넘어갔다.
"그 애쉬랑 더스트 말이지?"
"그러고보니 정미는 유리 너랑 친하지 않았나?"
"그러게요. 정미누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짓말이라 믿고 싶었다. 차원종의 차라는 말만 들어도 끔찍하게 싫어했던 우정미가 애쉬랑 더스트를 만난다니. 설마. 아니겠지? 아니겠지? 라는 마음속의 말만 반복할 뿐이다.
"유리야, 듣고 있어?"
"응? 아, 응."
"그럼 유리가 정미한테 가서 얘기 좀 해보고 나오는 거 있음 나한테 알려줘."
"뭐? .. 나 정미랑 얼마 전에 싸워서 좀 그런데."
도와줘, 슬비야. 이럴 때야말로 니가 도와줄 차례야.
"나 하나랑 얘기하기로 했어. 수고 좀 해줘."
아, 일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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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라고 했어? 정미가 어떻게 되었다고?'
'지금 정미랑 하나가 둘 다 같이 있는데 하나가 정미를....'
'나 거기로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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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의 전화에 도착한 곳. 쓰러진 듯한 정미의 모습이 보이고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닌 듯한 하나의 모습이 보인다. 그걸 비웃으며 바라보고 있는 애쉬와 더스트. 비웃는 모습마저 가증스럽다.
"오호, 메인 게스트 오셨네?"
"그러게. 재밌어지겠네~♥"
슬비의 모습도 심상치 않다. 이미 애쉬와 더스트에게 많이 당했는지 요원복이 많이 찢겨진 상태다. 이리저리 색깔보다는 더 어두워진 네이비의 요원복을 보자하니 피는 많이 흘린 것 같고, 지금 위태하게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같다. 날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주저앉는 그녀를 겨우 허리를 받쳐 잡았다.
"뭐하잔 거야. 왜 네가 여깄어!!!"
"... 미안. 정미, 못 지켜줬어. 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 그만 말해, 슬비야. 응? 오면서 유정언니한테 연락했으니까 은이언니랑 다 올거야. 상처 벌어져. 그만 말해."
기어들어갈 듯한 목소리로 무언가 중얼거린다. 귀를 가까이대라는 제스처에 가까이 가려는데, 차원종으로 변한 하나가 달려오는 느낌에 검을 꺼내들었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떨어지는 덩어리들. 투둑, 투둑 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핏방울이 떨어진다. 역겨운 냄새.
어깨를 톡톡, 누군가 날 부르는 느낌과 함께 슬비를 데리고 간다. 특공대가 뒤에서 보호를 해대며 정미를 데리고 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같이 잡을까? 라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일어났다.
".... 아니, 나 혼자 잡을게."
이건 내 임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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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생포해와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법을 물색하려 하였으나 얼마 안 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생포 임무는 실패로 돌린 채, 바닥에 흩뿌려진 그녀의 피와 세포로 캐롤 언니가 방법이 있는지 연구를 한다며 들고온 증거물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 상처 치료를 할 겸 병원으로 향했다. 가자마자 의자에 앉아있던 세하가 날 보자마자 끌어안는다.
세하가 먼저 끌어안은 건 처음이라 놀란 채로 바라보다 그의 등을 토닥이다 그의 쉰 듯한 목소리에서 나온 말에 무언가 머리를 맞은 줄 알았다.
'슬비가 죽었대.'
임무에서 맞은 상처가 거의 치명상이였고 피를 많이 흘렸다는 것으로 응급으로 실려왔으나 방금 수술 전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는 것이다. 손이 마구 떨려온다. 지켜줬어야 했는데, 지켜줬어야 했는데. 세하의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미안하다.
"우정미씨 보호자분 계신가요?"
"네... 전데요."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친구요."
병실로 안내하는 간호사를 따라 걷는 길이 왜 이리 가시방석을 걷는지 모르겠다. 많은 생각이 복잡하게 얽히고 지나간다.
날 보면 나가라고 소리칠까?
날 보면 싫다고 고개를 돌릴까?
날 보면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볼까?
날 보면 이제 영영 안 볼거라고 말할까?
그 소리 다 들어도 좋으니, 보고싶다.
들어오는 순간 크게 들리는 기기들의 소리와 함께 죽은 듯 고이 숨을 내쉬고 있는 정미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내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슬비가 아니라 내가 죽었어야 했다. 내가 대신 지켜주었어야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남은 사람이 저렇게 절망하며 그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할 수 있으니까.
"정미야, 나 왔어..."
일어나서 차라리 나한테 잔소리를 해. 날 보고 왜 왔냐고 보기 싫다고 소리쳐도 좋으니 일어나기만 해. 날 싸늘하게 다시 봐도 좋으니까 눈을 뜨고 날 바라보기만 해줘. 내게 소리치고 화내고 다 그래도 좋으니까.... 일어나기만 해줘.
정미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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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향기만 안고 있을게
돌아와, 네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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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첫 단편은 노멀커플로 쓰리라 생각했는데,
이 커플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뭔가 엔딩을 먼저 생각해낸 지라 바로 쓱쓱 써버렸네요.
캐진지물입니다. 재미 없으실 수 있으나 문체가 원래 이럽니다.
간만에 쓸려 하니 너무 어렵네요.
감사합니다 (... )
ps. 모바일로 하려니 폰트 변경이 안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