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落星):떨어지는 별 [by 이세하]-

나는문과로소이다 2015-03-14 5



읽기 전 유의사항: 캐릭터 붕괴가 다소 있으니 유의 바랍니다.(꾸벅)




밤하늘의 멸빛이 오늘따라 더 아름다워 보인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겐... 지금 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로 차원종들에게 둘러싸여있다. 검은양 팀의 다른 멤버들은 이미 모두 쓰러진지 오래... 난 천천히 동료들의 이름을 생각하며 그들의 얼굴을 한번씩 본다. 언제나 진지한 우리의 리더 슬비, 언제나 밝은 유리, 언제나 건강이 우선인 제이 아저씨, 아니 제이형, 그리고 팀의 막내인 테인이까지... 그리고 언제 통신이 연결이 된 것인지 유정이 누나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세하야, 세하야! 조금 있으면 송은이 경정님이 특경 대원들과 정예 클로저 요원들과 도착할 테니까, 그때까지 조금만 버티렴!"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그들이 오기전에 난 죽을 것이란 것을... 나는 아무말 않고 슬비에게 다가갔다. 이슬비는 가까스로 눈을

떠 나를 보며 말했다.



"이... 세하...?"



나는 한숨을 한번 쉬고 주머니에서 게임기를 꺼내 슬비의 손에 쥐어줬다. 슬비가 조금 불안해하는 듯한 눈빛으로 날 보며 말했다.



"이걸... 왜... 나한테..."



나는 평소에 잘 보여주지 않는 밝은 미소를 슬비에게 지어 보이며 말했다.



"곧 있으면 지원이 온대. 근데 가만히 있으면 못 버티거든? 그나마 멀쩡한 내가 어떻게든 해볼께. 참, 내 게임기 부탁한다. 거기까지 클리어 하는데 엄청 힘들었다고. 그리고 통신 되니까 유정이 누나한테 상황보고 좀 해줘. 너가 리더잖아."



그리고 난 내 귀에 꼽혀있는 무전기를 슬비의 귀에 꽂아주고 일어서서 뒤쪽의 차원종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슬비가 상당히 당

황해하며 말했다.



"이세하... 너 뭐하려는 거야... 그만둬. 그건... 누가봐도 죽겠다는 말이잖아."



나는 고개를 돌려 슬비에게 더는 보여주지 못할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발버둥이라도 쳐야 시간을 벌지 않겠어? 나는 몰라도 너희는 적어도 살아서 돌아가야지. 내가 버틸게... 너희는 내가 반드시

살려서 돌려보내줄께."



그리고 난 얼마남지 않은 위상력을 짜내며 차원종들에게 돌진했다. 그리고 뒤에서 슬비의 절규아닌 절규가 들려왔다.



"야! 이세하! 그만둬! 리더로서 명령이야! 지금 당장 돌아와!"



그 말을 들을거면 애초에 너에게 게임기를 맡기지도 않았어. 유정이 누나 미안해요... 전 못버틸거 같아요... 엄마, 먼저가서 미안해... 내가 엄마의 아들이란것을  많이 원망했지만 그래도 나름 자랑스러웠어요... 난 그렇게 남아있는 차원종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위상력 개방...! 그리고... 위상 집속검...!"



죽음을 각오해서 그런가... 이젠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슬비의 절규도, 통신기로 전해 들려오는 유정이 누나의 목소리도, 차원종들의 울부짖음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나는 나름의 마음을 다잡고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별빛에... 잠겨라!"



난 온 몸의 힘을 다해 앞으론 ** 않을 차원종 녀석들에게 마지막 유성검을 날렸다. 그리고 공중에 뜬 녀석들에겐 폭령검을 사용해 확실하게 결착을 냈다. 느껴진다... 위상력 과다 사용의 부작용이...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아! 반드시 모두를 돌려 보내고야 말겠어! 난 이미 위상력이 바닥났음을 느꼈지만 그것에 전혀 연연하지 않고 내 최후의 결전기인 폭령검 전소를 사용했다.



"이제... 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바탕 날뛴 뒤에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차원종들은 보이지 않았고, 내 결전기의 흔적인 푸른 불꽃만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세하!"



이제 나... 정말로 죽나보다. 바보같이... 환청이나 들리고... 이슬비가 소리를 지르며 나한테 올리가 없잖아... 겨우 숨만 쉬고 있을 텐데... 이슬비는 나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이세하! 포기하지마! 지원이 도착했다고! 일어나... 일어나라고... 일어나면 더 이상 게임기하고 메모리 카드 안 부술께... 작전 중 게임해도 뭐라고 안할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일어나기만 해줘..."



어느 새, 내 얼굴엔 그녀의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 환청과 환각이 아니구나... 이거 진짜구나... 나는 힘겹게 팔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있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너가 그러면 안되지... 너라도 정신차리고 있어야 팀원들이 리더를 믿고 따라간다니까?"



이슬비는 흐느끼며 말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데... 죽어가는데..."



아... 더 이상 무리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하지만 더 이상 미련은 없어. 내가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이렇게라도 확인했으니까... 나도 사랑해, 슬비야... 이젠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는군...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 내 손이 떨어짐과 동시에 내 의식은 내 위상력처럼 사라졌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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