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유니온 데이즈 5 [세하X슬비X유리]

흑혼 2015-05-14 4

세하는 자신이 고작 이틀동안 몇번이나 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분명 쓰러질 정도로 했다는 것은 기억하고있다.


기억이라...


무슨일이 있을때 마다 저런 꿈을 꾸게 되는 거면 그건 사는건만 못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소모적으로 죄책감을 쌓아가면서 더큰 무언가로 덥으려고 한다.


다음날 아침도 여느때 처럼 만취상태의 유리를 옆에두고 세하는 일어나서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고서는 유리의 방문을 나섰다. 

신기하게 그 조그만한 집이어서 인기척은 잘 느껴지는지 문열고 나가려고 할때





마다 항상 잘가 세하야 라고 잠꼬대와 일상어 사이의 어투로 말해준다.


세하는 한숨을 푹 쉬면서 유리의 자취방이 있는 골목길을 나왔다. 분명 낮과 저녁 사이의 애매한 시간대에 갔는데 도대체 얼마

나 마셔대고 해댔는지 벌써 아침이다. 힘이 다빠져가지고 더 오래잔거일수도 있다. 








** 앞으로는 횟수를 줄이던지 진짜 둘중 하나만 하던지 해야지 라고 중얼거리면서 나지막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세하였지만 

후자는 도저히 할수 없을 것 같았다. 적어도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니깐. 자





기는 앞으로 그 누구도 상처줄 자격같은 것도 있을수가 없으니깐. 


그렇다고 전자일 경우... 조정될리가 있나? 둘다 나이가 들면서 밝힘증이 늘었는지 한명은 


'진짜로... 그만할꺼야?'


이러고 한명은


'남자만 주도권 가지라는 법은 없잖아'


이러면서 휘둘리는데 가능할리가 없잖아! 라고 생각했다.


어느세 세하는 자신의 학교 앞 자취방으로 왔다. 


얼마나 정리를 안했는지 남자썩은 냄새와 버리지 않은 쓰레기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슬비랑 싸워서 일주일간 걔 우리집 오지도 않았구나 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도저히 사람이 눌러앉

을수 없는 게 흡사 내 방문이 플레인게이트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보나도 많이 컸겠군. 테인이랑 잘 어울렸는데"


커다란 쓰레기 봉투에 집안에 있는 여러가지 쓸데 없는 것을 쓸어담으면서 문득 과거를 생각해 본다가 관두기로 한다.


"쓰라린 기억들 뿐이잖아..."


옆을 살짝 흘겨봐서 있는 액자의 사진을 보니 다시 머리가 찢어지듯이 아파왔다.





-딩동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세하는 대충 무시하기로 했다. 

-딩동


-딩동


몇번의 벨소리가 더 났지만 귀찮아서 나가지 않기로 한다. 어짜피 그래봤자 우유나 신문일거라는 뻔한 클리셰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 문도 안 열어주는거야?"


"아..."


공간이동 했나보다...


"으악! 뭐야 이 냄새는"


"보시다 싶히 청소하고 있잖아"


"너 이런데서 살았어? "


"적어도 여친님이라고 얘기는해야지 문을 열어줄꺼 아냐"


"난 또 바람피는줄 알아서 한번 들어와 본거지 헤헤"


슬비가 웃음으로 화답하는 바람에 세하는 순간 뜨끔 할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사고를 치긴 했는데...지금까지 쭈욱..


"도와주게?"


"일단 집을 안치우면 뭐든 할수 없잖아? 재료도 사왔어!"


슬비는 양손에 들고 있는 커다란 비닐봉투 두개를 모두 보여주면서 말했다.


'우와, 많이도 사왔네'


세하는 내심 탄식하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슬비의 뒤태를 보았다. 정말 들어갈때만 들어가고 나올때는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떻게든 사람살곳으로 만든거 같네?"


"고마워"


세하는 슬비에게 백허그를 해주면서 말했다.


"읍... 갑자기 그렇게 뒤에서 안으면... 너 입에서 술냄새 나..."


"어제 혼자 마셨나봐 잠 안와서"


"마셨나봐가 뭐야... 기억도 안날정도로 마신거야?"


"에이, 몇잔 안했어 걱정하지마"


"걱정하지 말라니... 여자친구잖아... 우리 연인이잖아... 그러지 말아줘..."


세하는 또 시작이군 이러면서 한숨이 나왔다. 


"너 또 내가 바람이라도 필까봐 그런거야?"


"너한테서 지금... 다른 여자 체취가 나..."


"뭐?"


세하는 어디까지나 속으로 경악했지만 것으로는 평점심을 유지했다. 


나 어제 유리랑 침대에서 뒹굴다가 왔어 미안해. 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럴리가?"


"네 머리도 평소에 쓰던 샴푸냄새가 안나고... 어제 밖에서 잤어?"


"하루 이틀 밖에서 자냐... 석봉이랑 한잔 하고 왔어. 유니온도 요즘은 빡세다더라"


"거기가 클로저도 부려먹는데 일반인은 오죽하겠어?"


"하긴... 뭐 걱정말고 뭐좀 먹자"


"응"


슬비는 기대하라는 듯이 비닐에 있던 재료들을 하나둘씩 밖으로 꺼내면서 부엌으로 갔다. 


"슬비야"


"응?"


"여기"


세하는 수줍은 척 하는 표정을 지으며 태연하게 슬비에게 앞치마를 내밀었다.슬비는 이것이 뭘 원한다는 건지 안다.


"**"


"싫음 마"


"어휴, 해주면 되잖아 잠깐만 저기 가있어"


세하는 실실 웃으면서 침대위에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2프로 부족한 슬비의 뒤태를 보고있는 것도 사뭇 재미있는 일이었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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