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smith-prologue
Deadlife 2015-02-26 2
차원종.
그리고 클로져스.
모든게 좋다 이거야.
"..그득하구만 오늘도."
일을 처리하려면 끝까지 하던가.
어떻게 죽어나가는 시민 시체처리도 제데로 안하는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던 검은 작업복 같은 옷을 입은 남자가 피비린내 나는 시체밭을 조심히 옮겨다니며.
"하아.."
작은 보석같은 물건을 꺼내들고 주문같이 들리는 뭔가를 외우기 시작한다.
"..거 참. 미안하게 됬소."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시체, 그리고 더욱 심각하게 썩어문들어지거나 뭉그러진 시체.
그리고 그 중앙에 서서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뉘앙스로 속삭이는 남자.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하는 이유는?
"죽도록 밉겠지요. 차원종."
말을 걸면 걸수록, 시체들에서 무언가 하얀 덩어리들이 나와 남자의 주변을 서성거리기 시작했고,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능숙하게
하얀 물체들에게 말을 걸어갔다.
"그러니까.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확실히 조져야하지 않겠나."
남자의 말에 동의하는 듯 반투명했던 물체들은 점점 더 각자의 형태를 띄며 움직임을 천천히 멈추었고, 남자는 서글픈 표정으로 마지막 말을 꺼냈다.
"제 이름 석자걸고서, 최고의 무기로 만들어드리지요."
그렇게 마지막 말이 끝나는 시점에서 완벽히 투명함을 벗어난 심령체 같은 것들은 남자가 꼭 쥐고있던 장식품에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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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궁금한건데. 대체 이런 무기들은 누가 만들어주는거야?"
본부 안에서 게임기를 주물럭거리는 세하에게 여러가지 이유로 말을 거는 유리.
"몰라."
그 누구보다도 게임을 사랑하고, 즐길줄 아는 자라 칭하며 자신을 합리화하던 세하가 유리에게 '방해하지 말라'라는 뜻이 담긴 말로 대답하자 유리는
볼에 바람을 넣으며 자신의 검을 빼들고 천천히 돌려 살펴본다.
"..가끔 요놈 혼자서 움직이는 경우가 있단 말이야.."
실제로, 2일전의 차원종 소탕작전에서.
검이란 휘두르는 날카로운 날이 선 무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리는 꽤나 특이한 경험을 겪게 됬는데, 다름아닌 말 그대로.
'검이 주인을 이끄는 느낌으로, 스스로 차원종을 베어나갔다.'
라는 경험이였다.
최근들어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걸로 봐선, 피로의 누적이겠거니 하고 넘겨보려던 유리였지만, 어제는 정말 확실히 느꼈었다.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왜? 총도 혼자 발사된다하지?"
세하의 게임기에서 나오는 효과음들이 미묘하게 세하의 말과 섞여 더욱 무시하는 경향을 증폭시켰고 유리의 성격상 보통이였으면
소리치며 세하의 볼을 꼬집었겠지만, '아차'하던 세하에겐 왠일인지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물론..
아무리 관심없는 척 무시하는 듯 보였던 세하도, 비슷한 경험은 많았다.
하지만, 왠지 깊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상황은 전투시에 굉장한 약점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었기에, 세하와 유리는 그간 애써 무시하고 더더욱
검을 잡던 손에 힘을 넣을 뿐.
"..궁금하지 않아?"
어느새 피스톨을 전부 분리해 정성가득히 닦던 유리가 말하자 세하의 게임기엔 타이밍 좋게 GAME OVER라는 글자가 떠올랐고, 두 명의 클로져스 요원들의
호기심이 일치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하게 됬다.
평소같았으면 절대 죽이 맞지 않았을 유리와 세하가 의외의 상황에 생각이 일치하는건 정말 보기 힘든 일이였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슬비는 불안한 마음에
둘을 말려보려했지만, 눈을 잠깐 감은 사이에 두 명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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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라는 사이트에서 연재를 즐겨하던 작가명 '자비없는사형선고'님 께서 글을 주시면, 제가 대신 글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인 사유로 직접 연재가 안된다고 하시네요.
여기서부턴 작가 본인의 말 ----
클져 소설게시판 보니, 연애물이나 일상물이 판치길래 진지약 좀 빨고 연재해보려했습니다만, 본인확인이라는 장애물이..
아이디가 제 주민이지만, 본인확인하는데 본인 명의 핸드폰이 필요하다는군요. 근데 이번에 폰 바꾸면서.. 제 명의 폰이 없어서..
그래서 제 아이디로는 연재가 안되서, 이렇게 지인분 아이디를 빌려 연재해봅니다.
많이 사랑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