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65화- [죽이지 못하는 자에게 질 이유는 없습니다.]
호시미야라이린 2015-04-05 1
진서희는 리리스에게 혹시라도 신서울로 다시 가게 된다면, 검은양 녀석들과 대면하게 될 경우를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정말로 없애버리겠다는 각오로 덤벼야만 그들을 상대로 싸울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리리스도 미소를 지으며 알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진서희는 만약을 위한 요소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한다. 리리스가 뭘 해주면 되는지 물어보자 우선적 사항으로 클로저 제국이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을 모두 합병할 수가 있도록 지원하라는 것. 이에 리리스가 그건 차원기사단이 알아서 할 일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한다. 서희는 그 녀석이 붉은별의 새로운 관리요원인데 어떡할 생각인 것이냐며 다시 얘기한다. 리리스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한다.
그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붉은별의 관리요원은 블라디미르 마카로프. 바로 차원기사단의 부단장이라 그의 명령이 사실상 절대적인 일. 유일하게 마카로프의 지시가 통하지 않는 붉은별 요원은 진서희. 왜냐하면 그녀가 군단장이기 때문이다. 이름없는 군단 내에서는 당연히 군단장이 가장 위이기에 진서희가 마카로프보다 높은 자리에 있으므로 함부로 할 수가 없다. 리리스는 동부 전선을 파키스탄으로 한정하지 않고, 파키스탄 이북의 아프가니스탄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제국이 검토하고 있단다. 아프가니스탄까지 합병한다면 중국의 신강 위구르 자치구와 바로 국경을 맞대게 된다. 중국도 이것을 결코 좋아하지는 않을 터. 그곳으로 병력을 대거 배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유니온에는 2개의 클로저 팀이 존재한다고 세간에 그렇게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검은양(Black Lambs)’ 과,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임과 동시에 러시아지부에서 온 ‘붉은별(Krasnaya Zvezda)’ 이 있다. 유니온은 검은양과 붉은별이 함께 협력하며 살아갈 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유니온의 순전한 착각으로 끝나버렸다. 왜냐하면 붉은별은 검은양과 달리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임과 동시에 서울역 습격사건에 연루되었음이 밝혀졌고, 나아가 그녀들은 차원종이라 불리는 이름없는 군단에 망명을 해버린 셈. 더군다나 붉은별의 리더인 진서희는 현재 이름없는 군단의 군단장까지 하고 있으니 유니온이 이 사실까지 안다면 정말로 기가 찰 노릇이다. 현재는 정나혜만 알고 있는데, 그녀는 그것을 알리지 않고 있다.
“당장 말해, 정나혜!”
“김유정 관리요원.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런 것을 다 말하면 곤란하죠.”
“뭐?!”
“말했을 텐데요. 전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당신을 사살할 수가 있다는 것을.”
“이게 감히?!”
“저 하나도 제압하지 못하면서, 저보다 훨씬 강한 그녀들을 어떻게 이기시려고요?”
“......”
“1발만 쏘는 데에도 10,000,000원이 깨진다며 아까워하는 당신을 상대로 제가 패배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이게 눈에 뵈는 게 없어?!”
“자기 친구에게 방아쇠를 당겨본 적도 없고, 수류탄 투척도 해본 적이 없는 주제에.”
자기 친구를 상대로 방아쇠를 당겨본 적도 없고, 수류탄 투척도 못해본 것들에게 질 정도로 자신은 연약하지 않다고 말하는 정나혜. 당연하다. 그녀는 클로저 요원으로 발탁된 직후부터 사람을 모조리 죽이는 훈련을 받아온 인물이다. 자기 친구를 죽이면서도 1% 만큼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도록 훈련을 받아왔기에 성격부터 무시무시하다. 벌처스 처리부대와 같다는 말을 김유정이 하자, 자신이 전직 벌처스 처리부대의 분대장 및 소대장까지 했다고 한다. 유니온 러시아지부의 벌처스 처리부대는 범죄자 집단들이 아니라 ‘클로저판 대테러부대’ 라고 하니까 좀 특이하다. 언제 했었는지 물어보니 한국의 나이로 초등학교 5학년이라 답한다. 초등학교 5학년에 처리부대의 분대장 및 소대장을?!
“사람을 죽이는 게 두렵다는 당신은 이미 패배자입니다.”
“......”
“김유정 관리요원. 그냥 자신은 패배자라고 속 편하게 시인하십시오.”
“......”
“사람을 죽일 줄 모르는 당신은 유니온을 개혁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
“국회의사당을 상대로 폭탄테러를 가할 용기도 없는 것들은, 국회의원 등등의 정치인들을 감히 욕할 자격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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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을 폭탄테러하지 못할 거라면, 국회의원들을 욕할 자격이 없다? 그게 정나혜가 김유정 관리요원에게 내뱉은 돌직구 발언이다. 정말로 유니온을 개혁하고 싶다면 유니온을 테러해서라도 바꾸라는 것. 이에 유정이 나혜에게 그럼 왜 정작 본인은 가만히 있는 것인지 묻는다. 어차피 변화한다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가 유니온이기 때문이라고. 자기도 마음만 먹는다면 행동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미 나혜는 사람을 얼마든지 죽일 수가 있는 인간병기다. 검은양과 달리 붉은별은 어릴 때부터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해왔다. 자신을 괴롭혀온 폭력 가해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걸까?
아무리 검은양이 강해져도, 아직 붉은별 녀석들이 보기엔 그저 애들일 뿐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클로저로 발탁되어 활동하기 시작했던 그들과 달리, 이들은 사실상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기부터 발탁되어 훈련을 받아왔을 분만 아니라 실전경험까지 쌓아온 것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검은양이 붉은별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말로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 녀석들도 그 자리에서 안주하고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 크나큰 문제. 간단한 예시로 검은양 멤버들이 53레벨이 최고레벨이라 하면, 붉은별 멤버들은 최소 90레벨 이상은 될 것으로 추정이 되는 수준이란 거다. 물론 추정이라 그 이상으로 봐야만 할까는 두고 봐야만 알 수가 있는 일이다. 유일하게 남은 정나혜를 상대로도 어쩌지 못하는데 이미 답은 나왔다.
“그리고 말인데, 재밌는 것을 하나 더 가르쳐줘도 될까요? 김유정 관리요원?”
“......뭘 더 조롱하려는 생각이지?”
“붉은별 요원들의 진짜 클래스를.”
“진짜 클래스? 그게 무슨 소리지?”
“이세하가 스트라이커, 이슬비는 캐스터, 서유리가 레인저잖아요? 그리고 붉은별의 진짜 클래스요.”
“......”
“사이가의 진짜는 ‘템플러(Templar)’, 김유미는 ‘어쌔신(Assassin)’ 이랍니다.”
“나머지들은?”
“진서희는 ‘퀸 사무라이(Queen Samurai)’, 리리스는 ‘엑서큐셔너(Executioner)’, 그리고 저는 당연히 ‘헬 스나이퍼(Hell Sniper)’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