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7화- [그녀가 남들에게 말할 수가 없는 비밀.]
호시미야라이린 2015-03-14 1
지금의 이 어지러운 혼란의 세상을 바라볼 때마다 뭔가 의문점이 있다.
최근에 들어서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라는 ‘애쉬(Ash)’ 와 ‘더스트(Dust)’ 라는 이 녀석들. 애쉬란 녀석이 석봉이란 인물을 상대로 인간들의 오락에 빠졌고, 더스트도 우정미의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아낸 건지 가로챌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라는 입장이다. 진서희의 입장에선 그런 애쉬와 더스트가 나이가 많다는 차원종이 많은 것인지 분간을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뭐, 더스트가 이세하란 녀석에게 제대로 반한 모양이다. 이세하를 상대로 ‘부부싸움’ 이라고까지 언급한 것만 하더라도 이를 확연하게 알 수가 있다.
“......하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알려줄 수 있나.”
“뭔데요, 누나?”
“우리 서희 언니가 뭘 또 알고 싶어서 이러실까? 너무 어려운 거 물으면 곤란해요~”
“......고위급 차원종일수록 인간과 흡사한 모습이란 건 알겠어.”
“......?”
“그래서요, 언니?”
“요즘의 더스트 너를 보면서 궁금했던 게 있어. 혹시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도 있나.”
“......어떡하지, 누나?”
“어차피 숨길 것도 없잖아, 애쉬? 그냥 편하게 알려주면 되는 거야. 맞아요, 언니.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은 실제로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게 누군지도 말할 수 있나. 편하게 알려주면 된다고 했으니 한번 들어나 보자.”
더스트는 진서희에게 ‘김유미’ 라고 말해준다. 붉은별의 요원들 가운데의 하나인 김유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라는 것. ‘인간(人間)’ 과 ‘차원종(次元種)’ 의 혼혈이라는 사상최초의 존재. 인간과 차원종의 피를 반반씩 가지고 있는 존재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부모님들은 인간들과 군단에 모두 버림을 받고서 처형당했다고 한다. 게다가 김유미는 군단에 의해 그런 기억을 모두 지우고서 인간계로 버려져 일반인들과 다를 바가 없이 지내왔다는 것. 자기들이 그걸 가끔씩이나마 주시해왔다는 고백도 해준다. 진서희는 고백해줘서 고맙다고 전한다.
“그래서, 김유미의 원래 본명이 뭔지는 아나.”
“......녀석의 원래 본명이 적힌 이름표는 이거에요. 언니”
“여태 가지고 있었군.”
“어때요, 누나? 이름이 ‘유란(Yuran)’ 이라고 되어 있죠?”
“......김유미. 자신은 모르는 본명이 유란이라. 왠지 모르게 재밌군.”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 마세요. 괜히 그랬다가 걸리면 좀 곤란합니다.”
“......나도 안다. 김유미도 다들 ‘라이플러(Rifler)’ 라고 착각하겠지만, 그건 거짓말이지. 김유미의 진짜 능력은 따로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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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되어버린 신서울을 복구하기 위한 작업은 지금도 계속 이뤄진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재해복구본부(災害復舊本部)’ 가 있다. 여느 때와 다름이 없는 재해복구본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건설노동자들이 합심하여 신서울 복구를 진행하고 있고, 우정미도 캐롤의 조수로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현재 붉은별 요원들도 많이 조용한 덕분에 각종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단순한 클로저 요원이 아니라 러시아 국적의 정규군인인 붉은별 요원들.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빌려왔는지도 알 수가 없는 항공기들까지 호출하며 여러 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러시아제 An-124 수송기’ 가 날아와 다량의 보급품을 공수낙하하고 가버리는 것을 보더라도 스케일을 알 수가 있다.
그것으로 모자라 붉은별 요원들의 신서울 재건지원방식도 정말 남다르다.
일반인들은 ‘굴삭기(掘削機)’ 및 ‘기중기(起重機)’ 등등의 중장비들로 지원하는데, 붉은별 요원들은 ‘러시아제 T-14 아르마타(Armata) 주력전차’ 기반으로 개조 개발한 형태의 아주 특이한 전차로 재건지원을 하고 있다. 군용전차에 공병기능을 넣은 것을 ‘공병전차(工兵戰車)’ 라고 부르는데, 이 녀석들은 땅 파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작업들을 전차를 타고서 하고 있다. 당연히 실전용 전차포탄 및 기관총용 실탄까지도 장전된 상태에서 작업하니 다들 무서워서 어쩌질 못한다. 재건지원을 하면서 실전용 전차포탄까지 장전하고서 재건지원을 하는 붉은별 요원들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G 타워라고 부르는 곳. 그러니까 강남타워의 옥상이라 불러야 맞을까는 모르겠지만, 아스타로트를 쓰러트린 이후로 애쉬와 더스트가 인간들의 문화에 심히 빠져들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분명해 보인다. 지금까진 그들의 개인적인 일이라 그렇지만, 만약 차원기사단에게 그런 정보가 흘러들어간다면 아마도 애더 남매는 살해당할 것이 분명한 일. 진서희도 차원기사단 소속이긴 하지만, 애더 남매를 그런 녀석들에게 넘기기가 싫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본인도 그 녀석들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되고 싶지는 않다나 뭐라나? 자기 어머니에 대한 비밀이자 진실을 알기 위해선 이 남매를 보호해줘야만 한다.
신서울의 재해복구본부에 모습을 드러낸 진서희. 마침 그 앞에는 김유미가 있다.
김유미는 진서희를 보자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만 손에 쥐던 펜까지도 떨어트렸다. 지금 서희에게서 어마어마한 수준의 위상력이 방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상력 방출은 엄청난데, 정작 감지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는다? 김유미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위상력 방출을 그대로 하면서도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한다. 자신이 현재 입고 있는 그 의상에 무슨 특별한 거라도 적용한 걸까? 예를 들어서 ‘스텔스 기술(Stealth Technology)’ 이라던가 말이다. 위상력을 방출하면서도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있기는 할까? 있다면 저 남매들부터가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말이다.
“그래. 위상력을 방출하면서도 레이더에는 최대한 잡히지 않는 기술이지.”
“......!!”
“이것을 나는 ‘페이즈 스텔스(Phase Stealth)’ 라고 부르지. 위상력을 감추는 기술.”
“......진서희. 지금의 널 보니까 S급마저 능가하는 SS급 이상의 차원종인 것만 같구나.”
“그렇게 말해주니 나야 고맙군.”
“......”
“페이즈 스텔스를 최초로 적용한 건, 아마도 나겠지. 네 말이 맞다고 가정할 경우, S급마저 능가하는 위상력의 차원종이 재해복구본부에 떡 하니 나타났는데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지. 페이즈 스텔스가 이런 거다.”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거라. 너희 비밀이 세상에 폭로가 된다면, 넌 저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겠지.”
“무... 무... 무슨 비밀?”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니 정말로 모르는 모양이군. 네가 ‘유일무이의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 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