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좋아하는 사람 있어?"라고 이세하는 서유리에게 물어보았다
설현은바이올렛 2018-06-30 0
유리는 피곤한지 침대에 꼴아떨어졌다. 언제나 잠자는 것은 기분이 좋다.
유리는 검도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지역구가 아니고 전국구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전부 우승으로 이끈 초고교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위상력이란 저주 아닌 저주에 걸려 꿈을 포기해야 했다. 일반인과 위상력능력자 사이엔 정당한 시합이 성사가 불가능하니까.
"으아앙.." 유리
처음엔 슬펐다. 평생을 한 길만 판 예체능인 것이다. 김연아가 메달도 못 따보고 출전 자격이 정지되었다고 생각해보라, 좌절하겠지.
그러나 유리는 긍정적이었다. 이 점이 유리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래서 클로저가 되기로 자원했다.
전투 센스는 발군, 주위의 호평을 유지한다면 금방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했다.
세하를 비롯한 친구들과 놀은 다음날에도 유리는 검도장에 나와서 명상을 했다. 하루 일과였다. 이제는 더 이상 그닥 의미가 없는 검도부였지만 미련은 쉽게 버릴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 있어?"라고 이세하는 서유리에게 물어보았다. 다시 생각해봐도 짐작가는 사람도 없다.
아직 연애를 하기에는 본인 스스로 미성숙하다고 느꼈다. 로맨스 드라마나 순정만화를 봐도 오글거리기만 할뿐 와닿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원피스를 좋아했다.
여러 친구들이 합심하여 대보물을 찾는 여행이라 상상만 해도 가슴이 떨리지 않는가? 유리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었다.
"저기, 유리야." 슬비
"어, 안녕." 서유리
같은 신강고 학생이자 클로저인 슬비였다. 몇 번 얘기해본 적은 있지만 그렇게 막연히 친한 사이는 아니다. 반말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정도.
공부 잘하고 모범적이라고 소문이 나서 다가가기 어려운 것도 있다. 학생 위의 학생 느낌이려나..
"오후에 스케줄이 생겨서 전파하러 왔어." 슬비
"차원종이야?" 긴장해서 목도를 꽉 쥐는 유리
"아니.. 저번에 사망자 생긴 이후로 우리 학생들한테 전투 임무는 잘 안 내려와. 그냥 조사 임무야." 슬비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곧에서 벌어지는 국지 도발로 전투 인원이 부족하여 학생들까지 차출했으나 아무래도 여론이 나빠져 자제하는 모양이다.
동갑이었나 한 살 언니였나.. 또래 클로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 정이 많아 지금도 울컥하는 서유리다.
"세하랑 같이 모여서 갈 거니까 4시까지 후문으로 오면 돼." 슬비
"응, 알았어. 전화로 해도 되는데 직접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 유리
"별 것도 아닌걸. 그럼 이따 보자." 슬비
슬비는 말도 똑부러지게 잘하고 모두에게 신뢰받는다. 게다가 아담하고 예쁘기까지 했다. 본인 키가 여자로서는 지나치게 크다고 생각하는(콤플렉스) 유리로선 슬비가 부럽고 귀여웠다.
계기가 있으면 슬비와 더 친해지고 싶었다. 같이 파자마 입고 잠옷 파티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