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팬픽 -6번째-(2)
나노나기 2015-03-02 0
“뭐, 뭐야 저게?! 왜 학교에 차원종이 나타난 거야?!”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사람이 살고 있는 거리에는 차원종들이 이곳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위상력 억제기’라는 것을 설치해두었다. 그래서 작동이 멈추지 않는 한 차원종들이 넘어올 일은 완벽히는 아니어도 지금처럼 대량으로 넘어오는 짓은 못한다. 그리고 억제기는 당연히 학교에도 설치되어 작동되고 있다… 라고 전에 들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대량으로 침입해왔다면 간단하게 낼 수 있는 결론은 세 가지다. 하나는 정말 망가졌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멈췄거나. 그것도 아니면 어떤 방법을 써서 억제기를 무시하고 나타났다.
‘……겠지.’
“교무실보단 튀어야 겠다 야.”
“당연한 거 아니니?! 라기 보다 넌 이럴 때도 여유롭냐?! 위상력이 있다고 해도 너처럼 느긋하진 않을 것 같아!”
“줄행랑 칠 때 만은 유용한 위상력이지. 업히기나 해 이 기집애야. 뭣하면 공주님 안기로 도망 가주랴?”
“됐어. 공주님 안기는 멋진 남친 생기면 안기고 싶거든. 와악!”
말하던 도중 차원종이 이쪽으로 도약해서 확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다.
“꺄악! 와, 왔어! 더 오기 전에 빨리 튀자!”
“말 안해도 이미 튈 준비 됐어.”
착지한 차원종을 위상력을 담아 뻥 차버리고 저기 교문에서 대피 시키고 있는 특경대 쪽으로 전력질주를 했다. 으… 역시 기분 나빠…. 저 입에서 침 흘리는 것 봐.
“자, 자! 빨리 학교 밖으로 나가렴! 학교에 출현한 차원종들은 우리들이 없앨테니까 안심하렴.”
“하, 하아… 네, 네에….”
“네. 부탁드립니다.”
특경대 분들의 안내에 따라 신강중에서 빠져나왔다. 이미 많은 수의 학생들이 빠져나와 있었으며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차례대로 대피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아수라장이 되는 거 순식간이네. 시간의 광장 때 보는 것 같아.”
“그런 말 하지 말고 빨리 차나 타자! 이러다가 못 타겠어!”
이 기집애 차원종을 바로 앞에서 보니까 엄청 놀랐나보구만. 심정은 공감은 간다만.
“그렇게 재촉해도 저렇게 성난 것들을 어떻게 뚫고 가? 어차피 여기엔 차원종들이 안 나타난 것 같으니까 지금은 서두를 필욘 없어.”
“으… 만약 나타나면 너에게 심한 짓을 할 거야!”
올~
“뭘 할려고?”
“다음에 네가 자고 있을 때 내 양말을 입에다 물려주마!”
잔인한 기집애 같으니라고! 용케도 그런 무서운 생각을 하셨구만!
어쨌든 이런 소소한 농담으로 좀 진정이 됐는지 아까보다는 흥분한 기색이 옅어졌다.
그런데 곧바로 불을 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으, 으아아! 여기도 나타났어!”
“뭐, 뭐야?! 비, 비켜! 죽고 싶지 않단 말야!”
뭐야?! 밖에도 나타났어?! 오늘 왜 이렇게 정신이 없어?!
“얘들아! 다들 이쪽으로 도망쳐! 이쪽은 4부대! 이쪽으로 지원 부탁드립니다! 전원 신속히 학생들과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고 차원종들을 없애도록!”
지시하는 특경 대장이 냉철하게 판단을 내리고 지휘하는 모습은 훌륭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게 하필이면 몰려있는 곳에 떡 나타나니 그 지휘 실행이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이… 안 나타난대매 이 기집애야! 다음에 자면 진짜 양말 물려줄 거야!”
“그 짓만은 참아주라! 대신 차량까지 갈동안 내가 싫어하는 짓으로 도망갈 시간 끌어주마!”
진짜 내가 클로저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데 이런 나쁜 기집애 도망갈 시간이나 목숨 걸고 벌어주고 참….
“야! 그렇다고 나 혼자 도망간대?! 너도 같이 가 이 쪼다야!”
“너 가면 나도 튈 거니까 후딱 가기나 해! 너 나 알잖아! 지금은 열나게 튼튼한 거! 어이! 거기 아저씨! 얘 받아서 후딱 태워요!”
“야, 야! 야 이 기집애야아아아~!! 정말로 던져버리냐?!”
와나… 내가 이미지 망가지는 것까지 무릅쓰고 두 손으로 들어 특경대 아저씨에게 던져줘도 끝까지 욕을 해대네. 뭐, 그래도 당황해도 다행히 잘 데려가주는구만.
위에서 ‘샤앗’ 차원종의 울음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찔렀고 위상력을 오른손에 집중했다. 그리고 위상력을 쭉 늘려 그대로 꿰뚫었다.
‘으… 최악이야…. 내가 직접 해버릴 줄은 몰랐네….’
그래도 의외로 심하게 혐오감이 안 들어서 다행이다. 어쩌면 3년 전에 사건을 봐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헛! 혹시 클로저 분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아, 아뇨. 전 그런 거 아니거든요?!”
미안하지만 난 그냥 일반 시민으로 평생을 살고 싶은 여중생이에요! 하지만 이 특경 대원님께선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나보다.
“그럼 저희가 요원님을 엄호해 드리겠습니다! 특경 대원들! 지금 즉시 이 클로저분을 도와 차원종들을 섬멸하자!”
“아 글쎄 아니라니까!”
에잇! 진짜 사람이란 생물은 좋은 것만 듣네!
‘으휴… 뭐 됐다. 지금은 지원 필요하고 오해는 그 뒤에 풀자.’
“하아아-!!”
기합을 내지르며 두 손에 모은 위상력을 검처럼 길쭉하게 늘이고 응축시켜 견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리에 집중시킨 위상력을 추진력으로 바꿔 달려드는 차원종들을 베었다.
‘놀랄 만큼 쉽게 베어지잖아….’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베이긴 베이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3년 전에 이럴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도 들었다.
“뭐야, 쟤? 쟤도 클로저였어?”
“나 쟤 알아! 우리 반 여자애야!”
“와… 진짜 쩌네.”
“하지만 지금까지 다치기 싫어서 일부러 나서지 않았던 거 아냐? 밝혀지니까 영웅행세 하며 나서는 거고?”
“만약 밝혀지지 않았다면 자기 혼자만 살려고 했던거야?”
“그게 사실이면 진짜 최악이네.”
하여간 이 상황에도 이렇게 수고하는 사람의 욕이나 해대다니. 너희들도 참 대단하다.
그래 맘대로 떠들어라. 난 무럭무럭 솟아오르는 짜증을 다 풀어야 하니까.
“큿…!”
하지만 너무 많다. 위상력 쓰니까 저 단단한 몸을 벨 수 있긴한데 물량이 너무 많아서 저 땅딸만한 차원종의 칼에 베이거나 저 기분 나쁜 유령같은 것이 만드는 불덩이에 스쳐서 쓰라린 고통이 몰려왔다.
뿌득!
여기서 쓰러지면 죽어. 그러면 오빠가 목숨 버리면서 살려준 의미가 사라져.
그런 생각이 들자 간신히 참아내서 또 한 마리의 차원종을 베어냈다.
“꺄얏!”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일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뒤에 나타난 거대한 차원종이 휘두른 망치자루에 다리가 걸려 넘어져 버렸다. 심지어 삔 것 같다.
‘진짜… 그냥 튈 걸 그랬네….’
괜히 어울리지도 않는 ** 짓을 해서 명줄 줄였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 차원종의 망치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걸로 끝.
콰앙-!!
귀가 따가울 정도로 폭발음이 들렸다. 아니 실제로 폭발이 일어났다. 이제 곧 망치를 내려칠 차원종의 머리가. 그리고 저 멀리서 날아오는 레이저, 아니 전기려나?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사, 살았다아….’
저런 무식한 덩치에게 죽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리고 동시에 빠르게 날아와 주먹 두 방과 날아차기를 멋지게 먹이는 인영이 스쳐지나가면서 그 차원종의 모습도 스치듯 사라져 저 멀리 날아갔다.
“후… 꼬마 아가씨 괜찮아?”
이 사람 기침하면서 각혈하는데 괜찮으려나. 하지만 아까 차원종을 날려버리는 것도 그렇고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가씨만 해줬으면 좋다구요.”
이 상황에 안 어울리는 말이지만 그래도 짧은 조크로 대답하고 짧은 하얀 머리카락의 큰 선글라스 남자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가씨 아까는 터프하던데? 지금도 그렇고.”
터프?
“하… 나 안 터프해요. 지금은 그냥 화가 나서 막 달려든 거나 다름없고… 사실 적당히 시간만 끌고 튀려고 했거든요.”
진짜 세은이가 무사히 나갈 시간만 적당히 벌어주고 도망가려고 했었으니까.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당연히 내 목숨이 소중한데다 승산 없는 짓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뭐, 그러려고 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지. 하지만 정말 이 악물던걸.”
“…! 아저씨 뒤에 차원종…!”
하지만 말도 끝나기 전에 갑자기 위에서 거대한 게 그대로 짜부라트려 버렸다. 우와… 저, 저거 시체도 못 보겠네. 저거 버스지? 대체 누가…?
“아저씨! 지금 느긋하게 얘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와… 대단하네 저 분홍색 머리 언니. 하늘에 떠 있잖아? 저거 어렵던데.
“어이쿠, 미안 대장. 근데 이 꼬마 아가씨 다리가 다쳤는데.”
저 사람이 대장? 나이는 저 언니가 이 남자보다 한참 적어 보이는데.
“네? 얘! 너 괜찮니?!”
“다행이 부러지진 않았어요. 것보다 아직 남았는데 남은 것들부터 정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저 대피하고 있는 것들도 살고 나도 살지.
“그래. 조금만 기다려. 우리들이 금방 끝낼 테니까.”
“들었지, 꼬마 아가씨?”
“꼬마는 빼라니까요, 아저씨.”
쓸데없는 내 태클을 끝으로 두 사람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차원종들과 교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