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이야기 -88화- 전도자의 끝 (1)
rold 2018-06-11 0
칼바크 턱스를 무사히 구조하여 램스키퍼 의무실에 대려놓고, 유하나가 그를 전력으로 치료 하고 있는 중이다.
“칼바크 녀석... 너무 위독한 상황이야.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는...!”
의무실의 문을 바라보고 말하는 파라드.
“일단, 칼바크에 관한 건 넘어가자... 지금은, 미스틸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자.”
김유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일동. 그녀는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을 모두에게 들려주었다.
“지금의 미스틸의 행동패턴을 쇼그 씨가 분석을 해 본 결과, 위상력을 지닌 모든 존재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어. 이 말은 적들도 지금의 미스틸을 어떻게 할 수 없지.”
“즉, 그 말은 미스틸을 내버려두자는 거지?”
파라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김유정.
“자... 잠깐만요, 유정이 누나! 아무리 그래도...!”
“... 비정해질 필요가 있어, 이세하. 방법을 찾을 때 까지 그냥 놔두자. 게다가, 저 상태의 미스틸을 나와 파라드가 그 녀석을 기절시켜서 여기에 대려와도, 우릴 공격할거야. 최악의 경우엔, 이 램스키퍼가 박살 날 수 있어.”
김유정의 결론에 반박하던 이세하를 막아새우는 송재천은 한숨을 쉬고 트레이너를 쳐다보았다.
“정말이지, ‘어느 바보’가 멋대로 카밀라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송재천의 말에 모두 트레이너를 쳐다보았고, 트레이너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일단, 미스틸이 우리가 확보한 진지를 공격한다면 재천이와 파라드가 미스틸을 막아내줬으면 좋겠어. 할 수... 있겠니?”
김유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송재천과 파라드. 특경대 대원들은 지상에서 클로저들이 확보한 진지를 베리타 여단이 칼바크의 가방을 통해 차원종을 소환하여 습격당하였고, 클로저 측은 출현한 차원종들을 처치하러 출동하러 나갔다. 송재천과 파라드는 램스키퍼에 남아서 대기하고 있었다.
“...”
송재천은 말 없이 의무실의 문을 바라보고, 노크를 하였다. 의무실 내부에 있는 유하나는 들어와도 된다고 말하였다.
“칼바크 상태는 어때?”
“... 심각해. 어쩌다가 이렇게 되셨는지...”
유하나는 자신이 칼바크에게서 넘겨받은 치료 능력으로 칼바크 턱스를 치료하고 있지만, 진전이 되지 않았고, 편안히 누워서 유하나에게 치료를 받고 있던 칼바크 턱스는 송재천을 바라보았다.
“돌연변이 양인가... 크후후 나에게 반드시 물어볼게 있는 눈이구나...”
칼바크 턱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송재천은, 그의 옆에 앉았다.
“그래, 반드시 물어볼 것이 있어... 그러니, 대답해줘. 3년 전, 시간의 광장에 일어난 차원종 출몰 사태의 범인이 너라는 걸 알게 되었어.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 짓을 한 이유는... 유니온의 무능력함을 인류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유니온의 무능력함. 그 말은 어느정도 인정하는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송재천.
“그리고, 그 남자... 데이비드가 일으키는 재앙을 막기 위해, 나에게 들어오는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릴 필요도 있는 것도 있었기에, 그런 짓을 벌었다. 모든 것은, 재앙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한, 인류를 위해서였다...”
칼바크의 말을 들은 송재천은 화가 났는지 이를 갈며 그를 쳐다보고 소리치기 시작하였다.
“그 일로, 내 친구 우정미의... 걔의 아빠의 목숨을 잃을 뻔 했어..! 불행 중 다행히도, 내가 거기 있었고, 사망자가 없다는 게 기적이었지. 게다가 듣자하니, 넌 수 많은 클로저 여럿을 살해하고 도주를 계속 했다면서?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의 목숨을, 장난감 처럼 갖고 노는 유니온과 테러리스트들과 다를 바 없는 짓을 하다니...!”
칼바크 턱스는 그의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었고, 송재천은 어느정도 진정되었는지 그를 향해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당신을 구해준 이유는, 속죄 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구해준 거야. 네가 저지른 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남아있는 삶은 속죄하는 데에 보내.”
“속죄는... 하고 있다.”
송재천의 말을 듣고 있던 칼바크는 다시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파라드도 의무실에 들어왔다.
“속죄를 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저는, 원래 오래된 늑대의 무리의 일원이 품은 존재를 없애기 위해 그 일원과 함께 없애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저의 도움으로 오래된 늑대의 무리의 일원을 구했고, 그 늑대가 품어왔던 존재를 없애기 직전까지 갔었죠... 저는, 희생이 없으면 답을 낼 수 없는 자입니다. 하지만, 검은양과 늑대개는, 희생없이 미래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순진하기 짝이 없는 열망입니다. 하지만, 그 열망으로 몇 번이나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기적은, 너무나도 눈부셨습니다. 나의 신이나 다름없는 옛 주인... 애쉬와 더스트 대신 인간을 섬기고 싶을 정도로요...”
“... 기분이 좀 묘하군. 너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넌 인간 비판적인 말을 하지 않았어? 인간은 편리한 걸 좋아하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싶어 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남들을 지배하고 싶은 존재라고 말했던 네가 인간을 섬기고 싶다니...”
칼바크 턱스는 과거, 파라드를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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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드가 애쉬와 더스트의 거래를 받아들인 후의 다음 날.
“오오... 그대가, 구로역의 작은 영웅인가?”
“내 별명을... 어떻게 아는 거지?”
칼바크를 경계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파라드.
“이 곳에 있는 난민들에게 들었습니다. 차원종을 처치해주고 각종 생활용품들을 만들어주는 어린 위상능력자가 이곳에 자주 나타난다고. 그렇기에 묻겠다. 왜 그들을 도와주는가?”
칼바크의 물음을 듣기 시작한 파라드.
“인간은 편리한 걸 좋아하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싶어 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남들을 지배하고 싶은 존재다. 그 증거로 전쟁이 있다. 게다가 그대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유니온이 멋대로 수배를 내리지 않았나? 충분히 인류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은가? 나처럼 주인님을 섬겨라. 그러면, 모든 것이 편해지고 진실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칼바크 턱스의 말에 입을 다문 파라드. 이윽고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너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거지?”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자만이 재앙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자는, 심연으로 가라앉게 하는 것. 이것이 나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칼바크의 말을 듣고 있던 파라드는 그의 말을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인간은 그리 나약하고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야. 뭐, 네 말대로 자기 욕심을 채우고 싶고 남을 지배하고 싶은 녀석들이 대부분이라는 건 부정하지 않겠어. 하지만, 인간이 일으킨 재앙은 언제나 인간이 막아내어, 재앙을 일으킨 자들을 패배시켰어. 그것은,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뜻해. 사람에게는, 큰 절망을 이겨내는 강인한 마음이 있어. 그 강인한 마음이 있는 한, 거대한 절망에 지지 않아. 그리고...”
눈을 감고 송재천을 떠올린 파라드는 다시 눈을 떠 입을 열었다.
“나는 믿어. 사람들을... 사람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일으키는 기적을 말이야.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면, 서로를 믿고 함께 이루는 기적을 말이야.”
“그 말은, 주인님을 섬기지 않고 끝까지 어리석은 인간들도 지키겠다는 뜻인가? 유감이구나. 그대는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이 날 이후로, 파라드와 칼바크는 서로 용건이 있을 때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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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의 말을... 기억하고 계셨군요. 크후후후후, 확실히 기분이 묘하군요. 주인님... 차원종을 섬기던 제가 다시 인간을 섬기게 된 것을요...”
칼바크 턱스 본인도 지금의 상황이 묘한 것을 인정하는지, 조금 허탈하게 웃고 있었다.
“이야기는 끝나셨습니까?”
이윽고, 뻐꾸기를 이끌고 칼바크 턱스가 있는 의무실로 들어온 쇼그.
“칼바크 턱스 씨. 당신의 몸을 스캐닝 한 결과, 당신의 몸은 극도로 쇠약해진 것은 물론,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른 게 확인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당신은 틀림없이 사망하실 겁니다.”
칼바크는 쇼그의 지적에 맞다면서 시간이 없다고 말하였다.
“분하게도... 내 치료 능력으로도 어림 없었어... 칼바크 님... 어쩌다가...”
유하나는 자신의 스승 칼바크 턱스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에 분하면서도 절망하고 있었다.
“지금 상태로 위상력을 쓰면 넌 반드시 죽어.”
“파라드 님의 맞습니다, 칼바크 턱스 씨. 혹시, 자신을 치료할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르쳐주십시오.”
쇼그가 한 말에 의외인 듯, 뻐꾸기를 쳐다보는 칼바크 턱스.
“나를 살리려는 것이냐? 어째서지?”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 두려움을 겪어봤습니다. 저는, 두 번 다시 그런 두려움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그런 두려움을 겪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당신을 살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칼바크는 쇼그의 말을 듣고 크게 웃으면서 말하기 시작하였다. 자/식이 아주 올바르게 성장했다며, 이들과 동행 시킨 건 옳은 판단이라면서...
“자/식? 지금 저를 자/식 이라고 했습니까?”
왠지 모르게 정색하는 쇼그.
“확실히 당신이 저를 제작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제 부모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당신이 제 부모였다면, 저를 만들자마자 제 곁을 떠나진 않았을 겁니다.”
“그건... 원망의 말인 거냐?”
쇼그는 많이 혼란스러운지 잘 모르겠고,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할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답하였고, 칼바크는 자신에게 시간이 별로 없으니 최대한 빨리 찾아내라고 말하였다.
“어이, 유하나. 칼바크를 계속 치료해보는 게 어때?”
“맞아, 애정 결핍 여자. 마지막까지 발버둥을 쳐 보는 게 어때?”
쇼그의 말을 듣고 있던 송재천과 파라드는 유하나를 보면서 말하였다.
“... 그래, 마지막 까지 발버둥을 쳐 보는 게 좋겠지...”
그녀의 손은 다시 칼바크 턱스의 몸에 갖다대어 치료를 하기 시작하였고, 뻐꾸기의 단말과 연결되어 있는 쇼그와 함께 의무실에 나온 송재천과 파라드였다. 그들은 램스키퍼 광장으로 돌아가 대기하기 시작하였고, 확보한 진지를 무사히 수비하고 돌아온 검은양 과 늑대개는 램스키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아...”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두들기던 김유정이 한숨을 쉬기 시작하였다.
“김유정. 아직인거 같은데?”
“맞아, 파라드... 어떻게 해야 미스틸을 되돌릴 수 있을지... 최악의 수는 쓰고 싶지 않아.”
최악의 수. 그건 바로... ‘편안하게 해 주는 것’. 이 뜻의 의미는 바로 ‘죽음’. 김유정은 최악의 수를 절대 쓰고 싶지 않아 하지만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누나, 미스틸이 독일에 왔다고 했죠? 독일 지부 녀석들에게 정보 요청은 하셨나요?”
“했어. 하지만, 미스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더라.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도,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다니,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한숨을 쉬고 있는 김유정. 그리고, 의무실에서 나와 램스키퍼 광장으로 온 베로니카는 알려줄 것이 있다면서 직접 걸어 나와 램스키퍼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갱도 안을 천리안을 통해 바라봤는데, 지금 갱도 내부에 미스틸이 카밀라와 싸우고 있어. 어서 저 싸움을 막아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린, 많은 걸 잃어버릴 거야...!”
트레이너는 무슨 소리냐며 베로니카에게 물었다.
“그 아이, 미스틸테인은... 그 아이가 가진 힘에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걸려 있었어. 그 안전장치가 완전히 풀린 상태야. 그리고 데이비드의 명령대로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위상능력자와 차원종을 적으로 인식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진행하고 있어. 저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미스틸의 공격에 계속 힘겹게 방어하고 있는 카밀라는 힘을 다해 미스틸의 손에 죽고, 미스틸은 안전장치가 걸려있던 시절의 인격을... 그러니까 예전의 인격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 거야.”
그야말로 많은 걸 잃어버리는 상황. 카밀라를 죽이면 유니온을 개혁시킬 증인을 확보하지 못하고, 미스틸을 죽이면 그들은 그 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게 된다.
“... 돼요... 님!”
의무실에서 갑자기 유하나의 큰 소리가 들리자, 램스키퍼 광장에 있던 모두는 유하나가 있는 의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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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공장 스토리 끝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