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심에 힘입어 쓰는 세하가 햄스터로 변했을 뿐인 ..?
chizru 2015-02-26 5
곤란하다, 정말 곤란해!
이래서는 게임을 할 수 없어!
내가 아무리 게임을 좋아한다지만 햄스터일 때는 게임기 조차 전체적으로 볼 수 없다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나는 내 눈앞에 놓인 거울로 내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망했다...'라는 기분과 함께 짧지만 달려있는 고개를 아래로 추욱 늘어뜨렸다.
하지만 지금도 캐롤누나는 별 일 아니라는 것처럼 여유로운 미소를 띠우며 날 향해 말을 걸어왔다.
그것도 정말 태평한 소리로.
"후후, 귀엽네요. 세하군."
"지금 그런 말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캐롤!"
'맞아요! 유정누나의 말이 맞다고요!'
그런 캐롤누나의 어깨를 흔들며 경악스럽다는 표정으로 유정누나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런 유정누나의 반응에도, 그리고 나의 절망한 모습에도 캐롤누나의 얼굴에선 여유로운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이래서는 차원종이 나타났을 때 바로 출동해줄 클로저 요원이 없단말이야!"
'...제 걱정보다 차원종이 나타났을 때 대처해 줄 클로저 요원이 없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거예요, 유정누나?'
라고 말하는 듯한 의미와 함께 유정누나를 힘껏 째려봤다.
그런 나의 째려봄이 통한 건지, 유정누나는 거칠게 흔들어대던 캐롤누나의 어깨에 놓인 손을 황급히 떼고는 이미 믿음이라고는 사라진 나를 향해 급하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아, 아니 세하야~ 그게 아니고..."
"찍-"
나는 짧게 "됐어요." 라는 의미를 포함한 찍을 말한 뒤, 이내 애처롭게 쳐다보는 유정누나에게서 몸을 돌려버렸다.
"세, 세하야! 누나가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고...!"
그 순간, 작은 내 몸이 따뜻한 무언가에 의해 붕 떴고, 나는 이내 그것이 유정누나의 손바닥 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펑-'
"?!"
"오, 이럴 수가..."
"무, 무거워!!"
'펑-'
순식간에 무슨 일이 지나간 건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이것만은 확실했다.
유정누나가 손바닥으로 들어올린 그 순간,
나는 원래 몸으로 돌아갔고, 유정누나가 무겁다고 나를 놓았을 때었을 때, 나는 곧바로 햄스터로 돌아왔다.
그 결과, 나는 불쌍하게도 바닥에 떨어져 몸이 뒤집힌 채, 처량하게 짧은 다리를 허우적 댈 뿐 이였다.
"세, 세하야! 괜찮니?!"
"찌, 찍! 찍! 찍찍!"
'누구나 좋으니까 어서 빨리 절 뒤집어 달라고요!'
엄청난 기세로 찍을 연발해 댔지만 역시나 쥐의 언어는 사람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 순간, 어디선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알았네요, 세하군이 잠깐이지만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
"정말이야, 캐롤?"
"네. 제 생각이 맞다면..."
캐롤누나가 아직도 뒤집혀져 버둥거리는 날 향해 손을 뻗었다.
이내 내 몸에 캐롤 누나의 따뜻한 손이 닿자, 아까와 똑같이 '펑-' 이라는 효과음과 함께 내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원래대로 돌아왔어...?"
나와 유정누나가 의문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캐롤누나를 쳐다보자,
캐롤누나는 아직도 내 손에서 자신의 손을 떼지 않은 채, 그토록 우리가 궁금했던 것을 말해주었다.
"후후, 세하군이 마신 건 제가 비밀리에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던 '짝사랑 연애 치료 약물'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처음 도전한데다가 위험 부담이 있어서 그동안 제 책상 위에 방치해두고 있었죠. 그리고 오늘 이제 한 번 실험해 봐야겠다고 생각한 찰나에 세하군이 그걸 마셔버린 거예요."
아니 것보다 그런 약물을 대체 왜 만들었는지 부터가 의문이다...
역시 캐롤누나는 이해할 수 없다.
"원래 이 약물은 '하루동안 짝사랑 하는 상대방의 손을 잡아야만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이였어요. 하지만 세하군 덕에 햄스터로 변하게 된다는 부작용을 알아서 다행이예요."
"...결국 저는 의도치 않게 실험 대상...?"
"후후, 그런 셈이네요."
이럴 수가..
무언가의 충격에 멍하니 캐롤누나의 미소를 생각없이 쳐다보고 있을 때, 옆에서 다급한 유정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그럼 세하는 앞으로 계속 햄스터인 채로 있어야 하는거야?!"
마, 맞아!! 설마 진짜로 계속있어야 되는건가?! 부작용으로?!
거기까지 생각이 ** 나는 서둘러 캐롤누나를 애처로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자, 캐롤누나는 별 문제 아니라는 듯이 미소를 띠우며 날 향해 말했다.
"걱정 마세요, 두 분 모두. 이 약물의 효과는 오늘 단 하루 뿐이예요. 오늘 하루가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거예요."
다, 다행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동안 이성과 손을 잡고 있지 않으면 계속 햄스터 상태일 거예요. 아무래도 오늘은 게임을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세하군."
"그, 그럴 수가!"
"어차피 오늘 하루만 못 하는 건데, 오늘 하루만 참아보세요."
"누, 누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캐롤누나는 무심하게도 나의 손을 놓아버렸다.
그러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햄스터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동안 게임을 못한다니...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무룩해져 있을 때, 옆에서 유정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됐으니 세하야, 오늘 하루만 참아보렴... 고작 게임 하루 못한 다고 그렇게 기죽을 건 없잖니.."
'저에겐 중요한 문제예요, 누나...'
"그래도 다행인 건, 곧 슬비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다는 구나. 급히 출동할 땐 슬비 손을 잡고 나가면 될 것 같아."
"찍-?!"
'그게 무슨 소리예요, 누나!!'
"슬비가 오기 전까진 내가 돌봐줄테니 걱정마렴."
그렇게 다정해보이던 유정누나의 미소가 오늘따라 너무나도 매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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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세하슬비?! 가 아닙니다.
저는 햄스터를 매우 사랑합니다. 그리고 햄스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를 선택한 건
제가 햄스터를 키우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제 손에 올라타지 않는 건지!!!!!(흥분)
(침착)그래서 여자의 손은 잘 탈 수 있기를 기원하며 (적어도 내 손은 타주라 수컷 햄스터야)
? 뭘 말하려고 했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제 망상과 약간(?)의 제 소망이 들어있는 글인데 의외로 관심 주시는 분이 많아서 전 오늘도 행복합니다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