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1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6-23 0
"자, 이렇게 하도록 하죠. 범인이 누군지는 가려내야되잖아요. 용의자들끼리는 식당으로 가서 모여있고, 사건 조사는 남성분들에게 맡기죠."
하피가 박수를 한번 치면서 말했다. 사건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여자들은 참여하지 말자는 제안이었다. 어차피 범인들은 남자들 중에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말이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도 동의하기로 했다. 슬비는 아직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찬성한다. 확실히 그러는 편이 증거인멸우려를 방지할 수도 있다."
여성분들은 식당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슬비는 돌아가기 전에 나에게 말했다.
"세하야. 이런 말 해도 될지는 모르지만... 믿고 있을게."
믿는다고? 슬비가 나를 믿어준다는 건 처음인 거 같았다. 내가 전에 범인을 잡는 데 공을 들여서 그러는 건가? 슬비는 더 이상 수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말은 즉, 나와 남성들끼리 해야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수사를 한다고 해도, 수사를 할 게 더 있을까?
칼이 한쪽 면만 피가 묻었다는 건 왜 일까? 이건 슬비가 생각해야될 거 같은데 말이다. 아니, 이미 그녀는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그녀가 나중에 학급재판할 때 그녀의 주장에 신뢰가 가지 않을 것을 우려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어이, 동생. 대장에게 신뢰를 받고 있잖아. 대단한데?"
"아저씨."
"그건 그렇고, 더 수사하려고 해도 할 게 없잖아. 어떻게 할 거야? 동생?"
흐음, 확실히 이 방에서 조사할 건 없다. 레비아가 뒤통수에 칼에 찔린 채 즉사, 그리고 흉기로 보이는 식칼은 한쪽 면만 피가 묻어있었고, 피가 묻은 손수건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걸로 닦아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건 왜 사진속의 시신 아래쪽에 긁힌 자국이 있느냐이다. 정확히 일자로 긁혀졌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었다.
"더 조사할 것도 없겠어요. 식당에 가서 다같이 이야기하는 게 어때요?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래. 동생."
잠시 세수 좀 하려고 화장실로 갔다. 그러자 뭔가 이상한 것을 보았다. 뭐지? 세면대에 긁힌 자국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세면대에 긁힌 자국이 생긴 거야? 혹시 사건현장이 여기고 레비아를 옮겼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에이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면 복도에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있어야 정상이다. 아니, **같은 걸로 출혈을 막고 옮겼을까? 그래도 뭔가 좀 무리수라고 보는 데 말이다.
가만 분명히 PDA에 기록된 교칙에는 이런 게 있었다.
[2. 학교에서 조사하는 건 자유지만 기물파손은 허용하지 않는다. (단, 살인사건은 제외)]
그래. 이건 분명히 살인사건과 뭔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세면대 물이 나오는 쪽에 정확히 긁혔다. 당장이라도 반으로 쪼개버릴 만큼으로 말이다. 그리고 범인은 누군지 짐작이 될만하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식당으로 갔겠지?
* * *
식당으로 왔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을 찾아서 확인해보고 있었다. 역시... 내 예상대로다. 범인은 그 사람이었다. 일단은 아직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았다. 진실은 학급재판에서 밝혀내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슬비는 가만히 앉아서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누가 범인인지도 모른 채로 말이다.
"어머, 세하야. 누가 범인인 줄 알았다는 표정이네?"
더스트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서 말하자 나는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을 했다.
"어, 응. 그래... 그건 그렇고, 여자 탈의실 들어가신 분들에게 묻고 싶은데요."
내 질문에 여성분들이 시선을 집중했다. 내가 묻고자 하는 건 하나였다. 이거 하나만 대답이 된다면 모든 수수께끼는 풀리게 되는 것이다.
"혹시 바닥에 들어갔을 때 핏자국이 바닥에 긁힌 자국에도 떨어져있었습니까?"
"어, 그랬던 거 같네요."
"맞아요."
하피씨와 바이올렛 아가씨가 동시에 답했다. 역시 그랬군. 이걸로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나는 자부했다. 그리고 나는 식당에서 나와서 곧바로 양호실로 향한다. 슬비가 했던 수법이 이럴 때 도움이 될 거 같았으니 말이다.
* * *
세하가 어디론가 사라지자 슬비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세하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왜 세하가 그런 행동을 취하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동생이 뭔가 알아낸 모양이군."
"정말이죠? 세하형이 범인을 잡아주는 거죠? 대체 누가 레비아를 죽였을까요?"
제이와 테인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세하가 돌아올 때 쯤에 다시한번 방송이 울렸다.
-자, 학생여러분, 학급재판 시간이 되었습니다. PDA의 지도를 참고하여 10분 내에 학급 재판소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사내가 TV스크린으로 얼굴을 드러낸 채로 방송했다. 세하는 이미 준비는 다 된 상황이었고,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학급재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두번째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는 학급재판이었다. 단서는 많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많이 없는 것이었기에 사건은 복잡하지 않았다.
"이세하. 이제 좀 알 거 같아?"
슬비가 묻자 세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그를 믿겠다면서 먼저 앞장섰다. 세하는 그녀가 왜 자신을 그렇게 믿는지 이해를 못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니 자신이 이번에도 생존하는 데에 기여하겠다고 보는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사건이 복잡한 것도 아니었기에 세하도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 * *
학급재판 장소로 와서 각자 지정된 좌석에 있었다. 그리고 검은코트를 입은 남자가 학급재판의 시작을 알렸다.
"학급재판의 방식은 전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각자 사건 조사를 충분히 했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검정은 누가 될 건지 개인적으로 두근두근 거리는 군요. 하하하하!"
저 자식, 얄미운 소리로 지껄이고 있었다. 어차피 그는 진범이 누군지 아는 편이었다. 그러니 저런 소리를 할 만하지. 확실히 우리는 진범을 밝혀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범인을 밝혀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전부 죽게 되니 말이다. 이제 시작이었다. 목숨을 건 학급재판, 그 두번째가 말이다.
To Be Continued......
범인은 누구일까요? 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