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6화- [서희는 걸어다니는 핵미사일 발사코드.]
호시미야라이린 2015-03-14 1
저 결전병기급의 함정을 뭐라고 명명을 했는지는 끝내 말하지를 않고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어차피 차원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 다 공개될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암살하러왔던 벌처스 처리부대의 정예 병력을 혼자서 모두 전멸시킨 진서희. 그녀의 현재 위상력을 차원종으로 비유하면 S급이나 SS급은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 순수 위상력의 정도로만 갖고 판단하면 괜히 검은양 멤버들이 나서서 상대할 수가 있는 인물은 아니라는 것. 설령 그 5명이 모두 나선다고 해도 서희는 귀천총검을 2자루 모두 사용하지 않고, 1자루만 사용해도 충분히 상대할 수가 있을 거다.
그럼 붉은별 요원 4명이 덤벼들 경우에는 어떨까? 아무리 걔네들까지도 한심해보일지 몰라도, 엄연히 자신과 같은 최정예요원이다. 아무리 서희가 최정예요원 출신이라지만, 같은 최정예요원을 상대로 편하게 싸울 수가 있을까? 근데 꼭 그렇지는 않는 모양이다. 올비아 트리젠코의 말로는 원래는 진서희가 유일한 최정예요원이라 봐야 맞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에게도 없는 ‘특급살인면허(特級殺人免許)’ 까지 보유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특급살인면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핵미사일 발사코드’ 까지 가지고 있다. 핵미사일 발사코드까지 보유하고 있기에, 그녀가 정말로 마음만 먹는다면 국가 하나를 핵으로 파괴시켜버릴 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애쉬와 더스트도 그런 진서희를 바라보기가 왠지 좀 두렵다고 한다.
명색이 최고위급 간부란 녀석들이 진서희 하나를 무서워한다? 무섭다는 건 아니지만, 순수 위상력만 가지고 본다면 자신들과 평등한 수준?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니온의 실험체로서 이용되던 것과 동시에 그 분께서 자신의 위상력을 친히 그녀에게 주입시켜줬다는 것까지 감안하여 엄청난 존재인 것. 현재 애쉬와 더스트는 사실상 진서희를 호위하는 경호원인 것과 다르지 않다. 최고위급 간부 남매가 그냥 차원기사단 소속의 병사인지 간부인지 분간이 어려운 인물을 경호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왜 그런 거지. 그냥 편하게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하던가.”
“......아니요. 저는 그냥 ‘누나’ 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합니다.”
“애쉬의 생각대로 저도 ‘언니’ 라고 부르는 게 낫습니다.”
“그렇다면야 그러던지.”
“근데 궁금한 것이 있어요. 누나는 ‘핵미사일 발사코드’ 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왜 사용하질 않는 건가요.”
“애쉬가 보기에도 그런데, 저는 오죽하겠습니까?”
“너희들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유감이군. 핵미사일을 사용하라면 사용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러면 이 세상은 초토화가 되거든.”
“아하. 그렇군요?”
“어쩌면 서희 언니도 세상의 낙을 좀 더 즐기고 싶다는 거 아니겠어요?”
“마음대로 생각해.”
“근데 서희 누나는 도대체 언제나 웃어주려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애쉬의 말처럼, 언니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래. 나도 내가 과연 언제나 웃는 표정을 지을 수가 있을까란 생각을 한다.”
진서희는 과연 언제가 되어야만 미소를 짓고 웃어줄 수가 있을까? 그것이 심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녀가 애쉬와 더스트를 상대로 나누는 대화는 그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핵미사일 발사코드까지 가지고 있는 그녀는 군단에 있어서 정말로 강력한 전력이 아닐 수가 없다. 지금의 진서희의 위상력으로 보면 ‘최종병기(最終兵器)’ 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지 않을까란 의문이 든다. 어쩌면 ‘그 사람’ 과 비교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수준일 수도 있다. 천하의 두 남매가 저렇게 점잖게 나오는 것을 보면 대충이나마 예상을 해볼 수가 있다. 진서희가 해내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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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혜가 수습연구원이자 연구사관인 우정미에게 어떤 설계도를 보여주며 이 약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도 나혜는 모르겠다고만 한다. 단지 이런 저런의 정보 수집을 하다가 획득한 설계도라고 한다. ‘제약도면(製藥圖面)’ 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설계도. 약을 만드는 것을 우정미에게 부탁하고서 나오는 정나혜. 그리고 그녀는 유년시절의 진서희의 집이었다던 곳을 찾아간다. 물론 그곳은 현재는 ‘폐가(폐가)’ 상태로서 그냥 방치된 곳이다. 신서울 내에서 정말로 못사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소위 ‘빈민가(貧民街)’ 이자 ‘달동네’ 와 다름이 없는 처참한 곳이다.
신서울 내의 어딘가에 위치한 달동네. 산동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초라한 집 한 채가 유년 시절의 진서희가 살던 집이자 그녀의 부모님들도 살던 곳이다. 근데 달동네라고 하기엔 뭔가가 많이 정비가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뭐랄까? 달동네 전체가 ‘연립주택(聯立住宅)’ 이라도 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그 달동네의 주택들 전체가 어느 한 집을 상대로 월세를 지불하며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물론 이들이 월세를 내는 대상의 집은 진서희의 옛 집.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를 않기에 이곳의 사람들은 사실상의 무료월세로 살아가고 있다.
그곳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저 집에 살던 ‘진서진’ 이라는 여자가 유니온의 클로저로 발탁되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후, 이곳 달동네 전체를 매입해서 대대적인 정비 공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사실상의 ‘연립주택(聯立住宅)’ 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동네로 말이다. 그 동네의 모든 가옥들이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갖춰 ‘에너지 자립형 연립주택’ 이란다. 그런데 진서진이 차원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전사했다는 것은 몰랐다는 동네 주민들. 진서진은 벌어온 자금 전체를 달동네 공사비용에 사용했다는 얘기를 해주며 주민들의 생활개선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고 얘기한다.
달동네가 연립주택의 방식으로 대대적으로 개조된 느낌을 주지만, 그곳을 둘러싼 것을 보면 군사기지나 다를 바가 없이 보인다. 왜냐하면 고지대에 건설된 ‘중대전술기지(中隊戰術基地)’ 와도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상공에서 인공위성으로 사진을 찍거나, 헬기 및 비행기 등에 타고서 아래를 내려다봐도 정말 그렇게 보인다. 중심을 보면 자동화가 이루어진 레이더기지도 있다. 만약 레이더에서 차원종을 포함하여 외부의 위험요소가 감지되면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게다가 이곳의 모든 집들에는 ‘지하방공호(地下防空壕)’ 가 갖춰져 있어서, 공습경보가 발령되었을 경우, 신속히 대피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진서진이란 분이 이 동네를 통째로 구매한 이후... 자신의 재산을 전부 소비해서 공사를 단행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단 거군요?”
“그래.”
“진서진이라면 이곳 주민들은 다 알아. 하지만 차원전쟁에서 전사해 죽었다는 말은 지금 자네가 한 말을 듣고 처음 알았네.”
“......모든 집들에 ‘지하방공호(地下防空壕)’ 가 있네요?”
“그렇지! 그래서 ‘공습경보(空襲警報)’ 발령 시에 즉각적 대피가 가능해.”
“어차피 방공호로 대피해봐야, 어느 집에서 숨어도 결국은 한곳으로 이어져있지.”
“......개개인 집의 방공호가 아닌, ‘지하도시(地下都市)’ 와 같은 개념으로 이 마을 통합형이란 거군요.”
“정나혜라고 했지? 근데 자네는 진서진이 죽었단 것을 어떻게 아나?”
“혹시 지금의 촌장님이신가요. 저도 그 분처럼 클로저입니다. 그러니까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