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1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6-22 0

살인사건? 그 녀석이 준 동기부여 때문에 누군가가 살해당한 모양이다. 대체 누구지? 누가 살해당한 거야? 나는 재빨리 밖으로 나가서 1층 주변을 뛰어다닌다.


1층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2층인가? 그곳으로 올라가서 단련실로 들어가보니 그곳에 슬비와 김시환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보였다. 그리고 여자탈의실이 열려있었다.


"이세하. 들어가지마."


누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들어가려던 나를 슬비가 한쪽 팔로 가로막아서 제지했다. 아 맞다. 여자 탈의실에 들어가는 건 금지되어있지. 위에 기관총이 조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누가 죽은 거냐고 슬비에게 물어보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차원종이야. 레비아지."

"레비아라고?"


레비아가 살해당했다고 슬비는 말하고 있었다. 이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있는데 어떻게 한다? 슬비가 범인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슬비는 차원종을 증오했었지. 그렇기에 동기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그럴 리가 없겠지. 슬비가 살인을 저지르다니, 상상도 할 수 없다.


"세하야. 나를 의심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의심하는 건 이해해. 나는 차원종이 죽어도 싫었으니까. 이번 재판 때 나를 범인으로 몰아도 상관없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슬비 얘는 스스로 범인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나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도 달려왔다. 여성분들이 안으로 들어가서 레비아가 죽어있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녀석, 순수해보였는데, 아무리 차원종이라 해도 그렇게 죽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어머, 이름없는 군단 일원이 죽었나 보네."


더스트가 마지막에 나타나서 말했다. 이 녀석들은 차원종을 이름없는 군단이라고 불렀었지. 혹시 더스트가 저지른 짓인가?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애쉬의 일을 겪었는데 더스트도 애쉬에 이어서 처형당하려고 하는 길을 걸을 리가 없다고 보는데 말이다. 내부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이거이거... 정말로 살인사건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사람을 잘 믿는 순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뒤통수를 받은 거겠죠."


시환아저씨의 말에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슬비에게 물었다. 어떻게 죽은 건지 말이다.


"글쎄. 내 말을 신용할 수 있는 거야? 내가 범인일지도 모르는데?"


말해주지 않으려고 얼버부린다. 확실히 그녀가 범인이라면 거짓정보를 알려줄 지도 모르지. 정황상 여자들 중에 범인이 있는 걸로 보인다. 왜냐하면 여자탈의실에는 남자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가 들어갈 수 없다면 당연히 여자가 범인이라는 거겠지.


"어머, 칼에 찔렸네요."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한 하피가 말했다. 레비아는 뒤통수에 칼이 찔린 채로 죽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즉사를 했단 말인가? 차원종은 물리적인 공격에 잘 안 죽는데 말이다. 혹시 그 초커가 차원종 몸에서 나오는 위상력을 전부 차단한다고 가정한다면 가능할 수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소총의 총알도 통하지 않는 것도 위상력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뭐야, 그 차원종 계집애. 죽어버린 거야? 그러길래 방심하지 말라고 충고했는데 쳇."

나타가 전날 레비아에게 충고를 했던 모양이다. 테인이는 레비아가 죽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바이올렛 아가씨는 차가운 표정으로 우리를 보면서 말했다.


"정황상 칼에 찔렸다면, 여기 계신 남자분들은 범인이 아니겠네요. 왜냐하면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요."


슬비, 더스트, 바이올렛, 하피, 티나 등 이 5명 중에서 범인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바이올렛 아가씨는 추가적으로 말을 했다.


"여기 흉기로 쓰인 식칼이 있어요. 주방에서 가져간 모양이네요."


바이올렛 아가씨가 가져온 식칼에 우리 모두 주목을 했다.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슬비가 의문을 제기한다.


"왜 칼 한쪽 면만 깨끗하고, 다른 한쪽이 피로 물든 거죠?"


자세히 보니 정말이었다. 칼 한쪽에만 피가 묻어있고, 다른 한쪽에는 묻어있지 않았다.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는 듯이 바이올렛 아가씨는 뭔가를 또 보여주었다. 손수건이었다. 손수건에 피가 묻은 것을 보았다.


"모두 모였군요. 사건 조사의 공평성을 위해 여러분들께 사건현장사진을 PDA로 전송하겠습니다. 그리고 사건파일까지도요."


어느 새 우리 뒤에서 나타난 검은코트의 사내가 PDA를 조작하더니 잠시 후에 우리 전원에게 PDA의 알림이 울렸다. 사건파일을 보니 레비아에 대한 기록이 나와있다. 날카로운 흉기로 뒤통수에 찔려서 즉사했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현장사진을 보았다. 레비아는 엎드린 채로 쓰러져있었고, 그녀의 시신 왼쪽에 칼이 떨어져있었다. 그리고 레비아의 발 밑에는 손수건이 떨어진 상황이었고 말이다.


이게 전부였다. 단서가 될 만한 건, 한쪽만 피가 묻은 식칼, 그리고 피가 묻은 손수건, 여자탈의실에는 남자가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까지, 현재 얻을 수 있는 단서가 이게 전부였다. 검은코트의 사내는 분명히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열심히 수사하십시요. 그럼 이만."


사내는 평소처럼 아래로 꺼졌다. 우리는 한동안 PDA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현장사진을 통해 이미 단서는 거의 다 얻은 거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었다.


"단서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알 수는 없겠지만... 용의자는 5명으로 좁혀진 셈이네."


슬비가 그렇게 말하자 여성분들이 서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에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건 여자들 중에 있다고 보고 있으니 말이다. 으음? 현장사진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뭔가 긁힌 자국이 레비아 발 아래에 있었다. 이건 왜 있는 거지?


*  *  *


난 테인이를 따로 불렀다. 아까부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당연히 그런 거겠지. 차원종이라고 해도 성별은 구분된다고 사내가 말했었다. 정황상 여자들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의문이 되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좀 더 단서가 있으면 범인을 좁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 데 말이다.


"테인아. 괜찮아?"

"형... 레비아가 죽은 거 거짓말이죠?"


뭐라고 대답해야될 지 몰랐다. 사건 현장사진만으로 봐서 레비아가 어떻게 죽은 건지 알았지만 사망시간은 새벽이라 다들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게 없다. 다시한번 사건파일을 읽어본다.


[피해자 : 레비아]

[사인 : 뒤통수에 날카로운 흉기에 박혀서 즉사]

[사망추정시간 : 02시~02시 10분]


이번에도 새벽에 일어난 건가? 확실히 범행을 저지르려면 새벽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테인이에게 뭐라고 말하기 전에 사건을 정리한다. 레비아는 엎드린 채로 쓰러졌고, 거기에 피가 다량으로 흘렀다. 그리고 식칼은 한쪽만 피가 묻어있었다. 범인은 레비아를 찌른 뒤에 칼 한쪽면에 묻은 뭔가를 닦아낸 것으로 추측되었다. 범인 중에 여성들 중에 있다면 누가 범인일까?


"이슬비 요원, 당신 아닌가요? 당신에 대한 기록은 읽었어요. 차원종을 끔찍히 싫어하신다면서요? 어제 레비아와 다투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바이올렛 아가씨가 말했다. 레비아와 다퉜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슬비는 그녀의 말에 반박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말다툼을 한 건 사실인 모양이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슨 일이냐고 자세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어머, 세하씨라면 믿어도 되겠네요. 어차피 당신은 범인이 아닐 테니까요. 어제 취침하기 전에 레비아와 만나서 화를 내던 모습을 저는 똑똑히 보았거든요. 뭐라고 말했더라... '당신같은 차원종은 내게 말을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 구역질이 나니까.' 였죠."
"그... 그건... 그래요. 변명하지 않겠어요. 저는 차원종을 죽어도 싫어하는 편이니까요."


슬비와 바이올렛 아가씨가 대립하고 있었다. 슬비에게는 충분한 동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건가? 하지만 동기가 있는 건 전체 다 해당될 것이다. DVD와 각성제, 이 두 가지만 가지고도 누구나 범행을 저지를 만한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황상 여자 탈의실에는 남자가 출입하는 건 불가능하고, 레비아는 여자로 분류되어있기에 남자들이 범행을 저지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바닥에 긁힌 자국, 그게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레비아는 워낙 순진한 성격이라 늑대개 팀 여러분들 중에서도 범인이 있다고 보는데요?"


시환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고 있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냐고 물어보는 늑대개 팀 여성들에게 시환 아저씨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었다.


"혹시 레비아의 옷차림을 보셨습니까? 반듯한 건지, 아니면, 흐트러져 있는지 말이죠."

"옷차림은 반듯한 걸로 알고 있어요."


하피의 대답에 김시환씨는 역시 그렇다는 듯이 곧바로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한다.


"그 말은 즉, 여러분들 중에도 범인이 섞여있을 수가 있다는 거죠. 레비아와 이슬비 요원은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니, 만약 이슬비 요원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몸싸움이 일어났다고 봐도 되는 거 아닌가요?"


시환 아저씨의 말에 늑대개 팀 여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확실히 그럴 만도 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티나가 그들을 대표해서 답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 범인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스트는 고개만 끄덕이면서 얘기만 듣고 있었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고, 더스트는 무섭게 느껴지는 시선을 보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후후훗, 내가 범인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웃겨. 정말. 레비아는 나를 경계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저 남자 말대로 흐트러짐이 있어야되는 거 아니야?"


으음,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범인은 늑대개 팀 중에서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테인이는 남자고 나도 남자니까 용의자에서 제외된다고 치면 말이다. 옷차림이 반듯하다는 건 범인이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적어도 그녀는 차원종인데 다른 인간처럼 쉽게 당할 리도 없다. 차원종이 아무런 반격도 못한 채 당할 수준이라면 범인은 그녀와 가까운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되는 일이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9:4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